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하게도 이전에 썼던 명탐정 코난 극장판들 리뷰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었다. 그렇기에 최근에 나온 명탐정 코난 극장판까지 다 봤기에, 이번에는 한 번 추억여행 겸 한 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을 정주행 해보려 한다. 이상하게 짱구 극장판은 잘 안 챙겨봤었는 데 꽤 재밌을 것 같다.
참고:
1. 각 극장판에 준 점수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으로서' 라는 전제 하에 준 점수이다.
2.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더빙판, 그리고 대원판 무삭제판을 보고 쓴 평점과 후기입니다.
3. 평점과 후기는 다 주관적입니다. 저는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 아니기에, 짱구는 못말려 팬의 경우 제 후기나 평점이 많이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습니다.
1.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기
액션가면 vs 그래그래 마왕
5/10-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를 있게 해준 기념적인 작품
미리 이야기해두지만, 이 극장판은 놀랍게도 짱구는 못말려 원작 만화책에 실려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TV판에서 등장할 법한 이야기나 개그가 같이 섞여있다. (중간중간 짱구가 엄마 말 안 들으면서 생기는 해프닝 등)
(참고로 어디까지가 원작에서 가져온 것이고, 어디까지가 극장판의 오리지널인지는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을 다시보기 전까지는 이 작품에 대한 큰 기억이 없었다. 그나마 기억나는 건 평행 세계 관련 설명과 후반 액션씬 정도였다. 하지만, 이 극장판을 다시 보면서 새삼 여러가지 면에서 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먼저 스토리에 대해 말하자면, 짱구와 같은 꼬마 아이가 가질 법한 환상에 걸맞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세상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고, 히어로를 도울 수 있는 존재다라는, 아마 어린 시절에 한 번 쯤 해봤을 상상 말이다. 그렇기에 평행세계라는 설정도 어찌보면 이 모든 이야기가 짱구의 꿈 속이라는 것을 표현한 장치같기도 했다.
이런 순수함이 느껴지는 이야기 외에도 초반 빌드업이 꽤 인상깊기도 하다. 액션가면으로 시작해 나름 진지하게 이끌어가면서, 조금 전개가 느리기는 해도 점차 짱구가 선택받은 주인공이라는 것을 브금의 적절한 사용으로 잘 빌드업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짱구와 액션가면이 함께 싸운 후반 그래그래 마왕과의 장면도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공이 큰 연출 덕에) 꽤 인상깊었다.
다만, 아무래도 어린이층을 겨냥한 작품이다보니, 악당 자체는 그렇게까지 엄청난 짓을 안한다. 그래서 악당에 대한 긴장감이 별로 없다보니 추격씬 자체도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다. (잘보면 단순 반복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짱구의 순수한 액션가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전개 자체는 나름 어릴 때 가졌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해 재미 면에서는 떨어져도 여러가지로 인상깊은, 첫 극장판이라 생각한다.
2.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2기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
6/10-가족 어드벤쳐물로서는 괜찮기는 하지만...
이 극장판도 역시 짱구는 못말려 원작 만화책에 실려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에 앞서 말했듯, 어느 부분이 원작에서, 가져온 것이고, 어느 부분이 극장판 만의 오리지널인지는 잘 모른다.
이번 극장판은 1기 극장판에 비하면, 좀 더 극장판다운 구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만화책에 실렸던 에피다보니 중간 중간 개그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허브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이건 극장판 오리지널 설정이라 한다)과, 나름 왕자와 거지를 변형한 이야기, 그리고 꽤 괜찮은 액션씬을 통해 1기보다는 좀 더 본격적인 극장판다운 스토리로 진행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후반부 전개일 것이다. 후반부 아나콘다의 최후가 너무 디즈니 영화 알라딘과 비슷하다보니 악당의 최후 자체는 임팩트가 별로 없었다.
(알라딘은 1992년 개봉,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은 1994년 개봉이기는 해서 단순히 우연인지, 알라딘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모른다, 그렇기에 알라딘을 표절했다는 이야기를 하려 하는 게 아님을 밝힌다)
그리고 1기 극장판에서는 악당과의 싸움에서 어느 정도 개그가 나름 어울리기는 했지만, 이번 극장판의 경우 클라이막스에서의 개그들이 다 모 아니면 도였다보니 클라이막스에서의 몰입을 좀 깨기도 했다. 그러더라도 가족 어드벤쳐물로서 역할은 충실히 해낸다.
3.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3기
흑부리 마왕의 야망
7/10- 짱구 극장판 제작진 분들의 액션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이 극장판도 놀랍게도 역시 짱구는 못말려 원작 만화책에 실려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짱구는 못말려 만화책을 생각하면, 이런 류의 내용을 생각해낸 우스이 요시토 작가님도 대단하고, 이 극장판을 재밌게 만든 제작진들도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3기 극장판은 본격적으로 짱구 극장판 제작진들이 극장판을 만드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것이 느낄 수 있다. 스토리 전개도 극장판답게 딱딱 잘 진행하는 동시에, 적절한 타이밍에 짱구식 유머를 잘 집어넣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랜만에 짱구 극장판 보면서 웃을 수 있었다)
또한 진지한 내용에서는 진지하게, 조금 가벼운 내용에서는 가볍게, 이러한 분위기 조절도 아주 잘 해냈다. 어찌보면 타임슬립이라는 SF 요소가 꽤 들어가 있어 혼란스러울수도 있는 내용도, 시간여행 요소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 안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잘 이끌어나갔다. 그 외에도 중간 보스들과 악당들도 각자 나름 개성이 있었고 (최종 보스가 좀 임팩트가 약했지만 이는 결말부에서의 전투로 해결해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극장판이었다.
그리고 한줄평에서 설명했듯이 이 편은 액션씬이 정말 볼만하다. 액션씬의 분량이 꽤 되면서도, 그러한 액션씬들에 여러가지 흥미로운 연출들에 적절한 브금 선정에, 공을 들인게 느껴지는 작화까지. 새삼 짱구 극장판 제작진들이 액션씬을 만들고 싶어왔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이 극장판이 아무래도 좀 왜색 때문인지 재방송이 별로 안 되는 극장판이다. 그와 별개로, 요즘 심의 등으로 편집되고 있다고 들은 VOD들과 무삭제판을 비교하면서 보는 중인데, 놀랍게도 액션 비중이 많아 좀 폭력적인 장면이 꽤 있는 데도 편집된 장면은 하나도 없더라. 그렇기에 심의에서 편집 여부는 아무래도 재방 여부가 크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
4.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4기
핸더랜드의 대모험
7/10- 토페마 네가 고생이 많다
이 극장판부터 원작 에피소드가 아닌 오리지널 시나리오 진행된다.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기서 짱구의 캐릭터가 이전 극장판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핸더랜드의 대모험의 장점은 많이 유명하기에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칭찬하려 한다. 놀이동산이라는 꿈 가득한 공간을 나름 공포랑 기묘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묘사하는 미스테리, 스! 노우맨을 통해 아이들이 가졌을 법한 공포를 잘 전달해준 점 (부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믿는다는 공포는 어릴 때 필자에게도 꽤 큰 인상을 줬었다). 그리고 마지막 마카오와 죠마 추격씬을 포함한 모든 장면 등. 이 작품에서는 지금 다시보더라도 재밌고 인상적인 장면들이 정말 많다.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공포 요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훌륭한 예시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다시보게 되면서 다시 느껴진 부분도 있다. 첫째로, 이번 극장판에서 짱구가 필자에게는 조금 답답한 캐릭터였다. 앞서 말했듯 이번 극장판에서 짱구는 이전 극장판과 달리 조금 평범한 아이, 즉 위기의 순간에서 겁 먹고 도망치다가 나중에 각성해서 악당을 물리친다는 왕도적인 성장형 주인공의 길을 밟는다. 이러한 전개로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아이라도 초반에 토페마 부탁을 안 들어주는 장면은 다시 보니 필자에게 답답함을 주었었다. 특히나 이러한 짱구의 선택 때문에 토페마가 엄청 고생을 하는 지라 필자 기억에는 어릴 때 이 극장판에서의 짱구를 엄청 싫어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더불어, 스토리적인 면에서 하나 트집을 잡자면 마지막에 핸더랜드 성을 구하는 방법을 알게되는 계기가 너무 개연성 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필자는 원래 시청자를 의식하는 제 4의 벽을 깨는 전개를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도 있지만, 이번 극장판에서는 제작진들이 짱구에게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을 까먹어서 마지막에 급하게 조커를 이용해 설명한 것 같이 느꼈다.
어느 정도 비판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재밌는 극장판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애초에 7점을 줬으니).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3기보다 4기가 더 재밌다고 생각할 때, 필자는 아마 3기가 4기보다 더 재밌었다고 하는 정도의 차이 뿐이다.
9/10 - 당신같은 명작을 기다왔다우~
짱구 극장판들을 다 정주행한 건 아니지만, 암흑마왕 대추적만큼이나 액션씬을 재밌게 연출한 극장판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진지한 분위기의 칼과 맨몸 액션에 그치지 않고, 추격전 도중 물건을 던지는 액션, 마트라는 공간에서 음식으로 싸우는 색다른 액션과 자동차 추격씬까지 다양한 액션들을 여러 각도와 훌륭한 작화로 연출해내고 있다. 그러한 액션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도 개그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크게 칭찬할 점이라 생각한다. 이는 액션씬에만 그치지 않는다. 단순하게 처리할 수도 있을법한 최종 장소로의 이동, 조각상을 얻기 위한 추격, 짱아를 구해내는 과정 하나하나 다 어떻게 하면 더 극적으로, 더 재밌게 연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잘 담겨있었고, 그 덕분에 여러 명장면들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스토리도 잘 짜여졌다. 암흑마왕의 소환을 막아야 한다는 간단한 서사 속에서도 짱구가 오빠로서 여동생을 지키게 되는 내용을 통해 아이가 동생이 생기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 및 성장을 잘 그려냈다. 그 뿐 아니라 나여경의 경찰이 되어가는 성장, 거기다 구슬족 삼총사와 적의 일원이었던 무식한의 이야기까지,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함에도 어느 캐릭터 하나 묻혀지지 않고 다 각자의 서사를 어느 정도 잘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작중 분위기는 너무 무겁지 않게 잘 조절하는 완급 조절까지.
개그에 충실한 극장판으로서는 해야할 것들을 거의 완벽에 해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개그계 명작은 불고기로드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는 다음 리뷰에 설명할 예정이다)
여담
오랜만에 짱구 극장판을 정주행하니 확실히 추억여행도 되었고, 꽤 재밌는 정주행이었다.
지금까지 극장판들 순위를 간단히 매긴다면: 5기>3기>4기>2기>1기 이다.
여담으로 앞서 이야기했듯이 무삭제판으로 보고 있다했는 데, 새삼 VOD판과 비교하면서 여러가지 삭제되고 편집된 구간들이 VOD에서 많이 보이기는 하더라. (최근 TV 방영판은 VOD에서 더 편집한다고 하던데 맞나?) 몇 몇 편집은 좀 의아한 부분이 있기도 해 시간이 된다면 아마 나중에 짱구 극장판 VOD 편집되 장면들을 정리하는 영상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IP보기클릭)121.171.***.***
(IP보기클릭)112.170.***.***
암흑대마왕 대추적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가 솔직히 말해 당신같은 남자를 쭈욱 기다려왔다우 솔직히 나도 그랬어 정말루 ? 뻥이야 ... 내 순결한 마음을 이리 짓밟다니 이..이이 이녀석 각오해라 !! 이야아압 ~!!! 이게 가장 강렬하더군요 ..
(IP보기클릭)121.171.***.***
(IP보기클릭)175.204.***.***
ㅋㅋㅋㅋㅋ 짱구 그림체는 만능ㅋㅋㅋㅋ | 21.07.26 11:16 | |
(IP보기클릭)182.228.***.***
| 21.07.26 20:45 | |
(IP보기클릭)112.170.***.***
암흑대마왕 대추적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가 솔직히 말해 당신같은 남자를 쭈욱 기다려왔다우 솔직히 나도 그랬어 정말루 ? 뻥이야 ... 내 순결한 마음을 이리 짓밟다니 이..이이 이녀석 각오해라 !! 이야아압 ~!!! 이게 가장 강렬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