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중간에 일러스트가 있지만 올리지 않겠습니다(어차피 캡쳐도 안되고)
일러스트를 보고 싶으면 책을 사는 것입니다!!!(이렇게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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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이런 때에. 뭔가 있으면 연락해줘. 휴대폰 전원을 켜두는 허가는 받아둘테니까."
우키에게 그렇게 말하고, 센리와 코모리에게 이끌려 병원으로 향했다.
증후군에 관한 검사를 위해서였다. 퇴원 후에도 전 증후군자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다닐 의무가 있었다. 그 중에도 우키네는 증후군의 연구에 협력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수면 중의 뇌파를 측정하도록, 한 명씩 번갈아가며 병원에 묵을 것을 요청받았다.
센리는 유우토가 걱정되어 병원 측에 사정을 봐달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그 유우토 본인이 괜찮으니까 라면서, 센리를 내보낸 것이었다.
지쳐 있었던 거겠지, 센리와 코모리를 배웅하고 나서, 유우토는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
얼마 안 돼 우키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학교 숙제를 끝내고, 방금 전의 코모리의 타박상과 찰과상에 대한 자신의 처치와 그 순서가 정답이었는지 반추한 후, 잠자리로 들어갔다.
찾아온 잠 기운을 따라 책읽기를 그만두려 했을 때, 희미하게 신음소리가 들려온 기분이 들었다.
이불을 걷어차고, 우키는 유우토의 방으로 향했다. 노크해도 대답이 없었따. 문을 열자, 유우토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침대 위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있었다.
"유우, 진정해."
자주 봐 온 가벼운 발작이었다. 우키는 곧바로 방의 전등을 켜고, 침대에 걸터앉아 유우토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미, 미안해요......"
"됐으니까. 괜찮아."
순간 센리에게 연락하려고 우키는 생각했지만, 과호흡이나 경련은 보이지 않았다. 밝게 한 채 가족이 옆에 붙어 있으면 발작은 악화하지 않을 터였다. 만일 악화해도 그 때의 대처법을 우키는 알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우키는 어깨를 감싼 채 달래듯이 작게 되풀이하며, 유우토의 등을 일정한 리듬으로 가볍에 두드렸다. 그리고 유우토의 손을 보았다. 유우토의 경우, 팔꿈치를 강하게 쥐고 있는 손의 힘이 약해지지 않고, 귀를 막듯이 머리로 이동하면 악화, 약해지면 진정되는 징후였을 터이다.
"괜찮아......"
10분 정도 지나 손이 풀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우키는 안심한 듯 숨을 내쉬었다. 얼굴을 들여다보자, 초점이 맞지 않던 눈에 힘이 돌아와 있었다.
괜찮아? 라고 다시 한 번 확실히 물어보자, 유우토는 거북한 듯이 끄덕였다.
"미안, 이제, 괜찮으니까."
우키는 끄덕여주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방에서 나가려고 했을 때, 유우토의 옆 자리에 있는 텅 빈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유이가 쓰고 있던 침대였다.
이불은 치워져서, 하얀 매트리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 하얀 색의 무기질함은, 우키가 전에 있던 병원 지하실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우키 누나......?"
유우토의 목소리를 뒤로, 불현듯 아까 센리가 한 말이 들려온 기분이 들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유우."
저도 모르게 손톱이 파고 들 정도로 손을 꽉 쥐고 있었다. 아픔이 각오를 다잡아주듯 퍼져가고, 센리의 말을 울리게 하였다.
발을 들여, 발버둥쳐, 라고 우키는 자신에게 소리쳤다.
"괴롭다면, 미안해. ......발작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을래?"
우키는 다시금 유우토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무슨 일이 있었어?"
유우토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모양이었다. 하지만 우키가 아무 말 없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자,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승산이 없는 싸움을 향해 가는 듯한 표정이었다.
"미안해. 정말로, 괴롭다면......"
"괜찮아, 아무렇지 않으니까. ......우키 누나한텐, 말한 적 없었으니까."
말은 하지 않고, 우키는 끄덕였다. 지금까지, 묻지 못한 일이다. 그리고 아마도 서로가 피해온 일이다.
유우토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아. 시부야에 있었고, 확실히 나는 아빠와, 누나는 엄마와 손을 잡고 있어서. 굉장히 졸렸어.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서. 나는 넘어져서, 한 번에 눈이 떠졌어.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뭔가 소리치면서 달려와서. 일어나려 해도, 일어날 수 없었어."
지진 직후의 패닉이었겠지. 가장 피해가 컸던 시부야역 주변은, 지진이 발생한 오후 10시 28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랑, 드럼 같은 낮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건물이 쓰러져있고. 정신이 드니까 넘어진 채로, 아빠가 아니라 누나의 손을 잡고 있었어. 몇 번이나 사람들한테 밟혔지만, 놓으면 안 돼 라고 계속 누나가 소리쳐줬어. 흔들림이 잦아들어서 겨우 설 수 있었어. ......하지만, 아빠와 엄마랑은, 그 때 떨어져버려서.
"......응."
"찾으려고 생각해서 몇번이나 소리쳤지만, 다들 소리치고 있었으니까, 알 수가 없었어. 어른들의 등이 벽처럼 보였어. 도망쳐야해 라고 생각했더니, 누나가 손을 끌어줘서. 어쨌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자고, 계속 끌어줬어."
대단하네, 라고 우키가 속삭이자 유우토도 끄덕였다.
재해 당시, 유이는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이었고, 유우토의 경우는 그 다음 해에 겨우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나이였다.
"나, 계속 울고 있어서. 하지만 누나는 울지 않았어. 계속, 보면 안 돼, 보면 안돼 라고, 걸으면서 나를 지켜줬어. 내 대신에, 이것저것 보지 않으면 안됐을거야. 나를 계속 끌어야 했으니까. 나는, 울고 있었을 뿐이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괜찮아?"
유우토가 말을 하면서 무릎을 끌어 안았다. 우키는 자연히 유우토에게 몸을 내밀어, 어깨를 감쌌다. 유우토는 움직이지 않았다.
"누나도 나도 목이 칼칼해져서, 다리가 아파서 더이상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누군가가 쫓아왔어. 어른인, 남자들이었어. 필사적으로 도망쳤어. 어딘가 무너질 것 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누나가 처음으로 손을 떼려고 했어. 나는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울려고 했지만, 목이 아파서 이상한 소리만 나왔어. 누나는, 여기 숨어 있으렴 이라고 몇 번이나 나한테 말하고, 나를 문이 부서진 방 안에 두고 갔어. 거기는...... 어두워서."
유추토의 손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았다. 우키는 허둥지둥 이야기를 그만 두게 하려고 했지만, 유우토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우키의 손을 도로 쥐었다.
"누나는 달려서 도망쳤어. 그 녀석들은 누나를 쫓아가서...... 나는, 무서워서 움직일 수 없었어. 아무 것도 못 했어. 얼마 안 지나서, 누나랑 녀석들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유우, 미안해, 이제 됐으니까."
"움직이지 못 했어. 분명,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방에서, 누나가, 우는 소리를, 듣고 있을 뿐이었어."
우키는 유우토에게 몸을 돌려서,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유우토가 품 안에서 울면서 신음하는 것이 들려왔다. 그래도 힘을 풀지 않았다.
"어두운 곳에 있으면, 가끔 누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들어. 누나는, 나를 구해줬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했어."
울면서 이야기하는 유우토를 끌어안으면서, 어느샌가 우키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서로의 잠옷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방의 서늘함을 느끼고, 우키는 유우토와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다.
유우토는 울면서, 가끔씩 품 속에서 "......누나"라고 속삭였다. 한 번, 응, 이라고 대답하고 나서, 유이를 부르는 거라고 우키는 깨달았다. 그렇지만 유우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나."
"응."
유우토는 계속해서 속삭였다. 우키도 계속 대답했다.
두 사람 다 울다 지쳐 잠들때까지, 서로 끌어안은 채 그러고 있었다.
계속해서 끌어안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센리가 돌아와서, 보자마자 "어떻게 된 거야 그 얼굴."이라며 우키와 유우토를 보고 놀랐다.
두 사람 다 완전히 눈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유우토가 우키에게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서, 우키도 미소로 대답하며 끄덕였다.
센리는 "뭐야, 누나한테는 비밀?"이라고 말하면서도, 즐겁게 웃으며 그 이상은 묻지 않았다.
우키가 학교에서 돌아오고, 코모리도 포함해 전원이 저녁에 뭘 먹을지 이야기하고 있을 때, 방문자가 왔다.
"갑자기 미안해요. 조금, 괜찮을까?"
현관 앞에 맞이하러 나온 우키는 얼굴을 본 순간, 앗 하고 생각이 났다. 슈퍼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주부였다. 언제였던가, 코모리가 노려보자 허둥지둥 떠나간 여성이다.
우키가 놀란 채로 서 있자, 주부는 "조금, 들어가도 괜찮을까."라고 말하면서, 승낙도 없이 현관으로 들어왔다. 초등학생 같은 남자 아이를 한 명, 데리고 있었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우키는 둘을 그 자리에 세우고, 2층으로 올라가 센리를 불렀다. 내려온 센리는 역시나 익숙한 얼굴이었는지, 주부를 보자마자 약깐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로......?"
"아아, 당신이 누나인가보네. 아니,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 애 일로 말이지."
주부는, 뒤에 숨기듯이 데리고 있는 멋을 부린 옷의 남자 아이를 옆에 세우고는, 웃음을 띠웠다. 남자 아이는 명백하게 귀찮아, 라는 얼굴을 하면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어제 말이지, 이 아이가 장난치다 던진 돌에, 이 집 아이가 맞았다고 이야길 하길래 말이지."
아, 라고 우키가 소리를 냈다. 남자 아이의, 멋 부린 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유우토는, 던져왔다고 말했는데 말이죠."
센리가 거리를 좁히듯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말투는 온화했지만,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걸, 우키는 보았다.
"그러니까, 장난이었다니까. 그렇지?"
남자 아이가 구색만 맞추는 수준으로 끄덕였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있었다.
"뭐 어린 애들이 한 짓이니까, 이렇게 어른이 나서는 것도 어떤가 싶지만 말이지. 저기, 일을 크게 만들어도 좀 그렇잖아?"
"무슨 의미신지요."
"그러니까, 일을 크게 만들어도 좀 그렇지 않냐고."
"......확실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러자, 주부는 웃음을 지우고 센리를 노려보았다. 표정에는 명백한 모멸의 색을 띠고 있었다.
너희들같은 입장에 있는 놈들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구냐 라고, 눈이 말하고 있었다.
"어라 그러니. 그럼 말하겠지만, 소란 피우지 말아줬으면 고맙겠는데 말이야."
"소란을 피워?"
"그러니까, 병원에서 사정을 말하거나...... 뭐, 그런 것들."
"쉽게 말해서, 돌을 던져 온 것을 눈 감아 달라고 말하고 싶으신 거죠."
"던진 게 아니라니깐. 놀고 있었을 뿐이잖아?"
웃기지마, 라고 앞으로 나서려 한 우키를 센리가 막았다.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센리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필사적으로 감정을 죽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번 건을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요. 단지, 유우토 군에게 사과해 주세요."
"어째서. 놀고 있었을 뿐인데."
"사과해주세요."
반복하는 센리에게, 주부가 휙 얼굴을 갖다붙였다.
"너 말이지. 부끄럽지 않니, 애들이 한 일에 정색하다니."
"사과하세요!"
노성이 갑작스럽게, 등 뒤에서 울려퍼졌다.
코모리였다. 유우토의 손을 쥐고, 척척 걸어와서 주부의 눈 앞에 섰다.
"저는 그 장소에 있었습니다. 놀고 있었던 게 아니에요. 아드님은 명백하게, 고의로 유우토 군에게 돌을 던졌습니다, 사과하세요."
"......뭐야 야단스럽게."
"맞는 곳이 안 좋았으면 실명했어도 이상하지 않았어. 사과하세요!"
코모리의 사나운 태도에 주부가 주춤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금새 바보 취급하는 웃음을 띠웠다.
"당신, 여기 사람인가. 보육사 씨?"
코모리는 끄덕였다.
"힘들겠네, 일이라곤 해도. 그래도 말이지, 사과하라던가 말라던가, 그런 대단한 일은 아니야. 고의라던가 실명이라던가, 열내지 말아줘."
알고 있잖아, 라고 주부는 웃음을 짙게 만들며, 동의를 구하듯 코모리의 어깨를 통통 두드렸다.
"......그렇습니까. 사과하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그런 일이 아닌 거야."
그러자 코모리는 한숨을 쉬고, 우키네를 돌아보았다.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한 시선을 받고, 우키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자, 코모리는 "......아-아"라고 말하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리고, 주부 쪽으로 다시 돌아섰다.
"그러면, 사죄가 없는 경우, 피해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
"용의는 상해. 아드님의 이름과 연령, 그리고 집 주소를 가르쳐 주십시오."
"자, 잠깐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소개가 늦었습니다만"
코모리는 상의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수첩을 꺼내 들었다.
"경시청 생활안전부의 코모리라고 합니다. 소년범죄 등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입니다. 알겠습니까, 아드님이 한 짓은, 완전히 범죄행위입니다."
주부는 아연실색하며 코모리와 들고 있는 경찰 수첩을 보고 있었지만, 그것은 우키도 마찬가지였다. 유우토도 어안이 벙벙해진 채 코모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의심하신다면 명찰을 드릴테니, 그 번호로 문의해보셔도 상관 없습니다. 아드님의 이름과 연령, 그리고 집 주소를."
"사, 사과하렴."
사납게 말하는 코모리에게, 주부가 남자아이의 어깨를 찔러댔다. 남자아이는 코모리의 태도와 말에 겁에 질렸는지, 금새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꾸벅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아냐. 유우토 군에게 사과해."
"죄, 죄송합니다."
유우토는 머리를 숙인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라기보다, 너무 많은 일 때문에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남자아이가 머리를 숙이자, 코모리가 갑작스레 그 멋 부린 옷의 멱살을 잡아 올리고, 힘껏 끌어당겼다.
"알겠냐 썩을 꼬맹이. 얼굴은 기억해 뒀으니 말이다. 다음에 저지르면, 문답무용으로 감방에 쳐넣는다."
부글부글 전걸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거실의 코타츠 위에 울려퍼졌다.
무릎은 괜찮으니 거실에서 식사하자고 코모리가 말을 꺼낸 뒤로, 대화는 없었다. 가끔씩 센리가 생각났다는 듯이 거품을 걷어내는 것 외에는, 움직임도 없었다.
"에-그러니까......말이지. 나는, 저기......"
거북한 듯이 코모리가 힐끔힐끔 우키네를 보았지만, 시선을 맞출 때마다 다시 눈을 돌렸다. 가시방석 같아서, 우키는 유우토를 보았지만, 역시나 있기 힘들다는 듯이 시선을 보내올 뿐이었다.
이윽고, 너무 끓는다고 생각한 건지 센리가 버너의 불을 껐다.
그리고, 이런이런 이라고 말하듯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코모리 아유미 씨. 28세 독신. 경시청의 생활안전부 소속으로, 사이타마 출신이라고요."
에, 라고 센리 이외의 세 사람의 목소리가 겹쳤다.
"단기대학에서 보육사 자격을 딴 뒤, 상경해서 도쿄의 보육원에 취직. 25세 때 퇴직하고, 그 해에 바로 경찰관채용시험에 합격. 보육사로서의 자격과 경험을 높이 사 생활안전부로."
마치 서류를 읽는 듯이 계속하는 센리를 보며, 코모리의 얼굴이 경련했다.
"자, 잠깐, 센리쨩......?"
"아오바요양원에 배속된 목적은 세 가지. 하나는 보육사로서의 업무. 하나는 경찰관으로서 가해자 가족을 보호. 최후의 하나는...... 타쿠루의 양형을 조작하기 위한 재료를 찾기 위해서라네. 검찰이 구형할 때, 어떻게든 할 수 있도록."
"......무기징역이나......그 이상이거나 란 뜻?"
변호사를 목표로 하는 유우토가 한 말에, 센리는 모르겠어, 라고 고개를 저었다.
"간단히는 판단할 수 없는 사건이니까. 코모리 씨가 가계부의 프린트아웃을 들고 가거나, 우리들의 방을 조사하거나, 아버지에 대해 알아보고 다녔던 건, 그런 이유인가봐."
"다, 다 새나갔잖아......"
코모리는 머리를 감싸고 신음했다.
"......언제부터 들켰던거야?"
"집을 뒤지거나 아버지에 대해 알아본 건 유우토가 일주일 정도 전에 눈치챘어요. 경찰 쪽이라고 안 건 이틀 전이에요. 죄송해요, 전에 수상쩍은 통화를 들어버려서 조사해달라고 했어요. 자세한 프로필이나 목적을 알아낸 건 오늘 아침이에요."
"......혹시, 시부야서의 신죠 씨?"
네, 라고 센리가 긍정했다.
신죠는 일련의 사건 때에, 우키네가 신세를 진 형사다. 듣자하니 센리는, 뢴트겐실에서 코모리의 전화를 들은 날 밤에 신죠에게 연락해서, 코모리를 조사해줄 수 없는지 부탁한 모양이다. 얼마 안 돼 경시청 사람이라는 걸 알아내고, 추가 정보를 어젯 밤 병원에서 묵었을 때, 같이 있던 신죠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기자가 아니었구나......"
아연히 중얼거린 유우토에게, "그렇게 보였어?"라고 코모리가 약간 쓴웃음을 지었다.
센리는 그걸 보고 마찬가지로 입가를 구부린 후, 코모리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자 그럼. 코모리 씨. 저는 지금 말한 당신의 프로필을, 오늘 밤에 당신이 돌아간 후, 유우토와 우키에게 알리고, 그 후엔 모른 척 할 생각이었어요. 저희가 당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당신에게 가르쳐줄 생각은 없었어."
"......그렇겠지."
"말을 한 건, 당신이 스스로 경찰이라고 말해줬기 때문이에요. 어째서죠?"
"그 모녀 때문에 속이 끓었으니까. 특히 그 모친. 봤어 그거? 있을 수 없지 않아? 뭐야 그 태도는."
즉답한 코모리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라는 느낌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정체가 들킨 탓인가, 거리낌 없는 태도였다. 우키와 유우토가 놀람 반 곤란함 반으로, 시선을 헤매고 있었다.
센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코모리 씨, 꽤나 무투파라네. 삥 뜯던 소년들을 잡을 때 너무 지나쳐서, 시말서를 쓴 적이 있나봐. 2번 정도."
"어째서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야!"
볼을 붉히며 코모리가 소리쳤다.
두려움을 느낀 우키와 유우토가 몸을 기울여서, 들키지 않도록 코모리에게서 거리를 띄웠다.
"......거기다가. 어제, 센리쨩이 말했잖아. 어른이 된다는 게 무엇인지."
"예에."
"나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거. ......그런 너희들을 보고 있자니, 살금살금 정체를 감추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연상인 나는 대체 뭐야 라고 생각해버린거야."
"......그런가요."
자포자기한 듯한 코모리의 어조를 들은 센리가 웃은 것에 끌려, 우키와 유우토도 웃음을 띠었다.
"......이 참에 물어보는 거지만. 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건 없어?"
"취조 때 한 이야기 외에는 없어요."
"그건, 우키쨩이랑 유우토 군도 마찬가지?"
둘은 끄덕였다.
"신죠 씨와 너희들은, 아직 뭔가 알고 있다고 윗 사람들은 보고 있어. 신죠 씨와 만나본 적은 없지만, 나는 너희들과 지내면서, 그건 사실이겠지 라고 생각해. 그래도, 아무것도 몰라?"
"몰라요."
반복하는 센리를 보고 우키네도 다시 끄덕였다. 코모리는 진위를 살피듯 한 명 한 명을 보았지만, 우키네가 시선을 피하지 않자, "......그래, 알겠어."라고 포기한 듯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센리가 버너의 불을 다시 켰다.
"그럼, 먹을까요."
"......에."
코모리가 놀란 듯이 센리를 보았다.
"괜찮아?"
"뭐가 말이죠?"
"내쫓지 않아도."
"그런 결정권, 저한텐 없어요. 보육사 자격,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렇지만......"
"게다가, 오늘은 정말 도움받았으니까요. 솔직히, 저도 달려들 뻔 했으니까요."
이야기는 끝, 이라고 말하듯이 센리는 국자를 들고, 코모리 몫의 전골을 떠 냈다. 코모리는, 정말로, 괜찮아, 라고 묻듯이 우키네를 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수줍게 센리에게서 그릇을 받아들었다.
그 때 문득, 우키의 머릿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엄청난 결단이 필요했을 그것은, 자연스럽게 아무런 주저도 없이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럼 코모리 씨, 이동해주세요. 거기, 유우의 지정석이니까."
에, 라고 세 사람이 우키를 보았다. 우키는 유우토에게 시선을 던졌다.
"유우, 괜찮지?"
"응."
질문받은 유우토도 주저하지 않았다.
센리의 옆자리에서 발을 빼고, 원래의 자신의 장소로 이동했다.
쫓겨난 코모리는 센리의 맞은편 자리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언니, 괜찮지?"
놀라고 있는 센리에게 우키가 물어보자, 잠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이지......"라고 기가 막힌 듯이 미소지으며 끄덕였다.
"역시, 어젯밤에 뭔가 있었지."
센리는 정말로 기쁜 듯이 그렇게 말했다. 코모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기색이었지만, 센리의 재촉에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코모리 씨. 저보다 우키 쪽이, 훨씬 어른이에요."
"......거짓마알."
각자 전골을 떠서, 따로따로 먹기 시작했다.
우키는 세 사람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다음 휴일, 다 같이 우에노의 동물원에 가 보지 않을래요?"
갑작스런 제안에 세 사람의 젓가락이 멈췄다.
"......괜찮지만. 우키, 팬더 좋아했던가?"
으응, 우키는 언니에게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가 보고 싶어. 가 본 적 없으니까. 거기가 어떤 곳인가 알아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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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편 종료.
지금까지도 카오스 차일드 시나리오 작가를 가장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은 유이를... ㅂㄷㅂㄷ
힘들게 살아온 애 행복하겐 못해줄 망정 ㅜㅜ 사람도 아니야
그래도 코모리는 사이다였습니다. 물론 아마도 시말서가 한 장 추가되었겠지만....
여튼 번역은 어제 끝냈었지만 지금 올립니다.
의역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니 속도가 확 올라서 벌써 2장까지 번역이 끝났습니다만, 어차피 시험 기간 제대로 돌입하면 손을 못 댈테니 천천히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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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ㅋㅋㅋㅋ..... 유이 이토 부분은 게임하면서도 아닐거라고 주문 외우면서 했어요 과학시리즈가 무슨 단간론파처럼 스토리 진행할리 없다고 자기 세뇌하면서 했는데 ㅜㅜ | 17.04.18 0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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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얻고 정확도를 잃었다고 합니다. 원문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보면 위화감 쩔듯여 ㅋㅋ | 17.04.18 0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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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얘마저 나쁜 사람이었으면 작가 집에 불 지르러 갔을듯요 | 17.04.18 0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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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겠네 진짜 수고하셨슴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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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멘붕은 모두와 공유해야죠 | 17.04.18 0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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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면 그렇지만도 않아서.... 일어 실력도 그렇지만 국어 어휘력이 후달리는걸 작업하면서 새삼 깨닫습니다 | 17.04.18 00: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