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장
미나미자와 센리 2
그래서 당일엔, 저녁부터 비가 내렸습니다만, 눈에 띄는 곳은 다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은 나도 가 본 적이 없었거든. 너는 가 본 적 있어? 하나 조언을 하자면, 아무리 팬더라도 자고 있는 것만 보게 되면, 자고 있네 이외의 감상 따위 안 나오니까, 팬더가 보고싶다면 개원 직후나 먹이를 주는 시간에 가는 편이 좋은 모양입니다. 그 애, 한 번도 이 쪽을 봐 주지 않았어.
결국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만질 수 있게 둔 토끼였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그 애, 귀엽지 않아? 최근, 우키와 유우토가 번갈아가면서 기를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어제는, 토끼가 끝에 달린 샤프를 둘 다 들고서는, 힐끗힐끗 보여주는 거 있지. 그거, 완전히 작전 짜고 있는 거려나. 넘어가지 않을 셈이지만, 솔직히 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기쁜 소식이 하나.
최근, 유우토가 예의 발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완치했다고 말하기는 힘든 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뭔가 최근 밝아진 기분이 들어. 틀림없이, 유우토에겐 좋은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우키랑 뭔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숨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뭐, 대충 상상은 되지만 말이지.
둘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당신이 집에 왔을 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키가 누나 역할을 하려고 힘내고 있기 때문일까.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당신을, 제가 돌보고 있던 그 때입니다. 처음 손톱을 깎아줬을 때의 긴장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을까, 상처를 입히지 않을까 불안했어. 그럴 때는, 누나니까, 장녀니까 라고 분발해서 불안을 날려버리곤 했습니다. 당신에게는 어떤 느낌인지 전해지겠지만, 분명 거기에는 진짜 자신을 속이려는 의미도 적지 않게 들어있었을 거야.
미안해. 나는, 너를 이용하고 있었어.
우키는, 잘 지냅니다. 저 같은 것보다 훨씬, 제대로 된 누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 말이 나온 김에 확실히 적어둡니다만. 당신 그 때의 이야기를 할 때, 언제나 그 화제를 피하고 있었겠지만, 죄송하지만 배변 처리도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나잇대의 남자 아이니까 기분은 알겠지만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를. 이해해주세요.
이전 이야기한 코모리 씨에 대해서는, 자세한 건 적을 수 없지만 괜찮습니다. 안심해주세요. 조금 호전적이고 지기 싫어하는 부분이 있지만, 훌륭한 보육사 씨입니다. 우키네를 확실히 지켜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집 이야기를 하자면, 코모리 씨에게 맡기고 있던 청소와 세탁을, 이전처럼 당번제로 돌려놓았습니다. 코모리 씨의 비중이 컸던 부분입니다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도 우키도 유우토도, 아무래도 기분이 안 좋아서. 식사는 여전히 제가 중심이 되어 만들고 있습니다. 우키와 대항하듯이 코모리씨가 요리 연습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두 사람이 말하길 우리 집의 식탁 허들은 말도 안 되게 높다는 모양이지만, 적어도 코모리 씨의 경우는 제가 아니라도 불합격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삶은 달걀을 만드려고 하다가 손을 베이는 걸, 저는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너는, 이해가 가?
그래그래, 코타츠 입니다만, 결국 아리무라도 카즈키도 아닌, 코모리 씨가 좌식의자를 사 와버렸습니다. 예상대로, 전원이 정말 편한 듯이 눌러붙어서, 좀체 코타츠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봄이 되어도 치우지 않으려고 할 게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고 있지만 말이지.
여전히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또, 편지 하겠습니다.
총총
미나미자와 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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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장은 짧습니다. 센리 편을 이렇게 날림으로 먹다니 ㅂㄷㅂㄷ. 뭐 짧기로는 오노에가 더 짧긴 하지만..
짧으니까 2장도 약간 올려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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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에 기대하시는 와중에 죄송하지만 겁나 짧은데다 별 거 없어서 ㅜㅜ.... | 17.04.19 11: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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