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극장판 1기부터 10까지의 간단 리뷰: https://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617921
이전에 썼던 명탐정 코난 극장판 1기부터 10까지의 리뷰에 이어서 이번에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11기부터 15기까지의 간단 리뷰를 쓰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5개씩 나누어서 쓰는 것이 더 밀도있을 것 같아서요.
참고:
1. 각 극장판에 준 점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으로서'라는 전제하에 준 점수입니다.
2. 명탐정 코난 극장판 더빙판을 보고 쓴 평점과 후기입니다.
1. 명탐정 코난 극장판 11기
명탐정 코난: 감벽의 관
5/10, 한줄평: 나름 재밌었지만 극장판이라기보다는 TV 스페셜 같은 느낌
감벽의 관 후기를 보니 많이 지루했다, 역대 최악의 극장판이다라는 후기가 있었는 데, 저의 경우 지루하다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 보물찾기 힌트를 차례차례 풀어가는 과정이 은근 볼만했거든요.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극장판이라기보다는 명탐정 코난 TV 시리즈에서 정규 방영하는 4부작 시리즈의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리고 극장판 시작부에서 미란이와 보라가 옛날의 여자 해적 듀오처럼 엄청난 활약을 할 것처럼 암시를 했는 데, 정작 그렇게 큰 활약도 못했고, 미란이와 보라가 둘이서 같이 듀오처럼 있었던 분량 자체도 너무 적었고요. 약간 낚시 당한 느낌이었달까요?
2. 명탐정 코난 극장판 12기
명탐정 코난: 전율의 악보
6/10, 한줄평: 클래식 음악의 활용도 좋았고 나름 신선하고 재밌...
일단 영화 후기를 쓰기 전에 있어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은 데, 그건 바로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그 논란?의 전화기 씬입니다. 입으로 DTMF 신호를 내서 전화기에 손 대지 않고 전화 거는 장면이 있는 데, 사실 이게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는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일본 방송에서 직접 실험하기도 했고요. 다만, 이 장면에서 논란되는 부분이 "음치인 코난이 대체 어떻게 정확한 음을 내는 것이냐?" 인데, 여기서 일단 말하겠습니다. 저는 이 장면 그렇게 신경쓰지 않고, 크게 딴지 걸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말이 나올만한 장면이지만, 이 극장판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도 아니었고 몇 분 정도밖에 안되는 장면이기에 이 장면이 제 영화 평점에 큰 영향을 안 줬거든요.
서론이 길었네요. 영화 자체에 대한 후기를 이야기하면, 클래식 음악이 아주 잘 활용되었던 극장판이었습니다. 영화 인트로 부분과 피해자가 각각 당할 때 적절하게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여 긴장감과 분위기를 잘 조성했습니다. 더불어, 코난과 강레나(아키바 레이코)의 케미도 좋았습니다. 그렇기에 영화 초중반, 그리고 후반부의 처음부분까지는 몰입도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몰입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부분은 바로 범인이 동기를 이야기한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명탐정 코난에서 범인의 동기가 빈약한 거야 옛날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이 극장판에서의 범인의 동기는:
1. 동기에 비해 벌려놓은 일의 스케일이 너무 컸고
2. 너무 장황하게 설명해서 단번에 동기가 이해가 안 됐고
3. 정말로 명탐정 코난에서 가장 싫어하는 클리셰 중 하나인 '오해'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것입니다.
좀 심한 말일 수 있지만 '옷걸이' 못지않게 명탐정 코난에서 어이없는 범행 동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 영화 후반부의 후반부가 저에게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하였고 그로 인해 끝맛이 그렇게 좋지 않은 극장판이었던 것 같네요.
3. 명탐정 코난 극장판 13기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7/10, 한줄평: 검은 조직이 호구/무능력해보이기는 해도 몰입도 있고 재밌었다는 것은 사실!
여기서도 조금 긴 서론을 좀 쓰겠습니다. 이 극장판에서도 검은 조직이 무능력하게 나온다는 비판이 있다는 걸 알고 저도 이 극장판을 투니버스에서 방영했을 때 봤을 때 그 생각을 했습니다. 몇 년동안 증거도 안 남겨왔던 검은 조직이 너무 쉽게 들킬 뻔하고, 대놓고 도심에서 범행을 저지르려는 장면 등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 허술해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놀랍게도 2번째로 봤을 때는 이런한 점이 거슬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스토리 자체에 예전만큼 큰 관심을 안 가지게 되서일 수도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14기 극장판 이야기에서 조금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리뷰하자면 이번 극장판은 검은 조직이 본격적으로 등장해서인지 몰입감도 좋았고, 극이 진행될수록 작품의 흥미와 긴장감이 적절하게 잘 고조되고 결말도 나름 여운있게 잘 끝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극장판에서 언급하겠지만 명탐정 코난에 검은 조직을 넣었을 경우, 검은 조직의 새로운 멤버가 등장할 경우 정말 특수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아무래도 원작과 충돌하면 안되니까요. 이 극장판의 경우, 그러한 태생적 한계를 알고 최대한 새로운 검은 조직 멤버에게 감정 이입할 요소들을 아주 잘 넣었습니다! 명탐정 코난 tv 시리즈를 챙겨본 사람이면 알 에피소드를 원작과 출동하지 않는 선에서 활용해 처음 보는 검은 조직 멤버에게 감정이입할 요소를 잘 넣었고 그렇기에 엔딩도 여운있게 그리고 깔끔하게 잘 끝냈다고 생각합니다.
추리와 액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추리의 경우 코난이 범인을 찾아낸 과정이 추리보다는 심리학의 영역이었고, 조금 빈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검은 조직 이야기를 위해 추리 이야기를 발판으로 삼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아주 큰 단점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극장판에서의 액션도 너무 과했다는 평이 있는 데, 개인적으로 명탐정 코난이라는 시리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액션이라는 기준이 적절하게 잘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진지한 스토리물로서의 명탐정 코난 극장판 중에서는 베이커가의 망령(6기) 다음으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4. 명탐정 코난 극장판 14기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
8/10, 한줄평: 가족 오락영화로서 최고!
이 극장판에서 1기부터 7기 극장판 감독 코다마 켄지와 8기부터 14기 극장판 감독 야마마토 야스이치로의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다마 켄지 감독의 경우 '명탐정 코난'이라는 작품의 (초기) 분위기에 어울리는 극장판을 만들려고 한다면,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은 '명탐정 코난'을 소재로 해 오락성을 추구하는 극장판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즉,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특히 리즈시절)의 팬이라면 코다마 켄지 감독의 스타일을 더 선호할테고, 저처럼 명탐정 코난의 스토리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의 경우,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의 스타일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이번 극장판은 그렇게 오락성을 추구하는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이 감독을 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오락성이 컸던 영화였으니까 말이죠. 킬러 세균과 테러리스트, 그리고 폭탄이라는 요소들을 통해 스토리에 긴장감을 유지하고, 괴도 키드를 잘 활용하여, 코난과의 흥미로운 케미를 보여주면서도 미란이와 나름 재밌는 러브코메디도 보여주고, 명탐정 코난이라는 선에서 선을 넘지 않는 액션씬을 통해서 시각적인 재미도 줬을 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물론 범인 자체는 성우덕후여서 뻔하기는 했지만) 잘 이끌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오락영화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잘 지키면서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란 말이죠.
이 극장판의 평 중에서 추리 자체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는 데, 이전에 '순흑의 악몽' 평 중에서 '추리를 포기하니 얼마나 재밌는가'라는 평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그 평은 '순흑의 악몽'보다는 '천공의 난파선'에 더 어울리는 평이 아닐까 싶습니다. 순흑의 악몽 리뷰에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순흑의 악몽은 저에게는 생각안하면 재밌는 작품 수준이었는 데, 칠흑의 추적자와 천공의 난파선을 보고 나서는 그 평도 너무 후하게 준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5.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기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
5/10, 한줄평: 시즈노 코분 작품인데 재밌다고?
이 한줄평이 이해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전에 본 시즈노 코분 감독의 작품들: 안녕 티라노, 이차원의 저격수, 순흑의 악몽 을 보고나서 저는 시즈노 코분 감독 작품과는 정말로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셋 중에서 그나마 순흑의 악몽이 생각안하면 볼만한 수준이었던 걸 빼면 나머지 두 작품은 정말 재미없어서 기억에도 별로 안 남는 작품이었거든요. 그래서, 명탐정 코난 15기부터 시즈노 코분 감독의 작품들을 보게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실 불안했습니다. 재미없는 극장판들을 연속으로 몇 번이나 봐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왠일인지 침묵의 15분은 재밌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서술하겠지만 단점들이 분명 있고 그래서 5점을 줬습니다. 왜 이게 좀 재밌었을까 했는 데 크레딧을 보고 알았습니다. 크레딧에 '총감독: 야스모토 야스이치로'라 써진 것을 보고 말이죠. 물론, 제가 애니메이션 쪽 일을 안 하기에 총감독과 감독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 것인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야스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극장판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만큼이나 재밌었던 것이었고요. (이후 야스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이 관여 안 한 시즈노 코분 감독 창작의 극장판들이 서서히 두렵기는 하네요)
물론, 이 작품 나름 재밌었던 것에 비해 단점은 명백히 있습니다. 첫째로 범인이 정말로 뻔했습니다. 저의 경우, 성우 덕후여서 인지 몰라도 영화 시작부분에서 범인의 호흡소리 듣고 '아 이 성우가 범인 역인가?' 했다가 나중에 제가 예상했던 성우가 등장해서 금방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려 버렸습니다. 물론 성우 덕후가 아니더라도 대충 분위기나 이야기 흐름을 조금만 보더라도 범인이 뻔한 수준이었고요.
더불어, 결말부에 갈등이나 감동?을 위해 추가됐던 요소들이 마이너스 였던 것도 있습니다. 범인이 밝혀지고 과거에 관여됐던 인물이 등장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흔한 코난식 '눈물을 보이면 무조건 감동이다' 식 결말로 끝날 즈음에 등장하는 폭발과 해결방식이 점점 갈수록 무리수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첫째로 범인의 범행 스케일이 너무 큰 것도 있는 데다가, 과거에 관여됐던 인물도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말 치고는 너무 명백하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했던지라 감동보다는 어이없다는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결말부에서의 폭발과 해결방식, 그리고 결말 내용의 경우, 영화 초반부에서 대놓고 암시하기는 했었지만, 진짜 이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해결될 줄은 몰랐거든요. 이렇게나 따지고보면 문제점이 많은 작품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총감독이었던 야스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이 어느 정도 관여했기에 그나마 이 정도 수준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여담이지만, 이 극장판이 15주년 작품이고 15기 극장판이어서인지, 정말로 15라는 숫자를 엄청 강조합니다. 사실 이런 엄청나게 강조하는 15 이스터에그도 저에게는 좀 마이너스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작품에 10점 만점에 15점을 줄려했는 데 그게 안 되니 5점을 준 것이었습니다.
총평:
11기에서 15기 극장판까지 작품을 재밌게 본 순서로 나열하면: 14기>13기>12기>11기>15기
1기부터 15기 극장판까지 작품을 재밌게 본 순서로 나열하면: 6기>>14기>13기>4기>9기>10기>5기>3기>7기>12기>2기>11기>15기>1기>>>8기
이제 11기부터 15기까지는 다 봤는 데, 다행이도 11기부터 15기까지 작품 중에서 지루한 작품은 없었고 다 나름의 재미가 있었던 극장판들이었습니다. 근데 가장 큰 걱정인 건 16기 이후 작품들인데...이 극장판들은 대부분이 시즈노 코분 감독이 맡은 작품이라는 것도 있지만 일본에서도 평이 안 좋았던 작품들이라 소위 '암흑기'라 불린 작품들이라 더 걱정이 되네요. 특히나, 17기 절해의 탐정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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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런 것 같아요. 이차원의 저격수나 순흑의 악몽을 생각하면 | 20.02.24 12: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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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몰랐는 데 지금 명탐정 코난 정주행하고보니 어느 성우가 나온다는 것에서 대충 이 사람이 범인이나 흑막이겠구나 예상을 조금 할 수 있게는 되어버렸네요 ㅎㅎ. (호흡소리는 순전히 운이고요 ㅎㅎ) | 20.02.24 12: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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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후기 올릴 수도 있는데 23기 감청의 권은 정말로 최악이었습니다 하... | 20.02.24 15: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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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해의 탐정을 보고 말씀하시는 거면, 그 극장판에 원작자가 얼마나 관여했을 지 모르겠지만, 그 이지스함 측에서 "우리 이지스함 홍보 영화 좀 만들어주세요" 하고 돈 준게 아닐까 싶어요. 방금 봤는 데 이지스함 찬양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봤어요 | 20.02.25 13: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