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 머리에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상냥한 표정. 저 얼굴은 분명 팬텀이 시도에게 보여줬던 그 얼굴이었다.
혹시 지금 마주치고 있는 이 소녀가 팬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와는 엄연히 다른 기분이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너는 누구...?”
봤다면 절대로 잊어버릴 리가 없는 그런 여자인데, 전혀 기억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어제까지 함께 있었던 그런 여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소녀는 꼭 오랫동안 찾던 사람과 재회 했을 때처럼, 분명히 그런 분위기의 얼굴로 시도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그 물망초 열쇠고리...아직 가지고 있었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예상대로 자상하고 고운 목소리였고 또 많이 귓가에 맴돌았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때, 사라졌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에 있어.... 왜일까...?”
그 자상한 목소리 안에서는 희미하게 슬픈 감정들이 하나하나 베여있었다.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는 소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뭔가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어느 때보다도 참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막혔던 시도의 마음속의 무언가 딱딱한 것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깨져버리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정말로 시도를 찾아서 돌아온 것 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잊고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눈앞의 소녀를 간곡히 기다리며, 그 시린 외로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서 시도는 그 어느 때에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 눈물을 닦으려고 했지만, 소녀는 시도에게 다가와 눈물에 얼룩진 뺨을 어루만졌다.
“...역시...변하지 않았어. 시도는....”
비록,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속에서는 도저히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시도는 그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어만 볼 뿐이었다.
“...우리...아는 사이 맞지...?”
시도의 질문에 소녀는 여전히 시도의 얼룩진 뺨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물망초 열쇠고리를 건네주고서 이런 말하기에는 그렇지만...시도가 몇 번이고 나에 대해서 잊을 지라도...설령, 못 알아본다고 해도...나는 시도를 기억할 거야, 기억이 사라지더라도....”
소녀가 시도를 포옹하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가 만났다던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곧 소녀에게서도 희미하게 눈물이 나오고 있음을 눈치 챔과 동시에 시도 역시 그녀를 있는 힘껏 껴안았다. 마치 지금까지 눈물을 흘러본 적이 없었던 것 마냥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은 그저 조용히 서로를 껴안을 뿐이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의 몸은, 마음은, 그녀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그녀와 지냈던 순간들을 평생 기억해내지 못 할지라도, 앞으로도 그녀를 잊을지라도, 적어도 지금은 그런 게 두렵지는 않았다.
설령, 잊을지라도 이 소녀가 말한 것처럼 시도와 그녀의 만남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겨울의 얼음들을 녹여줄 것만 같은 그 태양 같은 따스한 미소를 내면서 소녀는 시도와 조용히 입을 마주치 시작했다.
비록, 이 앞에 있을 결말이 ‘이별’이라는 크나 큰 고통이라 하더라도, 시도는 적어도 마음 속 깊은 곳에 그걸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시도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다시 한 번 그녀를 포옹하고서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
.
.
새하얀 천장 아래에서 이츠카 시도는 조용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새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도는 가만히 그걸 바라보며 눈물을 흐르기 시작했다.
분명히 누군가와 같이 있던...꿈이라고는 말 못할 생생한 감각의 꿈을 꾸고 있었다. 듣고 있으면 같이 웃음이 번질 정도로 친숙하고 자상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서글프면서도 기쁜...그런 추억이 방금 전까지 경험하고 있었던 거 같았다. 아무리 기억해 보려고 애써도 마음속을 가득 채우던 포근한 느낌.
“오빠, 아침이야!”
언제나처럼 하얀 리본을 양 머리에 착용한 사랑스러운 여동생. 하지만 그것도 시도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로 정령들 역시 시도의 방으로 차례대로 들어왔지만, 시도의 눈물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시, 시도...괜찮은 것이냐...?”
야토가미 토카가 묻자, 시도는 나름 애를 쓰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괜찮아...토카...그리고 모두들...꼴 사나운 모습을 보였네.”
“...흥, 알고는 있는 모양이네. ...대체 무슨 일인데 아침서부터 눈물을 흘리는 거야?”
어느새 검은 리본을 착용한 코토리가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지만, 시도의 눈물을 도저히 멈충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시도 씨. 괜찮은 거죠?”
“달링~. 역시 몸이 어디 안 좋은 건가요...?”
“레이네에게 가서 진찰 좀 받아오는 게 좋지 않을까?”
“...으음. 괜찮아. 그보다 미안해. 아침 준비 아직 안 했지...?”
시도는 그렇게 말하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러던 그 순간, 시도의 시야에서...정확하게 책상 위에 있는 무언가가 마치 시도를 부르는 거 같았다.
나가기 전에 반드시 저것만큼은 꼭 챙겨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시도는 본능적으로 그걸 움켜쥐기 시작했다.
“...이건....”
물망초 열쇠고리가 달린 집 열쇠....
마치, 언제나 자신을 지켜줄 것만 같은 그런 친숙한 느낌이 맴돌기 시작했고, 시도는 조용히 웃으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면서 토카를 비롯한 정령들에게 들리지 않게끔 조용히 말했다.
“...모두,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살아있는 이상, 영원이란 없다. 비록, 언젠가 누군가와 이별을 맞이해야 한다 할지라도 그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설령, 이별해서 머릿속에서도 사라지는 순간이 올지라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 존재를 기억하는 이상, 그건 이별일지어도 아주 이별인 것은 아니었다.
“...너도 앞으로도 잘 부탁해.”
물망초의 열쇠고리를 향해 그렇게 말하자, 어디선가 그리운 향기가 시도를 자극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도 잘 부탁해, 시도.’
...귓가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지금껏 시도가 찾아 헤매던 그 목소리였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었지만, 그 목소리 건너편에서는 뭔가 뚜렷한 감정들이 전해지고 있었다. 시도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
‘...잊지 않을 게....’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 말을 내뱉고 싶었다. 그걸 끝으로 시도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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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리인 카네이션을 보고 한 번 써본 자작 단편입니다.
...한 번 시도랑 린네가 꿈 속에서라도 재회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적은 벼락치기 소설이라 좀 엉망이지만, 양해 부탁드려요.
혹시 지금 마주치고 있는 이 소녀가 팬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와는 엄연히 다른 기분이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너는 누구...?”
봤다면 절대로 잊어버릴 리가 없는 그런 여자인데, 전혀 기억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어제까지 함께 있었던 그런 여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소녀는 꼭 오랫동안 찾던 사람과 재회 했을 때처럼, 분명히 그런 분위기의 얼굴로 시도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그 물망초 열쇠고리...아직 가지고 있었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예상대로 자상하고 고운 목소리였고 또 많이 귓가에 맴돌았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때, 사라졌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에 있어.... 왜일까...?”
그 자상한 목소리 안에서는 희미하게 슬픈 감정들이 하나하나 베여있었다.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는 소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뭔가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어느 때보다도 참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막혔던 시도의 마음속의 무언가 딱딱한 것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깨져버리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정말로 시도를 찾아서 돌아온 것 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잊고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눈앞의 소녀를 간곡히 기다리며, 그 시린 외로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서 시도는 그 어느 때에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 눈물을 닦으려고 했지만, 소녀는 시도에게 다가와 눈물에 얼룩진 뺨을 어루만졌다.
“...역시...변하지 않았어. 시도는....”
비록,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속에서는 도저히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시도는 그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어만 볼 뿐이었다.
“...우리...아는 사이 맞지...?”
시도의 질문에 소녀는 여전히 시도의 얼룩진 뺨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물망초 열쇠고리를 건네주고서 이런 말하기에는 그렇지만...시도가 몇 번이고 나에 대해서 잊을 지라도...설령, 못 알아본다고 해도...나는 시도를 기억할 거야, 기억이 사라지더라도....”
소녀가 시도를 포옹하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가 만났다던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곧 소녀에게서도 희미하게 눈물이 나오고 있음을 눈치 챔과 동시에 시도 역시 그녀를 있는 힘껏 껴안았다. 마치 지금까지 눈물을 흘러본 적이 없었던 것 마냥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은 그저 조용히 서로를 껴안을 뿐이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의 몸은, 마음은, 그녀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그녀와 지냈던 순간들을 평생 기억해내지 못 할지라도, 앞으로도 그녀를 잊을지라도, 적어도 지금은 그런 게 두렵지는 않았다.
설령, 잊을지라도 이 소녀가 말한 것처럼 시도와 그녀의 만남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겨울의 얼음들을 녹여줄 것만 같은 그 태양 같은 따스한 미소를 내면서 소녀는 시도와 조용히 입을 마주치 시작했다.
비록, 이 앞에 있을 결말이 ‘이별’이라는 크나 큰 고통이라 하더라도, 시도는 적어도 마음 속 깊은 곳에 그걸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시도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다시 한 번 그녀를 포옹하고서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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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천장 아래에서 이츠카 시도는 조용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새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도는 가만히 그걸 바라보며 눈물을 흐르기 시작했다.
분명히 누군가와 같이 있던...꿈이라고는 말 못할 생생한 감각의 꿈을 꾸고 있었다. 듣고 있으면 같이 웃음이 번질 정도로 친숙하고 자상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서글프면서도 기쁜...그런 추억이 방금 전까지 경험하고 있었던 거 같았다. 아무리 기억해 보려고 애써도 마음속을 가득 채우던 포근한 느낌.
“오빠, 아침이야!”
언제나처럼 하얀 리본을 양 머리에 착용한 사랑스러운 여동생. 하지만 그것도 시도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로 정령들 역시 시도의 방으로 차례대로 들어왔지만, 시도의 눈물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시, 시도...괜찮은 것이냐...?”
야토가미 토카가 묻자, 시도는 나름 애를 쓰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괜찮아...토카...그리고 모두들...꼴 사나운 모습을 보였네.”
“...흥, 알고는 있는 모양이네. ...대체 무슨 일인데 아침서부터 눈물을 흘리는 거야?”
어느새 검은 리본을 착용한 코토리가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지만, 시도의 눈물을 도저히 멈충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시도 씨. 괜찮은 거죠?”
“달링~. 역시 몸이 어디 안 좋은 건가요...?”
“레이네에게 가서 진찰 좀 받아오는 게 좋지 않을까?”
“...으음. 괜찮아. 그보다 미안해. 아침 준비 아직 안 했지...?”
시도는 그렇게 말하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러던 그 순간, 시도의 시야에서...정확하게 책상 위에 있는 무언가가 마치 시도를 부르는 거 같았다.
나가기 전에 반드시 저것만큼은 꼭 챙겨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시도는 본능적으로 그걸 움켜쥐기 시작했다.
“...이건....”
물망초 열쇠고리가 달린 집 열쇠....
마치, 언제나 자신을 지켜줄 것만 같은 그런 친숙한 느낌이 맴돌기 시작했고, 시도는 조용히 웃으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면서 토카를 비롯한 정령들에게 들리지 않게끔 조용히 말했다.
“...모두,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살아있는 이상, 영원이란 없다. 비록, 언젠가 누군가와 이별을 맞이해야 한다 할지라도 그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설령, 이별해서 머릿속에서도 사라지는 순간이 올지라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 존재를 기억하는 이상, 그건 이별일지어도 아주 이별인 것은 아니었다.
“...너도 앞으로도 잘 부탁해.”
물망초의 열쇠고리를 향해 그렇게 말하자, 어디선가 그리운 향기가 시도를 자극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도 잘 부탁해, 시도.’
...귓가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지금껏 시도가 찾아 헤매던 그 목소리였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었지만, 그 목소리 건너편에서는 뭔가 뚜렷한 감정들이 전해지고 있었다. 시도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
‘...잊지 않을 게....’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 말을 내뱉고 싶었다. 그걸 끝으로 시도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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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시도랑 린네가 꿈 속에서라도 재회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적은 벼락치기 소설이라 좀 엉망이지만,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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