[기사 본문] 판타지 × 청춘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이하나시의 마녀'는 스토리 분기가 없는 비주얼 노벨, 즉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니치 마켓을 노린 게임이지만, 확고한 지지 기반이 형성되어 있기에 스토리와 일러스트가 좋으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게임도 간간히 나타나는 장르이다.

주인공은 조실부모한 채 이모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고등학교 1학년생 '니시메 히카루'.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항공권과 함께 친할아버지에게 가서 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인구 1천 명이 채 안 되는 오키나와현의 외딴 섬 토요토키지마로 갔으나 할아버지는 반년 전 외국으로 떠난 상태.

섬의 동편까지 가서 잘 곳을 찾던 히카루는 사탕수수 밭에 세워진 오두막에서 이상한 옷을 입은 소녀 '릴루'와 만나게 되며, 야반도주한 이모 가족 탓에 학생 신분마저 잃어버린 히카루와 일본 사회의 상식에 개의치 않는 릴루, 두 사람은 할아버지의 집에서 서로 협력하면서 섬에서 살아간다.

이상이 프롤로그의 도입부인데, 게임을 시작하면 프롤로그부터 진행할지, 아니면 유료 체험판 혹은 무료 체험판 이후의 내용을 진행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유료 체험판 이후의 내용을 선택하면 아카리 편과 보험판매원 편이 개방된다.)

게임의 주무대가 되는 오키나와의 경우 일본 본토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기후 뿐만 아니라 문화나 언어적으로도 이질적인 느낌이 강한데, 이러한 부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키나와 방언을 제주 방언으로 치환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제주 방언을 이용한 번역

배경은 실제 사진을 디지타이즈 하여 2D로 그려진 캐릭터와는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지만, 레트로 한 감각을 어필 하기 위해서인지 마치 빛 바랜 사진처럼 처리했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효과음과 함께 흘러 나오는 배경 음악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얼핏 보면 작고 평화로운 섬 마을이란 느낌이지만...

비주얼 노벨답게 이전 대사를 찾아 보는 백로그 기능과 자동 진행도 지원한다. 다만 오토를 눌러도 따로 표시되지 않는다는 점과 배속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쉬우며, 왼쪽 CTRL키 등은 잘못 누르면 대사와 화면이 순식간에 넘어가니 주의해야 한다.

백로그 기능

주인공인 히카루를 제외한 주요 등장 인물의 대사에는 성우들의 더빙이 이루어져 있고, 대사에 맞게 표정과 동작도 바뀌기 때문에 스토리에 몰입하기가 용이한 편이다. 또 가끔은 이벤트 씬 같은 느낌으로 배경까지 그린 일러스트가 나오기도 한다.

게임 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설정에 게임 컨트롤러 관련 항목이 없는 관계로 스팀 덱에서의 플레이 가능 여부도 궁금했는데, 터치 패드를 마우스처럼 사용하기는 하지만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단, 세이브 데이터는 연동되지 않는다.)

스팀 덱에서의 플레이 화면

한편, 메이플라워엔터테인먼트는 본편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1년건 있었던 일을 기록한 단편 소설과 본편에 일러스트가 없었던 서브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담긴 '이하나시의 마녀 어펜드' 한국어 버전을 선보였다. 일본어 이외의 언어로는 최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