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일리단 선글라스’, 너흰 이걸 쓸 준비가 안 됐다!
블리자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부단히 게임을 깎는 노인, 즉 장인이라는 명성이다. 또한 그렇게 쌓아올린 유수의 자체 IP를 가지고 그 어떤 게임사보다 다양하고 품질 좋은 굿즈를 제작하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블리자드가 금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 클래식’ 출시를 앞두고 특별한 굿즈를 하나 선보였다. 바로 악마사냥꾼 일리단 스톰레이지에게서 영감을 받아, 글로벌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인한 한정판 선글라스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일리단의 선글라스라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데, 과연 어떤 모습인지 사진으로 만나보자.
"기자 양반, 이 몸에게서 영감을 받은 선글라스가 나왔다니, 어서 빨리 열어보도록."
고급 패션 브랜드답게 정갈한 박스. 젠틀몬스터와 게임 로고가 보이고, 아지노스 전투검이 음각됐다.
조심스레 개봉하니 포즈를 취한 일리단이 예의 그 명대사를 날리며 반갑게 맞아준다.
근 20년 가까이 밀고 있는 유행어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You are not prepared!)"
위는 그냥 곧 출시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 클래식'에 대한 간단한 소개문이다.
"아니, 젠틀몬스터라면 일명 '전지현 선글라스'로 유명한 브랜드 아닌가!" "역시 벨렌 영감은 뭘 좀 아는구만."
그러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제품의 모습을 살펴보… 으, 으음!?
뭔가 엄청 전위적인 디자인이 튀어나왔다. 일리다리라면 일상 생활서 착용 가능하려나.
전체적인 형상은 일리다리의 불타오르는 녹색 안광을 표현했다. 테는 하단에만 들어갔다.
테 아래쪽으로 클리어 파츠가 보강된 것이 포인트. 굽이치는 조형에서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옆모습도 범상치 않기는 마찬가지. 다행히(?) 실제 착용은 편안하게 잘 된다.
깨알 같은 디테일로, 코받침에 젠틀몬스터 로고가 적혀있다. 남에게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안경테부터 길게 내려오는 목걸이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W와 젠틀몬스터의 G가.
그리고 그 끝에는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는 아지노스 전투검 모양의 장식이 자리했다.
혹시 기대한 사람도 없겠지만, 당연히 전투검의 날은 서있지 않다. 캠핑나이프로 재활용 불가.
일반적으론 착용자 본인도 보기 힘든 위치인데 이걸 음각하다니. 유행어를 미는 굳은 의지.
목걸이는 탈부착 방식이라 부담스럽다면 빼도 된다. 물론 빼더라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과연 이 몸의 멋짐과 위대함이 한껏 드러나는군. 훌륭하도다." "......?"
아무도 실착하지 않으려 해서 희생양 모델을 구하기 힘들었다. 결국 부◇◆ 기자가 강제로 자원했다.
목걸이를 얼굴 앞쪽으로 늘어트린 후 중간 부분만 뒤로 빼서 다시금 거는 형태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벗어서 목에 걸 수도 있다. 요즘 많이들 쓰는 마스크 걸이와 비슷한 구조.
어느덧 모든 것을 체념했는지 조용히 비탄에 잠긴 부◇◆ 기자의 모습…
"에잇, 명품을 실착했으면 좀 더 기뻐하란 말이다, 이 패션알못들 같으니라고!"
참고로 일리단의 눈으로 본 발리라는 대충 이러하다. 옅은 초록빛이 감도는 세상도 나쁘진 않다.
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실 박스를 보면 선글라스 아래에 몇 가지가 더 동봉됐다.
하나는 게임 30일 이용권과 젠틀몬스터 품질 보증서, 관리 설명서, 그리고 안경닦이다.
다른 하나는 안경집인데, 특별히 일리다리스럽진 않아 그냥 공용인 듯하다. 마감은 훌륭하다.
장신구! 그래, 어여쁜 장신구! 힘! 위대한 힘… 장신구의 힘!
"흥, 이 몸의 패션 센스를 받아들이기에,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