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하림 가족의 집.
여덟 명의 가족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이 곳에선, 오늘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거실에는 아기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해 주는 푹신한 매트리스가 깔려 있고, 하림 가족은 매트리스 위에 앉아 귀여운 아기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활발하게 집을 돌아다니는 현월과 하윤 부부의 아들 태양과, 매트리스 위에 누운 채 작고 앙증맞은 손과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노는 하림과 청월 부부의 아들, 도원.
두 아기와 함께 보내는 하림 가족의 일상은, 집에 찾아온 손님들로 인해 더욱 재미있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하림 가족의 집을 찾은 사람은, 바로 하준의 친한 친구 키벨의 배 다른 형제들.
키벨의 큰 누나 로젤리아를 필두로, 눈을 똘망똘망 빛내며 하림 가족의 집으로 향하는 로제의 손에 이끌려 이 곳에 오게 된 스카일러, 엘피나와 알핀 쌍둥이 남매, 그리고 하림과 하윤 남매가 졸업한 황혼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로벨리아와, 키벨 가족의 귀여운 막내인 에르제까지.
처음에는 귀여운 것에는 사족을 쓰지 못 해 안달이 난 로제를 빼면 모두 로제의 손에 이끌려 강제로 하림 가족의 집에 오게 된 게 내키지 않는 것이 얼굴 표정에 보일 정도였으나,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아직 세상의 때를 타지 않아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웃는 태양과 도원의 환한 미소를 보자, 불만을 표하던 모습은 쏙 사라지고, 어느새 두 아기와 함께 활발하게 놀아주는 친근한 삼촌, 이모 같은 훈훈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나 잡아봐~라~"
"거기 서라, 진태양!!!" (스카일러)
"같이 가, 스카일러!" (알핀)
"여기 봐, 도원아! 우루루루루~ 까꿍!" (엘피나)
"헤헤헷!"
"아, 웃었다! 방금 도원이가 나 보고 웃는 거 봤어?"
"그럼! 여기 캠코더에 선명하게 찍었지."
"큰 언니가 가져온 캠코더가 이럴 땐 큰 도움이 되네."
"이럴 땐 도움이 크게 되지. 이렇게 순수하게 찍을 때가 많이 안 나오고, 이따 집에 가면 또 자기 혼자 히죽거리면서 침 흘릴 때가 많은 게 문제일 뿐이지."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로벨리아!"
"어머?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아하하... 로제 씨, 저희 태양이랑 도원이 예뻐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그런 건 조금 줄여주셨으면 좋겠네요."
"네..."
"언니 마음에 스트라이크가 묵직하게 들어갔네."
"그러니까. 큰 언니가 가진 그 특이한 취향을 나무랄 생각은 없는데, 그 강도는 좀 낮춰줬으면 좋겠어."
"너희들까지 그러기야...?? 귀여운 아이들이 좋은 걸 어떡하라구..."
"하... 한동안 언니 폭주를 막을 사람이 누가 있으려나..."
"아마 준이랑 대회 나간 키벨이랑, 지금 아르바이트 중인 오리피아 언니 정도일 걸? 작은 언니가 늘 가지고 다니는 그거면, 하루 정도는 괜찮으니까."
"아. 확실히 그거면 하루는 거뜬하겠네."
로제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취향. 그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귀여운 아이를 좋아하는 취향이다.
다른 사람들도 귀여운 아이를 좋아하긴 하나, 로제의 경우는 그 정도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 정도가 엄청나게 높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로제처럼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과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품고 있는, 뭔가 그럴싸한 말이 존재한다.
바로, "어린이보다 좋은 것은 더 어린이".
이 "어린이보다 좋은 것은 더 어린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로제의 과한 귀여운 어린아이 사랑은, 다행히 범죄의 영역까지 가지는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로제의 경우는 이미 취향의 영역을 한참 뛰어넘었으나, 어디까지나 법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무서울 정도로 강렬하게 느껴지는, 귀여운 아이를 과하게 좋아하는 취향은, 로제만이 가지고 있는 취향이 아니었다.
정령계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트레저 헌터, "흑마녀 디아벨스타"와, 로벨리아와 같은 황혼 중학교에 재학 중인 동갑내기 친구, 앤 파블로프도 이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서로 모였다 하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취향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어떤 날은 입에 침이 마를 새가 없이 하루를 꼬박 새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벨과 앤, 로제가 가지고 있는 이 특이 취향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백기까지 휘날리며 항복 선언을 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제의 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중증 로리콘, 쇼타콘 증세가 하림 가족의 집에 맴돌고 있던 시각.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통합 듀얼 챔피언십, 약칭 UDC 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그 듀얼 대회에 나간 하준과 키벨은, 만나는 상대마다 뛰어난 합과 전략을 보여주며, 듀얼리스트들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대진표 위를 거침없이 쭉쭉 올라가고 있었다.
두 소년을 맞이하는 마지막 듀얼리스트 팀은, 바로 리나 시티의 닭살 커플로 유명한 팀인 샬롯 바이올렛과 바이올렛 로베르토 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태그 듀얼 대회 결승전에서 맞닥뜨린 두 팀은, 서로 물러섬 따위는 일체 없는, 보는 사람들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불꽃 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하준의 [BK] 덱과 키벨의 [TG] 덱이 자랑하는 호흡에 맞서, 샬롯은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화염 속성 전사족 중심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기사단, [불꽃성기사] 덱을, 바이올렛은 일곱 가지의 보옥이 아름답게 빛을 발하며, 일곱 빛깔 무지개를 화려하게 반짝이는 성스러운 야수, [보옥수] 덱을 사용하며, 두 소년의 콤비네이션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모습까지 보여주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프로 듀얼리스트의 화려한 팬 서비스와 듀얼 센스는, 소년들에게 있어 아직 감당하기 힘든 벽이었을지도 모른다.
프로 듀얼리스트들은 수많은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갈고 닦은 듀얼 테크닉을 멋지게 선보이는 사람들이다.
하준과 키벨 역시 실력은 뛰어난 듀얼리스트라고 할 수 있으나, 프로의 세계 앞에서는 작은 어린아이일 뿐.
그러나 두 소년이 가지고 있는 네 개의 반짝이는 눈망울은, 포기라는 단어는 배추를 셀 때에나 쓰는 단어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라이프 포인트는 1000이라고 하는 낮은 수치를 찍고, 가지고 있는 패도 없는 상황.
어쩌면 마지막 승부수가 될 지 모를 드로우를 실행하는 하준의 손은, 이 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 격렬하게 떨리고 있다.
1 대 1로 맞붙는 싱글 듀얼에서도 긴장감이라는 감정이 몸을 짓누르는 것처럼 듀얼리스트의 심리를 압박하곤 하지만, 태그 듀얼이라면 그 긴장감이라고 하는 감정은, 이내 압박감이라는 형태로 모습을 바꾸어, 듀얼에 임하는 듀얼리스트의 정신을 갉아먹곤 한다.
싱글 듀얼에서도 긴장감과 압박감이 찾아오지만, 그래도 그 때의 긴장감과 압박감은 듀얼리스트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신력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감당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와 함께 팀을 맺고 상대와 맞붙는 태그 듀얼이라면, 긴장감과 압박감이라 하는 감정은, 마치 사람의 정신력을 시험하는 것처럼, 듀얼 필드에 서서 듀얼을 하는 듀얼리스트의 마음을 거세게 짓누른다.
상대가 어떤 전략을 사용할 지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옆에 선 파트너가 사용하는 덱과 전략에 맞추어, 자신의 페이스를 맞추어야 하는 것도, 태그 듀얼이라고 하는 듀얼에서 반드시 이행해야 할 사항이다.
필드 위에 선 듀얼리스트는, 발을 들인 순간부터 듀얼이 끝을 맞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압박감이라고 하는 감정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결국 패배라는 길 위를 걸을 수밖에 없다.
하준은 지금, 자신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긴장감과 압박감이라는 감정에 맞서, 눈에서 강인한 의지가 담긴 불꽃을 이글거리며, 덱에서 드로우하여 손에 쥐어진 카드를 확인하였다.
덱에서 빠져나와 손에 쥐어진 카드를 보자, 방금 전까지 칙칙한 회색빛이었던 하준의 얼굴빛은, 이 듀얼 필드 전체를 비추는 환한 햇살과도 같이, 다시금 자신의 색인 아이보리 색으로, 조금씩 본래 빛깔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 덱에서 드로우한 카드와,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 키벨레우스의 눈빛을 번갈아 바라보며, 하준은 방금 전까지 긴장감과 압박감에 눌려있던 자신감이라고 하는 감정을, 이 듀얼 필드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그럼 샬롯 형! 이제 이 듀얼의 막을 내릴 때가 되었네요!"
"WHAT...??"
"마법 카드 발동! [번개]!!!"
"ㅁ, 뭐?! [번개]라고?!" (바이올렛)
"이 상황에서 뽑은 카드가 [번개]라니?! WHAT THE F...!!!"
"거기까지! [번개]의 효과로, 형이랑 누나 필드 위에 있는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겠어요!!!"
"Oh, NOOOOOO!!!!!!!!!"
샬롯이 말 끝부분에 위험한 단어를 말하려 하자, 타이밍 좋게 그 단어가 나오기 전에 샬롯의 말을 끊어내고, 자신이 발동한 마법 카드, [번개]의 효과를 적용하는 하준.
하준과 키벨 팀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낸 [번개] 마법 카드가 빛을 발하자, 샬롯과 바이올렛 팀의 필드 위에 낮은 천둥 소리를 동반한 먹구름이 나타났다.
마치 샬롯과 바이올렛 팀의 마지막 순간에 쐐기를 박기 위해 나타난 것처럼, 샬롯과 바이올렛 팀의 필드 위에 나타난 먹구름에선, 엄청난 굉음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스치기만 해도 몸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번개 줄기가, 샬롯과 바이올렛 팀의 필드 위에 나와 있던 모든 몬스터를 덮쳤다.
번개 줄기에 맞은 몬스터들은 괴로워 할 틈도 없이, 번개 줄기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어쩌면 이 듀얼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번개]라고 하는 카드는 굉장히 적절한 카드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샬롯과 바이올렛의 필드에서 몬스터가 전부 사라지자, 망설임이라고 하는 감정을 저 멀리 내던져 버리고, 자신감 넘치는 투로 배틀 페이즈를 실행하는 하준과 키벨 팀.
하준이 다루는 불꽃과도 같은 투지를 주먹에 담아, 그 불타는 투지를 상대에게 부딪히는 진홍의 권사(拳士), [CNo.79 BK 장성의 카이사르]와, 키벨이 다루는 [TG] 덱의 에이스 몬스터이자,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든 것들을 단숨에 베어버리고, 도망치려 하는 상대를 붙잡아 강제로 필드 위로 끌고 오는 효과를 지닌 고레벨의 몬스터, [TG 글레이브 블래스터]가, 필드 위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샬롯과 바이올렛 팀을 향해, 이 듀얼의 마무리를 위한 필사의 일격을 꽂아 넣었다.
트와일라잇 시티에서 열린 태그 듀얼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바로 하준과 키벨레우스 팀.
우승을 거머쥔 두 소년은 처음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들에게 다가온 승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확정된 결과를 듣는 순간, 두 소년의 표정은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 환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안타깝게 준우승을 거두게 된 샬롯 페리에와, 바이올렛 로베르토 커플.
두 팀은 서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을 기쁘게 기억하며, 다음에 붙었을 땐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내뿜었다.
대회가 끝난 뒤, 양 손에 트로피와 상금, 그리고 대회 개최 기념 굿즈를 잔뜩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가는 두 소년의 발걸음은,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살고 있는 그 누구보다 가벼워 보였다.
양 손 가득 기념품을 들고 하림 가족의 집에 도착한 하준과 키벨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달려와 자신들을 맞아주는 로제의 텐션에 기겁하며, 로제의 취향을 발산하는 현장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합류하였다.
그렇게 하준과 키벨까지 집에 합류하자, 방금 전까지 활기를 띠고 있던 하림 가족의 집안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어떤 덩치 큰 노란 머리 흡혈귀 사내가 생각나는, 매우 HIGH한 텐션을 자랑하는 로젤리아의 취향 발산 현장에, 하림 가족은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백기까지 휘날리는 하루를 보냈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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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10화 연재 완료!!!
이게 정말 얼마만에 연재하는 트와일라잇 스토리인지 모르겠네요.
그동안 귀차니즘, 마듀 랭크 등반 및 DC컵 등반, 유나이트 랭크 등반으로 연재를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10화를 쓰게 되었습니다...ㅠㅠ
귀차니즘과 랭크 등반에 10화를 늦게 업로드하게 된 작가를 용서해 주십시오... (도르베 풍으로)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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