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대체 뭘 짜온 거야...?”
“딱 한 번은 무조건 먹힐 초필살기.”
남해의 방. 완전히 펼친 접이식 침대 위에서 남해와 낙랑은 대회를 대비한 모의 듀얼 중이었다.
하리파이버로 시작하는 생전 처음 보는 빌드에 낙랑이 아연실색하자 남해가 플레이가 끝난 카드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원래 하리파이버는 토커와 함께 1학년 교대표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받은 상품이었다. 그러나 신규 룰 발표 이후 채 반년도 지나기 전 하리파이버는 제한 판정을 받았고 올해가 끝나면 금지까지 확정된 카드였다. [링크] 룰에서는 이미 금지.
결국 남해가 이 우승의 증거를 실제로 쓴 듀얼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금지는 확정되었고, 매물은 극히 드문 이 카드를 만날 일 또한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남해에겐 더 이상 ‘아직 전력인 카드’를 아낄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그러네. 모르고 있으면 무조건 당하겠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타이밍까진 아껴두려고.”
평소라면 남해의 스파링 상대는 지민이었겠지만... 지민은 교대표 출전으로 바빴다. 다른 대회에 나가는, 다른 덱을 써야하는 남해랑 스파링을 해줄 여유가 없었다.
준오는 쓸 줄 아는 덱이 둘 뿐이고 원형은 더했다. 늘 쓰던 R-ace 하나만 쓸 수 있었다. 그마저도 준오의 덱 하나는 시대에 뒤처진 로망 덱이었고.
결국, 이렇게 되어버린 남해랑 같이 연습을 뛰어줄 만한, 어느정도 실력이 받쳐주면서 시간까지 맞출만한 학생은 지금 낙랑만 남아버렸다.
“큰언니 왔다!”
남해가 딱 카드 정리를 마친 직후 금선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금선은 방 안의 분위기를 보고 방금까지 듀얼 중이었다는 걸 금방 눈치를 챘다.
“뭐야? 무슨 빌드 썼어?”
“응~ 안 가르쳐줘~”
“엥- 치사하댜-”
“하리파이버 쓰는-”
“아냐. 안 가르쳐줘도 돼.”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 바뀐 금선의 태도에 낙랑이 당황한 표정으로 변했다.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낙랑의 얼굴에 남해가 잠시 공기를 살폈다.
“원래 같은 대회 나가는 사람끼리는 연습 안 하고 빌드도 공유 안 해.”
“진짜?! 헐, 말도 안 돼.”
남해는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같은 대회를 올라갔어도 만나야 하는 상대도 상대할 덱도 다르다”라는 목사의 이야기에 곧 납득을 했다. 상대할 덱이 서로 같다면 괜찮겠지만 상대할 덱이 서로 다르니 한쪽의 연습을 위해서는 다른 한쪽이 포기할 수밖에 없다.
빌드도 마찬가지. 어쩌다 정보가 새거나 팀 내전이라도 일어나기라도 하면 말해버린 사람만 일방적으로 큰 손해를 떠안게 된다.
그렇게 생겨난 프로계 나름의 약속은 그런 프로를 길러내는 아카데미 학생들 또한 학창 시절부터 지키고 있다.
“근데... LT유스? 거긴 어떤 대회야?”
“교대표 결정전 다음 가는 대회야. 오히려 교대표보다 낫다고 보는 사람도 있어.”
“왜?”
낙랑에게 LT유스는 이번에 남해와 금선이 예선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 관심 없던 그냥 대회였다. 듀얼리스트에겐 상식이나 다름없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번에는 금선이 당황했다.
결국 이번에도 중재에 나선 건 남해였다. 팔의 D-패드를 켜고 남해가 적당한 화상을 띄웠다.
“교대표는 남부랑 중부로 지역을 나누고, 그 안에서 다시 학년별로 또 리그가 나뉘어. 내가 우승했던 건 중부 고등부 1학년 춘계.”
“그럼 LT유스는?”
“딱 둘만 나뉘어. 미성년자들이 참가하는 유스랑 성인이 참가하는 시니어.”
“그리고 세부적인 룰도 달라. LT유스는 교대표랑 달라서 16강까지만 있는 대신 덱을 셋씩 준비해야 하거든.”
금선도 D-패드에서 덱 리스트를 출력했다.
[대회용1] [대회용2] [대회용3]라는 이름의 덱 리스트가 떠올랐다.
“승부가 시작하기 전에 내 덱 중에 하나, 상대 덱 중에 하나를 밴해. 그리고 승부가 시작할 때 서로 밴 한 덱이 공개되는 거야.”
“만일 같은 덱을 밴하면?”
“개이득이지~ 나는 둘 중 하나 골라서 쓰면 되고, 상대는 뭐가 나올지 승부 시작 전에는 모르니까.”
“그래서 덱 셋을 다 쓸 줄 알아야 해. 하나만 잘 쓰면 그거 밴 당하면 끝이고 두 개여도 나올 밴픽이 너무 뻔하잖아.”
“그럼, 셋 다 같은 덱 쓰면 안 돼?”
“같은 카드는 전체에 3장까지만. 세 덱을 다 비슷하게 구축하긴 어려워.”
남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D-패드를 확인했다.
이번 LT유스에서 남해가 사용할 덱은 [해황], [사이버스], 그리고 [상검]. 어느 덱이라도 남해가 가장 자신있게 내밀 수 있는 덱이고, 겹치는 카드도 거의 없이 구축되어 있다.
준비는 만전. 남은 것은 이번 대회의 목표인...
“미아랑 만나려면 내가 8조에 미아가 6조니까...”
“둘 다 안 탈락하면 결승까진 가야겠네. 근데 내가 중간에 꺾어버리면 못 만나겠네?”
남해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로 미아의 이름이 나오자, 금선이 슬쩍 남해의 얼굴을 쳐다봤다. 교대표 본선에 올랐을 때도 저렇게 심각한 눈빛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저런 눈을 했던 상대가... 그래, 이사 걔.
잠시 어색한 침묵이 돌다가 금선 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둘이 그날 무슨 일이었어. 대체?”
“어둠의 듀얼을 했어.”
금선이 생각도 못한 단어가 나왔다. 기껏해야 미아에게 고백했다 보기좋게 차인 사건 정도라고 예상했던 금선은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고 뭐라 할 지 한참을 생각했다.
“그럼... 졌어?”
“졌어.”
금선이 기억하기론 어둠의 듀얼에서 지면 뭔가를 잃었다. 긍정적으로는 악한 마음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건 아닐 것 같았고, 가장 많이 잃는 것은 영혼이었다. 그런데 남해는 이렇게 살아있다.
낙랑은 둘의 대화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분위기가 심각하단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둘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뭘... 잃었어?”
“가이저. 맞지?”
낙랑의 말에 남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금선은 그 침묵이 긍정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해가 얼마나 가이저를 아꼈는지는 금선은 당연히 잘 알았다. 그렇지만 남해가 미아를 짝사랑했던 것도 알고 있었다.
“다시 만나면 어쩌게?”
남해는 아직도 생각이 복잡했다. 미아가 미웠다. 가이저는 이제 생사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실... 잘 모르겠어.”
미아가 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때 대체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싶다.
...
금선은 금새 방에서 나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 후에도 한동안 낙랑은 남해 곁에 남아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남해의 플레잉을 돕다가 저녁 식사 후에는 완전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혼자 남은 뒤에도 남해는 침대에 앉아 계속 덱 리스트를 체크했다.
남해의 책상 의자가 자기 혼자 밀려 나왔다. 이윽고 의자 위에 스으윽 용연의 모습이 생겨났다.
-“주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 용연이구나.”
-“실은 소생이 주군의 곁에서 떠난 동안 찾아낸 것이 있습니다.”
“어... 그냥 떠나 있던 거 아니었어?”
남해의 말에 분위기가 금새 싸늘해졌다. 용연은 한 번 한숨을 쉬고 이마를 싸맸다. 남해도 자신이 할 말을 잘못 골랐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으으음... 저희를 어찌 생각하시는지 몰라도 주군께서 마치 소생이 휴가나 즐기고 온 것처럼 생각하신다니 이거 참 탄식할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나 그동안 정령안도 닫혀있었고... 그런데 대체 뭘 찾은 거야?”
남해의 물음에 용연이 쥐고 있던 오른손을 슬쩍 펼쳤다. 손바닥 위로 보랏빛 덩어리가 두둥실 떠올랐다. 용연이 설명하기도 전에 남해는 그 덩어리의 정체를 직감했다.
용연은 남해의 반응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갤 끄덕였다. 틀림없다. 이 덩어리는... 가이저가 남긴 흔적이다.
남해도 용연도 보자마자 이 물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어디서 찾았어?!”
-“두 곳입니다. 하나는 그 지하 주차장이고, 또 하나는 주군께서 예선을 치른 경기장입니다.”
둘 다 미아가 있던 곳이다. 가이저가 아직 미아에게 붙들려있고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면 충분히 발견될 법한 장소들이다.
남해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그렇다면 아직 가이저가...”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용연이 박수를 짝짝, 치자 남해의 방 벽면에 푸른 불꽃이 일렁이며 글씨가 떠올랐다.
금빛 불티를 튀기며 용연은 자신의 상검을 구현하고는 그걸 지팡이 삼아 글씨들을 차례로 짚었다.
-“분명, 주군이 갔던 대회장에서 가이저 공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그곳에는 분명 미아 그자도 있었으니 가이저 공의 흔적 자체는 맞을 겁니다.”
한참 그림과 글씨를 짚으며 설명하던 용연이 잠시 말을 멈췄다.
이제부터가 진짜 용연이 하고 싶은 이야기다.
-“몇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왜, 그리고 무슨 의도로 남긴 것인가? 정말 가이저 공이 남긴 흔적인가?”
“그게 왜?”
-“주군. 그럼 한 번 살인 사건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피해자가 죽기 전에 자신의 혈액으로 글씨를 쓴다면... 그 순간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상식적으로 누구일 것 같으십니까?”
“그야 당연히 살... 아...”
그렇다. 가이저가 정말 흔적을 남겼다면 제일 먼저 미아가, 아니면 미아 옆의 ‘아빠’가 확인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을 굳이 그들이 냅둘 필요성도 없다.
오히려 가이저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이젠 뒤를 밟을테고 방해도 될 것이다.
-“이는 미아 그자가 주군을 완전히 집어삼키기 위해 뿌린 미끼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가이저 공은 죽었고, 그 시체를 마치 새를 모으려 뿌리는 빵가루처럼 쓰고 있을 뿐일지 모릅니다.”
남해는 듣기만 해도 기분 나쁜 소리였지만 아니라곤 반박할 수 없었다.
결국 지금의 남해가 가지고 있는 건 ‘가이저의 일부’라는 것 하나만 확신할 수 있는 덩어리. 이런 것을 더 잘 알법한 이가 있다면 좋을텐데.
“크리보르라면 알까?”
-“어불성설 부도지설. 지금 머리가 복잡하신 것은 이해합니다만 그... 좀 말 같은 말을 해야지, 이 사람 된 도리란 게 있는데...”
“윽.”
용연의 일침에 남해는 괜히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피했다.
용연은 턱을 짚고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가지 더. 왜 이 대회에 참가했는가? 이 또한 의문입니다.”
“그건 상금 때문일 거야.”
-“상금? 돈 말입니까?”
“응. 상금.”
미아는 올해로 고등학교 3학년이고, 미아의 남동생 현도 2년 지나면 같은 나이가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집안도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LT유스는 예선도 치열하고, 시드권도 훨씬 적고, 사용할 줄 아는 덱도 하나로 부족한 만큼 상금은 비슷한 규모의 대회들보다 많은 편이고, 지급도 여타 대회보다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팀을 갖거나, 후원자를 찾는 대신 그런 대회 상금만으로 근근이 살고 있는 사람도 극소수지만 있다고도 하고.”
-“상금... 그 또한 하나겠군요.”
이런 승부일수록 실력 있고 듀얼 에너지가 많은 실력자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어둠의 듀얼이라는 수단 없이 에너지를 모으고 상금까지 노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
미아가 예상하지 못했던 건 그 대회에 남해까지 참가했던 것, 그리고 탈락했음에도 기적처럼 부활해서 본선에 합류한 것일테지.
“누구 도움될 만한 사람이...”
문득 남해의 머리에 뭐라도 알만한 사람이 하나 떠오르긴 했다. 믿을만할지는 몰라도, 안 가보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을...
...사람. 그래, 이제는 사람이라고 해야겠지?
끝.
------------------------------------------------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2시즌 대회편의 초안에서 원래 미아는 셀케트를 썼습니다. 남해의 덱은 당시에는 흑룡이었죠. 1시즌 프롤로그에서 한줄 지나간 흑룡 이야기는 그 흔적입니다.
원래는 그 초안을 구상할 당시 모티브가 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곳에 나온 ‘상대를 먹어치우며 진화하는 고대 유적의 전갈형 괴수’라는 컨셉이 너무 셀케트 그 자체라 셀케트였습니다만... 그... 사실 초안 짜던 시대에도 셀케트가 말이 에이스지 셀케트는 발판이고 얘로 뽑는 융합 몬스터들이 주력이었는데 더 시간이 지나버린 지금 셀케트 같은 걸 쓰기엔 너무 시대가 각박해졌습니다...
처음 23화 작성 당시에는 여기서 남해의 내면세계도 가보고, 기억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이거저거 더 있었습니다만 보다시피 포로롱- 했습니다. 소재가 워낙 민감해서 건드리기도 좀 그랬고, 물흐르듯 연결되지도 않았구요.
“그럼, 주군께선 지금의 이 사태가... 우리 때문이라고 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림자들 사이에서 용연이 앞으로 나섰다.
“난 이렇지 않았어. 너희 때문에! 너희한테 물들어서 이렇게 변한 거잖아!!”
“힘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힘을 쥔 자는 그 힘을 감당하기 위해 변하기 마련입니다. 힘은 좋았지만! 그 대가를, 그 책임은 치를 생각이 없으셨던 겁니까?”
“변화라고? 이게? 이렇게 소리나 지르고, 거칠어지고, 승리에 목메는 게?”
“힘은 원래 그 자체로 두려운 게 아니옵니다. 그 힘을 손아귀 안에 거머쥔 자를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 힘을 거머쥐고! 어떻게 변할지가! 온전히 그자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입이 백개, 열 개, 아니 단 하나라도 열려있다면 대답해 주시옵소서 주군! 대체 우리들중 가장 힘을, 승리를 원하고 추구한 자가 누구였습니까?”
“지금 내가 너희를 쓰면서 이렇게 시커멓게 물들었는데도, 온전히 내 책임이다, 그거야?”
“우리는 검입니다. 카드는 검입니다! 쥔 자가 그르게 써놓고서 검을 탓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렇게 갈등의 골도 훨씬 깊고 암담하게 묘사할 생각이었는데... 저 씬은 그렇다고 치고 이후 전개가 영 좋게 뽑히질 않아서 이 시안 또한 파기.
다음화부터는 진짜 삽화도 손대야 하는데 히히 시간도 없고 체력도 없고 인력이 줄어서 휴일도 없고 히히히
(IP보기클릭)121.165.***.***
이렇게 이사가...?
(IP보기클릭)121.173.***.***
용연의 이야기는 다음 화에... 이번 편은 8p 분량 정도 나오니 평소의 반 이하로군요. 으으윽. 다음 화에서 최대한 눌러담아보겠습니다.
(IP보기클릭)58.143.***.***
(IP보기클릭)121.173.***.***
용연의 이야기는 다음 화에... 이번 편은 8p 분량 정도 나오니 평소의 반 이하로군요. 으으윽. 다음 화에서 최대한 눌러담아보겠습니다. | 24.03.03 22:25 | |
(IP보기클릭)1.238.***.***
(IP보기클릭)121.173.***.***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고,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그렇게 온 겨울은 결국에 찾아온 봄에게 끝나기 마련입니다. 언젠가는 오겠죠. 근데 그게 언제일지는 몰?루겠습니다 | 24.03.03 22:38 | |
(IP보기클릭)175.223.***.***
(IP보기클릭)121.173.***.***
알 수도 있지요... 즐겁게 지내기엔 너무 짧은 행복들일 거 같지만... | 24.03.03 22:36 | |
(IP보기클릭)121.165.***.***
이렇게 이사가...?
(IP보기클릭)121.173.***.***
| 24.03.03 22:37 | |
(IP보기클릭)118.235.***.***
(IP보기클릭)118.235.***.***
썸네일 말하시는 거면 시계방향 12시부터 [사룡성-가이저] [상검대사-칠성용연] [원룡성-보우텐코우]입니다 | 24.03.04 15: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