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코코를 보고 왔습니다. 개봉된 지 정말로 꽤 시간이 지난 영화이기는 했지만, 어쩌다 시간이 생겨서 더빙판으로 보게 됐습니다.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사실, 이미 보실 분들은 이미 다 보셨을 것 같아서 스포일러가 그리 큰 문제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포일러는 하얀글씨 처리로 할 겁니다. 스포일러 부분을 읽고 싶으시다면 마우스로 드래그하시면 됩니다.
괜찮은 점:
1.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솔직히, 픽사나 디즈니 영화라면 이젠 당연시되는 부분이죠. 픽사 영화답게 애니메이션이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나, 해골의 디자인과 움직임, 할머니의 피부, 죽은 자들의 세계, 도시 풍경 같은 여러 곳에서 디테일에 상당히 집중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멕시코의 문화를 반영해서인지 색감도 아주 화려했기에 눈이 꽤 즐거웠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 시작의 미구엘의 가족 배경을 전달하는 독특한 2d 애니메이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2. 괜찮게 전달된 괜찮은 메시지
이 작품의 메시지는 '죽은 가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영화의 소재이면서 배경이기도 한 '죽은 자들의 날'의 의미라고 하네요. 실제로, 원래 코코의 줄거리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마음 속에서 놓아주는 것'일 예정이었다가, 조사를 통해 '죽은 자들의 날'의 진정한 의미가 '죽은 사람을 잊는 것'이 아닌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줄거리가 바뀌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메시지는 어린이말고도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다른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자주 접하지 않은 메시지였던 지라 더 신선하게 느꼈던 것 같네요.
사실, 이 메시지 자체는 이 영화가 전개되면서 대충 예상이 가기는 했습니다. (메시지가 의외였던 인사이드 아웃과 주토피아에 비하면요) 그래도, 이 메시지 자체를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의 독특한 설정(생전에 자신을 기억한 사람이 그 사람을 잊어버리게 되면 죽은 자들의 나라에서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통해서 잘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영화 엔딩 크레딧 마지막 부분도 영화의 이 메시지를 잘 강조한 것 같습니다.
3. 귀가 즐거운 멕시코풍 노래들
사실, 대부분 디즈니/픽사 영화들이 그렇듯이 노래들도 좋았습니다. 멕시코 풍 노래를 잘 안 접했는 데도 꽤나 여러 노래들이 흥겹고 마음에 들었고 괜찮았습니다.
4. 감동적인 엔딩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라고 한다면,
(스포일러)
미구엘이 코코(증조 할머니)와 함께, 기억해줘를 부르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나 이 장면은 헥터가 미구엘의 고조할어버지라는 것이 밝혀지고,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었고 그것을 막기 위해 미구엘이 코코에게 헥터를 떠오르게하기 위해서 불렀었기에 더 감명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 장면도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해피 엔딩에 조금 약한 편이거든요 ㅎㅎ.
5. 좋은 퀄리티의 더빙
일단 디즈니/픽사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더빙도 잘 됐습니다. 물론, 성우진 캐스트 중에 중복이 몇몇 있기는 했지만(개인적으로 픽사 작품 치고 이 정도 중복이 있던 작품이 있었나 싶네요) 전체적으로 더빙은 잘 된 편이었습니다.
이현님의 헥터와 신용우님의 델라크루즈 연기는 평소 (제가 알던) 연기 톤과 조금 달라서 조금 놀랐었습니다. 특히나, 크레딧을 안 보고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용우님의 초반 톤에서는 용우님이라고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미구엘 역을 맡은 문서윤이라는 아역 배우 연기도 좋았습니다. 제가 아역 배우의 아역 더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문서윤의 연기는 아역배우의 더빙으로써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몇몇 부분에서 발음이나 연기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감정표현을 잘했고, 무엇보다도 노래를 잘 소화해 주었습니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번 작품에 김현심님도 나오셨는데 현심님 노래도 조금이지만 들을 수 있습니다 ㅎㅎ.
아쉬운 점: 1. 다소 익숙하면서 아쉬운 스토리 전개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스토리였습니다. 물론, 스토리가 나빴다거나 그런게 아닙니다. 스토리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스토리 자체가 조금 익숙한 스토리 전개였고, 그러한 익숙한 스토리 전개가 다음 전개를 조금 뻔히 보이게 한 것이죠. 물론, 익숙한 스토리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법이기는 하지만, 코코의 경우에는 딱히 인상적이게 표현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멕시코 문화의 일부인 '죽음의 날'과 '죽은 사람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지기는 했어도 스토리 전개 자체는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
코코의 몇몇 전개는 픽사의 '업'을 보신 분들이라면, 다음 전개가 예상되실 겁니다. 미구엘이 존경하는 델라크루즈 영상을 보는 것과 델라크루즈를 찾으러 가겠다고 하는 것에서 사실 델라크루즈가 악당일 것이라는 것이 꽤나 뻔히 보였습니다. 특히 미구엘이 델라크루즈의 파티에 갔을 때, 델라크루즈 파티가 다소 세속적인 것에서 그런 예상이 더 강화됐고요. 그리고 델라크루즈가 악당이었습니다. 게다가 헥터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과 헥터가 델라크루즈를 좀 안다는 것에서 델라크루즈 노래가 사실 헥터 노래였던 것도 어느정도 예상이 간 편이었고요. (물론, 이건 델라크루즈가 악당이라는 것보다는 덜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델라크루즈가 헥터를 죽여서 헥터의 노래를 가로챈 것이 밝혀지고, 헥터가 실제로 미구엘의 고조 할아버지라는 것이 밝혀지고나서는(이건 솔직히 예상 못했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주인공의 고조 할아버지가 살인범이었다는 것은 안 좋을 수 있어서 그랬던 것이겠지만요) 꽤나 전형적인 '가족들(여기서는 조상들)이 미구엘과 같이 힘을 모아서 악당을 처리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절대로 이런 전개가 나쁘다, 단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픽사가 조금 안전한 전개, 딱 어린아이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전개로 갔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픽사 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업 또는 토이스토리 3 이후부터는 픽사가 예전만 하지 못하다고 느낄셨을 겁니다. 업 이후부터는 픽사가 후속작 위주로 많이 가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업 이후에도 후속작이 아닌 작품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작품들 또한 이전 픽사 작품들에 비하면 약한 편이죠. 굿 다이노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평가는 안 좋아보이고,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tv로 나올 때 봤는데 꽤나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나마 인사이드 아웃은 괜찮았지만 그것도 전개가 조금 전형적인 편이었죠.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은 코코처럼 메시지가 전개의 아쉬움을 덮은 케이스였죠.
제가 말하는 것은 픽사가 전 연령대들이 즐길 수 있게, 특히나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개를 안전하게 했고, 이번 코코의 전개도 딱 그랬다는 것입니다. 딱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리 복잡하지 않고 전형적인 전개로 이루어진 나쁘지 않은 스토리를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2. 많이 활용되지 않은 해골이라는 설정
이건 스토리 전개 아쉬움만큼이나 큰 아쉬움은 아니고 제 개인적이면서 사소한 아쉬움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해골 디자인은 정말로 (아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디자인이 잘 됐습니다. 다만, 해골들이 행동하는 모습이 해골 같았다기보다는 사람이 해골 복장을 입었던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 초반부에 '나는 코가 없어, 그래도 알레르기야' 라는 농담으로 설명을 하죠. 그러니까, 처음부터 해골이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라고 영화가 바로 알려주고 있죠. 저도 그 의미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픽사가 이전에는 꽤나 창의적인 디자인이나 움직임, 배경들을 만들어 냈던 것을 기억하면, 해골이라는 설정을 창의적으로 많이 활용하지 않은 것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팔이나 머리를 떼는 그런 것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안 나왔죠. 코코 다음에 나왔던 겨울왕국 단편(제가 본 영화는 코코 다음에 보여주더군요)에서는 올라프가 눈사람이라는 것을 이용해 많은 개그 등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꽤나 아쉬웠습니다.
3. 조금 불필요했던 장면과 개
이것또한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몇 몇 장면은 불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나,
(스포일러)
미구엘의 조상들이 델라크루즈의 무대에서 싸우는 도중, 미구엘의 고조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오게 되서 이것이 쇼의 일부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무대인 것처럼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노래 자체가 괜찮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 무대에서 빨리 도망쳐도 됐을텐데 왜 굳이 그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미구엘의 강아지도 그렇게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미구엘의 강아지는 멕시칸 헤어리스 도그인데, 이 개는 고대에는 죽은 자들을 인도하는 것으로 여겼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개가 미구엘과 같이 죽은 자들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영화에서 하는 활약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영화에서 빠져도 그리 문제가 없었을 것 같네요.
최종평:
이 영화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괜찮았습니다. 온 가족이 보러 갈 수 있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픽사의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픽사의 작품 중 역대급이다', '역시 픽사다' 이렇게 조금 과도하게 칭송하는 면이 없잖아 있지 않네요. 이번 작품도 픽사의 다른 작품들처럼 괜찮았던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메시지가 영화의 전개보다 더 좋았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코코 다음에 나온 겨울왕국 단편과 동일하게 즐겼습니다. (제가 겨울왕국을 재밌게 본 편이거든요)
10점 만점 기준으로 표현하자면 제 점수는 6/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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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망자의 날등의 축제나 이번작품을 보고 느끼지만 '죽음'이란 소재로 이런식의 분위기를 표현할수있는게 참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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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차론(헥토르에게 대퇴골 빌려준 유령)이 사라지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걸본 저는 원피스 히루루크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진짜 죽음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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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망자의 날등의 축제나 이번작품을 보고 느끼지만 '죽음'이란 소재로 이런식의 분위기를 표현할수있는게 참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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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차론(헥토르에게 대퇴골 빌려준 유령)이 사라지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걸본 저는 원피스 히루루크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진짜 죽음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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