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비긴어게임’ MBC가 만든다고 해서 놀랐다
아래는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편의상 존칭은 삭제)
● 김희철은 이전에도 게임 프로그램 유희낙락을 진행했는데, 차이점이 무엇인가?
유희낙락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당시 프로그램은 초보자를 입덕 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 반면, 비긴어게임의 경우 이미 모두들 알고 있는 게임과 어릴 적 추억의 게임을 파고들고자 한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기보다는 많이 이용하는 게임이 주가 될 것 같다. 나 자신이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게임 산업이 문화 수출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요소만 부각되는 상황이 많아 게임의 순기능을 알리고 싶다.
사실 MBC에서 게임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좀 놀라기도 했다. 아시는 분들은 알 텐데 MBC게임 건도 있고, 전원을 내린 적도 있고… (웃음) 그래서 비긴어게임 제작진과 만났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공찬의 경우 엣날 게임을 해보니 어땠나?
게임 종류에 관계 없이 대체로 무난한 실력이 나온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겨 왔기 때문에 옛날 게임이라고 해도 대부분 아는 것들이다. (최근에 누구와 게임을 하느냐는 질문에) 빅스의 홍빈, 같이 방송하는 오현빈 등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공부도 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많이 즐기고 있다. 물론 폰에는 맞고나 포커도 있지만, 배틀그라운드도 이틀에 한 번은 치킨을 먹는 것 같다. 그리고 위닝, 피파… 이미지 상으로는 내가 게임을 별로 안 할 것 같지만, 결혼 전까지는 친구들과 PC방에서 살기도 했고, 아바, 스페셜포스 등에서는 날아다녔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롤이나 난이도 있는 게임들을 배우고 같이 해보려 한다. 나이 차이가 나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게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처음에 낯을 너무 많이 가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빠들이 많이 배려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 게임은 평소에도 밤을 새워가며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남은 촬영도 열심히 하겠다.
김희철 : 게임의 순기능이란 것이… 그간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은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나 컸다. 10년 전에는 프로그래머가 일반 방송에 나가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고. 그런 인식을 고치고 싶었다. 하지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게임이 재미있으니 해보라고 말하기보다는 추억 속 게임이나 교육용 게임으로 천천히 접근하려 한다. 배그 같은 경우 10-20분 통으로 보여주면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피로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편집과 관련해서도 제작진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고… 단순히 게임의 순기능을 말로만 전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고민하고 있다.
김준현 : 다 같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도 즐겁다. 요즘은 아빠랑 자녀가 PC방을 가는 집도 있다는데, 이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많이 소개하면서 순기능을 어필 하고 싶다.
● 기욤 패트리의 경우 1세대 프로게이머였는데, 한국 게임 예능에 참가한 소감이 궁금하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의 위상이 그간 많이 변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한국에 온 지 20년 차인데, 스타크래프트를 하려 한국에 왔다가 5년 전부터 예능을 시작, 어리버리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방송을 통해서 어리버리 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에서는 게임을 많이 하면 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는 머리가 나빠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20년 전에는 이런 인식이 더했다. 그래도 지금은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하고,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이런 프로그램은 좋다고 생각한다.
김희철 : 녹화일마다 보지만, 게임을 위한 이런 공간을 볼 때마다 정말 뿌듯한 감정이 느껴진다. 내가 연습생이던 시절에는 이런 경기장을 찾기 힘들었는데, 전용 경기장이다 보니 모든 것이 시스템화 되어 있어 대처도 빠르다. 비긴어게임 MC로서가 아니라 게임에 대한 행사는 왠만하면 다 하고 싶다. 군 제대 후 복귀할 때도 온게임넷에서 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고.
신동 : 새로운 아지트가 생긴 것 같아 기분 좋다. 언제든지 오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러기는 힘들 것 같고, 우리 6명이 함께 와서 게임 연습을 하고 싶다.
김준현 : 대한민국 게임 메카로서, 게임 문화의 발전에 일조하면 좋겠다. 정말 멋진 아지트가 생긴 것 같다.
기욤 : 한국은 세계적으로 게임을 잘 하기로 유명하고, 이스포츠를 시작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공찬 :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자리에 앉아서 녹화를 하다 보니 매번 감사함을 느낀다.
조현 : 어릴 때 아빠가 보던 게임 방송… 그 때는 스타크래프트였는데, 당시 프로게이머들이 이런 자리에서 경기를 하더라.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 게스트가 매번 출연하나? 그리고 주위에서 누구를 초청하고 싶나?
신동 : 회마다 게스트가 등장하고, 연예계에 게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연기자 이민호나 엑소 친구들도 게임을 좋아해서 초대하고 싶다.
공찬 : 빅스의 홍빈… 사실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웃음)
김준현 : 개그계에도 첫 회 게스트인 장동민 외에 게임을 좋아하는 많은 친구들이 있다.
김희철 :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옛날 게임을 많이들 아실 것이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 보면 왜 내가 좋아하는 게임은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는 오랜 시간이 흐르다 보니 회사가 없어진 경우도 있고, 제작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어서 저작권을 해결하지 못해서인 측면도 있다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 김희철은 게임 방송을 많이 해봐서 알겠지만 이런 게임 방송은 항상 새벽 시간대에 편성되어 전파력이 떨어진다. 진행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번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에도 새벽 1시… 요즘 같은 세상이면 이 시간에 TV를 보는 분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달려라 코바 때처럼 가족 시간대에 편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이 자리에 기자 분들이 많이 와주신 점, 그리고 MBC가 게임 관련 방송을 한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지 않나 싶다. MC로서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지금은 욕심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 언론이 관심을 갖고 기사가 나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조현 : 처음 게임을 접하게 된 것이 초등학생 때였는데, 닌텐도 DS로 두뇌 게임, 마리오 카트 등을 친구들과 즐긴 것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때는 친해지자는 말이 같이 게임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닌텐도 DS 게임들이 인생 게임이라 하겠다.
공찬 : 인생 게임이라고 하면 지금도 즐기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이다. 원래 FPS를 좋아해서 다양한 게임들을 즐겨왔지만, 배그는 스쿼드로 4인이 함께 전략을 짜고, 화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이 무척 크다.
기욤 :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캐나다에서 떨어질 때쯤 한국에 초청됐다. 그 전까지 한국 음식이나 노래는 물론 사람도 접해본 적 없었는데, 와보니 너무너무 즐겁고 서울에서의 생활이 잘 맞더라. 그래서 몇 개월 후 대학을 쉬고 3개월만 한국에 있겠다고 했다가 지금 20년 째 한국에 있으니, 스타크래프트야말로 내 인생 게임이라 할 만하다. 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나오면서 옛날에 활동하던 게이머들이 부활해서 너무 재미있다. (다시 선수로 복귀할 생각은?) 프로게이머 수명은 짧다. 26세 이후까지 성공하는 프로게이머는 없는 것 같고, 지금 난 나이가 너무 들었다.
김준현 : 나도 총 쏘는 게임을 좋아해서 아바가 인생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처음 PC방에서 접했을 때 2-3일 밤을 꼬박 샜는데, 구 여친, 현 와이프와 연애할 때는 커플석에서 함께 밤새 즐기기도 했다.
김희철 : 너무 많아서… 제일 처음 플레이 했던 게임은 재믹스의 마성전설을 시작으로 고인돌, 폭스, 리니지, 와우, 아이온, 블소, 스타, 워크래프트, 그 날이 오면, 포가튼 사가, 파랜드 택틱스… 많은 게임이 떠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실적인 것보다 만화적인 콘텐츠에 더 감동을 많이 받는데, 이올린의 품에서 죽는 흑태자 엔딩이 당시 중2였던 나를 펑펑 울렸으니 딱 하나만 꼽으라면 창세기전 2가 될 것 같다.
신동 : 어릴 때부터 오락실 덕후여서 아랑전설, 용호의권 등을 좋아했는데 이들이 합쳐진 데다 세 명이 한 팀이 되는 게임이 나와서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바로 KOF94였는데, 요즘도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있어서 너무 좋다. 그래서 어릴 적 꿈은 오락실 사장이었는데, 막상 차리려고 보니 PC방 시장이 커져서 PC방을 차리게 된 것인데, 당시 배운 것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도움이 되더라.
신동 : 게임을 알려주는 방송인 만큼 사전에 어떤 게임을 할 지 제작진으로부터 들으면 미리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끔 공부를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닌텐도의 역사, PC 게임의 시작 등을 보면서 방송에 임하고 있다. 내가 아는 정보를 시청자 분들께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희철 : 우리끼리만 웃긴 건가, 그렇다면 일반 예능과 뭐가 다른가, 정보를 전달할 때도 이게 정말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인가,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 추억의 게임 같은 경우 시청자가 더 많은 정보를 아는 경우도 있는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최대한 쉬운 게임, 온 가족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위주로 소개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신작 게임 정보를 전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 말미에는 국내 최초의 e스포츠 걸그룹 게임단을 표방한 ‘아쿠아’가 등장했다. 케이팝스타6 준우승자 김혜림, 프로듀스 48의 윤해솔, 믹스나인의 김시현과 백현주, 프로듀스 101의 유수아, 라임소다의 나승지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아쿠아는 MVP 치킨마루 팀에서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였던 소라가 매니저를, OGN 서머너즈워 정복자들에서 활동했던 형은이 서포터즈를 맡는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