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하츠야마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 8시 반을 넘고 있었다.
하츠야마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고 와 버렸지만, 응대해준 하츠야마의 어머니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전에 방문했을 뿐인 하나의 얼굴을 기억해 준 모양이었다.
어머니에게 확인해보니, 하츠야마는 방에 틀어박혀버린 채였다. 역시 인터넷의 사진이 원인이라고 했다. "기분을 생각하면, 무리하게 끌어낼 수도 없어서......"라고 말을 흘린 어머니의 얼굴은 피곤함이 남아있었다. 방 앞으로 안내받았을 때, "제가 이야기할테니까."라고 하나가 고하자, 어머니는 깊이 머리를 숙였다.
"미즈키, 들어갈게."
하나는 대답을 확인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열쇠는 잠겨있지 않았다. 부모와의 약속으로, 학교에는 가지 않아도 좋고, 방에서 나오지 않아도 되니까 열쇠만 잠그지 않기로 한 모양이었다.
"......어째서."
아연해하는 목소리를 낸 하츠야마는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하나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가슴까지 오던 머리카락은, 어깨에도 닿지 않을 정도로 짧아져 있었다. 안경도 끼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하나는 바로 알아챘다. 인터넷 사진이었다. 재활 중인 하츠야마의 모습이, 노화현상을 빼면 지금의 하츠야마와 똑 닮았었다.
"......어째서?"
아까보다는 조금 분명한 어조로 하츠야마가 되풀이했다.
"사진, 봤으니까."
하나가 테니스 부의 친구 이름을 대자, 하츠야마는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숙이며, 무릎을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었다.
"전화, 안 받아서 미안해."
"......응. 나도, 계속 미즈키를 피하고 있었으니까."
"......역시, 그랬구나."
크게 충격을 받은 기색도 없이, 하츠야마는 말했다.
"가발이었구나. 안경도 가짜?"
얼굴을 파묻은 채, 하츠야마는 약간 머리를 움직여 긍정했다.
"전에 재활할 때 사진 찍힌 게 원인이지?"
"왜 알고 있는거야."
하츠야마가 놀라서 얼굴을 들었다.
"그것도 친구한테 들엇으니까. 변장하고 있었구나."
"그치만......싫었으니까."
"테니스부에 얼굴을 비추지 않게 된 것도, 그게 원인? 다른 유령부원 사람들은, 몸이 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원인일지도 이지만, 미즈키는 테니스 하고 있는 걸 절대로 찍히고 싶지 않았던거지. 테니스코트, 밖이니까."
하츠야마가 포기한 듯이 웃으면서, "과연, 미야시로 씨의 후배네."라고 말했다.
"그것 말이지만."
하나는 침대 위의 하츠야마에게 다가가, 휙 얼굴을 들이밀었다.
"타쿠루 서냅는 미즈키가 생각하는 것 같은 사람이 아냐. 그 사건은 증후군인 사람들에의 경고 같은 게 아니었어. 자기 모습 따위, 눈치채지 못했어."
하츠야마는 기세에 눌린 건지 몸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하나는 더욱 얼굴을 가까이 댔다.
"......타쿠루 선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무슨 속셈으로 사건을 일으켰는지 따위 모르지만."
거짓말을 늘어놓았을 때, 마음이 아팠다. 참기 위해서 하나는 입술을 깨물고,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쥐었다.
"유이쨩......여동생의 일도, 사실은 바라지 않았어. 이토 선배도 그래. 선배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어."
"......그럴 리 없잖아. 그게, 그런, 일본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었다고. 그래, 알고 있어? 일본 뿐만이 아니라, 꽤나 해외에서도 화제가 돼 있어서."
쿵, 하고 하나는 침대 옆의 벽을 두드렸다.
말을 이으려고 한 하츠야마가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
"미즈키는, 어쩌고 싶어?"
"......에?"
"타쿠루 선배나 이토 선배를 자기 입맛에 맞게 들어올려서, 어쩌고 싶어. 증후군이었던 사람 중에서 제정신이었던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싶어? 아니면 그걸 깨달은 사람은 자기가 처음이라는 걸로, 다른 증후군인 사람들하곤 다르다고 믿고 싶어?"
신문부로서 사건을 쫓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안락함과는 정반대로 감정이 심장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하나는 버티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 짓 해도, 미즈키가 전 증후군자라는 상황은 바뀌지 않아. 사진의 확산이나, 확산시키는 사람이 줄어들지도 않아."
"......그런 거, 생각 안해."
부정하는 하츠야마에겐 그러나 힘이 담겨있지 않았다. 눈을 피하며 얼굴을 숙인 채, 겨울에 밖으로 쫓겨난 것처럼 떨고 있었다.
"하, 하지만, 그래, 봐봐. 미야시로 씨가 가장 먼저 병에서 회복했잖아.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 역시 처음부터 자기 모습을 깨달은 거야."
콰앙, 하고 하나가 한 번 더 벽을 때렸다. 하츠야마가 몸을 움츠렸다. 벽에 금이 가고, 약간 찌그러져 있었다.
"타쿠루 선배를, 도피처로 삼지 마."
하츠야마는 겁을 먹고 있었다. 하나는 신경쓰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21시 전이었다. 켜져 있는 채인 방의 컴퓨터 앞에, 하츠야마를 침대에서 일으켜세우듯 끌고 왔다.
"잠깐, 아파!"
"봐봐. 시간 됐으니까."
트위포에 들어가, 예의 사진의 확산원인 계정으로 들어갔다.
"그만둬."
하츠야마가 눈을 돌렸다. 모니터에는 그 4컷만화 풍의 사진이 표시되고, 낮에 영화관에서 본 것보다도 확산 수가 늘어 있었다.
21시를 넘어, 하나는 갱신 버튼을 눌렀다. 화면은 확산 수가 조금 늘어난 것 외에 변함이 없었다. 침대로 돌아가려는 하츠야마를, 하나가 잡아 그 자리에 붙들어놓았다. "뭐야, 진짜 그만둬."하고 호소하는 것을 무시하고, 그 뒤로 하나는 몇 초 단위로 갱신을 계속했다.
5분이 지났을 즈음, 갑작스레 화면이 바뀌었다. "이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되었다.
"에......?"
곤혹스러워 하는 하츠야마를 두고, 하나는 만일을 위해 한 두번 더 갱신했다. 역시 "이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표시되었다. 하나는 "......응."이라고 끄덕였다.
"사진 처음 올린 녀석이, 계정을 지우고 도망친거야. 뭐, 도망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뭐야, 그거."
"사진에 학생증이 쓰였잖아. 그거, 만화카페에서 복사 뜰 때의 거였어."
만화카페의 머신이나 그 외 설비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부정행위에 사용되거나 부서졌을 때의 조치로써, 고객의 신분을 확인할 목적으로, 신분증을 복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와 하츠야마가 이용한 만화카페도 그랬다.
하츠야마는 그건 알고 있었던 모양으로, "그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이라고 내뱉었다.
"취득한 개인정보를 멋대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건 위반이니까. 증후군자의 권리 같은 걸 지키는 활동을 하는 단체에 연락해서, 항의했어."
열심히 대응해준 단체였다. 휴일인데 죄송합니다 라고 하나가 전화로 사과하자, 오히려 활동에 확실한 이익이 나오는 게 아닌 이런 단체는, 휴일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1시 정도에, 가게를 통해서 사진을 확산시킨 본인과 연락이 닿는다고 말했었다. 역시 종업원의 한 사람이 확산원이었다. 거품을 물며 삭제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대로였다.
"미즈키가 만화카페에서 여자한테 찍혔다고 했잖아. 그 녀석, 확산시킨 종업원의 친구였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하츠야마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몇번이나 갱신했지만, 표시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하츠야마는 기도하는 듯한 표정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해, 트위포를 뒤졌다. 거기에 나온 것은, 하츠야마의 사진이 가공되어 있는, 예의 4컷만화 풍의 사진이었다.
"......그렇겠지."
낙담한 목소리가 울렸다. 확산원이 없어졌다고 해서, 이미 확산된 사진 데이터 그 자체는 없어질 리가 없었다. 개인이 보존해서 다시 업로드 한 것에 대해서는, 우후죽순처럼 계속해서 인터넷에 퍼질 뿐이다.
"......응. 그러니까, 이번의 범인은 놓치지 않기로 했어."
하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단어를 타이핑해서, 트위포의 표시를 바꿨다.
"뭐야 이거."
거기에 나타난 건, 역시나 4컷만화 풍의 사진이었다. 하지만 찍혀있는 건 하츠야마가 아니라, 하나였다. 하츠야마와 같은 구도로, 증후군에 걸리기 전, 재활 도중, 학생증, 그리고 현재의 하나가 찍혀 있었다.
"낮에 만든 사진. 확산한 녀석의 주소로 직접 보내줬어. 곧바로 그 녀석의 트위포에서 확산됐어. 그것도 같이 단체에 항의해서, 하는 김에 그 건을 포함해서 역으로 그 녀석의 FACEMOOK 같은 곳에 불을 붙여놨어. 이미 그 녀석의 본명이나, 학력이나, 그리고 미즈키의 사진을 찍은 여자의 프로필 같은 것도 인터넷에 뿌려져있어. 두 사람, 사귀고 있었어.
하나는 브라우저를 조작해서 그 건이 정리가 된 페이지로 날아갔다. 눈 부분을 검은 선으로 가렸지만, 카운터에 있던 그 점원이었다. 옆에, 여성이 찍혀 있었다. "......그 녀석이다."라고, 하츠야마가 망연히 중얼거렸다.
"......어떻게 한 거야."
"......응. ......뭐, 이것저것."
협력을 부탁 받은, 쿠노사토 미오의 기분 나쁘다는 듯한 목소리를 하나는 떠올렸다.
처음엔 "알까보냐. 스스로 해."라고 거절했지만, 센리네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교대로 묵으면서 증후군의 연구를 협력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자, 혀를 찬 후에 "너의 지금 사진을 보내. 한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든 거랑, 연속해서 두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든 거랑은, 네티즌 놈들의 반응이 현저히 달라."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뒤는 상황을 지켜 볼 뿐이었다. 눈 깜짝할 새에 하나의 4컷만화 풍 사진이 확산되어, 뭘 어떻게 한 건지, "그 병의 환자를 차례로 무단 도촬하는 녀석이 화제로"라는 페이지가 갑자기 여기저기 세워져서, 하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확산한 종업원의 폭로가 시작되었다.
미오는 내키지 않는 듯 대답했었지만,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수완이었다. 저녁이 된 무렵 다시 연락이 와서, "상대의 SNS에 추궁이 시작되었다. 슬슬 겁 먹을 타이밍이다. 나중에 메일로 개요를 보내는 권리단체에 연락해. 여자가 받으면 남자로 바꿔달라고 말해. 단체원의 리스트도 나중에 보내지. 이성인 녀석이 더 잘 움직여. 확산되어서 곤란해요 라고 가냘픔을 가장해서, 남자가 여자를 도와줄 때의 만족감을 유도해. 학생증 건을 강조해서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고, 단체로서 공식적으로 움직일 구실을 만들어 줘. 혹시 그 남자한테 지식이 없는 것 같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제 23조에 위반한다고 말을 덧붙여. 만일을 위해 너도 읽어둬라. 네가 이용한 만화카페의 규약의 위에서 3번째에도 명기되어 있다. 그 뒤에는 단체의 움직임에 맞춰서 좋을대로 해라. 다음 네 놈이 병원에서 묵는 날은 다음주니까."라고 기분이 상한 듯한 목소리로 한 번에 말하고는, 역시 대답도 하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이 사람은 바보가 아닐까, 하나는 기가 막혔다. 분명히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확산시킨 사람이 구석에 몰렸다고 알면, 이 사진 같은 짓은, 줄어들지도......그러니까."
"하지만...... 어째서 하나까지, 자기 걸......"
"그럴 필요가 있었으니까."
실제로 그걸 제안한 건 쿠노사토 이지만, 하나는 오히려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에, 이런 거...... 아무렇지 않아."
타쿠루가 결단한 일에 비하면, 자신의 시시한 사진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것 따위, 사소한 일일 뿐이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하나를, 하츠야마가 망연히 바라보았다.
"......이게 신문부의, 타쿠루 선배의 방식이야. 만화카페의 점원도, 미즈키의 사진을 찍은 여자도, 사진을 확산시킨 녀석들도......그리고, 점원의 개인정보를 뿌린 녀석들도.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에 달려들었을 뿐."
하나는 모니터의 전원을 껐다. 변함없이 확산이나 불판이 이어지겠지만, 이미 쫓아다닐 의미는 없었다.
"미즈키도, 그런 짓은 하지마.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타쿠루 선배나 이토 선배를, 미즈키의 입맛에 맞추지 마."
다시 돌아보며 말한 하나에게, 하츠야마는 궁지에 몰린 듯 눈물을 글썽였다. 보이지 않게 하려는 건지 아래를 쳐다보았다.
"......나, 어떻게 하면 돼?"
"......응."
옛 친구에게 같은 말을 들었던 것을 하나는 떠올렸다.
검도부의 친구다. 자매 같았다. 자신의 목소리 때문에 가족 채로 부서버린 친구였다. 질문 받았을 때, 하나는 아무 말도 해 주지 못했다.
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하지만 자기 자신도 바뀌어 있다고, 동료들과 함께 경험한 일들이 하나의 눈을 뜨게 해줬다.
"......힘껏 버텨. 확산된 규모는 다르지만, 나도 미즈키랑 같은 입장이니까. 나는 힘껏 버틸거야. 대부분이 재밌으니까 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 우리를 괴롭혀. 그런 녀석들을 위해, 우리가 괴로워해 줄 필요따위, 절대로 없어."
컴퓨터 앞에서 떨어져, 문으로 향했다. 나가기 직전, 하나는 얼굴만 돌려서 바라보았다.
"......내 절친이 한 말이지만. 친구는 생기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래. 나는 지금, 만드려고 하고 있어. 미즈키를 친구로 만드려고 하고 있어. 하지만 미즈키가 힘내지 못하고, 다시 타쿠루 선배나 이토 선배를 도피처로 삼는다면, 무리. 친구로 삼는 건 포기할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츠야마는 바닥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미즈키가, 좋을대로 하면 돼. 가능하면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벽, 찌그러뜨려서 미안."
하나는 문을 닫았다.
뭔가 가르쳐줬으면 하는 어머니에게 가볍게 인사만 하고, 하나는 하츠야마의 집을 떠났다.
죄송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미 목이 바짝 말랐다. 이렇게 오래 이야기한 건, 증후군에 걸린 이후 처음이라고 하나는 생각했다.
다음 날 학교의 쉬는 시간이었다.
하나가 변함 없이 휴대용 게임기를 들고 있을 때, 화면에 그림자가 졌다.
얼굴을 들자, 하츠야마가 서 있었다. 하나는 멍하니 있었다.
"......뭔가 말해."
"......응. ......에 그러니까, 그"
머리카락이 짧았다. 안경도 끼지 않았다.
묵묵히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의 공기가 이물로 비친 건지, 반 친구들이 힐끔힐끔 시선을 던져왔다.
"......시력, 얼마 정도야?"
겨우겨우 물어본 하나에게, 하츠야마는 "2.0"이라고 대답했다. 묘한 간격이 흐른 뒤, 어느 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미소 지었다.
"테니스 부, 다시 가는 거야?"
"응, 그럴 셈."
"......응. 미즈키, 점심시간에 시간 있어? 조금 부탁할 게 있는데."
승낙한 하츠야마를 데리고, 하나는 점심시간에 언제나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이미 히나에와 센리가 와 있었고, 점심밥을 펼치고 있었다. 하나와 미즈키를 확인하자, 히나에는 등받이에 있는 힘껏 체중을 싣고, 스커트를 펄럭이며 양 발을 책상에 올려놓았다.
"어이어이 잘도 얼굴을 내밀었구마안 배신자 놈이. 연락 하나 받지 못한 나와 선배의 어제의 고독을 들려줄까. 영화가 끝나고 먹은 파스타는 대박이었지이. 디저트로 나온 타르트도 상당했고. 심지어 가격도 괜찮았지 제대로 고생해서 조사했으니까. 다시 한 번 말한다고 리피-트다 고생해서, 조사했으니까. 아아 아까워라."
"아리무라, 태도가 나빠."
센리가 찰싹 다리를 때리자, 히나에는 얌전히 책상에서 발을 내렸다. "하츠야마 씨?"라고 센리가 상냥하게 묻자, 히나에의 태도에 벙쪄있던 하츠야마가 끄덕였다.
"저기, 부활동에 대해선데요."
하나는 그렇게 말하고, 이전 히나에에게 받은 입부 및 입회 신청서를 가방에서 꺼냈다.
센리가 눈을 치떴다.
"결정했어? 어디?"
"아뇨, 그 전에 잠깐 물어보고 싶은데요. 부활동이나 위원회는, 5명 이상이 아니면 안 되는 거였나요."
"원칙은 그렇지만......?"
물음표를 띄우면서 센리가 대답했다.
헤키호우 학원은 센리네가 제1기생에 해당하는, 역사가 짧은 학교다. 개교시에는 부활동이나 위원회를 설립할 때 특별히 사람 수에 대한 규정이 없었지만, 현재에는 5명 이상 소속해 있을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나는 그렇죠, 라고 끄덕였다.
"그럼, 새로 부활동 만들고 싶으니까, 센리 선배 들어와 주실래요? 히나도."
드물게 센리가 "......하?"라고 얼빠진 목소리를 냈다. 기분이 안 좋은 듯이 창 밖을 보고 있던 히나에도, 아연해하며 하나를 보았다.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개요는 써 놨으니까요."
하나는 얼이 나간 센리에게 서류를 건넸다. 센리는 하나의 얼굴을 보고 있었지만, 하나가 서류에 시선을 떨구자, 겨우 받아 든 것을 알아차린 듯, 서류에 눈을 돌렸다.
"'전 카오스 차일드 증후군자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부활동'......?"
네, 라고 하나가 끄덕였다. 뒤에 있던 하츠야마의 놀람이 전해졌다.
"......응. 미즈키의 일로 이것저것 생각해서."
센리는 그 개요만이 써져 있는 서류를 찬찬히 본 뒤, 하나를 쳐다보았다. 하나가 수줍어하자, 센리가 작게 미소지었다.
"......그래. 좋아,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만 약속해줘. 어제 일이지만, 그거, 쿠노사토 씨지."
역시 알아채나, 라고 하나는 끄덕였다. 센리네에 연락하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으니까, 걱정되어서 인터넷으로 쫓아보고 있었겠지.
"그런 짓은 더 이상 하지 마. 그런 걸 에스컬레이트 시키게 둘 순 없어. 나는 두 번 다시 잘못할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야."
"......네."
하나가 확실히 끄덕였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 셈이었다.
"그리고, 부활동이 아니라 위원회로 하도록. 활동 내용이 그대로 학교 전체에 연관되는 부분이니까, 그 편이 좋아. 학생회 산하 취급으로 하면, 내가 겸임하기도 쉽고, 아리무라도 부활동이 2개인 것보다 허가를 내리기 쉬우니까."
"나, 나는 아직 들어가겠다고 정하진 않았네마안."
돌연히 지금까지의 자기 캐릭터를 이어가듯, 히나에가 다시 등받이에 체중을 실으며 의자를 흔들기 시작했다. 하나도 센리도 그것을 무시했다.
"부장......이 아니라 회장은 너겠네. 부부장은 제가 하도록 하죠. 그래서, 하츠야마 씨?"
"네, 네?"
갑자기 말을 걸어져 하츠야마가 자세를 바로 했다. 여제의 소문은 하급생에게도 건재한 모양이었다.
"당신도, 들어와 줄 수 있을까?"
"에......저기."
하나가 하츠야마를 보자, "......부탁이란 게, 이거?"라고 물어왔다. 하나는 끄덕였다.
"이름만 빌려줘도 좋으니까. 테니스 부와 겸임이 되겠지만."
"......알았어."
하츠야마는 진지한 얼굴로 끄덕였다. "하지만, 가끔씩 도와줄게."라고 말한 하츠야마에게, 하나도 끄덕였다.
입회 신청서 전에 위원회의 설립을 신청하는 전용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있어, 각각 자필로 사인을 해야 했기에, 하나와 센리, 하츠야마는 그 서류에 자기 이름을 기입했다. 회장의 칸이 가장 위에 있었다. 자기 이름이 센리보다 위에 써진 것에, 하나는 묘한 간지러움을 느꼈다.
"아리무라도."라고, 센리.
"글쎄 어떻게 할까나아. 위자료 느낌으로 뭔가 한 턱 쏴 주지 않으면 내키지 않는구마안."
"빨리 쓰도록."
히나에는 얌전히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계속해서 뾰루퉁하게 "그치만 말이야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야아."라고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하나가 히나에에게서 서류를 받아들자 히나에는 또다시 삐친 듯이 시선을 창 밖으로 향했다. 불만은 상당히 뿌리 깊은 모양이었다. 이건 다음에 정말로 뭔가 한 턱 내 줘야겠구나 라고 하나는 생각했다.
"저기, 혹시 말이야."
뭔가 짚이는 게 있는지, 하츠야마가 하나와 히나에를 번갈아 보면서, 하나의 어깨를 쿡쿡 찔렀다.
"뭐."
"하나의 절친이란 거 이 사람?"
"설마. 그럴 리 없잖아."
"그거 다시 내놔!"
서류에 뻗어온 히나에의 손을 하나가 피했다. 전신을 내밀어 오려는 히나에를, 센리가 한 손으로 먹이를 움켜쥐듯 낚아채고 강제로 앉혔다.
"그래서, 다른 한 명은 짚이는 데가 있고?"
"네. 미즈키와 같은 테니스 부의 사람이에요. 명의는 빌려주겠다고 말했어요."
그걸 들은 하츠야마는, 짐작이 가는지 "......아."라고 입을 열었다.
센리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보인 뒤, 만족한 듯 끄덕였다.
"그럼, 그 사람한테 사인을 받아와 줘. 가급적이면 오늘 중으로. 내일 학생회 회의에서 의제로 제출해서 승인을 받고, 이틀 뒤에는 학교 측에 제출할 테니까. 부실은 여기로 괜찮지?"
하나는 끄덕였다.
"말해두겠지만 틀어박혀서 게임만 하고 있으면 바로 해산시켜 버릴테니까."
가볍게 고개를 저은 뒤, 하나는 웃었다.
"응, 괜찮아요. 바빠질지도 이고요. 거기에, 친구랑 외출이라던가 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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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인성 ㄷㄷ 네티즌의 속성을 잘 볼 수 있는 챕터였습니다.
여튼 하나 편 끝. 이제 히나에 편으로 넘어가서 귀여운 히나에를 봅시다.
그 전에 사잇장으로 센리 편지 한 통 읽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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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요오옷! 수고하십니당ㅎㅎ
(IP보기클릭)58.122.***.***
수달 커엽;;; | 17.04.21 21:52 | |
(IP보기클릭)175.223.***.***
와아—타—노시! | 17.04.22 07: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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