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정도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씁니다. 루리웹에서 처음 쓰는 글이고 다른 곳에서도 게임가지고 글 써보는 건 처음이네요
루리웹에서 여러가지 글들을 읽어보면서 공감도 하고 도움도 얻고, 반박도(속으로만..;;) 하곤했습니다. 그럼 제 의견을 써볼께요
위쳐3, 좋은 게임입니다 저로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2회차를 달리게 한 게임이자 처음으로 플래티넘을 따본 게임이 되겠습니다.
아 참고로 저는 ps유저라서 모드는 한번도 써본적이 없습니다. 그부분은 패스하구요
스토리라인 부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쳐3의 최대 장점으로 스토리를 언급하셨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스토리라인 자체는 '이 게임이 최고다!' 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이게 뭔 개소린가 싶으시겠죠? 제말은
위쳐3의 메인 스토리라인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감동도 있고 깊이도 있는 편이죠. 하지만 위쳐3의 메인 스토리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위쳐 1, 2 혹은 위쳐 소설의 기본지식이 어느정도는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종 몰입을 해치게 되죠
가령 위쳐2를 안했는데 플레이 초반 비지마 왕성에서 부히스 장군에게 심문을 받게 되면 도대체 얘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뭘 물어보는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중요해 보이는 선택지 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이외에도 시리와의 재회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지만 위쳐 소설의 마지막 부분과 게임에서 설정변경한 부분의 내용을 알아야 감동을 백퍼센트 느낄수 있겠죠.
많은 부분 대화를 통해 설명을 해주긴 합니다만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봐요
(그런데 또 반대로 게임 하나에 이 내용을 다시 다 구겨 넣는 것도 문제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1부터 3까지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죠)
플레이도중 읽는 책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만 어떤 책은 플레이를 마치고 정보를 검색해보고서 이해한 것도 있었죠.
이런 부분을 빼고라도 메인 스토리라인만 뽑는다면 저는 최고로 치기 어렵다고 보는데 솔직히 메인 스토리라인의 몰입도나 완성도가 위쳐3보다 뛰어난 게임은
은근히 많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빼고도 위쳐3를 '갓겜'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창조된 세계관을 게임에 이렇게 잘 녹여낸 게임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판타지 세계관, 아니 굳이 판타지가 아니더라도 잘 만든 세계관은 확실히 꽤 많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잘 인게임으로 녹여낸 게임은 없었죠.
반지의 제왕을 예를 들어 보면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은 솔직히 위쳐3의 세계관보다 훨씬 방대하고 정교하다고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스토리라인의 진행상 큰 그림의 '역사'만이 부각되죠, 게임에서도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 경험하는 사건들과 인물들에만 포커스가 맞춰집니다.
그래서 오픈월드로 만들어 지기가 어렵죠 등장인물들은 모두 영웅입니다. 큰 메인 스트림을 따라 활약하고, 세계관내에서 창조된 그들과 주변인의 삶자체는 볼수가 없죠.
반면에 위쳐3는 다릅니다. 게롤트는 위쳐입니다. 위쳐는 직업자체가 하루벌어 먹고 사는 3D업종이죠.
그가 의뢰를 받고 처리하면서 대화하는 npc들을 보면 별에별 사람들이 다 나옵니다.
왕도 있고 귀족도 있고 중산층, 평민, 도적, 하층민 등 위쳐는 돈만 주면 누구든지 의뢰할수 있기 때문이죠
그중에 어떤자들은 가족을 잃기도 하고 어떤자들은 위쳐를 속이려고도 하고 어떤자들은 위쳐를 통해 희망을 가지기도 하죠,
그리고 종종 의뢰를 마치고 여행을 다니다 그들에게 돌아가 보면 이후에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도 볼 수 있곤합니다.
게임속에서 중세풍으로 창조된 세상에서 높은 분들의 더러운 정치놀음과 하층민의 처참한 삶을 함께 볼 수 있죠.
재밌는 점은 하층민이라고 마냥 착한 건 아니고
나름대로의 더러운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인게임에서는 이부분을 마을내 npc끼리 나누는 대화, 편지, 책, 심지어 지도를 통해서 보여주는데요.
특별히 퀘스트와 관련이 없는데도 편지가 놓여있기도 합니다. 어떤 버려진 거주지에서 해적을 죽이고 나면 근처에 집에 사람이 죽어 있고 편지가 하나 있죠
가족에게서 온 편지 입니다. 해적이 물러간게 사실이냐며 편지한거죠 돌아올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편집니다. 정황을 놓고 보면 결국 해적들이 돌아와서 그 사람을 죽인거죠
그 외에도 벨렌 근처에 숲속에 있는 오두막 (헷갈리네요 이거 맞는지) 에 가서 먼저 도적들을 죽여놓고 보면 집안에는 여자와 아이가 침대에서 죽어있고
문 앞에 있는 큰 나무에 남자하나가 목매달려 있습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이거 뭐지? 라고 했었는데
2회차때 지도를 열다가 표지판에 있는 설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말렸는데도 홀로 가족들만 데리고 숲속으로 이사갔다가 변을 당한 거라고 써 있더군요.
이외에도 수 없는 디테일에 마치 그곳에서 사는 것처럼 몰입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위쳐 소설은 읽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제 생각에 소설에는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외 이런 민중들의 삶은 많이 그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이런 작은 디테일들과 소소한 민중의 스토리들은 게임 회사 측에서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만약 제 말이 맞다면 정말 게임 제작진분들, 스토리 작가 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원작의 설정의 거의 다 살리면서 이런 수많은 작은 이야기들을 만들고 게임에 녹여낼 수 있었다니요.
때문에 텍스트를 읽는 것을 귀찮아 하거나, 빨리 사람이랑 괴물이나 썰고 다니고 싶다라고 생각하셔서 대화나 책, 편지등을 다 스킵하신 분이라면
이 게임을 재미 없다고 하시는게 당연합니다. 이 게임에서 텍스트를 읽기 싫어하는 것은 액션게임을 좋아한다면서 카카오게임으로 자동전투하는 것이랑 같습니다.
게임의 액션성은 특별히 뛰어나지도 허접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난이도에 관해 말이 많은 것 아닌가 싶네요.
다크소울, 블러드본 같은 게임을 많이 하신 분들에게는 쉽게 느껴지실 테고,
그런 게임을 별로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로 맞으면서 싸우는 rpg를 생각하고 시작하신 분들에게는 무진장 어려운 게임이 되버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후자 였기 때문에 초반에 황폐화된 마을 인가요 거기 밑에 돌아다니는 렙4 짜리 익사체 3마리랑 싸웠을 때까 지금 까지 통틀어서 가장 무서웠습니다....
난이도가 쉬움인데 휘적휘적 두방에 실피가 되더라고요;;
이게임을 하기전에 알아둬야 할 것은 위쳐는 사실 절대로 맞으면서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는 거죠.
사실 설정상 게롤트는 무적이 아닙니다. 세계관 1인자도 아니죠.
위쳐 변이로 인한 초인적인 감각으로 적을 감지하고 회피하며 적에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표식과 포션, 기름, 폭탄을 부수적으로 잘 사용해서 약점공략을 통해 적을 처치하는,
강력한 적을 다소 야비하게 싸워서라도 쓰러뜨려야 하는 사냥꾼입니다.
그래서 회피가 중요합니다. 회피만 조금 할줄 알게 되고 요령을 터득하면 난이도가 급속하게 내려가는 걸 느끼게 되실 겁니다.
그냥 이동을 회피로만 하셔도 됩니다. 회피가 사기에요
그런데 게임상에서는 게롤트가 결국 너무 강해져서 이럴 필요도 없이 휩슬기 나 분쇄 연타로 잘 썰고 다니게 되는 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는 확장팩 몹들이나 보스는 정말 잘 만들어 줬죠. 거미나 지네는 표식을 써야 훨씬 쉽게 잡습니다. 몹에 따라 이렇게 확실한 약점을 주고
그 부분을 공략하게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게임 밸런스는 회피로 인해 너무 쉬운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밸런스적으로 봤을때 도취스킬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게임난이도를 상승 시키면 단순이 몹의 체력과 공격력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패턴을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게임에서 회피와 구르기가 너무 사기입니다. 신속한 발걸음 하나도 안찍어도 계속 회피만 누르면 어지간 해서 안 맞죠
저는 전투시 이동자체를 회피랑 구르기로만 합니다. 달리는거 보다 낫거든요.(물론 디틀라프 박쥐날리기는 달려서 피했습니다만..)
높은 난이도에서는 회피나 구르기 제한이 걸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모드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레벨 디자인에 대해 말하고 싶은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비판하고 싶은 부분이 이 레벨 디자인 입니다.
특히 노비그라드 구간에서 너무 늘어지면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저레벨 퀘스트에 비해 게롤트의 레벨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니까요
이게임은 절대로 어떻게 레벨을 빨리 올릴까? 고민하는 게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레벨을 덜 올릴까 고민해야 하는 게임이 되버립니다.
메인 이벤트 흐름따라 진행해 버리면 경험치를 몇백대로 때려주는 바람에 순식간에 스켈리게를 갈 레벨을 훨씬 넘어서게 됩니다.
그렇다고 스켈리게를 먼저 가버리면 노비그라드에서 하는 퀘스트 들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죠.
마치 게임사에서 2회차때 똑같은거 하면 재미없을까봐 퀘스트중 몇개는 남겨두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위쳐가 '렙 몇가지 빨리 올려서 옷 이거 입고 무기 이거 껴야지' 하고 레벨링에 치중하고 경험치 더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임은 아닙니다만
정상적으로 진행 했는데 퀘스트 레벨 때문에 경험치를 못받는 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고요 차라리 레벨업 경험치를 좀더 높게 잡거나 메인 이벤트시
얻는 경험치를 좀 줄여 놨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글을 줄이면서
자잘한 버그나 멍청한 로취같은 이런 저런 작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위쳐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게임에 몰입해서 마치 자신이 게롤트가 된것 처럼 플레이를 하셨기 때문이겠죠
저도 동일한 경험을 하게된 유저로써 이런 좋은 게임을 만들어준 게임사가 고맙고, 게롤트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언젠가 다른 위쳐의 이야기가 이렇게 좋은 게임으로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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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레벨이 올라서 아쉬움을 느겼다면 그건 그것대로 대단한것 아닐까요.. 지금까지 렙이 올라 아쉬움을 느낀 겜이 얼마나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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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감사합니다 cdpr 회사 규모에 비해 이렇게 좋은 게임이 나온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또한 위쳐3의 대 성공에 힘입어 cdpr이 금전적인 문제없이 자신들이 구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사이버 펑크에 담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16.09.17 1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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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레벨이 올라서 아쉬움을 느겼다면 그건 그것대로 대단한것 아닐까요.. 지금까지 렙이 올라 아쉬움을 느낀 겜이 얼마나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