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엘리에게 동료란
엘리는 부모님을 보지 못하고 자랐죠.
애정을 느꼈던 라일리는 좀비가 되었습니다.
믿고 의지했던 마를렌은 사라졌습니다.
중간에는 테스도 죽었구요
친해졌던 샘도 좀비가 되었고, 눈 앞에서 죽었습니다.
조엘은 한번 자기를 버리려고 했습니다.
이런 어린 시절을 거친 엘리는 남에게 잘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엘리는 '힘든 상황에서는 혼자인게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생각을 가진 엘리는
본인을 도와주러 온 친구들, 디나와 제시에게 상처를 줍니다.
먼저 1일차에
디나의 임신을 알게되자 곧바로 화를 내고 짐짝 발언을 합니다.
그리고 2일차에는 제시와 토미를 찾으러 가다가
'내가 널 구해줬던 것임' 발언을 합니다.
누가 들으면 제시가 감옥에 갇혀있는걸 엘리가 구해준 줄 알겠어요.
팩트는 제시가 엘리 도와주러 온거죠.
올 필요 없는데 도와주러 열심히 달려온 친구에게
I'm not saving your ass again 발언을 한다고?
번역이 원문보다 착하게 되어있어요.
원문의 뉘앙스는 "또 니 뒤치닥거리 해주진 않을거야" 에 더 가깝습니다.
이 대목에서 엘리는 노라의 위치를 알자마자 뛰쳐나가려고 합니다.
디나는 엘리를 잡습니다.
디나는 복수를 위해서 시애틀에 온 게 아니죠. 엘리를 위해서 온거에요.
복수보다 엘리의 안위가 더 중요하니까 말립니다.
하지만 엘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디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엘리의 이 표정은 꽤나 특이합니다.
어딘가 초점이 풀린듯한 동공이 인상적이에요.
제 기억이 맞다면 이 표정은 게임중에 딱 두 번 등장합니다.
첫번째는 디나의 만류를 뿌리칠때 나오고,
두번째는 제시와의 약속을 어길때 나옵니다.
분명 엘리는 제시와 약속했습니다.
극장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얘기했고
토미를 찾으러 가는 길에도 한번 더 얘기했습니다.
디나를 위해서, 토미만 찾고 돌아가기로 두 번이나 합의를 봤죠.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엘리는 약속을 어깁니다.
이건 단순한 약속위반이 아닙니다.
토미 도우러 가기 vs 애비에게 복수 중에서 후자를 선택한겁니다.
동료와 복수 중에서 복수를 택한거죠.
지금까지는 울프 무전에 나오는 남자를 토미라고 생각했으면서, 이번엔 그건 토미가 아닐지도 모른다는둥
울프들이 주변 부대에서 지원군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지금 가면 못 따라잡는다는 둥
곤경에 처했을지 모르니 도우러 가자는 제시의 의견을, 별 일 없을거라고 묵살해버리는 둥
이상한 논리를 시전합니다.
시애틀에서 엘리는 복수를 위해서라면
동료도 제쳐놓을 수 있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이런 행동방식은 시애틀 마지막에 가서 바뀌는데, 그건 다음 챕터에서 언급하겠습니다.
II. 제시
제시는 말하자면 청년부의 청년회장 같이,
그룹의 리더격인 존재입니다.
다음과 같은 점들로 짐작할 수 있어요.
잭슨의 대표인 마리아가 제시에게 직접 오더를 내리고요,
제시는 그 오더를 듣더니 엘리와 디나를 붙여서 팀 편성을 합니다.
조엘은 엘리가 걱정은 되는데 직접 말을 못하니까
괜히 제시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간접적으로 엘리에게 조언이 닿기를 바랍니다.
제시가 허접이었으면 조엘이 제시한테 이런 행동을 할 리가 없죠.
제시는 잭슨에서 출발하려는 엘리와 디나에게 정찰의 기본수칙을 다시 알려줍니다.
그리고 제시는 디나와 함께 엘리 침대 머리맡에 사진으로 붙어있어요.
제시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였을겁니다.
다만 좀 원칙주의자에 잔소리가 많을 뿐이죠.
그렇지만 엘리가 디나에게 하는것과는 달리,
제시에게는 그다지 살갑지 않던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어요.
레즈비언 여성인 엘리가 잘 이해가 안되면
그 자리에 이성애자 남성을 대입하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여러분이 이성애자 남성으로서 이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좀 와닿으신가요?
제시 역시 디나처럼, 시애틀에서의 복수극에 의문을 표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엘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죠.
엘리는 제시와의 약속을 어기고 토미를 배신했지만,
수족관에서 충격에 빠져있던 본인을 데리러 와준것에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이 장면과 ↓이 장면과 ↓↓이 장면을 통해
엘리는 겨우 마음을 바꾸고, 복수를 중단하고 돌아가기로 합의합니다.
물론 아주 내켜하지는 않아요. 마지못해 한 동의긴 하지만, 변하긴 변한거죠.
이 대목이 엘리가 돌아가기로 합의한 장면인데요, (애비가 극장에 침입하는 시점)
이 직전 대사는 '지금 돌아가면 애비에게는 복수를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겠어?' 이며,
엘리 대사가 "그랬으면 하네요" 로 번역되어 있어서 마치 애매하게 대답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원문은 "It has to be." 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습니다.
토미 : 괜찮겠어?
엘리 : ...괜찮아야죠.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꼽지만 참겠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에 엘리는 복수보다 동료를 쪼금 더 우선시하게 된거죠.
III. 디나
처음에 디나와 같이 순찰을 나갔을때부터 보죠.
디나는 엘리의 전 애인이었던 캣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캣이 해준 타투는 이쁘다고 해주죠.
순찰나간 전망대에서 분위기를 잡고 빤히 바라봅니다.
엘리는 그걸 못 받고 어디다 사인하냐고 분위기 딱 깨주구요
디나는 에휴~ 하는 표정으로 웃고 돌아서고
엘리가 뒤늦게 혼자 후회하죠.
마지막대사 '미치겠네' 보다는 '젠장' 이 더 맞는 번역입니다.
디나는 엘리의 옷이 전날과 같다는 것도 알아챕니다.
'나 뭐 달라진거 없어?' 당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건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으면 모르는거에요.
유진의 비밀 소굴에서 그냥 일반적인 얘기하다가
디나가 먼저 전날의 키스얘기를 꺼냅니다.
이성애자 남성으로 이 얘기를 들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이건 뭐 그린라이트 오브 그린라이트 아닙니까?
여담으로, 이거 남의 기지에서 맘대로 자고 유리병 깨고 이래도 돼?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유진은 73세의 나이로 뇌졸중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대마들이 다 시들어있던 거에요.
그 세계관에서는 상당히 장수한 케이스죠.
1일차 극장에서 엘리가 디나에게 짐짝 발언을 한 후,
다음날 처음 마주칠때까지 둘 사이에 다른 대화는 없었으니까요,
상식적으로라면 디나는 화가 나있어야 하고, 엘리는 이제 그걸 달래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근데 디나는 토하고 힘들어 죽겠는 상황에서도
토하고 있는 자기가 섹시하냐며 먼저 웃으며 농담해주죠.
분위기 먼저 좋게 해주고요.
디나는 제시를 보자 처음에는 반가워서 제시를 챙기는데요,
엘리가 혼자 외로워하며 상처 꿰메고 있을때, 디나는 엘리를 챙기러 와줍니다.
노라를 고문하고 나서 충격에 빠져있는 엘리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감싸주고 달래준 것도 디나입니다.
제가 지금 하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좋은 분위기를 잡아준것도, 먼저 관심을 보인 것도, 먼저 대쉬를 한 것도, 모욕을 당하고도 먼저 분위기를 푼 것도, 혼자 남겨졌을때 챙기러 와준것도, 충격받았을때 달래준것도, 농장에서 ptsd 를 달래주거나, 제시부모님으로부터 도망쳤을때도,
언제나 디나였습니다.
언제나 디나가 먼저 엘리에게 손을 내밀고, 먼저 보듬아주고, 먼저 달래주고, 먼저 괜찮다고 해줬습니다.
여러분, 디나 같은 연인을 만나세요
다들 이 장면 기억하실겁니다.
디나는 엘리가 위험에 처한것을 보자마자
고민하지도 않고 본인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는 행동을 합니다.
오직 엘리를 구하기 위해서요.
시애틀에서 엘리의 동력은 복수심이지만
디나의 동력은 사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목을
하얀 평화의 색으로 덮인 디나와,
붉은 복수의 색으로 덮인 엘리로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 안티분들이 디나를 가지고 '즐기기는 엘리랑 즐기고 애는 남의 아이 가져온 년' 이라는 식으로 욕하는걸
너무 많이 봐서 답답해서 추가합니다.
자 그러면 디나가 제시를 안만났더라면, 엘리의 아이를 낳았을까요?
안티분들 생각 좀 해보세요 디나랑 엘리는 애초에 애를 만들 수 없어요.
어짜피 동성커플은, 한쪽의 생물학적 유전성은 포기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아시겠어요?
생각해봅시다. 만약 동성커플이 아이를 가지기로 합의를 했다면,
둘 중 하나가 어차피 다른 사람이랑 자고 아이를 만들어야 하니까,
기왕 그렇게 할거면 본인이랑도 잘 알고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아이를 만들어오는게 낫지 않을까요?
뭐 정자은행 같은걸 이용해서 전혀 모르는 남의 DNA를 얻어올 수도 있겠지만
라오어 세계에 그런게 있을리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제시를 생각해보세요. 제시가 뭐 어디 알지도 못하는 '내 여자의 전남친' 같은 사람입니까?
제시는 올 필요도 없는데 엘리 도와주러 멀리까지 와서 엘리 도와주다가 엘리 때문에 죽은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 아닙니까?
초반부 순찰때 눈보라가 거세지면서 한 번 디나를 놓치는 대목이 나옵니다.
길을 알면 바로 디나를 찾을 수 있지만, 초회차 유저라면 보통 헤메기 딱 쉽게 맵이 뱅뱅 돌게 만들어져있어요.
디나를 잃고 방황하고 길을 잃고, 애타게 디나를 찾게 되는 모습은
디나가 엘리 인생에서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는 산타바바라로 향하는 엘리의 일지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엘리는 디나의 기억이 없었으면 그냥 가는 길에 스스로 삶을 마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고지순하게 엘리를 챙기던 디나도,
엘리가 농장에서 결국 떠나려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디나는 "이번엔 가지 않을거야" 라고 합니다.
즉 '너와 함께 산타바바라로 가지 않을거야' 라는 의미가 되는데요
저는 이게 번역 미스라고 생각합니다.
원문은 "I'm not gonna do this again" 이라고 합니다.
뭘 다시 안한다는 건가요?
저는 이 말이
"너와 함께 산타바바라로 가지 않을거야" 가 아니라
"너의 생사도 모른채 너를 기다리지는 않을거야" 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이 대화 바로 앞에서 '그럼 난 어쩌라고? 생사도 모른채 기다리라고?'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반면 '그럼 나도 가야돼?' 에 조금이라도 비슷한 대사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문맥상 do 가 가리킬만한 동사는 '기다리다' 뿐입니다.
둘째로 엘리 입장에서 보더라도, 밤 중에 혼자 주섬주섬 짐 챙기다가
디나가 등장하니 '걸렸군..' 하는 느낌으로 멈칫하진 않았을겁니다. 만약 같이 가려고 했다면 말이죠.
참고로 엘리가 입고 있는 옷은 조엘의 옷입니다.
게임 초반에 조엘 집에서 얼굴 파묻고 조엘을 그리워한 그 재킷 맞아요.
셋째로 디나가 엘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JJ를 어디다 맡기고 가야하는데,
상식적으로 자기 애를 놔두고, 동의하지도 않는 애인의 복수극에 따라나서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석하면,
again 은 뭐지.. 이전에도 기다렸나? 싶을 수 있는데요
극장에서 기다렸죠.
디나는 넓은 극장에서 매일 혼자 외로움과 복통, 불안감과 싸우면서 버텨야 했었죠.
(게임 원래 기획대로 엘리 일정이 5일이었으면 더 어울렸을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디나 : 널 또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어
엘리 : 그래 네 뜻대로 해
대사가 이렇게 된 거라서요,
제 해석대로라면
엔딩에서 엘리가 농장으로 돌아왔을때
'뭐야, 갔네??' 라고 느끼기 보다는
'역시, 갔군..' 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참고로 디나의 잠옷차림을 보면
레브에게 맞은 화살자국을 볼 수 있습니다.
IV. 조엘
VIDEO
펄잼의 Future Days는 게임 초반에 조엘이 엘리에게 불러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작중에서 조엘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개체로 쓰이는데요,
엘리는 1일차 마지막에, 디나에게 '넌 짐짝이야' 라고 상처를 준 후
혼자 아무도 없는 객석에 앉아 이 노래를 부른 후 기타에 몸을 기대어 생각에 잠깁니다.
이 노래가 조엘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라는 증거가 이 장면입니다.
왜냐하면 이 장면에서
애인에게 상처를 준 후 외로워하며 떠올리는 사람
= 게임 초반부에 이 노래를 불러줬던 사람
= 이어지는 회상장면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이고
기타에 몸을 기대어 생각에 잠기기 전 연주했던 곡
= 바로 이어서 첫 회상씬 시작하자마자 엘리가 연습하고 있는 곡
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엘리의 모든 회상씬들은,
엘리가 극장에 돌아와서 힘들때, 실제로 조엘을 떠올리면서 시작됩니다.
회상씬들이 아무 근거없이 무작위로 들어와서 타임라인을 혼란시키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가 조엘을 떠올리는 매개체라는 제 해석을 받아들이시면
시애틀에서 음반 매장에 들렀을때 이 장면도 이해가 갑니다.
여기서 엘리는 처음에 Future Days를 한소절 연주하더니
곧바로 멈추고 기타 줄을 잡습니다. (소리가 안나게 막습니다)
그러더니 디나가 요청하자 다른 곡을 들려줍니다.
왜?
Future Days를 연주하면 조엘이 생각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무심결에 연주했다가도
마음이 심란해져서 / 디나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대신 좀 더 밝은 다른 곡을 들려준겁니다.
첫 회상씬의 행복한 박물관 여정의 마지막에
조엘의 거짓말을 암시하게 되는 이 씬을 보게 되는데요,
(이 대목 유명하죠. 자기 팔을 가리고 있는 엘리와, Liars 의 s 를 몸으로 가려서 Liar로 만드는 조엘)
이 때부터 둘 사이에 잘 소통이 안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요.
근데 여기서 엘리의 태도는,
'꼰대같은 늙은이. 겁나 말 안통하네' 같은게 아니고
'이걸 어떻게 말해야되지? 말하면 놀라지 않을까?' 에 더 가깝습니다.
즉, 얘기하기 싫어서 안하는게 아니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는거에요.
참고 참다가 한번 터져서 얘기하면 '담에 얘기하자' '그만 말해라' 당하고요.
이건 1편에서부터 이어져온거죠.
엘리는 새로생긴 여자친구에 대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데도
정작 조엘에게는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하고
호텔에서 한번 말 꺼내봤다가
역시 1편에서처럼 '그만 얘기하자' 상태 되어버리고
병원 역시, 많은 분들이 엘리가 조엘에게 엄청 험하게 대하는 모습만 기억하실 수 있는데
엘리도 고민이 많았었어요.
엘리는 겉으로는 겁나 쎈데 속은 쿠크다스인 캐릭터입니다.
디나한테 상처주고나서 표정 보세요.
본인이 상처줘놓고 본인이 움츠러들어요.
파티에서 조엘에게 험한 말 했을때 기억하시죠? (졷도 필요없다고 하는건 번역이 좀 심한 것 같긴한데.. 하여튼)
근데 그 말 하고나서 엘리 표정 보세요.
엘리 표정 변하는거 보세요
쎄게 질러놓고 감당이 안되는거죠.
이러고나서 엘리는 어떻게 합니까?
뛰쳐나갑니다. 그냥 거기서 도망간거죠.
뛰쳐나가서 밖에서 바람 좀 쐬고 머리 식히고나서
미안하니까 조엘 집으로 찾아갔을 겁니다.
그동안 조엘도 커피 한 잔 내리고, 기타 좀 만지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겠죠.
둘은 여기서 아주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데, 이건 조금 이따가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화가 끝나고 조엘은 얼마 자지도 못하고
감염자들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급하게 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애비와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여기서 보시면 토미가 내려와서 보급품 챙겨가라고 하죠.
왜요? 잭슨이 무슨 자선단체에요?
아니죠. 이건 그냥 '저희 가게 오셔서 무료로 손소독제 받아가세요~' 랑 똑같은거죠.
겸사겸사 교역도 하자는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조엘이 커피를 어디서 구했겠어요?
번역문만 보면 지난주에 정착하러 온 사람인가 싶으실 수 있지만,
원문은 Those people came through last week.
지난주에 '들렀다가 지나간' 사람들 입니다.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서로 물물교환도 하고 그랬을거에요.
V. 엘리의 죄책감
조엘 살해 사건에서 엘리가 느끼는 감정은 죄책감과 부채감, 후회, (지키지 못했다는) 무력감, 공포 등등일겁니다.
일단 편의상 죄책감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겠습니다.
엘리가 느끼는 죄책감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1편의 조엘은 게임 중반부까지도 사라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습니다.
사라에 대해 누가 얘기하면 화를 내거나 그 주제를 피해버렸죠.
그러다가 후반부에 들어서면, 그 기억과 화해를 하고, 본인도 편하게 사라를 언급합니다.
이런 변화는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도 일치하는데요
즉, 누군가를 잃은 슬픔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지는 방향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물론 조엘이 가만히 있다가 단순히 시간만 가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방향은 그렇다는거죠.
반면 엘리의 경우는 다릅니다.
시애틀 1일차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대사는 조엘과의 일화입니다.
커피샵에 들러서도 조엘이 좋아하는 커피 얘기를 합니다.
조엘을 떠올리는 곡도 연주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농장에 들어서면요,
엘리는 조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괴로워합니다.
조엘이 생각나지 않는 순간만이 편한 시간처럼 여겨집니다.
분명 시애틀 1일차는 사건과 더 가까운 날짜고,
농장은 꽤 시간이 지난 후인데도,
엘리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조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힘겨워합니다.
조엘이 사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기게 된 것과 반대죠.
엘리의 죄책감은 농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됩니다.
첫째로 엘리는 깊은 우울증 증세를 보입니다.
우리는 게임하면서 엘리의 일지를 볼 필요가 없는데요,
게임이 일지 보는걸 강제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으니까 유저가 보고 싶으면 보세요' 하고 냅두잖아요?
그런데 이 대목에서만큼은, 게임이 유저가 일지를 보게끔 만듭니다.
겉보기에는 디나랑 농담이나 하고 춤도 추고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사실 엘리는 내일 당장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어.
게임은 이렇게 말합니다.
과장처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엘리의 일기에 드러나있는 깊은 우울증은, 얼마든지 엘리가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일기 오른쪽 페이지 아래 두 문단인데요, 번역이 맘에 안들어서 다시 해봤습니다.
"내 목에 올가미가 걸려있어.
점점 더 꽉죄는
점점 더 숨쉬기가 힘들어지네.
이걸 어떻게 자를 수 있지?
나는 동이 트기를 바라고 있는데
빛은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아.
나는 빛을 잃었어.
어쩌면 내가 이미 눈이 멀어버렸는지도 몰라.
그냥 모든걸 잊어버릴 수 있을까."
이런 일기를 쓸 정도면,
저는 엘리가 스스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을만큼 깊은 우울증에 걸려있다고 생각해요.
둘째로 엘리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게임 전체를 통틀어 엘리는 뭘 잘 안 먹습니다.
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분명 잭슨에 처음 왔을때는 아니었거든요?
근데 애가 입맛을 잃기 시작했고
시애틀에서는 그게 점점 심해지고,
농장에서는 비쩍 말라있어요.
일기에서는 공통적으로 입에서 쇠 맛이 난다고 표현합니다.
조엘이 고문당하는 이미지가 이런 영향을 끼친거죠.
셋째로 엘리의 죄책감은 엘리가 잭슨에서 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농장으로 제시의 부모님이 찾아와요. 엘리보고 잭슨으로 돌아와서 살라고 해요.
번역은 강요했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집주인이 내쫓는것도 아니고.. 그냥 강하게 얘기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싶어요.
그게 싫었다고 칩시다. 잭슨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쳐요.
근데 엘리를 도우러 갔다가 죽은 절친의 부모님이잖아요.
사람이 예의라는게 있잖아요. 그리고 엘리가 그 정도로 경우가 없는 애는 아닐텐데요,
엘리는 그냥 도망칩니다.
얘기하는 도중에 그 자리에서 도망을 쳐요.
숲 속에서 떠돌다가 밤이 되서야 돌아왔나봐요.
엘리는 지금 예의고 뭐고를 따질 새가 없을 정도로 괴로운거죠.
게임 초반부 잭슨에 가면, 전날 밤 있었던 파티에서 있었던 일 가지고 사람들이 엘리 뒷담을 수근거려요.
저 세 명은 엘리 얘기를 하다가,
엘리가 가까이 가면 '걔 온다!' 하면서 갑자기 말을 멈춥니다.
잭슨은 분명 그 세계관에서는 번창하는 마을이지만, 그래봤자 현대 기준으로 작은 마을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사람들은 남의 사정에 빠삭하죠.
겨우 파티에서 화 좀 낸 것으로 뒷담의 주인공이 되는 판국인데,
(원문은 너가 마을 뒷담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뜻)
시애틀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오죽하겠어요?
엘리는 잭슨을 견딜 수 없었을겁니다.
디나는 괴로워하는 엘리를 데리고 잭슨을 나왔어야 했을거에요.
토미가 애비에게 복수하러 가자고 했을때 엘리를 봐요.
이게 '드디어 찾았다 요년 딱기다려' 하는 표정입니까?
아니면 '아 한번 했잖아요 1절만 하죠' 라는 표정입니까?
아뇨 이건 공포와 충격을 느끼는 표정입니다.
시애틀에서의 경험이 단단히 엘리를 망가뜨려놓은거에요.
무엇이 엘리를 그렇게 망가뜨렸을까요?
1.위에서 언급했듯이,
엘리는 본인이 복수를 위해서라면 동료도 제쳐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2.엘리는 본인이, 스스로에게 끔찍한 악몽을 안겨준 그 행위를 똑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엘리가 처음에 조엘 집 앞에서 손 떠는 이유는요,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이제 조엘은 영영 없고, 이 집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인정할 마음의 준비요.
마찬가지로 여기서 극장 앞에서 손 떠는 이유도,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구요.
본인이 복수귀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고문하는 사람이 되어 돌아왔음을 인정할 마음의 준비.
대사 들어보면 내가 돌아왔어 it's me 대사 할때도 목소리가 떨립니다.
3.엘리는 태아를 죽입니다.
파이어플라이를 비난하시는 분들은 흔히 '죄 없는 아이를 죽이려고 한 집단' 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엘리가 지금 죄 없는 아이를 죽였습니다.
태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실게 아니라면 말이죠.
엘리가 npc들은 맘껏 죽이면서 애비 친구들 죽일때만 힘들어하는거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엘리는 조던 죽일때 힘들어하지 않았구요
휘트니를 죽일때도, 오언을 죽인것에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멜도 임산부인걸 확인하고 나서야 충격을 받았어요.
오직 고문을 한 것과 태아를 죽인 것에만 충격을 받았어요.
4.엘리는 제시를 눈 앞에서 잃습니다.
5.거진 장애인이 되어버린 토미를 수습하고 시애틀까지 데리고와야 했구요
6.디나도 잃을 뻔 했고, 본인도 죽기 직전까지 맞았습니다.
애초의 목표는 전혀 달성 못한채, 이런 무서운 기억만 주렁주렁 더 달고 온거죠.
정리해보겠습니다.
엘리는 친구를 배신했습니다.
친구가 자기때문에 죽는걸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삼촌뻘 되는 사람이 자기 때문에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애인이 자기때문에 죽기 직전까지 쳐맞았습니다. (그걸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자기를 ptsd 걸리게 한 그 고문을 똑같이 해서 다른 사람을 죽였습니다.
임산부와 태아를 죽였습니다.
아빠뻘 되는 사람의 복수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 아빠뻘되는 사람이 종종 마음속에 나타나 자기를 살려달라고 울부짖지만 아무것도 못합니다.
농장 이후부터의 엘리의 심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엘리의 상태를 꼭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VI. 엘리의 내면과 엔딩
조엘이 직접 해주는 1편 엔딩의 두 줄 요약을 보시죠.
본인의 인생에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했던 게 사라짐 + 성소수자 콤보로 인해
엘리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애정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파티에서 시선을 어디로 둬야할지도 모른채 어색하게 리듬만 타고 있는 모습을 보세요.
제시가 와주긴 하지만, 제시는 그러니까,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이 어색한 상황에서 구해주는건 역시나 디나입니다.
디나의 구애를 받으면서도
자존감 높은 사람들처럼 'ㅋㅋ 뭐래 내 마음을 얻고 싶으면 더 노력해야지~' 이런 식으로 받는게 아니라
자존감 낮은 사람들처럼 '아니 내가 뭘.. 나따위가 ... ' 이런 식으로 받죠.
엘리의 낮은 자존감은 극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아니 무슨 모르는 사람이라도 왔어요?
멀리서 자기를 위해 와준 절친이잖아요.
방금까지는 전투하느라 정신없었으니까, 이제 옆에 차분히 앉아서 셋이 같이 밀린 얘기도 하고 그래야죠.
근데 여기서 외로움 스위치 켜버리는거 보세요.
왜 혼자가서 상처 꿰메고 있냐구..
조엘 살해 사건은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엘리에게 큰 추동력을 제공했을 겁니다.
하나의 거대한 목표가 생긴거죠.
그래서 시애틀의 엘리는 저돌적으로 애비라는 목표로 달려갑니다.
어쩌면 엘리 인생에 찾아온 몇 안되는 강력한 목표였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목표 역시 좌절되어버리죠.
엘리는 패배자가 되어버립니다.
그것도 주변의 동료들의 삶까지 자기 때문에 망쳐진 상태로요.
엘리가 멘탈이라도 강했으면 몰라, 자존감까지 낮은 애가 이런 일을 겪었으니 농장으로 도피하고 마는거죠.
하지만 유일하게 편할 수 있는 공간인 농장에서도 PTSD 때문에 오래 못있게 됩니다.
산타바바라로 떠난 엘리는 더이상 시애틀의 엘리처럼
확고한 목표와 강력한 모티베이션을 장착한 상태가 아니에요.
여러 죄책감들에 벌레처럼 마음을 뜯어먹힌 걸어다니는 시체에 가깝습니다.
이 문장을 보세요.
저돌적이던 시애틀의 엘리였다면 이런 말을 했겠어요?
산타바바라의 엘리는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아무도 곁에 없고
그저 고통을 끝내고 싶은 몸부림 뿐입니다.
애비를 만나서도 뭘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을거에요.
그냥 니가 죽든 내가 죽든 어떻게든 되겠지- 정도였을겁니다.
래틀러의 함정에 빠졌을때,
엘리는 래틀러를 애비로 착각하고는
애비 찾았다, 드디어 찾았다- 고 말합니다.
아니.. 찾으면 어쩔건데요?
함정에 묶여가지고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이게 복수심에 불타던 시애틀의 애비였으면 바로 개죽음각 아닙니까?
그냥 애비를 찾겠다는 일념밖에 없으니까 이런 말을 하는거에요.
하지만 막상 찾았을때, 엘리의 예상과는 다른 일이 일어납니다.
이게 표정을 보면 적개심, 증오심, 분노가 깃든 표정이 아니에요.
'이게 뭐지?'가 절반, '진짜 너야?'가 절반처럼 보이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우리 유저들이야 화면밑에 자막에 애비라고 나오잖아요.
애비라고 자막 뜬 거 보고도 다들 '이게 애비라고?' 하셨잖아요.
그거 없으면 솔직히 확신 못했죠.
어쨌거나 애비를 찾겠다는 목표는 달성됐네요?
근데 찾고나면 어떻게든 되겠지 했는데,
얘는 내 눈치나 슬슬 보고, 나랑 싸울 마음도 없어요.
그래서 엘리는 스스로 조엘의 기억을 떠올리며 싸울 이유를 재장전 시킵니다.
이 싸움을 보세요.
이게 증오와 적개심에 차서 상대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의 모습인가요?
이건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그냥 제발 끝내자 하는 모습입니다.
고통만이 가득한 텅 빈 엘리에게, 그 날 밤의 대화는 각별한 의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대화에서 조엘은 시종일관 미안한 구색으로 대답만 하며
엘리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지만
이 대목만큼은,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으로, 엘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면역이건 인류의 구원이건 뭐건 그런 의미 따위 없이도,
나는 너를 무조건 살릴 것이다.
나는 너의 삶을 긍정하겠다.
이 말을 들은 엘리의 기분은 어떤가요?
여기서 행복하다고 번역된 부분은요
원문이 happy 가 아니고 elated 입니다.
elated 는 고양된, 벅차오르는, 극도로 행복한 이라는 뜻입니다.
많은 분들이 왜 마지막에 엘리가 애비를 놔주었는지에 대한 생각이 많으실텐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인 '그 외 여러 디테일 모음' 글 마지막 부분이나
제가 번역한 PTSD 소감글, 심리치료 소감글 참고해주시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VII. 마지막 장면
복수귀가 되기도 했다가, 죄책감에 좀먹히기도 했다가, 살아있는 시체도 되기도 하면서
강렬한 시간들을 보낸 엘리는
비록 폭력에서는 해방되었지만 휴유증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심한 병에 걸렸다가 나았지만 휴유증이 생기게 된 것 처럼요.
엘리의 잃어버린 손가락, 그리고 더이상 연주하지 못하는 기타는 그런 휴유증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손가락을 잃어버린 것만 빼면 정상으로 돌아온건가?
그게 아니에요.
엘리가 마지막으로 일지에 쓴 시인데요,
번역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듯 해서 제가 다시 번역해보았습니다.
내가 떠나지 않는게 나았을까?
죄책감에 집어삼켜져서는
내 남은 것들만 줘도 괜찮을까?
줄게 남아있기는 한가?
이제 내 껍데기만 줘도 될까?
씹히고 썩어버린 연골과 뼈..
이게 그들을 아프게하고, 좀먹고, 독이 되지 않을까?
나는 숲에 있을 수도 있어.
벌레들이 나를 청소하도록 내버려둔채
이 쇠 냄새가 사라질때까지
내가 색을 잃고 연약해질때까지
나를 보여줄 준비가 될 때까지.
여기서 2문단은 디나와 만나면 어떻게 될 지 쓴 내용입니다.
그리고 3문단은, 디나를 만나러 가지 않고 숲을 떠돌면서 지내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3문단에서 쇠 냄새란, 엘리가 시애틀때부터 줄곧 입에서 쇠 맛이 난다고 했던 그것이고,
조엘의 충격적인 마지막 이미지 때문에 생긴 ptsd 입니다.
앞에서 섭식장애 얘기하면서 언급했었죠.
즉 엘리의 ptsd 증세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조엘을 그린 그림을 보면,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지긴 했지만요.
엘리는 잭슨시절과 달라져버린, 아직 문제가 있는 본인의 상태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이대로 디나와 만나도 되는지 걱정하고 있어요.
엘리가 디나의 팔찌를 차고 있으므로 (산타바바라에서는 안 차고 있었음)
잭슨으로 돌아갈거라고 생각하든,
일지에서 나는 숲에 있을 수도 있어 I could be in the woods 라고 해놓고
마지막에 숲으로 걸어가는듯 하니
잭슨으로 돌아가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든,
정답은 없을테니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59.22.***.***
와.. 추천 두 개 주고 싶네요. 본문에 풀어놓은 엘리의 케릭터성을 어렴풋이라도 느끼는 게,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엘리에 대해선 그래도 이야기가 많이 되었지만, 특히 디나!! 저는 진짜 디나 욕먹는 거 볼 때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근데, 이 걸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모르겟단 생각 뿐이었는데, 너무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디나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긍정적인 유쾌함을 가졌죠. 저는 디나는 엘리랑 매우 대비되는 케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본문에 안나온 부분 중, 초반 눈싸움 씬을 하나 이야기 하고 싶은데, 애들 눈높이에서 같이 놀아주고 있는 디나는 눈덩이 맞아서 조금 빡쳐보이는 엘리와 매우 대비되어 보였어요. 이 때 디나는 "한 번 혼내 줄까?"라며, 더 놀고 싶은 아이들과 조금 빡친 엘리를 동시에 해결하는 능숙함도 보여주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함과 그 감수성도 매우 뛰어난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항상 너무 좋은 글을 써주셔서, 이 번이 마지막 글이 아니기를 항상 기대하게 되네요 ^^; (압박 아닙니다ㅎㅎ)
(IP보기클릭)203.227.***.***
달달한 팬케이크님이 이 게시판에 계셔서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라오어2에 대한 각종 정보와 이야기를 공유해주신다는게 정말 제겐 너무나 다행이고 즐겁고 감사한 일이네요.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18.235.***.***
해석 잘 보았습니다. 진짜 정성어린 긴 글이네요. 저는 엘리가 디나의 대쉬로 같이 춤출때 자신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 디나가 "너를 질투하는걸수도" 라고 한마디하니까 "난.. 그저 여자애잖아 경쟁상대가 될리가..."이렇게 말하는게 안타깝더군요. 이때 엘리의 표정은 머뭇거림과 자신감없는 표정이에요. 1편에선 별로 보지못했던 표정이죠. 제가 기억하는 1편의 엘리는 항상 씩씩하고 적극적이고 활기차고 능동적인 모습이었거든요. 사실 보지못했던게 맞죠. 우리는 1편에서 조엘로 플레이했고 엘리의 어두운 내면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파티에서 했던 엘리의 대사를 보고 머리가 띵해지면서 엘리에게 성소수자 정체성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느껴지더군요. 1편에서도 고아에 의지할데 없는 외로운아이였지만 이렇게 어둡지않았는데 백신실패와 성적정체성 때문에 2편에서 더 어두워진 느낌이에요. 1편에서 먹기도 잘먹었던 아이였는데 2편에선 한번도 먹는 모습이 나오질않아 엘리빠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엘리가 행복해지길 바라는데 2편엔딩이 너무 모호하게 끝난것같아요. 디나한테 갔을수도 숲에서 떠돌수도 3편이 나와야 확실히 알것같아요. 확신이 가는건 닐드럭만이 후속편을 생각해서 일부러 여러결말로 생각할수있게 열어놓은 느낌입니다. 근데 디나가 먼저 대쉬하고,접근하고,분위기풀고,위로하고 등등 모든걸 엘리한테 먼저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마지막엔 엘리가 디나한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러 잭슨으로 가는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항상 디나가 먼저 했으니 이제는 엘리 차례인거죠.
(IP보기클릭)116.36.***.***
와우 완전 정성글이네요. 추천!
(IP보기클릭)125.142.***.***
천천히 하느라 2회차를 이제 마무리 했는데... 마지막의 엘리 자켓이 조엘 것이었던것. 마지막 일지... 정말 하나하나 1회차는 스포방지로 공략없이 꼼꼼히 했는데도 놓친게 많았고 2회차는 모든 수집물 하면서 모든 문서를 하나하나 읽었는데도 여전히 놓친 부분이 있네요ㅋㅋㅋ 감사합니다. 여전히 드릴게 추천밖에 없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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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완전 정성글이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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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추천 두 개 주고 싶네요. 본문에 풀어놓은 엘리의 케릭터성을 어렴풋이라도 느끼는 게,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엘리에 대해선 그래도 이야기가 많이 되었지만, 특히 디나!! 저는 진짜 디나 욕먹는 거 볼 때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근데, 이 걸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모르겟단 생각 뿐이었는데, 너무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디나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긍정적인 유쾌함을 가졌죠. 저는 디나는 엘리랑 매우 대비되는 케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본문에 안나온 부분 중, 초반 눈싸움 씬을 하나 이야기 하고 싶은데, 애들 눈높이에서 같이 놀아주고 있는 디나는 눈덩이 맞아서 조금 빡쳐보이는 엘리와 매우 대비되어 보였어요. 이 때 디나는 "한 번 혼내 줄까?"라며, 더 놀고 싶은 아이들과 조금 빡친 엘리를 동시에 해결하는 능숙함도 보여주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함과 그 감수성도 매우 뛰어난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항상 너무 좋은 글을 써주셔서, 이 번이 마지막 글이 아니기를 항상 기대하게 되네요 ^^; (압박 아닙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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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1에선 엘리가 긍정적이고 유쾌한 캐릭터였는데 2편에서 많이 바꼈어요. 작가가 엘리가 디나랑 있으면 디나의 모습에서 1편엘리의 모습이 끌어나오길 바랬다네요. | 20.08.30 00:02 | |
(IP보기클릭)59.22.***.***
아 작가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나요?ㅎㅎ 제가 작가의 의도대로 잘 보았나보네요ㅋㅋ 엘리는 1편에서도 부정적인 면이 심리에 깔려 있지만, 어린아이라는 순수함에서 나오는 무언가가 우세했다고 봤어요. 2편에선 나이가 들고 그 순수함을 잃으면서, 엘리 내면에 깔린 부정적인 면이 도드라진 느낌이랄까... 저는 그랬네요. | 20.08.30 01:17 | |
(IP보기클릭)49.175.***.***
디나 욕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진짜 억까들 그 자체 _- | 20.08.30 02:27 | |
(IP보기클릭)203.227.***.***
달달한 팬케이크님이 이 게시판에 계셔서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라오어2에 대한 각종 정보와 이야기를 공유해주신다는게 정말 제겐 너무나 다행이고 즐겁고 감사한 일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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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잘 보았습니다. 진짜 정성어린 긴 글이네요. 저는 엘리가 디나의 대쉬로 같이 춤출때 자신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 디나가 "너를 질투하는걸수도" 라고 한마디하니까 "난.. 그저 여자애잖아 경쟁상대가 될리가..."이렇게 말하는게 안타깝더군요. 이때 엘리의 표정은 머뭇거림과 자신감없는 표정이에요. 1편에선 별로 보지못했던 표정이죠. 제가 기억하는 1편의 엘리는 항상 씩씩하고 적극적이고 활기차고 능동적인 모습이었거든요. 사실 보지못했던게 맞죠. 우리는 1편에서 조엘로 플레이했고 엘리의 어두운 내면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파티에서 했던 엘리의 대사를 보고 머리가 띵해지면서 엘리에게 성소수자 정체성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느껴지더군요. 1편에서도 고아에 의지할데 없는 외로운아이였지만 이렇게 어둡지않았는데 백신실패와 성적정체성 때문에 2편에서 더 어두워진 느낌이에요. 1편에서 먹기도 잘먹었던 아이였는데 2편에선 한번도 먹는 모습이 나오질않아 엘리빠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엘리가 행복해지길 바라는데 2편엔딩이 너무 모호하게 끝난것같아요. 디나한테 갔을수도 숲에서 떠돌수도 3편이 나와야 확실히 알것같아요. 확신이 가는건 닐드럭만이 후속편을 생각해서 일부러 여러결말로 생각할수있게 열어놓은 느낌입니다. 근데 디나가 먼저 대쉬하고,접근하고,분위기풀고,위로하고 등등 모든걸 엘리한테 먼저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마지막엔 엘리가 디나한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러 잭슨으로 가는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항상 디나가 먼저 했으니 이제는 엘리 차례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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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느라 2회차를 이제 마무리 했는데... 마지막의 엘리 자켓이 조엘 것이었던것. 마지막 일지... 정말 하나하나 1회차는 스포방지로 공략없이 꼼꼼히 했는데도 놓친게 많았고 2회차는 모든 수집물 하면서 모든 문서를 하나하나 읽었는데도 여전히 놓친 부분이 있네요ㅋㅋㅋ 감사합니다. 여전히 드릴게 추천밖에 없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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