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의 도시 라는 소설을 읽고 후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라오어2 게임 게시판에 왜 뜬금없이 소설인가 싶으실 수 있습니다.
도둑들의 도시는 2008년 극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쓴 소설이며
라오어1 편 당시 작가 중 한명이었던 브루스 스탈리가 스스로 영향을 받은 소설로 꼽은 바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밝힌 사항. https://www.gamesindustry.biz/articles/2012-07-18-the-last-of-us-naughty-dog-on-elevating-the-interactive-medium )
라오어 1편 진행 중에
콜로라도 이스턴 대학에서 이 신문기사 쪼가리를 주울 수 있는데
이 기사를 쓴 사람이 레브 베니오프라고 써져있습니다.
레브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며, 베니오프는 작가의 성입니다.
또한 아시다시피 레브는 라오어2편의 주요인물이죠.
2편 진행하다보면
좀 더 크게 보면
에비가 읽던 책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도둑들의 도시입니다.
저는 도대체 무슨 소설이길래 게임의 1편과 2편에서 이렇게 언급되는지 궁금하여
순전히 호기심에 구입해서 읽어보았습니다.
2009년에 발간된 소설이라 그런지 절판되어 있어서 중고로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일단 결론만 말씀드리면
아주 재밌습니다. 라오어 재밌게 하신 분들 중 뭔가 소설도 하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이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과, 라오어 시리즈와 어떤 접점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소설의 배경
소설은 1941년에 시작된 독소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41년 6월에 전쟁을 시작하여, 41년 9월에 레닌그라드 코 앞까지 오게 됩니다.
레닌그라드는 현재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이며, 레닌그라드는 식량과 연료를 포함한 모든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도,
무려 900여일 동안 독일의 공습을 버텨냈고 1944년 1월 독일의 포위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독일의 국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향후 소련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대국 중 하나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고 하는 글을 본 것 같습니다.
여하튼, 소설은 1942년의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요인물
소설의 주인공 레브는 러시아에 사는 17세의 유대인 소년입니다. 러시아어라 그런지 한글 번역판에서는 Lev -> 레프 로 번역되었습니다.
레브는 작고 왜소하며, 유대인 시인이었던 아버지는 비밀경찰에 납치되어 죽었고, 본인 역시 유대인 혈통을 약점으로 가지고 살아갑니다.
2편의 디나처럼 코가 큰데요, 큰 코가 외모로 유대인의 지표인 듯 합니다.
레브는 소심하고 겁이 많으며, 17살의 남자가 으레 그렇듯 여자를 갖고 싶어하기도 하는 모쏠 동정이고요,
라오어2편의 레브와는 워낙 배경이 다른 인물이지만, 캐릭터의 심성에서 묘한 공통점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또다른 주요인물의 이름은 콜야입니다. 콜야는 우연히 레브와 만나게 되어, 함께 5일간의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20살의 군인이며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밝고 쾌활하고 여자들을 꼬시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사람입니다.
이 점 때문에 레브에게서 끊임없는 질투를 받기도 하지만,
능력치가 레브보다 워낙 압도적인지라 주체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레브는 거기에 따라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핵심 스토리
레브는 우연히 낙하산에 걸려 내려온 독일군 시체를 발견하고, 시체에 있는 술이랑 칼 같은걸 가져갑니다.
그러나 이것을 순찰조에게 발각당하고, 엄밀히 말하면 독일군 시체는 국가의 재산이므로, 도둑으로 처리됩니다.
식량도 없고, 재판할 인원도 없는 1942년의 레닌그라드에서, 절도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총살형입니다.
다음날의 처형을 두려워하며 감옥에 갇혀있는데, 한 명이 더 들어옵니다. 콜야입니다.
그는 탈영이라는 죄목으로 붙잡혀 왔습니다만, 본인은 탈영병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어쨌거나 다음날 둘은 총살형의 운명이었죠.
그런데 마침 레닌그라드에서 가장 권력있는 사람 중 한명인 비밀경찰 소속의 대령이, 딸의 결혼식에 쓸 계란이 필요했습니다.
그 대령은 마침 곧 죽을 운명인 범죄자 2명의 소식을 들었고, 그들을 시켜서 구해보기로 합니다.
당연히 레닌그라드에 계란이 있을리 없습니다만, 총살 vs 계란 구해오기 에서 어느쪽이 정답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둘은 5일이라는 기한 안에, 계란 12개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라오어1과의 접점
(미리 오해방지. 이것은 표절이 아닙니다. 이게 표절이면 고오쓰는 어크 오디세이를 표절한겁니다.)
1. 라오어1은 에피소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중간에 헨리와 샘을 만나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겪지만, 챕터가 끝나면 끝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두 인물이 여정 속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겪지만, 그 에피가 끝나면 끝입니다.
다음 에피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펼쳐지며 다른 인물을 만납니다.
2. 소설과 게임 모두, 한 번 갔던 곳은 다시 가지 않으며,
앞으로 쭉쭉 이동해가며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돌아옵니다.
3. 가는 곳마다 파이어플라이가 없어서 계속 가야했듯
가는 곳마다 달걀이 없어서 계속 가야합니다.
4. 라오어1은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애를 데려다주는 스토리인데,
중후반부에 보면 그 남성은 차고에 정신을 잃고 누워있고, 여자애가 수술도구를 찾기 위해 다른 성인남성들을 죽이고 다닙니다.
소설에서도, 스토리의 시작지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중후반부에 펼쳐집니다.
5. 게임에서 결국 본래의 목적인 백신은 좌절되지만
두 주요인물간의 갈등과 화해, 이해가 스토리 전반에서 아주 중요하듯
소설에서도 본래의 목적인 달걀보다도
두 주요인물간의 갈등과 화해, 이해가 스토리 전반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선에 플레이어/독자가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6. 전체적인 분위기, 톤이 꽤 유사합니다.
만약 이 소설을 게임으로 만든다면, 라오어1의 그래픽 에셋들을 가지고도 꽤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오어2 와의 접점
2편과의 접점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소설 속 레브가 만약 평행세계에서
좀비사태가 터진 후 광신도 집단에서 태어난 여자애라면,
아마... 게임 속 레브와 비슷하게 행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좀 듭니다.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다시한번 추천드리며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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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는 정말 모티브라고 추측해도 무리가 없겠네요 애비가 읽고있는것도 그렇고 ㅋㅋ 언제 기회되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밌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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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네요 ㅠ 도서관에 있는지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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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완전 궁금했는데 표지는 맘에 안들지만 찾아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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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네요 ㅠ 도서관에 있는지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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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는 정말 모티브라고 추측해도 무리가 없겠네요 애비가 읽고있는것도 그렇고 ㅋㅋ 언제 기회되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밌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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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완전 궁금했는데 표지는 맘에 안들지만 찾아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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