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음 해변 전투를 보았을때 엘리와 애비가 무척 닮아보인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둘 다 비쩍 마르고, 단발에, 잔뜩 상처입고, 얼굴은 일그러진채 비명을 지르며 울면서 싸우는 두 여성은
일부러 이렇게 연출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엔딩의 의미를 엘리가 스스로와 싸웠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에서 애비는 제쳐두고, 엘리의 내면에만 집중해서 보면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꽤 의미있는 소감이 레딧에 있길래 번역해서 소개해드립니다.
https://www.reddit.com/r/thelastofus/comments/jxf17t/i_had_a_huge_breakthrough_in_my_therapy_due_to/
사실 원문을 처음 읽었을때 좀 콧잔등이 시큰거렸습니다만
번역을 마치고 번역문을 읽어보니 맹맹하기 이를데가 없네요......
역시 번역도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그냥 몇 주 전에 제게 있었던 일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저는 지금도 좀 고양되는 것 같아요.
일단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32살이고,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외향적인 사람이고, 파티에 가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쉽게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버스 안이라거나, 미용실에서 헤어커트를 받을때, 우버를 타고 갈때나, 상점에서 줄에 서있을때, 항상 패닉이 올라옵니다.
어쨌든, 작년에 상황이 많이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죠. 저는 치료사를 만났고 여러 치료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1년 동안 제 자신에 대해, 제 무의식, 열정, 부정적인 생각, 강박, 자존감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고 꽤 효과를 봤습니다. 덕분에 저는 제 자신을 좀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딱 하나 남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 불안장애를 죽도록 싫어한다는 겁니다. 저는 제 자신이 이해가 안돼요. 아니 버스 타는 걸 무서워한다고요? 말이 됩니까? 그럴 때 저는 마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그건 확실히 제 자신이 아닙니다. 마치 어떤 다른 사람이 제 몸에 들어와서 저를 미치게 하는 것 같아요. 제 치료사는 종종 제 불안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풀숲에 숨어있는 호랑이 같은 것들에게서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원초적인 본능이라고요. 그쵸 말 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이 불안을 없애고 싶을 뿐입니다. 있을지도 모르는 호랑이 따위가 무슨 상관입니까? 전 제 불안을 정말로 증오했습니다. 전 그게 영원히 사라져버리길 바라고, 그걸 없애버리기 위해 한 치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종종 얘기했습니다.
3주 전에 저는 치료사와 주간 치료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근데 다른 때와 좀 달랐던 게, 제가 이 치료세션 바로 다음에 헤어커트를 예약해 놓았거든요. 그 때문인지 가벼운 패닉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치료사에게 바로 제 기분을 설명했고, 우리는 매뉴얼대로 정해진 안정화 방법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제 패닉은 약해지기는 커녕 점차 심해져서 저는 더 이상 말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그걸 극복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습니다. 제 치료사는 제 상태를 확인하더니 물러나서 이 패닉어택을 그저 관찰하라고 조언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조금도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서요. 저는 거기 갇혀버렸습니다. 거대한 레슬링 경기장에서 이 패닉이라는 상대를 때려눕히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그건 저를 죽였을겁니다. 그게 죽든지 제가 죽든지 둘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이 싸움 때문에 말 한마디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싸움에 온 신경을 쏟았고, 제 자신을 안정화 시키는 것에, 이 패닉을 이겨내는데에 온 힘을 쏟으며 그것의 머리통을 물 속에 담궈버리고 목을 졸랐습니다. 저는 이런걸 부탁한 적이 없습니다. 이딴건 필요없습니다. 이 싸움은 곧 끝날 것입니다.
그 때 제 치료사가 말했습니다. "조던, 지금 경기장에 계시잖아요. 빌런이랑 싸우고 계시잖아요. 이 스타디움의 가장 높은 자리로 가서 모든 것을 목격하는 증인이 되세요. 경기장에 나오는 모든 빌런은 배경스토리가 있지 않나요?"
그 때 깨달음이 왔습니다.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즉시 모든걸 멈췄습니다. 모든게 갑자기 선명하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의 파도가 저를 거의 집어삼켰습니다.
저는 제 빌런을 봤습니다. 그 불안을 봤죠. 그것의 모든 배경스토리를 봤습니다. 그건 차가운 바다에 무릎까지 잠겨있었습니다. 그건 약하고 수척했습니다. 머리를 밀었더군요. 추워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해하고 있었던거에요. 그건 자비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저는 완전히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펑펑 울었어요. 저는 해변에서의 엘리와 똑같이 느꼈습니다. 애비를 내려다보고, 이것과 싸우고 이걸 죽여버리기 위해 내 인생을 불태워왔는데, 그건 그냥 제 인생의 일부였던겁니다. 저는 불안이 너무 싫어서 그것을 증오하는데 집착하고, 불안을 가진 제 자신을 증오하고, 나아지지 못하는 제 자신을 미워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나서 모든게 선명해졌습니다. 진짜 답은 제 자신을 동정하고, 제 자신을 사랑하고, 제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거울을 보고 멋진 말을 하고 좋은 물건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좋은거죠. 하지만 그 때 제가 제 불안이 차가운 물에 잠겨서 "너와 싸우고 싶지 않아" 라고 했을때, 제가 미안하다고 했었으면 더 좋았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생 제 자신을 싫어해서 미안하다고요. 저는 그게 진정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고, 그 손을 잡아주는 것 말이죠.
좀 쓸데없이 긴 이야기였네요. 하지만 저는 이 때의 경험을 그만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새롭게 알게 된 제 자신과 함께하는 기분이에요. 그 때에 이 게임을 플레이했던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게임에서 집착에 대해, 잘못된 목표를 향한 분노에 대해, 후회에 대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과 공감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진실한 용서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이렇게 훌륭한 내러티브의 경험을 하게 해준 너티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r/thelastofus 레딧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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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작업한 것들
<짧은 디테일 모음>
<긴 디테일 모음>
<스토리 해석>
<소감 번역>
<영상 번역>
<디자인 번역>
<기타>
(IP보기클릭)218.153.***.***
제가 이 게임의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분의 경험담처럼 치유의 힘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재밌기만 한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그때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도 하고 어쩌면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 시대가, 전문가들이 어렵고, 시청하면 우울해질수도 있는 이야기의 가치를 지키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국 절망으로 빠졌을때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솔직히 돈과 거리가 먼 방식임은 부정 못하겠습니다만 예술의 가치는 이런 작품이 있기 때문에 지켜진다고 봅니다. 번역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IP보기클릭)125.142.***.***
언제나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19.18.***.***
저도 얼마전에 봤던 레딧에서 글이군요. 구글 번역으로 봐서 짐작만하면서 봤는데 번역을 보니 이런 내용이였군요. 번역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232.***.***
제게 어떠한 이유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이유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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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게임의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분의 경험담처럼 치유의 힘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재밌기만 한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그때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도 하고 어쩌면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 시대가, 전문가들이 어렵고, 시청하면 우울해질수도 있는 이야기의 가치를 지키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국 절망으로 빠졌을때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솔직히 돈과 거리가 먼 방식임은 부정 못하겠습니다만 예술의 가치는 이런 작품이 있기 때문에 지켜진다고 봅니다. 번역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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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마전에 봤던 레딧에서 글이군요. 구글 번역으로 봐서 짐작만하면서 봤는데 번역을 보니 이런 내용이였군요.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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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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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어떠한 이유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이유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