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남
오? 승리! 안녕하심까! 브라우니 387289……아차, 저 퇴역했으니 경례할 필요가 없는데 말임다. 헤헤, 습관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지 말임다. 쨌든! 안녕하심까, 인간님! 이번에 퇴역하여 인간님의 소유가 된 브라우니임다. 고유번호는 00-1022973이지 말임다.
인간님의 성함을 여쭤봐도 되겠슴까?
이크!
잡아주셔서 감삼다. 아직 재생된 부위를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어서 말임다.
엣헴! 이래 봬도 나름 병장까지 찍은 베테랑 브라우니지 말임다. 헤헤 그런 브라우니라도 포격이 피해 가는 것은 아니라서 말임다.
인간님께서 구매해주시지 않으셨으면 그대로 폐기 처분 될 뻔했지 말임다. 감삼다!
헤헤, 구해주신 것뿐만 아니라 그 귀한 오리진 더스트로 잃은 부위까지 재생시켜주시다니. 천만번 감사의 인사를 올려도 부족하지 말……저기……우심까?
시, 시정하겠슴다. 제가 바보라서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시정하겠슴다.
2. 집
여기가 인간님의 병영임까? 아, 병영이 아니라 집. 헤헤. 군바리가 어디 가겠슴까? 평생을 군바리로 살다 보니 어쩔 수 없나 봄다.
우와! 굉장히 넓지 말임다. 저희 중대원들 다 들어가도 남을 지경이지 말임다. 인간님이라면 소대……아니, 분대 병영임까?
예? 호, 혼자 사시는 검까? 이 넓은 데를? 혹시 인간님 굉장히 높으신 분임까?
여기는 어딤까?
제 방임까? 이 넓고 호화스러운 데가? 진짬까? 군바리 놀리지 마시지 말임다. 저희 분대원들 막사도 이것보다 좁았지 말임다. 저희 사령관님 침실도 이것보다 좁고 허름했지 말임다.
방안에 왜 또 방이 있는 검까? 이 방은 뭠까? 파우더룸? 드레스룸? 그건 뭠까? 단장하고 환복하는 방? 환복하는 방이 따로 있는검까?
우왓! 이건 뭠까? 화장실이 왜 방 안에 있는검까?
아! 웃지 마시지 말임다! 역시 군바리 놀리시는 거였슴까?
그, 그렇지만 저에게는 너무 과분하지 말임다.
……감삼다. 깨끗하게 잘 쓰겠슴다.
3. 쇼핑
여기가 인간님들의 PX임까? 엄청 크고……큼다. 뭔가 초중전차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위축되지 말임다.
백화점이라는 곳임까? 이런 곳은 처음 와봄다. 헤헤. 사실 전장이랑 부대 외의 다른 곳은 가본 적이 없지 말임다.
옷 말임까? 활동복이랑 전투복 외에는 입어본 적 없지 말임다. 아, 환자복도 입어 봤슴다.
저 가게에 가는 검까? 오...오...뭐라고 읽는 검까? 오트쿠튀르. 뭔가 고급스러운 이름임다.
우와! 뭔가 팔랑팔랑하고 예쁜 옷들이 가득함다.
여기서 고르란 말씀임까? 누가 입는 옷임까? 예? 저 말임까?
무림다! 무리! 저 같은 게 어떻게! 그렇지만 이렇게 예쁜 옷이 저에게 어울리겠슴까? 저, 저는 입던 군복을 입는 게 어울림다. 돼지 목에 편자란 말도 있지 않슴까. 그리고 이거 잘못해서 찢어 먹으면 어떡함까. 저 덜렁거려서 전투복도 여럿 찢어먹어 봤지 말임다.
괜……찮슴까? 저 진짜 이런저런 거 찢어먹고 깨트리는데.
화, 확실히 백 벌 사놓으면 다 찢기 힘들지만……그래도 과도함다.
……감사히 입겠슴다.
4. 카페
으으, 팔랑팔랑거리는 옷을 입으니 마음도 팔랑팔랑거리는 거 같슴다.
옷 사러 돌아다닌 것뿐인데 100km구보 뛴 것처럼 힘들지 말임다.
아, 아님다!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서 긴장해서 그런검다! 절대로 싫지 않았슴다! 진짬다! 감삼다!
아! 또 웃으심다! 진짜 군바리 너무 놀리지 마시지 말임다!
인간님은 너무 장난기가 심하시지 말임다.
예? 목 말임까? ……약간 마른 거 같슴다.
여기는 어딤까? 어떠냐고 하셔도……저는 PX 외에는 부식 파는 곳을 가본 적이 없지 말임다.
오, 커피향이 무쟈게 좋슴다. 예? 커피 말임까? 커피 합성물 들어간 부식 먹어본 거 빼고는 먹어본 적 없지 말임다.
고르라고 하셔도……전부 처음 보는 것들 뿐임다. 인간님께서 골라주시면 안 됨까? 감삼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슴까? 이, 이상함까? 역시 저같은 것에게는 안 어울리는 옷이지 않슴까? 지금이라도 갈아입고 오겠슴다!
예쁘, 예쁘다니, 군바리 너무 놀리지 마시지 말임다.
감……삼다.
감삼다. 잘 먹겠슴다. 이게 커피임까? 진짜 커피는 처음 마셔봄다. 엄청 좋은 향임다.
……맛은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슴다. 약 먹는 기분임다. 전투가 길어질 때 먹는 각성제를 물에 희석시켜서 먹는 기분임다.
이건 무엇임까? 예? 일단 먹어보란 말씀임까? ……잘 먹겠슴다.
!?
뭠까? 이건? 엄청 맛있슴다. 초콜릿 맛이 나는데 엄청 진함다. 거기에 견과의 고소한 맛이 자연스럽게 보조해줌다.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슴다! 진짬다!
이거 이름이 뭠까?
예?
네?
예?
브, 브라우니?
저 지금……전우를……먹은.
아. 이름만 똑같은 것이었슴까? 진짬까? 엄청 놀랐지 말임다.
후후. 그래도 브라우니가 브라우니를 먹으니 뭔가 즐겁지 말임다. 심지어 엄청 맛있고.
…….
저기……인간님.
……하나만 더 시켜도 됨까?
아, 아니! 그렇게 많이 시키실 필요는 없슴다! 하나만! 하나만 더……아니 두 개만 더 시켜주심 됨다.
감삼다! 잘 먹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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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바이오로이드라도 민간용으로 용도변경 되는 일이 있다는 설정 보고 함 두드려봤슴다.
브라우니 애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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