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울프들끼리는 끝인사가 정해져있습니다. "끝까지 살아남기를" "죽음은 편안하기를"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원문은 살짝 더 차갑습니다.
"최대한 오래 살기를" "그러나 죽을때가 되면 고통없이 빨리 죽기를" 이라는 뉘앙스가 담겨있습니다.
이 인사는 울프들끼리의 규칙이며, 울프로서의 소속감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애비와 친구들, 즉 솔트레이크 크루들끼리는 이 인사를 쓰지 않습니다.
그들끼리 있을때는 울프로서의 정체성이 필요가 없고, 파이어플라이 시절부터 이어온 소속감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외가 두 건이 있습니다. 바로 조던과 노라의 경우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I. 조던, 노라
I-1. 조던
조던은 솔트레이크 크루들 사이에서 그다지 환영받는 인물이 아닙니다.
조던은 성미가 급하고, 찐따같은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조엘사건때를 생각해보죠.
다들 안에 있는데, 밖에서 망을 보는 역할을 맡은 것도 이상하고 (물론 누군가는 망을 봐야하는데, 하필 조던이냐는 뜻입니다)
그걸 또 무시하고 안에 있는 것도 이상하고
그것 가지고 욕먹는 것도 이상하고 (친한 사이에서는 지시를 지키지 않았다고 욕먹지 않죠. 특히나 다친 상태라면요)
다쳤는데 걱정해주는것은 여친 리아밖에 없고
다쳐서 빡쳐있는건 조던인데 주변 사람들은 조던에게 화를 내죠
시간이 흘러 시애틀 1일차가 되었습니다.
애비가 식당에 내려오면 가장 처음 조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보면 사람들은 다들 누구랑 얘기하면서 의자에 앉아 밥 먹고 있는데
조던은 혼자 과장된/어색한 자세로 테이블에 걸터앉아서 혼자 ps vita를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절대로 조던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없습니다.
애비는 마치, 조던을 무시하고 지나가겠다는듯, 플레이어가 아무리 조던 앞에서 애비를 비벼도 절대 말을 걸지 않습니다.
애비는 조던을 싫어합니다.
과장된 해석 같으실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대화를 보면 과장이 아닙니다.
조던을 지나치면 조던이 "또 보니 반갑네, 애비" 라고 불러세웁니다.
하지만 원문은 "Nice to see you too, Abby"인데, 정확한 번역은
"어 나 무시하고 지나가지 말라구" 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애비가 짐짓 놀란척 '미안 있는지 몰랐어' 하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대충 앞으로의 임무, 세레비나 호텔로 간다 뭐 이런 얘기 하다가
애비가 먼 곳을 슬쩍 보면서 가봐야겠다는 바디랭귀지를 합니다.
애비가 쳐다본 곳에는 매니가 매니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둘은 애비를 부른 적이 없습니다.
애비는 바로 울프 끝인사를 시전해버립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그냥 서둘러 대화를 끝내버리려는 의도이고,
다른 하나는 너랑은 솔트레이크가 아니라 울프 사이로 지내겠다는겁니다.
오언, 멜, 매니로 구성된 솔트레이크 크루에 심적으로 끼워주기 싫은거에요.
여담인데 조던의 성우는 언차티드4에서 샘 드레이크의 어린 시절도 담당했었습니다.
I-2. 노라
두번째 예외는 노라입니다.
노라는 게임 내에서 많이 묘사되지는 않지만,
멜과 함께 의료 업무를 맡으면서 울프 생활에 적응하고 만족한듯한 느낌입니다.
애비나 오언 같은 경우, 필요하면 아이작의 명령이나 울프 규칙도 깨버릴 정도로 울프에 별로 정이 없지만
노라는 아이작이 화 한번 낸 것에 바로 꼼짝못하며 울프의 룰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는 선에서는 애비에게 모두 정보도 공유해주고 탈출도 시켜주는 등
솔트레이크 크루는 또 열심히 챙기고요
여기서 탈출은 도와주되 걸리면 자기는 빼달라고 말하는건 울프에게는 또 밉보이기 싫다는거죠.
노라는 울프도 따르면서, 솔트레이크도 챙기는, 양쪽 모두에 만족하는 인물입니다.
애비는 노라와 마지막에 헤어질때 그냥 가려고 하는데
노라가 먼저 울프 끝인사를 합니다.
만약 엘리를 만나지 않았어도, 노라가 다시 파이어플라이에 합류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II. 매니, 멜, 오언
이번에는 울프 끝인사를 하지 않는, 솔트레이크 크루에 포함된 인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II-1. 매니
매니는 첫 등장에서 조엘의 시체위에 침을 뱉는걸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인물입니다.
매니는 오언과 더불어 제리의 죽음을 가장 빠르게 확인한 인물 중 하나입니다.
수염이 없던때라 몰라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매니는 일단 남자로서는 대단한 양반입니다.
온갖 여자들을 침대로 불러들이고 다니는 인물인데, 뒤끝이 없고 깨끗합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이 편지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애비와 멜 두 명 가지고 온갖 비극을 만들어내는 오언과 상당히 대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애틀 1일, 애비가 애초에 도서관에서 자다 깬 것도, 전날밤에 매니가 기상대 여인네랑 자야하니까 방 좀 비워달라고 부탁해서지 않습니까?
이때 애비가 보다가 잔 '도둑들의 도시'는 제가 전에 후기를 통해
소설 속 주인공 레브가, 라오어2의 레브와 닮았다고 한 적이 있는데
또 생각해보니 소설 속 주요인물 콜야가 라오어2의 매니와 닮았습니다.
둘 다 긍정적이고 말 잘하고 동료애가 깊으며 여자 꼬시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거든요.
매니는 일단은 울프에 충성하고, 아이작에 복종합니다.
단독행동하려는 애비를 말리기도 하죠
그러나 일단 애비가 결심을 하자, 울프의 명령을 어기고 따라나서려고 했습니다.
애비가 극구 반대를 해서, 울프에 남아 울프 명령에 따르고 있었죠.
노라처럼 양쪽에 만족은 하고 있으나, 필요시엔 바로 솔트레이크 우선으로 행동했을겁니다.
애비 실종 후에 아이작이 솔트레이크 크루들을 심문했는데요
매니는 아이작에게는 말을 안했으면서, 노라에게는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역시 매니에게는 울프보다 솔트레이크가 우선인 것입니다.
II-2. 멜
멜은 애비의 아버지인 제리에게 의학을 배웠고, 애비와 절친으로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로맨스가 들어서면서 멜의 인생은 꼬여버리는데요
멜은 오언과 애비의 관계를 의심하지만, 제대로 물증을 잡지는 못합니다.
시애틀 1일차에 이런 식으로 찔러보는 멘트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만, 전부 헛다리였죠.
나중에는 애비와 절교까지 선언합니다만
그 절교의 이유도 헛다리 짚은것이었습니다.
애비가 스카 아이들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여서, 오언에게 모성애를 어필해서.. 환심을 사려고 한다고 착각한거죠.
사실 착각할 수 밖에 없는게, 갑자기 적군의 아이들을 데려와 수술을 하게되는 뜬금없는 사건도 사건이지만,
갑자기 오언의 마음이 확 애비에게 쏠린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오언 얘기할때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멜이 실제로 둘의 정사를 눈치챘는지에 명확한 언급은 없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쎄한 느낌은 있었겠지만 정확히 눈치는 못 챈 것 같습니다.
멜이 절교선언하기 직전에 애비가 I haven't always done the right thing- 이라고 에둘러 고백을 하기는 했으나
저 말은 정말 너무 광범위하게 에두르는 말이라서..
뭐 여튼,
시애틀 2일차때
보시는대로 멜은 아이작에게 심한 심문을 받은 후 울프에서 학을 떼게 됩니다.
다 때려치우고 오언이랑 떠나려고 해요.
그런데
울프를 나와서 갈곳이 오언 뿐인데, 오언이 이런 말을 해버리죠..... 오언 인성....
엘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애비는 레브를 데리고 결국 수족관에 돌아와서 4명이 만났을것인데..
오언은 애비랑 가고 싶어하고, 멜은 애비와 가고 싶지 않고, 그렇지만 오언말고는 달리 갈데가 없고
멜은 오언에게 상처를 받았고, 애비는 오언과 선을 그으려하지만 내심은 오언이 좋고..
이들의 여정을 추측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것 같네요.
II-3. 오언
오언은 엘리와 토미를 살아있게 한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오언 본인과 주변의 많은 인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죠.
오언은 애비 친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파이어플라이의 대의를 의심하고,
세라파이트와의 전쟁에서 모순점을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이 대화에서는 애비가 단순무식하게 세라파이트를 싫어한다는 점을 드러내주기도 하죠.
동시에 멜과 애비 사이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온 나쁜 남자이기도 합니다.
이 점 때문에 애비에게 많이 감정이입한 여성 스트리머들은 오언을 싫어하기도 하구요.
애비는 단 한순간도 오언을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3년전 수족관에서 오언이 애비를 꼬시는데 실제로 성공했습니다만,
애비가 오언과 자지 않은 이유는, 순전히 애비가 지고지순한 효녀여서 그런 것인데
머리맡에 아빠의 사진을 두고 복수를 새기는 타입의 여자라서..
아빠의 원수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너랑 즐길 순 없다는 거죠.
근데 오언이 거절당한걸로 생각하고 혼자 상처받고 멜 쪽으로 노선 바꿔버림으로써 많은 비극이 시작됩니다.
애비와 바람을 핀 이후에는 위에 보시는 것처럼 멜에게 대놓고 심한 상처까지 주고요.
실제로 바람을 핀 이후에 오언은 거의 애비쪽으로 마음이 돌아섰습니다.
멜을 완전히 버릴 정도로 막장으로 간 건 아니지만, 마음이 많이 기울어진거죠.
야라에게 필요한 수술도구를 챙기러 위험한 길로 떠난다고 할 때
이 대목에서 컷씬을 보시면 오언은 애비를 걱정하면서 애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멜은 내내 오언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멜의 시선이 안타깝죠. 이 다음에 멜과 애비가 만났을때 멜이 절교를 선언합니다.
이 때 멜은 오언이 변한 것을 느낀 것입니다.
애비가 수족관을 나서려고 하자 오언이 따라나오는데요
애비가 맞는 열쇠를 못찾아서 문앞에서 지체하는동안 오언이 말을 겁니다.
번역된 대사로만 보면, 오언은 어젯밤 때문에 미련이 남은 반면,
애비는 생각하기 싫다는듯, 미련이 없다는 듯 행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맞는 열쇠나 골라주고 꺼지라는 느낌으로요.
그 반대입니다.
중의적 표현이라 의미를 완전히 살리는 번역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원문은 이렇습니다.
1번대사 애비 : I don't care about last night.
2번대사 오언 : Well, I do.
3번대사 애비 : Which one?
3번의 Which one? 에는 맞는 열쇠가 어느거냐고 묻는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2번에서 오언이 I do = I care 라고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까? ( do 는 그 직전에 나온 다른 동사의 의미)
그렇기 때문에 3번은 Which one do you care? 라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어느 쪽을 care 하는데? 라는 뜻이죠.
즉, 여기서 애비는 단순히 맞는 열쇠를 골라달라고만 말한게 아니라
오언에게, 멜인지 자기인지를 선택하라고 한 방 날린거에요.
제 해석이 꿈보다 해몽처럼 느껴지신다면,
이 대목을 스샷이 아니라 컷씬으로 봐주세요. https://youtu.be/XnEQLy4XUAM?t=687
1번대사를 하는 애비의 표정은 절대로 '어젯밤은 잊었고, 생각하기도 싫은 실수였어' 라는 표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쌓일대로 쌓여서 남친한테 '그럼 헤어져!' 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붙잡아주길 원하는 여친의 표정입니다.
그리고 오언이 2번대사로 받자 애비가 흔들리고요,
오언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채 떨리는 목소리로 3번대사를 합니다.
제대로 못 쳐다보고 3번대사를 한 뒤, 대답을 기다리며 빤히 오언을 쳐다봅니다.
무슨 열쇠 골라달라는 말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겠어요?
멍청한 오언은 못알아먹고 맞는 열쇠 찾아준 다음에
후회없길 바랄게~ 하고 인사를 해버립니다.
(물론 여기서 오언이 알아먹고 애비를 선택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막장 전개이긴 합니다)
그리고 오언이 문 열어주고 작별인사를 할때요,
만약 제 해석이 꿈보다 해몽이었다면 말이죠,
이제 문도 열렸고 인사도 했으니 그냥 가면 되는거 아닙니까? 시간도 없는데.
하지만 애비는 바로 못 나갑니다. 문을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립니다. 문턱을 지나서도 쉽사리 문을 못 닫습니다.
나가서 문 잠그면서도 감정을 추스립니다. 또 이 대목에 깔려있는 음악을 보세요. 전 제 해석을 확신합니다.
정리하면 애비 역시 전날밤의 정사 때문에 마음이 오언에게 확 기울었고,
속으로는 사실 오언이 자기에게 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것이
이 열쇠씬에 숨겨진 스토리인 것입니다.
오언과 애비의 갈등은 3일차에 레브를 찾으러 세라파이트 섬에 갈 때 정점을 찍습니다.
애비는 야라와 함께 섬에 가겠다고 하고, 오언은 같이 가겠다고 하죠.
멜은 오언을 붙잡습니다. 오언은 멜을 버리고 가버리려고 합니다.
이 때 애비가 확실히 종결짓습니다.
스샷은 단호한 표정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이 대목도 컷씬으로 보시면, https://youtu.be/uKheDGIion0?t=844
애비가 흔들림없이 단호하고 명확하게 대사를 친 게 아니라는 점을 볼수 있습니다.
애비는 여전히 오언을 좋아합니다.
그저 좀 전에 멜에게 절교선언을 듣고 정신을 차린거죠.
애비는 티 안내고,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채, 오언에게 나 말고 멜을 챙기라고 작별인사를 한 겁니다.
애비와 오언이 극 중 내내 엇갈리는 모습은, 게임 전체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애비가 오언을 남겨두고 떠난 후에는 로맨스의 비극이 시작되었고
오언이 애비를 남겨두고 떠난 후에는 복수의 비극이 시작되었듯이 말입니다.
여담으로, 전에 보니까 초반부 겨울 산장에서, 오언이 애비 남겨두고 간게 이해가 안된다고 하시던 분이 계셨었는데
오언의 시도 자체는 좋았습니다.
원래 설득하려면 대빵 한 명만 따로 불러서 설득하는거죠.
근데 오언 멍청이는 잭슨 시티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4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던 애비가 포기할거라고 생각한겁니다.
애비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오언에게 왜 그러냐고 다그치자
오언 똥멍청이가 멜의 임신을 고백해버리죠.
오언은 애비가 거기서 완전히 빡쳐버릴건 예상 못했을거에요.
제가 오언을 자꾸 멍청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뭐 좀 표현이 거칠었던거고, 실은 사람이 마음이 여리고 낙관적인 기질이 있어서 그렇긴해요.
왜 우리 주변에 보면.. 좀 대책없이 사람이 착하고,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으쌰으쌰 하는거 좋아하고, 뭐 그런 사람 있지 않아요?
오언은 야라와 레브가 수족관에 온 것을 엄청 좋아했을거에요.
야라와 레브에 큰 애정도 없지만, (야라 수술도구 찾으러 간다고 할 때 반대했음)
모두 다 같이 산타바바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좋았을거에요.
오언 멜 애비 셋만 가면 좀 어색하잖아요. 근데 아이들 껴서 다섯이 가면 덜 어색하고.. 분명 그런 생각을 했을겁니다.
※ 혼자 찔려서 좀 추가합니다.
오언이 전쟁을 싫어하고, 몸담고 있는 조직의 대의를 의심하고, 애비의 복수에 가장 반대했었고, 엘리를 살려준
여러가지 선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캐릭터인건 분명합니다.
다만 이 글의 컨셉 자체가 '1회차 플레이에서 놓쳤을 수 있는 사항들' 이라서
오언 착한 모습은 당연히 아실 것이라서 일부러 그 이면만 들춰서 쓴 것입니다.
III. 휘트니, 대니, 재커리
이번에는 엑스트라 인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III-1. 휘트니
비타녀로 알려진 휘트니입니다.
휘트니는 그냥 착한 찐따...로 묘사됩니다.
애비가 불러도 게임에 열중해서 처음엔 알지도 못하고요
대화중에 자기 할 말 다 하고나니까 이어폰을 다시 귀에 꼽아버림으로써 대화를 자체 종결시킵니다.
애비가 간다고 인사해도 쳐다도안보고 빠이빠이하죠.
대화 후에 애비가 돌아서서 뒷담 혼잣말 하시는건 다들 아실텐데요
만약 돌아서지 않고 휘트니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대사를 하지 않습니다!
면상에 대고는 욕을 하지 않겠다는 애비....
근데 심지어 뒤돌아서 혼잣말 하려는 찰나에 다른 사람이랑 눈 마주쳐서 인사하면
역시 이 뒷담화 대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너티독의 디테일이란...
아 참고로 한글 번역이 격하게 보이긴 하지만,
이 대사의 뜻은 '애비는 비디오게임을 싫어한다' 그 이상이하도 아닙니다.
III-2. 대니
대니는 우리가 살아있는 모습은 본 적이 없는 인물입니다.
애비 1일차에 딱 한번 시체로 볼 뿐인데요
대니는 라오어1편에서 언급이 됩니다.
샘, 헨리와 함께 하수구를 탈출하는 챕터에서 여러 쪽지들을 보면
처음엔 혼자 숨어있다가 차츰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커뮤니티를 만든
Ish 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서브플롯처럼 등장합니다.
하수구 커뮤니티에는 아이들도 살고, 아이들이 지내는 유치원 같은 것도 있고
거기에 있는 축구공으로 엘리와 샘이 잠깐 놀기도 하는 거 기억하실텐데요
그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저겁니다.
그 커뮤니티는 결국 좀비의 습격으로 무너졌고 일부는 탈출에 성공했는데요,
대니가 죽었는지 탈출했는지는 안나옵니다.
이 대니가 탈출해서 울프에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고 동명이인일 수도 있구요.
그리고 대니를 묘사한 대사에 오역이 있어서 알려드립니다.
실제 애비가 대니를 생각하는 방식은 딱 이정도인데요
나중에 오언-대니 트러블 생긴 이후 오언을 찾으러 나서서
감정이 격해진 애비가 이런 대사를 합니다.
마치 무슨 대니가 철천지 원수라도 되는것 마냥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이거 너무 문장 그대로 직역한거라 느낌이 너무 쎕니다.
원문의 뉘앙스는 이렇습니다.
애비 :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정확히 모르잖아. 이제 알아봐야지
매니 : 어 그니까 내 말은.. 만약 오언이 진짜로 대니를 죽였다면..
애비 : 시발 뭔상관이야. 대니가 죽건말건.. 대니는 뭐 내가 먼저 죽였을 수도 있다고.
매니 : 워워 진정해;
이건 애비가 감정이 격해져서 심한말을 뱉은거지, 실제로 대니를 죽이려던게 아니에요.
물론 대니의 인성이 문제가 있어보이는건 맞는 것 같아요.
아니 동료가 적군을 살려주자고 한 것도 아니고.. 잠깐 심적으로 힘들어서 니가 죽이라고 한건데
동료한테 총을 들이대고 죽이라고 협박을 한다고..?
제대로 돌아이인것 같긴 해요.
III-3. 재커리
재커리는 잘 모르실텐데요,
애비와 매니가 처음에 자기들 방 가는 길에 보면
애비 방 옆옆방에 사는 사람입니다.
문에 보면 자고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는 문구가 걸려있습니다.
혹시 이런 문서 주우신적 있으신가요?
이 문서들에서는 아이작에 반발해 울프를 떠나 세라파이트로 합류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울프를 배신하고 떠난 사람들 이야기는 이전에도 자주 나오는데요,
예를들어 엘리가 어떤 아파트에서 무기개조할때 덮치는 사람들도 울프 탈영병들이죠.
여기서는 그레이라는 인물이, 재커리와 함께 세라파이트로 향하는 여정이 나옵니다.
이 재커리가 애비의 옆옆방에 사는 인물이 아니고 단순히 동명이인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철자는 똑같습니다만)
마치 1편의 대니와 2편의 대니처럼 정답은 없는 것 같네요.
그레이는 쥴스가 나중에 합류해줄 것으로 믿고, 여정 곳곳에 편지를 남기죠.
제가 알기로 이 편지는 총 5개입니다.
그레이는 여행하는 길에 점차 세라파이트의 영적인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며,
전투에 능숙한 재커리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헤이븐으로 향하죠.
처음에는 쥴스가 와줄것으로 믿지만, 마지막에는 쥴스를 만나지 못하리라는 걸 깨닫고 작별의 편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재커리는 오락실의 섐블러에게 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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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작업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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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디테일 모음>
<긴 디테일 모음>
<스토리 해석>
<소감 번역>
<영상 번역>
<디자인 번역>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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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근데 제가 이 대화들을 일일히봐야하고 문서를 통해 유추해야하나요? 명작은 그냥해도 이해가돼야합니다 개연성이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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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으면서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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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라오어2 분석가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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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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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금 라오어2를 할수 없어서 나중에 다시하면 디테일하게 보려고 했는데 이미 다 봐버렸네요 ㅋㅋ 역시 대니 사례말고도 인물들이 다른곳에서 출몰하는 사례가 더 있었군요. 좋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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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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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라오어2 분석가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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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금 라오어2를 할수 없어서 나중에 다시하면 디테일하게 보려고 했는데 이미 다 봐버렸네요 ㅋㅋ 역시 대니 사례말고도 인물들이 다른곳에서 출몰하는 사례가 더 있었군요. 좋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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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근데 제가 이 대화들을 일일히봐야하고 문서를 통해 유추해야하나요? 명작은 그냥해도 이해가돼야합니다 개연성이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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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너무 리얼하세요 ㅎㅎㅎ | 20.08.17 22:03 | |
(IP보기클릭)211.38.***.***
댓글 작성 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08.18 13: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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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으면서 많이 배웁니다.
(IP보기클릭)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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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디나랑 제시 너무 한결같이 엘리를 지지하고 아끼는 포지션이라 뭐 별 다른 이야깃거리가 잘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게시판에 저번에 보니까 디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디나쪽을 좀 열심히 파서(?) 디나의 매력을 좀 알려보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당.. | 20.08.17 21:24 | |
(IP보기클릭)118.235.***.***
디나의 매력이라.. 흥미진진하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디나가 극단적인 설정(임신,전남친)때문에 애비 다음으로 과도하게 욕먹는 캐릭터라 생각합니다.2차복수를 하려던 엘리를 붙잡는것도 이해갔고, 복수를 종용하는 토미에게 뭐라하는것도 이해갔습니다. 디나는 시애틀에서도 계속해서 엘리에게 질문을 하죠. 이 복수가 타당한지에 대해 질문을 통해 은근히 표현합니다. 현실적이고 낙관적이면서 능동적인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디나의매력 글 기다릴게요. 기대되는군요 | 20.08.17 21:54 | |
(IP보기클릭)49.169.***.***
전 디나 겁나 매력적인 케릭터라 생각하며 플레이했어요. | 20.08.17 22: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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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디나 매력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끼는 건 주위사람에게 따뜻함 그리고 자신에 대한 당당함 이네요. 특히 엘리와 대비되어서 애들하고 놀아주는 모습 등 따뜻한 느낌을 가진 케릭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프롤로그 후, 엘리 따라 나서는 것도 완전 제 3자의 입장에서 조금 객관적인 이야기 꺼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말 없이 엘리의 심정만 공감해주며 엘리의 편이 되어주죠. 심지어 당사자 입장인 토미 조차도 엘리의 무모함에 대해 객관적 이야기를 하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여행에서의 엘리의 일기를 읽어보면, 무조건적으로 엘리의 편이 되어주는 디나가 얼마나 심리적 의지가 되는 인물인지 알 수 있어요. | 20.08.18 14: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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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보고 모 유튜버는 유저에게 침 뱉는거라며 아주 거품을 물었죠. 매니인지도 몰랐을거예요. 매니인걸 알면 핍진성 관점에서 조엘에게 침 뱉는다고 욕할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죠. 물론 자기가 조엘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기에게 침 뱉었다고 생각이... 어떻게 들지? | 20.08.17 22: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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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시는 글들 다 좋았지만. 이거는 그 중에서도 최고로 좋네요. | 20.08.17 22: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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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번엔 힘 좀 줬어요. 대강 틀 잡은때부터 완성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네요. 덕택에 담번 글에두 힘 내보겠습니다! | 20.08.17 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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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고 오언도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라오어2 빠돌이라서 여기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을 그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좋아합니다. 오언도 당연히 좋아합니당. 오언은 근데 멜과 애비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면서 두 여자를 힘들게 하기는 했어요... 오언의 말뜻에 대해서는 저도 644님한테 동의하구요, 애비의 말뜻에 대해서는 저도 첨엔 644님처럼 생각했지만, 원문을 보면서 어 이게 그 말이 아닌거 같은데? 싶어서 공유해본것입니당. 오언이 그래도 인간성은 젤 착한 것 같애요. | 20.08.17 22: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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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징면에서 오언의 속내까진 정확히 캐치하긴 힘들지만 애비의 “Which one?”은 중의적 장치가 확실하다고 봅니다. 저도 그 대사가 분명 그리 느껴졌어요. | 20.08.17 22: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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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이해가 늦엇네요 ㅋㅋㅋㅋ 제글이랑 같은의미였네요 마지막 애비의 질문이 중의적인건데 오언이 눈치없느거였네요 ㅋㅋㅋㅋㅋ | 20.08.17 22: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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