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신지?
갑작스레 시작하는 병동에서의 클리셰 섞인 탈출씬을 치르면서 플레이어는 스네이크로 탈바꿈하는데
영화를 만들고자 한 ‘영화광’ 게임 디렉터의 뭔가 그럴싸하게 카메라를 이리저리 흔들어 대는 프롤로그와
시도 때도 없이 번쩍거리는 마이클 베이가 맡은 듯한 폭발씬, 그리고 데모보다 한결 좋아진 광원 효과들을 보고 있자면 “와, 그래도 그럴싸한데?” 하는 생각이 물씬 드는
‘메탈 기어 솔리드 V 더 팬텀 페인’
1년 반하고도 조금 더 전에 한창 데모 팔이로 들썩이게 만든 게임의 진정한 본편이 보여준 첫 모습이었다.
워↗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많은 일들을 겪고 모습을 드러낸 V.
세상 만사 그리 순탄치 않듯, 나름 코나미의 비디오 게임을 대표하는 간판 시리즈이면서도, 코나미보단 ‘코지마 히데오’ 이름이 더 들썩이게 했던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작품은
지난 4에서 말한 말을 비웃듯이 ‘피스 워커’ 그리고 지난 ‘V 그라운드 제로즈’ 에 이어 ‘3 스네이크 이터’ 부터 이어진 이른바, 빅보스 사가라 칭할 수 있는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1984년을 배경으로 소련과 전쟁이 발발한 아프가니스탄과 앙골라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앙골라 자이트 국경을 무대로 이번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지난 피스 워커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준 그라운드 제로즈의 마지막에 벌어진 사건 이후로 빅 보스와 그 주변 인물들의 뒷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빅 보스가 타락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전 어느 작품보다도 진중하고 무거운 이야기 보여준다.
때문에 작중 내에는 아주 없다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엔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해주었던 코지마식의 무전 개그나 특유의 유머 센스 등을 거의 볼 수 없게 되버렸다.
4에서 욕을 바가지로 거하게 잡순 후, 급 줄이기 시작한 컷신도 많이 줄였다고는 하나, 오랜 시간 준비한 넘버링 답게 적당히 있는 편인데
너무 많아지는 것을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현재도 화자되는 코나미와의 문제로 인한 시간 부족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스토리 연출 상당 부분을 게임 내에서 입수할 수 있는 카세트 테이프로 처리한 부분은 시리즈를 즐기며 이후 스토리를 기다려온 유저들에겐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일.
아니 무슨 소리요! 내가 장애인이라니ㅠㅠ
─ 훌륭한 게임성과 완성도.
그 망할 폭스 엔진인지 뭔지가 얼마나 잘났는지는 코나미의 다른 시즌 게임인 위닝보다 이 게임에서 진가를 보여줬는데
인물 모델링, 질감, 표현 등이 아주 우수하고 전체적인 그래픽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간대 변화에 따른 배경 변화, 날씨 묘사 등도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또 부드러운 프레임과 잘된 최적화는 안정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에 게임 하는 내내 프레임 다운, 그래픽 오류 같은 일로 거슬릴만한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
하지만 아쉬운 것은 건물 등의 종류별로 있는 오브젝트들의 해상도가 떨어지고 게임 자체의 로딩이 꽤 긴 편이란 것이다.
포터블 옵스에서 아이디어를, 피스 워커에서 뼈대를, 그리고 이번 작에 들어서야 진짜 재미를 보여준 풀톤 회수 시스템.
게임성 역시 좋은 편이라 오픈월드라고 입을 놀린 코지마지만 솔직히 오픈월드는 택도 없는 소리고
샌드박스의 넓은 맵 구성, 그리고 피스 워커에서 이미 완성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특유의 잠입 요소들과
요즘 게임 스타일에 맞춘 직관적 조작 스타일이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잠입 액션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더 베이스 - 미션의 구조에서 벗어나 마더 베이스 - 공중지휘본부(ACC) - 미션(프리 맵) 구조로
메인 스토리 미션과 부가 미션인 사이드 옵스로 구분하여 상당히 많은 볼륨의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스토리를 보는 사람이라면 메인 스토리 미션을 진행하면 되겠지만 가끔은 사이드 옵스에서 이어지거나
아니면, 사이드 옵스를 클리어해야 미션 자체가 업로드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틈틈이 골고루 플레이해야 하는 편.
이러한 미션 형태의 플레이 방식은 PSP라는 휴대기였던 피스 워커라면 모를까 거치 콘솔 내지는 PC인 넘버링 작품에선
한창 줄기차게 재미빼야 할 스토리의 맥을 탁탁 끊어버리는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 만큼은 전작들과 동일하게 한 번에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잠깐 잠깐 끊어두는 역할 정도로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한다.
여전히 능력치는 존나게 높은…….
전작들과 달리 해당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미션 지역들(프리 맵)이기도 하기 때문에 마더 베이스 관리에 필요한 자원을 수집하거나 맵에 나간 상태에서 바로 사이드 옵스를 시작하거나 하는 등, 맵 스케일이 커진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작에선 단순 메뉴 창을 왔다갔다하며 놀던 마더 베이스도 이번엔 커다란 하나의 맵으로 구현되어 제법 내 성을 지은 충실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이번 작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버디’ 시스템인데
늘상 단독 잠입 임무를 수행하던 스네이크에게도 도우미가 붙어서
이동 수단일 뿐인 말, D-Horse.
커여움을 담당하는 개, DD.
색기담당 저격수, 콰이어트.
이족 보행 미니 사이즈 메탈기어, D-Walker.
의 네 종류 도우미 중에 하나를 정해 같이 미션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필드가 커지고 그로인해 시야도 넓어졌으며, AI도 좋은 주제에 수는 또 많게 배치된 적과 상대하기 위함도 있지만
플레이어에게 든든한 아군이자 미션을 진행하면서 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주기도 하는 좋은 요소의 하나다.
3 스네이크 이터의 디 엔드 할배보다도 더 인상적인 재미를 준 콰이어트와의 스나이퍼 전.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적에게 들킨 상황보다 들키지 않고 잠입해야 하는 것을 우선적 원칙으로 하고, 실제로 들켰을 땐 쉽게 스네이크를 외치는 조연들을 소리를 듣기 일쑤인 시리즈였지만
이번 작은 이러한 플레이에 구애받지 않고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대로 적 섬멸의 전면전을 벌이건, 몰래몰래 느긋하게 안방 마냥 들어가건, 걍 쏘오오오닉 마냥 빠르게 후딱 진행하건 전~혀 상관없는 게임이다.
이는 각 미션 결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적을 죽이지 않는 걸 전제로 해야 했던 이전 작들의 난이도와 채점 방식과 달리 다소 적을 죽이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클리어를 하면 쉽게쉽게 높은 랭크를 받을 수 있다.
게임 중후반부에 문제시 되기 시작하는 반복 구성의 지루함과 비슷비슷해 보이는 맵을 생각 않는다면 다양하게 플레이해 나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메인 미션과 사이드 옵스, 둘다 상당히 신세를 지게 되는 살아있는 소나, DD!!
─ 그럼에도 걸작이 되지 못할 작품.
위의 언급된 이번 작만의 특색들 말고도 기존 메기솔의 고유 시스템들은 잘 가져와 여전히 메기솔 다움을 주는 작품이지만
점차 플레이하면서 발기했던 거시기가 사그라들 무렵이면 느끼게 되는 노가다에서 오는 지루함, 반복되는 헬기 탑승 / 하차, 그리고 긴장감을 고양시키다가도 팍 새게 만드는 스토리는
이번 작을 기다려온 이라면 누구나 겪을 분노와 실망일 것이다.
단순 게임성 만이라면 좋게 봐줄 수 있지만
첫 챕터 완료를 기점으로 해서 얼마만큼 푸짐한 똥더미가 쌓여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쓸데없다시피한 미션 구성들과
미흡한 스토리의 반전이라 치기에도 우스울 내용들, 오랜만에 등장하려니 본인 캐릭터도 까먹고 나온 듯한 스컬페이스는 전자담배를 물면서 시종일관 스토리 내내 우울한 표정만 짓고 있는 빅보스를 보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오나홀에다가 서양 전쟁 드라마를 집어넣은 년.
─ 메기솔도 이젠 사요나라~♬
기껏 젠가하려고 쌓아놓은 기둥을 어린애마냥 웃으면서 박살내는 코나미
자기 이름 석자 어떻게든 박아 넣겠다고 애쓰는 코지마와 그 코지마의 똥꼬를 파먹을 기세로 햛아대는 사람들
나는 아니라고 고함치면서도 게임 앞에 몸은 솔직한 게임폐인들.
그래도 어느쪽이 어찌되었건 마지막 작품이란 어쩔 수 없는 사실에는 절로 씁쓸해진다.
이런 와중에 빠르게 클리어하고 스토리 뒷 얘기로 신이 난 사람들 단체로 무룩하게 만든
추가 스토리 DLC는 없다는 코나미의 발언과 양파마냥 까면 깔수록 뭔가가 자꾸자꾸 튀어나오는 스포 영상들은 빠른 국전! 하고 싶어지는 충동질을 가속화 시킨다.
게임이 전체적으로 미칠 듯이 크게 느껴지는 게임인데도 조루 마냥 벌써 끝난 기분이 드는 것은
나름 큰 돈 들여 산 스페셜 에디션이랍시고 동봉된 디스크에 포함된 환상의 에피소드 내용이 있어서가 아닌, 어지간히 뛰어난 완벽주의랍시고 무조건 뭐라도 더 넣고 싶은 똥고집 피우기 전에 차라리 그라운드 제로즈랑 쌤쌤해서
카드놀이랑 리듬게임보다도 안 팔린다고 욕하는 코나미라도 손잡고 사이좋게 만들었다면 이렇게 끝맛이 더럽진 않을 작품이었을 거란 하나의 시각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미완성 게임에 감성팔이로서건 A HIDEO KOJIMA GAME이라고 추앙하며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빠심에서건
차기작은 빠칭코에서 이이센스다! 를 외치는 걸 듣게 될지도 모른단 생각에 조용히 몇 년간을 이어온 빠심과 함께 디스크를 케이스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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