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난투 액션에 배틀로얄을 섞은 결과물, 배틀크러쉬
사전에 진행된 이번 시연회에서는 기본적인 조작을 알아볼 수 있는 튜토리얼과 더불어, 3인 스쿼드 모드로 두 판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플레이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됐다.
배틀크러쉬는 ‘난투형 대전 액션' 타이틀이다. 장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틀크러쉬는 대표적인 특징을 가진다. 난투형 대전 액션이라는 점에서 적을 죽여서 전리품을 루팅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날려버린다'는 행위로 표현된다는 점 / 배틀로얄 장르의 작품들이 보여주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전투 구역이 좁아진다는 룰을 바탕으로 한다.
익히 널리 사용된 두 가지 룰이 기준이 된 다음, 배틀크러쉬는 ‘간단한 조작'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체력과 스태미너 두 가지 게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약공격 / 강공격 그리고 궁극기가지 세 개의 대응방식으로 적 캐릭터를 제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약공격을 할 때에는 스테미너가 적게 줄어들지만, 강공격을 할 때에는 스테미너가 많이 줄어들어 연속적인 공격에는 불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캐릭터가 사실상 사망하여 떨어진 자리에는 아군의 도움을 받아 되살릴 수 있는 ‘영혼석'과 이전까지 수집한 전리품이 남는 구조다. 스쿼드 모드 기준으로는 아군의 영혼석을 다시 주운 뒤, 제단에서 부활을 시킬 수 있는 형태다. 따라서 배틀크러쉬의 스쿼드 모드는 팀원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진다.
여기에 배틀크러쉬는 배틀로얄의 문법도 더해져 있다. 배틀로얄이라는 문법은 아이템을 파밍하는 행위 그리고 플레이가 가능한 영역이 점차 줄어드는 것에 적용된 상태다.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시간 동안 전체 맵은 빠르게 줄어들며, 최종적으로는 한 칸의 대지에서 살아남은 플레이어들이 모두 모여 최종 승자를 가리는 흐름을 보여주게 된다. 전반적인 한 판의 플레이 타임은 다른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보다 짧은 편이다.
스쿼드 모드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전체 인원 30인이 좁은 맵에서 전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맵 전체의 크기가 작은 편이고 플레이 가능한 영역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므로 전반적인 속도감은 아주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호흡이 빠르기에 게임 플레이 전체적으로 파밍과 전투는 급박하게 진행되는 것에 가깝게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파밍은 곳곳에 떨어진 무언가를 줍고 파밍한다기보다는, 맵에 마련되어 있는 상자를 개봉하고 여기서 나오는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파밍을 통해서 획득한 고등급 장비 따른 공격력 / 방어력 / 이동 속도 등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스쿼드 기준으로는 엄청나게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캐릭터들의 공격에 넉백 효과가 있어서, 다수의 공격에 하나의 고파밍 플레이어가 대응을 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부가적인 사용 아이템들도 사용에 여유가 있지는 않다. 체력 회복 아이템의 경우 수량이 그리 많지 않으며, 회복량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이외에도 투명 효과를 가지고 있는 주문서 등을 사용할 수는 있는데, 공격을 가하거나 맞을 경우에는 풀리게 되므로 난전 상황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부시와 같이 안전한 상황에서 적을 급습하거나 하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탑뷰로 진행되는 배틀크러쉬는 전반적으로 아주 빠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아주 익숙한 느낌을 받게 된다. 플레이 영역이 좁아지는 데에 있어서 형태가 달라졌을 뿐이다. 전투 방식이 조금 달라졌을 뿐, 근본적으로는 다른 타이틀의 플레이 양상과 크게 다른 점을 꼽기는 힘들다. 플레이 양상의 문제가 아니라, 최종적인 경험의 차이점에서 유의미한 특장점을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스쿼드 모드이기에 그럴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다시금 전장으로. 또는 스테이지로 복귀하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 점이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복귀를 하는 것은 체력이 전부 소진되기 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점프를 통해 복귀하는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 어디까지나 날린다는 것보다 적을 때리고 잡는 것에 조금 더 비중이 실린다.
따라서 배틀크러쉬는 난투형 액션이라는 형태를 가지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플레이 양상에 있어서는 간소화된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밍이나 처음 드랍 위치를 정하는 것도 간소하며, 템포와 피밍 / 사망 및 승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이전 시장에 자리한 타이틀보다 간소화되고 라이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플레이 양상과 흐름이 간소화되고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므로, 복잡한 스테이지 아웃 룰이나 공격 방식의 차이보다는 ‘체력을 줄여서 그리고 스테이지 이탈 게이지를 늘려서 아웃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 진다. 난투형 액션. 영어권에서 ‘브롤러'라 불리는 형태의 플레이와는 변수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추후 밸런스나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배틀크러쉬의 시도는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다. 국내 개발사에서 닌텐도 스위치 중심으로 타이틀을 냈다는 점이나. 배틀 패스 모델을 중심으로 게임을 설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장르에서. 그리고 플랫폼과 장시간 서비스를 고려한 입장에서는 단순히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난투형 대전 액션이라는 경향성을 따르면서도 ‘난투'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이며, ‘대전 액션' 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게임 디자인적 변화와 실질적인 특장점을 갖추기 못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다른 사람과 함께 전투하거나 경쟁하는 것은 나름의 즐거움을 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어떤 변화를 가미할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이지만, 개발진이 구축한 즐거움과 메커닉의 쾌감이 현장 시연에서도 전달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