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쟁이 산의 마리사, TRPG와 게임북에 ‘동방’ 사랑을 가득히
원작자 ZUN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만 지킨다면 2차 창작으로 수익화까지 허용되는 일본 동인계 굴지의 IP ‘동방 프로젝트’. 덕분에 여태껏 ‘동방’의 이름을 내건 많은 게임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작품만치 이채로운 기획은 흔치 않다. 바로 레이무가 마리사를 찾으러 간다, 는 너무도 익숙한 플롯 이면에 TRPG + 게임북 컨셉을 진짜 실현시킨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ほらふき山の魔理沙)’다.
이처럼 과감한 기획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왔을까. 본작의 디렉터 토쿠오카 마사토시는 본인 게임 만큼이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25년차 저널리스트, 30년차 아날로그 게임 제작자, 10년차 시나리오 라이터다. CEDEC 등 굵직한 컨퍼런스 강연자이자 교육자이기도 한 그가 공저한 서적 몇 권은 국내에도 출간된 바 있다. 그런 그가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통해 추구한 게임성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 디렉터, 토쿠오카 마사토시(徳岡正肇)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 디렉터를 맡고 있는 토쿠오카라고 합니다. 실은 제가 약 25년간 비디오 게임 저널리스트를 해온지라 G-STAR도 참석했고 폴란드, 스웨덴, 크로아티아 등 여기저기 업계 친구들이 많습니다. 본래라면 여러분 쪽에 앉아야 할 사람이라 조금 긴장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목을 보고 ‘불꽃산의 마법사(火吹山の魔法使い)’가 떠올랐습니다
※ 80년대 초 영국에서 출간된 게임북, 원제는 ‘The Warlock of Firetop Mountain’
: 실제로 저와 프로듀서를 포함해서 여럿이 비디오 게임 버전 ‘불꽃산의 마법사’를 플레이하고 정말 재미있었다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줄곧 아날로그 게임을 해왔고 게임북도 많이 해봐서 재미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비디오 게임으로 해보니 기억 속의 모험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게임북이 가진 가능성을 더 추구해보고 싶다는 것이 본작의 발단 중 하나였습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게임 저널리스트 경력이 압도적으로 긴 제가 디렉터로 발탁된 것도 40년간 아날로그 게임을 해왔고 제작 현장에 30년 정도 있으면서, 동시에 비디오 게임도 오랫동안 취재해왔기에 양쪽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비디오 게임 제작도 10년 전부터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는 중이라 최근 네비게이터 어워드의 오리지널 어드벤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마리사가 주인공인 이유는 마법사라서일까요, 그렇다면 왜 ‘허풍쟁이’인가요
: 먼저 Unknown X가 ‘동방’으로 RPG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아날로그 게임의 맛을 살리면서 특히 음악과 게임의 조화를 이루는 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동방’과 음악이 훌륭한 조합이라는 건 여러분도 익히 아시리라 봅니다. 또한 아날로그 게임과 음악도 매우 좋은 조합입니다. 그렇다면 ‘동방’과 아날로그 게임 그리고 음악 이 세 요소를 잘 믹스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물론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여러분이 익히 잘 아시는 마리사와 레이무가 좋겠더군요. 물론 개발자들 다수의 ‘최애’가 마리사였던 점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허풍쟁이 산’이라는 제목도 논의가 많았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정해진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게임 플레이 전체에 걸쳐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을 읽었을 때와 같은 기상천외한 모험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바람이 컸습니다.
● 작품의 메인 테마랄까요, 이를 통해 뭇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지
: 음, 조금 교묘한 대답이 되겠습니다만. 역시 현대의 게임 스토리란 개발자가 직접 떠드는 게 아니라, 게이머 스스로 내면에서 완성시키는 것이라 봅니다. 그러니 게임을 플레이한 여러분이 체험한 것이야말로 본작의 진정한 테마겠죠. 다만 이야기의 테이스트란 측면에서는 저도 디렉터로서 나름대로 집착을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정도까지 배경지식을 늘리려고 읽었던 고전, 환상소설, SF 같은 작품이 가진 테이스트를 소중히 여기며 만들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셰익스피어, 필립 K. 딕, 잭 피니, 레이 브래드버리, 앤 맥카프리, 마이클 무어콕, 머빈 피크, 루이스 보르헤스, 나아가 데이비드 린치 같은 훌륭한 작가들에게 매우 많은 영감을 받았죠.
앞서 체험판을 접한 분이라면 도서관에 갔을 때 여긴 왜 육각형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은 아마 보르헤스를 읽으신 분일 것입니다. 참고로 프로토타입에서는 육각형이었습니다(웃음). 그런 작품들은 역시 아이에게는 어려워서 저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다, 기보단 도달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젊은 시절의 자신이 도달한 곳에서 어렴풋이 본 풍경을 본작에서 잘 만들 수 있다면 좋겠더군요.
정리하자면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 스토리의 테마를 외부에서, 제 나름의 테이스트로 답하자면 청소년 문학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모습의 마리사가 보스로 등장하지만, 그들은 사춘기의 고민이나 소망 같은 것이 구현된 몬스터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것처럼 사춘기가 먼 과거가 되어버린 분들(현장 참석한 한국 게임 기자는 전원 아저씨였다)도 그때를 떠올리며 즐겨주기 바랍니다.
● 단순히 재미있어서, 라는 이유로는 TRPG와 게임북의 조합이 퍽 과감합니다
: 마케팅 관점으로 답하자면, 일단 몇 년 전 트위치 내부 자료 유출로 인해 크리티컬 롤(Critical Role, 성우들이 모여 D&D 실황 방송하는 채널)의 수익이 엄청나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더스 게이트 3’처럼 D&D 기반이면서 크게 흥행한 비디오 게임도 있죠. 물론 메이저, 마이너로 딱 나눴을 때 TRPG나 게임북이 마이너 쪽이긴 하지만 전혀 시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거기다 오늘날 널리 즐겨지는 로그라이크 장르와 게임북 사이에 오랜 연결고리도 존재합니다. 즉 로그라이크를 즐기는 사람이 많으므로 게임북의 로직 역시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는 것이 제 가설이었습니다. 사실 전 대학에서 비디오 게임의 역사도 가르치는 중인데, 이 연결고리에 대해 자세히 답하자면 90분은 필요하니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아, 이렇게 말한다고 모든 의사 결정을 마케팅 관점이 주도한다는 건 아닙니다. 현재 우리가 세상에 내놓아야 할, 그럴 의미가 있는 작품이 무엇인가의 관점이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 TRPG는 본래 여럿이 즐기는 역할극이잖아요, 이를 어떻게 싱글 게임에 녹였나요
: 저 역시, 예나 지금이나 TRPG의 묘미는 단순히 룰이나 시나리오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 떠드는 데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TRPG를 실제로 플레이하는 시간보다도 게임이 끝난 후, 간식과 음료를 한 손에 든 채 오늘의 플레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더욱 기억에 남는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바로 그 TRPG의 총체적인 경험이 지닌 재미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렇기에 각 장 사이에 홍마관에서의 감상회를 배치한 거죠. 동료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고 그들이 서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통해 TRPG 특유의 함께 즐기는 재미가 느껴지길 바랍니다.
기존에도 익명의 시청자들이 게임 진행에 댓글을 다는 형태의 게임들은 존재했지만, 구체적인 외모와 이름 그리고 고유한 개성을 지닌 여러 캐릭터가 각자의 관점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특히 마리사를 잘 아는 이들이 그녀를 구출하는 모험 을 지켜보게 함으로써, 마리사가 어떤 캐릭터인지 잘 모르는 게이머도 자연스럽게 그 인물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안배했습니다.
아무튼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플레이하실 때는 반드시 피자와 탄산음료를 곁에 가져다 두세요. 그래야 비로소 TRPG를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 플레이어 역할로 레밀리아, 플랑드르, 이자요이, 파츄리를 꼽은 이유도 궁금합니다
: 우선 ‘동방’ 세계관과 설정이 워낙 방대해서 전부 다룰 수는 없고, 가장 인지도 높은 레이무와 마리사를 주축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동방’ 특유의 매력을 지녔으면서 비교적 유명한 캐릭터들을 플레이어로 배치하는 거죠. 그 넷에 대해선 정말 엄청난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파츄리가 홍마관에 찾아온다는 구조가 됐습니다. 여기서 플랑드르의 역할은 천진난만하게 매우 파괴적인 결단을 내리는 플레이어입니다. TRPG를 해본 분은 알 거예요. GM이 여기 던전이 있습니다, 하면 불쑥 그 주변에 강이 있나요? 하고 묻는. 뒷일은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웃음).
● TRPG의 대표적인 상징이 주사위, 즉 운입니다. 그만큼 밸런스 조정이 힘들 텐데요
: 대상이 집단이라면, 그들의 심리는 무작위로 어느 정도 일정하게 재현 가능합니다. 반면 개인의 행동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가 되면, 역시 잘 안 됐을 때는 책상을 때려부수고 싶어집니다. 이건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그래서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운이 관여하는 지점을 신중히 검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답하자면, 먼저 게이머가 판단합니다. 문장을 읽고 어떤 행동이 좋을지 말이죠. 이때 판단이 좋으면 비교적 쉽게 그 판정이 성공하는 확률로 줍니다. 판단이 별로였을 경우 어려운 판정이 기다리고요.
설령 판정 결과가 나빠도, 그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를 HP 같은 능력치로 일단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작의 HP는 게임 디자인적으로 말하면 운이 나빴던 부분을 흡수하는 안정 장치입니다. 자신의 운이 나쁘다면 -평소 HP를 많이 올려-최대한 보험을 든다는 것도 충분히 유효한 전략입니다. 혹은 스스로 판단과 운에 자신이 있다면, 그 판단의 결과가 최대화되도록 성장시키는 것 또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모쪼록 나름의 밸런스를 맞추며 마리사의 육성에 반영해 나가길 바랍니다.
여담으로 제가 좋아하는 아날로그 게임 제작자 한 분은 언제나 가장 나쁜 주사위 눈이 나온다는 전제로 테스트를 거듭합니다. 그렇더라도 게임에서 이길 방법을 안배하기 위해서죠.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부분입니다만, 아마도 그분은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보면 절 혼낼 것 같네요(웃음). 솔직히 말해서 본작은 가장 나쁜 주사위 눈이 계속 나올 경우 클리어할 수 없거든요.
● 한 번의 플레이로 모든 스토리를 즐길 수 있나요. 회차 요소나 DLC를 준비 중인지
: 이 자리에서 속 식원히 밝히자면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총 2회차를 전제로 만든 작품입니다. 2회차 시 주인공이 바뀌거든요. 그래서 뉴 게임+ 같은 느낌으로 새로운 체험이 가능합니다. 거기다 간혹 정말 위협적인 적도 있어서 3회차까지 캐릭터를 강화하는 편이 좋을지도, 정도의 밸런스가 생각해주시길. DLC는 아직 아무것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 여러모로 동방 탄막 카쿠라’를 만들던 Unknown X에게 큰 도전이었을 듯합니다
: 그렇죠. 얼마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을지 여러분도 능히 짐작하리라 봅니다. 거기다 제작진 모두가 아날로그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게 되려 역효과를 냈습니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자주 거론되고 요즘은 교육 현장서도 떠오른 논점이 있는데, 아날로그 게임과 디지털 게임 사이의 가장 큰 갭이 무엇인가 하는 거죠. 실제로 정말 재밌는 아날로그 게임만 모아도 그 중에서 제대로 비디오 게임화되는 건 25% 수준이란 GDC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 갭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으며 게임 한 편을 완성해가는 작업은, 겸손하게 말하더라도 정말 엄청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이게 최고의 답이라 단언할 수 없죠. 더 좋아질 구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행히 레벨 디자인에 대한 논문이 여러 편 있어서 그걸 참고하는 중입니다. 그보다 더 참고가 된 건 ‘젤다의 전설’이나 ‘슈퍼 마리오’ 같은 닌텐도 클래식입니다만. 이런 명작들을 몇 번이고 다시 플레이하며 레벨 디자인의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뭔가 막다른 길에 부딪히면 종종 ‘슬레이 더 스파이어’ A20(승천 20단)으로 도망치기도 했고요.
● ‘동방’하면 역시 특유의 미려한 아트워크와 BGM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 아트워크는 일본 내 ‘동방’ 2차 창작으로 무척 저명한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저로선 꽤 자신감이 듭니다. 이건 ‘동방’입니다, 라고 안심하고 말할 수 있죠. 음악 역시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서 무척 중요한데, 이에 대해선 RD-Sounds 님의 협력을 받았습니다. 이야기와 음악을 매우 높은 레벨에서 믹스하는 분이거든요. 아직 게임의 프로토타입조차 나오지 않았을 때부터 제작 회의에 몇 번이고 참석해줬죠. RD-Sounds 님이 필드는 이거, 보스전은 저거 같은 식으로 직접 고른 일종의 RD-Mix DLC도 준비했으니 모쪼록 즐겨주세요. 그걸 적용하면 게임이 정말 확 바뀝니다.
● 현역 아나운서 마츠자와 네키가 내레이션을 담당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 우선 마츠자와 네키 씨가 현역 아나운서라는 인식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그녀는 진성 게이머가 아나운서 일을 하고 있을 뿐인 존재입니다(웃음). 특히 ‘진 여신전생’의 진심이라, 나름 시리즈 팬을 자부하는 분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 정도입니다. 우리 녹음 기간에도 신작이 나왔다고 새벽 3, 4시까지 실황을 달리더라고요. 녹음은 괜찮을까!? 싶어 위기감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아, 마츠자와 네키를 로마자로 어떻게 써야 좋을지도 고민이었죠. 그 답은 엔딩 크레딧에서 확인해주시길.
● 종합적으로 ‘동방’이 갖는 매력이 무엇인지, 공인 2차 창작자로서 답해주시길
: 원작 게임에 대해서 말이죠. 역시 도저히 못 깨, 라고 체념하다가도 문득 잘하면 깨질지도? 하며 재시도하게 만드는 그 절묘하게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이 훌륭합니다. 뿐만 아니라 게이머 스스로 이건 이렇게 접근하면 어떨까, 처럼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순환 구조가 세심히 구축된 위대한 작품이죠.
물론 그 안에 캐릭터들 역시 대단히 매력적이고요. 한정된 텍스트, 일러스트만으로 이처럼 인상 깊은 캐릭터와 그 관계성을 묘사해 낸 작품은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라 봅니다. 저는 게임 제작에 반드시 많은 텍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아직 미숙하다고 반성합니다. 앞으로 또 제가 ‘동방’ 공인 2차 창작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렵습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완전히 제 개인 작품을 통해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 항상 궁금했는데, 공인 2차 창작 게임에 원작자 ZUN은 얼마나 관여하나요
: 구체적인 백 플로우는 차치하더라도 말 그대로 공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ZUN 님의 체크가 들어갑니다. 어느 정도 교류를 하느냐는 순전히 개발자 나름이겠고요. 제 경우는 ‘인디 라이브 엑스포’란 프로그램 대기실서 자주 함께 있습니다. ‘동방탄막제’ 대기실서도 그랬고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ZUN 님이 가지고 다니는 컵에는 물이 들어있습니다, 여러분(웃음).
● 끝으로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 업무 관계상 다양한 인디 게임을 접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작품들이 나오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 느낍니다. 그런 뛰어난 인디 게임을 일상적으로 즐기시는 한국 게이머분들에게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가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기묘한 체험이 깃든 게임이 되었으니까요. 그 기묘함,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언젠가 알게 될 수도 혹은 계속 모르는 채일 수도 있습니다만, 본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개인적으로 모든 걸 알아버리기 보다 뭔가 모르는 것이 남아있는 체험을 더 좋아합니다. 끝으로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경구가 There's always another way(항상 다른 길이 있다)입니다. 이건 꼭 이래야만 한다, 가 아니라 다른 방법도 있다, 는 자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뭇 게임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