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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06
Shark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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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갈색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서 듀얼을 선언한 두 남자. 원래라면 서로의 듀얼디스크가 번갈아 점등되었다가, 선공 플레이어의 듀얼디스크 위에서 마지막으로 불꽃이 깜빡이지만 지금은 조금 특별한 경우다. 가온의 상대인 SS는 상어 지느러미같은 판자를 왼팔위에 펼쳤고, 그 어느곳에도 발광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공은 나다."
"마음대로."
SS가 선공을 가져가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먼저 나선 것은 가온. 그는 선공을 외치며 카드 다섯 장을 뽑아들었다.
어째서 선공을 걷어찬 것일까. 그의 덱이 후공에 유리하기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선공보다는 후공에 더 유리한 가온은 섣부른 짓을 한 것이 된다.
"[카드 트루퍼]( LV 3 / ATK 400 ) 소환."
가온이 첫 수로 꺼내든 것은 단조로운 형태의 탐사형 로봇이었다. 상체는 빨갛게, 하체는 파란 무한궤도. 새빨간 양팔에는 포격을 위한 포구가 달려있지만, 위협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공격력 고작 400. 쓰레기같은 몬스터를 공격 표시로 내놓다니. 무슨 배짱이지?"
"이녀석은 이렇게 꺼내놔야 의미가 있거든."
"흠?"
"덱에서 카드 3장을 묘지로 보내고 효과 발동."
첫 패를 뽑고 남은 35장의 카드뭉치. 가온은 덱에있는 카드를 위에서부터 3장, 차례로 뽑았다. 그리고 그 내용물을 확인하고서 바로 묘지에 보낸다.
"[카드 트루퍼]( LV 3 / ATK 400 → 1900 )의 공격력은 1500 상승하지."
"1900. 쓰레기라고 부를만큼 약할 타점은 아니군. 그런데 너. 노림수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잠자코 보고 있으라고. 패에서 튜너 몬스터 [초중무사 호라가-E]( LV 2 / DEF 600 ) 특수 소환!"
탐사형 로봇 옆으로 주황색 로봇이 하나 더 튀어나왔다. 크기는 꼬마만하지만 무사라는 이름값이라도 하려는 듯, 투박하고 단단한 갑옷을 입었다. 다만 갑옷차림을 했다 하더라도 호라가-E는 어린 병졸, 무기를 쥐는 대신에 굵은 나팔 하나를 들고 있다.
"튜너. 그런거군."
"레벨3 트루퍼에게 레벨2 호라가-E를 튜닝."
주황색 나팔수가 나팔을 들고 불기 시작한다. 우렁찬 나팔 소리. 트루퍼가 눈에서 라이트를 뿜어내며 요란스럽게 바퀴를 굴린다. 분해되기 시작하는 카드 트루퍼. 그를 구성하던 부품들이 작은 꼬마 나팔수에게 덧입혀진다.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묵직한 울림을 내는 기계접합. 마찰하며 달궈지는 로봇의 등줄기에서 새하얀 증기가 터져나왔다.
"싱크로 소환! [초중검성 무사-C]( LV 5 / DEF 2300 )"
새빨간 갑옷 차림의 육중한 무사가 두 자루의 검을 탕탕 두드렸다. 그의 몸 위로 이어지는 금색 파이프의 끝에서는 폭음을 내며 불꽃이 뿜어졌고, 무거운 발바닥이 지면에 꽂히듯 내리찍는다.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뜨거운 고온이 대기중에 흘렀다.
"무사-C의 효과로 묘지에 있는 [초중무사소울 석궁]을 패에 가져오겠어."
"묘지에 있는 카드를 회수한다. 그래. 트루퍼를 꺼내놓은 건 그걸 위해서였구만."
"그렇지. 완전히 운에 맡기는 거지만."
"무모하긴."
"남자의 듀얼은 그런거라고. 턴 엔드!"
--- 가온 ---
몬스터 : □[초중검성 무사-C]
마법 / 함정 :
패 □[초중무사소울 석궁] + ■ + ■ + ■
--- --- ---
"그렇담 내 턴이다."
SS가 손을 올리자 지느러미가 꿈틀댄다. 불쾌한 느낌이 가득하다.
"드로!"
낚싯줄을 감아올리듯, 그는 세차게 카드를 당겼다.
"[해황의 용기대]( LV 4 / ATK 1800 ) 소환!"
"해황!"
가온도 익히 알고있는 카드를 SS가 뽑아들었다. 그가 자신의 지느러미 위에 카드를 올리자 대기에 푸른색이 일렁였다. 바닥에서 부글거리며 거품이 일었고, 세찬 물살을 몰고서 전투 해마를 탄 푸른 피부의 기병이 나타났다. 피부라는 말은 부적절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몸은 물고기처럼 비늘이 잔뜩 뒤덮고있기 때문이다.
"오호. 해황을 알고 있어?"
"아는 녀석이 사용하는 카드거든."
"누군지는 몰라도 좋은 선택을 했군그래. 『스탠다드』주제에."
"스탠다드?"
"이어서 나는 패에있는 [사일런트 앵그러]( LV 4 / ATK 800 )를 특수 소환!"
가온에게 생각할 겨를조차 주지않고, SS는 연속적으로 전개했다. 용기대가 지상에 밀어올린 급류를 타고 못생긴 물고기 한 마리가 올라왔다. 복어의 생김새를 한 몬스터는 물고기치고는 너무나도 거대한 크기였다.
"레벨4 몬스터가 둘. 엑시즈인가!"
"두 녀석으로 오버레이!"
그가 오른팔을 들어올리며 호쾌하게 외쳤다. 푸른 빛깔의 어인과 기괴한 생김새의 거대한 복어 한 마리, 두 몬스터가 물살을 타고 헤엄친다. 새하얀 세상에 어둠이 찾아들었다. 진득한 검정색의 늪으로 푸른빛이 빨려들어가 뒤섞인다. 질척질척한 물결이 꾸물거리며 새로운 형상을 빚어낸다.
"엑시즈 소환! [바하무트 샤크]( Rank 4 / ATK 2600 )"
그의 말에 새까만 늪이 펄펄 끓는 탕처럼 변했다. 끼익거리는 신음을 연신토해내는 검정색 열탕.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거대한 괴물 한 마리가 탕에서 빠져나오려 머리를 쳐들고, 주먹에 힘을 줬다. 우렁찬 고함 소리를 내며 괴물이 나타났다. 그것은 팔과 다리가 달린 거대한 상어. 게다가 등 뒤로는 날개까지 달린 기괴한 생명체였다.
"배틀이다. 저녀석을 먹어치워라 바하무트!"
으르렁거리는 괴물 상어. 날개를 휘적거리며, 붉은 무사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의 굵직한 오른팔이 화살처럼 무사-C의 목을 턱 붙잡았다.
- 흐읍!
- 갸아아아아아!
고함치는 바하무트. 붉은 무사는 목이 붙잡힌 상황에서 능숙하게 오른팔을 움직여 검을 상어의 팔뚝에 찔러넣었다. 단단한 피부였지만 검은 상어의 살을 완전히 관통했다. 그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는 바하무트. 오른손으로 무사-C의 목이 아니라 머리를 붙잡아 힘을 줘 분쇄시킨다. 머리가 박살난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양손으로 무사의 몸을 잡아 옆으로 찢어버렸다. 머리가 박살나고 몸이 반쪽으로, 종잇장처럼 찢겨버린 무사가 다 타버린 부품으로 지상에 후두둑 떨어졌다.
"메인2. 오버레이 유닛 하나를 제거하고 바하무트 효과 발동!"
하늘을 나는 상어의 옆에 두 개의 푸른 빛이 일렁거린다. 두 개중 하나를 한 손으로 잡고 쥐어뜯는 바하무트. 그가 빛을 집어삼키고 푸른 빛을 토해냈다. 그것은 곧 강렬한 격류가 되어 지상을 뒤덮었다. 수면이 점점 높아진다. 온 세상이 바다로 뒤덮였고, 아득히 먼 위, 태양이 보이는 언저리까지 물이 차서 올라간 것만 같다.
"욱!"
행여나 물을 삼키기라도 할까, 가온이 숨을 참았다. 하지만 이내 뱉어냈고, 다시 호흡하자 그제서야 숨을 쉬는 것에는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이게 웬……."
"나는 엑스트라 덱에서 [No.71 리바리언 샤크]( Rank 3 / DEF 2000 )를 특수 소환한다."
입을 쩍 벌리는 파란색의 거대한 괴물. 도끼처럼 날카로운 날개를 여럿 펼친 거대한 용이었다.
"용기대 효과 발동."
"큭. 그랬었지."
"덱에서 [해황자 넵트어비스]를 서치한다."
용기대는 물 속성 몬스터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묘지로 보내질 때, 덱에서 해룡족 몬스터 한 장을 패에 가져온다. 자기 자신을 가져올 수는 없지만, 지금 SS가 가져온 해황자는 언제든지 덱에서 용기대를 묘지에 묻을 수 있는 카드. 그는 두번째 용기대를 패에 가져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해황이면 중장병같은 녀석도 있어.'
구태여 두번째 용기대를 묻을 필요없이, 덱에서 [해황의 중장병]을 묘지로 보내는 것으로 가온의 몬스터 하나를 파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곤란하지.'
카드 효과를 예측하고 애를 먹는 가온을 보며 그는 입을 쭉 찢어서 키득키득 웃는다.
"카드를 하나 세트."
그의 왼팔에 달린 지느러미가 꿈틀댄다.
"자. 어디 발버둥쳐봐라 쓰레기. 턴 엔드다."
--- 가온 ---
몬스터 :
마법 / 함정 :
패 □[초중무사소울 석궁] + ■ + ■ + ■
--- --- ---
--- SS ---
몬스터 : □[바하무트 샤크] + □[No.71 리바리언 샤크]
마법 / 함정 : ■
패 □[해황자 넵트어비스] + ■ + ■ + ■
--- --- ---
"쓰레기는 누가 쓰레기라고 지껄이는건지. 드로!"
지금 뽑은 카드를 패에 꽂아넣고, 가온은 카드 한 장을 다시 패에서 꺼내 듀얼디스크에 강타했다.
"네 필드에 몬스터가 둘 있으니 패에서 [초중무사 텐B-N]( LV 4 / DEF 1800 ) 특수 소환한다!"
묵직한 천칭을 어깨위로 진 로봇 일꾼이 나타났다. 자신이 수중에 떠있다는 사실에 로봇은 당황한다.
"당황할 것 없다."
가온의 단호한 말을 듣고서, 텐B-N은 다리를 휘적거리는 것을 멈췄다. 굳이 몸부림치지 않아도 수중에 떠있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묘지에서 [초중무사 호라가-E]( LV 2 / DEF 600 ) 특수 소환!"
부글거리는 거품이 천칭 위로 피어올랐다. 나팔을 든 꼬마 로봇 한 대가 뽈록 튀어나왔다.
"마지막으로 [초중무사소울 석궁]( LV 4 / ATK 1200 ) 일반 소환!"
"쓰레기 몬스터들을 줄줄이 늘어놓기는."
가온이 단숨에 몬스터들을 소환하자 SS가 입을 삐죽댄다.
"잊은거냐. 호라가-E는 튜너라는 사실을."
"그걸 말하고 있는게 아냐."
"그렇담 뭘 말하는 건데?"
"날 쓰러트리려거든 평범한 몬스터로는 불가능해. 너도 그정도는 알고 있을텐데?"
가온의 물음에 SS가 눈살을 찌푸렸다.
"너. 이제 링커를 불러내지도 못 하잖아?"
"뭐……?"
"이미 그 할망구한테 들었거든. 혜르와 싸우고 난 다음부터, 링커를 쓴 적이 없다고."
"……!"
벌써 2년이 더 지나간 과거. 가온은 그 날 이래로, 링커를 소환한 적이 없다. 아니 소환할 수 없었다. 이유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 한다. 그저 그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소환할 수 없었다.
"그 이유를 알려줄까?"
SS가 씨익 웃으며 가온을 응시한다.
"링커는 사람의 영혼을 먹고 사는 존재. 그런데 네 영혼은 지금 한 군데 못 묶이고 이리저리 조각나서 퍼져있어."
"그게 뭔……."
"링커가 나오려고 해도, 네 영혼이 극도로 쇠약해져서 나오지도 못 한다 이거야."
"그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내가 약해져서 그녀석을 못 부르는 거라고."
"그래. 그렇겠지. 너와 한 턴밖에 싸우지 않았지만, 내 눈에는 잘 보이거든."
SS가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알고있지? 초월체라는 건 링커처럼 사람의 영혼을 뜯어먹고 산다. 걔들처럼 똑같이 우리들 눈에도 그놈 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거든."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거냐고. 링커를 못 불러내는 나는 널 이기지 못 한다고 말하려는 거냐?"
"흐음. 그렇지는 않아."
"뭣?"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너. 지금 이 필드를 가득 채운 이 물의 성분이 뭔지 궁금하지 않아?"
"물……."
SS가 엑시즈 소환을 한 이후로, 온 세상이 바다에 잠긴듯 하다. 그의 옆에는 몇 층이나 되는 기숙사가 있고, 발 밑으로는 차갑고 두터운 눈길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통 수면 아래에 놓여 붕 떠있다.
"이건 내가 축적해놓은 영혼을 가시적으로 풀어낸거다. 물의 형태로 말야."
"뭐라고?"
"지금 숨을 쉬며 들이마시고 있는 모든 것이 내가 쌓아놓은 힘. 너는 그 보고 아래에 있는거다."
"왜 그런 짓을……."
"나는 보고 싶거든. 네놈의 가능성을 말야."
"내 가능성?"
"평소에는 영혼이 이리저리 뜯겨나간 놈이라고 하더라도, 이정도의 수압 아래에서는 그 영혼이 뭉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링커가 살아숨쉬는데 필요한 산소같은 영혼이 지금 얼마든지 이 자리에 녹아있는 거지."
"그렇다면 너는 나한테……."
"링커를 뽑아내라는 거다."
"!!!"
SS는 가온에게 링커를 소환하라고 강요한다. 다른 상황이라면 불가능하더라도 지금은 가능하다. 가온은 잠시 주저하더니 듀얼디스크에 올린 카드들을 집어올렸다. 그것은 싱크로 소환을 하겠다는 신호. SS는 웃음기를 감추지 못 한다.
"레벨4 텐B-N과 석궁에게 레벨2 호라가-E를 튜닝!"
수없이 많은 기포가 터져나오며 눈 앞을 가렸다. 호라가-E의 나각 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세 몬스터를 중심으로 격렬한 소용돌이가 일러이며 몰아쳤다. 빠르게 회전하는 새하얀 소용돌이. 강하게 마찰하며 돌아가는 바람결에 폭발적인 열이 뿜어져나왔다. 터져나오는 열기에 바다가 증발하며 급속하게 수면이 낮아진다. 필드를 감싼 새파란 것이 모두 펄펄 끓으며 새하얀 증기로 뒤바뀐다. 묵직한 창 한 자루가 튀어나와 서슬퍼런 날을 내밀었다.
"싱크로 소환! [초중황신 스사노-O]( LV 10 / DEF 3800 )"
창을 거두어올리는 거대한 팔. 그 정체는 링커도 무엇도 아닌 거대한 그늘. 끝이 보이지않는 위를 향해 고개를 쳐들어야 비로소 어두운 녹색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산과도 같은 무사였다.
"쳇. 링커를 소환하지 않는거냐."
"바보. 뻔히 속이 보이는 말로 날 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냐?"
SS가 굳이 가온에게 링커를 소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적어도 자신에게 손해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힘을 정탐하려고 한 거겠지."
"완전히 돌대가리는 아니였네. 눈치 못 채고 링커를 부를거라 생각했는데."
SS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아니 어쩌면.'
그런 생각을 떨쳐내게 하듯 가온이 소리쳤다.
"묘지로 보내진 석궁 효과 발동! [초중무사소울 버스터 건틀릿]을 서치한다!"
"쳇. 그녀석을 가져왔나."
"배틀! 바하무트를 베어라!"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스사노-O의 창이 지상을 향해 떨어졌다.
"리버스 카드 오픈! [디스트럭트 포션]!"
창끝이 날개달린 거대한 상어를 양단했다. 그러나 바하무트는 육편이 부숴지는 이 없이 곧 젤리처럼 물렁하게 변해 녹아내렸다.
"바하무트를 파괴하고 그 공격력만큼 라이프를 회복한다! ( LP : 4000 → 6600 ) "
"쳇. 귀찮은 짓을."
"자. 몬스터가 사라졌으니 리플레이해라."
"알고있어. 리바리언을 공격!"
적을 놓친 창끝이 이번에는 푸른 용의 모습을 비추었다. 땅을 짚고 그 일대를 모두 지워버리듯, 스사노-O의 창이 크게 한 획을 그었다. 푸른 용의 몸이 무 썰듯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크캿. 이걸 기다렸다!"
거신의 창이 지나간 자리에 굵은 모래가 섞인 바람이 불었다. 눈앞에 뿌옇게 서린 흙을 털어내며 SS는 덱에서 카드 한 장을 휙 잡아당겼다.
"나는 덱에있는 [RUM-더 세븐스 원]을 덱 맨위에 놓는다!"
"RUM?"
처음 듣는 단어다. 하지만 그가 저렇게 자신있게 선언하는 것을 보면 저 카드에 심상찮은 무엇인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턴을 넘겨봐라 쓰레기. 평범한 인간은 평생동안 한 번도 보지 못 할 광경을 보여줄테니까!"
"신경 거슬리게 하긴. 스사노-O의 효과 발동. 네 묘지에 있는 [디스트럭트 포션]을 내 필드에 세트한다! 턴 엔드!"
거신의 창 끝에 푸른 용의 피가 흘러내렸다. 날 끝에는 카드 한 장이 찍혀있다. 그것은 SS가 이미 사용했던 카드. [디스트럭트 포션]이다.
--- 가온 ---
몬스터 : □[초중황신 스사노-O]
마법 / 함정 : ■[디스트럭트 포션]
패 □[초중무사소울 버스터 건틀릿] + ■ + ■ + ■
--- --- ---
--- SS ( LP : 6600 ) ---
몬스터 :
마법 / 함정 :
패 □[해황자 넵트어비스] + ■ + ■ + ■
--- --- ---
"내 턴이다. 드로!"
드로한 카드를 가온에게 뻔히 보이도록, SS가 치켜들었다.
"내가 뽑은 카드는 [RUM-더 세븐스 원]!"
저번 턴, 그가 그 카드를 덱 맨위에 올려놓는 것을 가온도 보았으니 구태여 설명할 필요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SS는 그것을 자랑하듯 가온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내 엑시즈 몬스터를 한 단계 높은 랭크로 랭크업시키지!"
"엑시즈 몬스터를 랭크업시킨다? 엑시즈 몬스터가 어딨다는 거냐."
"멍청하긴. 랭크 업이 이뤄지는 장소는 필드에 국한된게 아냐!"
"뭐?"
"엑스트라 덱에서 [No.101 사일런트 아너즈 아크 나이트]( Rank 4 )를 특수 소환!"
"!!!"
땅이 강하게 흔들렸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지면을 부수며, 거대한 배 한 척이 떠올랐다. 암모나이트를 닮은 순백색 배 한 척. 다만 일반적인 배와는 생김새가 사뭇 다르다.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
배의 중앙에서부터 강렬한 보라빛이 뿜어져나왔다. 배가 절개되며 찰칵거리는 소리가 선명하다. 방주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배의 역할을 수행하듯 아크 나이트 내부에서 새까만 무엇인가가 빠져나왔다. 이 거대한 방주는 이 검정색 괴물을 싣기 위함이다. 새까만 괴물이 방주에서 내려오자, 배는 이제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 한다. 괴물은 거대한 창 한자루를 쥐어 배를 갈라버렸고, 하늘에서 거대한 폭음이 터져나왔다.
"강림하라. [CNo.101 사일런트 아너즈 다크 나이트]( Rank 5 / ATK 2800 )"
검정을 마주하자 소름끼치는 위압감이 가온을 덮쳤다.
"재밌는 건 지금부터다."
SS는 그 공포를 포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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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59.15.***.***
네 필드를 잘 봐라. 네가 소환한 몬스터는 [다크 나이트]다. 타키온이 다크 나이트로!? | 17.07.04 17:2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