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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공포 만들다 리듬액션 만들기, '하이파이 러쉬' 강연 & 인터뷰

조회수 6903 | 루리웹 | 입력 2023.11.19 (21:45:03)
[기사 본문] 지스타 2023 2일차, G-CON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하이파이 러쉬’ 의 대표 개발자인 탱고 게임웍스의 존 요하네스가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후에는 인터뷰도 함께할 수 있었다. 존 요하네스는 탱고 게임웍스의 설립부터 함께하여 ‘디 이블 위딘’ 시리즈로 경력을 쌓았고, ‘하이파이 러쉬’의 제작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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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술 편의를 위해 강연자의 입장에서 내용을 서술했습니다.


■ 강연

‘하이파이 러쉬’ 는 사내에서 작게 시작한 프로젝트였고, 동시에 제가 대부분의 게임 디자인에 관여했다. 거의 절반 부분을 제가 기틀을 잡았고, 그리고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역할을 넘겼다. 개발팀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1인 다역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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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개발을 어떻게 시작했고,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핵심 가치를 어떻게 게임에 녹여내었는가. 이전에 개발하며 배운 것을 어떻게 적용하였는가. 이런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다.

‘하이파이 러쉬’ 는 기존의 우리 스튜디오가 만들던 게임과 완전 다른 게임이었다. 물론, 원래 새로운 게임, 다른 게임을 하고 싶었기에 제안한 것이이었고 공포가 아닌 것을 제시했다. 내 동작을 포함한 모든게 음악과 싱크를 맞춰 작동하여 게임 전체가 마치 뮤직 비디오 같은 느낌을 주는 액션 게임. 우리 회사는 분명 공포에 익숙한데, 모두 이 컨셉을 좋아해주었다. 그러나 일단 리듬 게임이라는 키워드로 피칭하기는 했는데, 액션인지 리듬인지 확실하게 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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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었다. 2개의 장르를 일반적으로 다르게 설명하는데 이 두 플레이를 하나의 동선에 놓겠다는 계획이었다. 리듬게임과 액션 게임의 차이는 무엇일까. 리듬 게임은 항상 플레이어들이 음악에 딱딱 맞춰서 플레이 해야만 한다. 그래서 플레이 자유도가 없는 수준이다. 액션 게임은 반면에 자유롭다.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좀더 액션에 가깝지만, 제한적인 느낌은 없도록 하면서 리듬에 맞춘 액션의 느낌은 강하게 주는 그런 게임을 목표로 잡았다.

상상한 리듬 액션 게임은 게임 플레이의 임팩트를 음악 비트에 딱 맞추어 동기화 하는 것이었다. 음악에 딱 맞춰 플레이하면 그 임팩트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식이라고 할까. 여기서 중요한건 음악에 맞추어 플레이하지 못해도 플레이어 스스로 내가 못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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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어떤 버튼을 눌러도 게임이 음악에 그걸 맞춰주는 식이었다. 노래를 프로그램으로 해체해서 비트 단위로 나누었고 액션을 조정해 각각의 비트에 딱 들어맞도록 했다. 4분음표 기준으로 했는데, 우리는 이걸 리듬싱크 시스템이라고 불렀다. 즉 비트가 어디있던 걱정하지마시고 동기화는 우리가 할 테니 자유롭게 플레이하라는 식이었다.

1비트짜리 약공격을 할 때 사용자가 언제 버튼을 누르던 다음 4분 음표에 맞도록 해야했다. 물론 정확한 저스트 타이밍에 공격하면 여러모로 시각적 성능적 보상이 주어진다. 그렇게 비트에 딱 맞춰 공격하면 그 임팩트가 다음 비트에 나타나게 되는거다. 보정이 필요하지도 않고 가장 완벽한데 이런 경우가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비트보다 조금 늦게 누를 경우엔, 애니메이션이 더 빠르게 작동해서 다음 비트에 맞춰서 임팩트가 나오게하고, 반대로 빨리 누르면 애니메이션이 더 느려저서 다음 비트에 동기화된다. 사용자들이 UI를 보지 않고도 어떻게 플레이할지 정하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리듬 게임 같은 UI 없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노래가 내 흐름을 정의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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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철학은 사람들이 항상 내가 잘하고 있네라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음악에 맞춰서 잘한다는 느낌도 들면서 내가 락스타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계속 자신을 탓하지 않으며 게임을 계속 할 수 있고, 게임은 좀 틀렸다고 해서 플레이어를 벌주지 않도록 했다.

이걸 표현하는 핵심은 잘하는건 보여주고, 못하는건 보여주지 않는 거였다. 정확한 타이밍에 입력하면 헤이, 예 이런 사운드 반응이 난다. 환호성. 하이햇 소리도 난다. 타이밍을 잘 못맞추면 이런 효과음이 나지는 않지만, 굳이 틀렸다는걸 일깨워주는 다른 사운드를 삽입하지는 않았다. 시각적인 반응도 추가하여 음표가 나고, 스코어도 표시되고, UI 의 물결이 반응하고, 진동 피드백도 온다. 적극적으로 플레이어가 잘하고 있다는걸 표현하고 전달했다. 그리고 사실 히든 요소로 저스트 타이밍엔 추가 데미지가 있지만 이것도 일부러 표현은 자제했다.

콤보는 이 게임에서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다. 정확한 타이밍을 알려주고, 가이드하고, 그 보상 이펙트도 가득하다. 퍼펙트, 굿! 같은 판정을 띄워주고 스크린 이펙트도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미스를 내도 게임오버가 되거나 망가지진 않는다. 그저 콤보가 초기화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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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플레이 메카닉을 잡아나간 후, 다음으로 구현한 컨셉은 게임 세계 전체가 음악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게임 자체, 음악에 집중해서 플레이 가능케했다. 그러다보니 세계의 모든 것들이 악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모든 문들이 비트에 맞춰 딱딱 열린다. 당연히 문이 열리는 속도도 조절해야 했다. 아주 미묘한 차이이긴 한데, 보이는 것에 비해서 아주 오랫동안 작업해서 이뤄낸 것이었다. 이런 오브젝트들의 동작도 모두 음악에 동기화되어서 비트를 맞추어 움직인다.

사실 게임 내에 훨씬 디테일한게 많은데 이 두가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벨 디자인도 음악에 중점을 두어서 음악을 두고 다 뒤에서부터 대조하면서 레벨 전체의 흐름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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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게임 내에 라이선스 곡으로 만들어진 스테이지들이 있는데, 이건 좀 극단적인 예시다. 이런 레벨들은 사실 우리가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한거다. 음악을 모두 뜯어서 게임 내 비트로 작동하게 한 것. 그리고 라이선스 음악들은 그에 대한 특별한 경의를 표하고자 일종의 뮤직비디오 인것처럼, 만들었다. 다 분해해서 비트 분석하고 하나씩 다 제작하고, 굉장히 오래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멋진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QA-1MIL 보스는 나인인치네일스의 1Milion 으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음악과 게임을 모두 산산히 분해해서 게임 내에서 반복할 수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찾는다. 노래에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사용할까, 특정 부분에서는 무엇을 활용할까 하는 레이아웃을 모두 정한다. 오히려 컷씬은 만들기 쉬웠다. 하지만 플레이 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음악을 분해해서 보스의 공격 패턴에 동기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QA-1MIL 이 레이저를 쏘는 패턴에서 특정 음악 파트가 반복되는데, 이 공격 패턴 자체가 음악 채보와 동기화되어 있다. 이곡에서 이 파트가 나올 때만 이 공격이 나온다.

라이선스 음악 스테이지는 쉽지 않았다. 여러분이 음악에 맞춰 플레이하길 바랐지만, 동시에 여러분의 자유도도 원했다. 자유롭게 플레이하면서도 액션을 음악에 맞출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음악이 바뀔 때마다, 레벨이 바뀔 때마다 저마다 유니크한 해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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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가지는 이렇게 준비하더라도 언제 플레이어가 준비된 시퀀스에 들어갈지 모른다는게 문제였다. 시퀀스의 전환이 음악 전환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전투씬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흐름은 플레이어의 마음대로여야 했다. 우리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두개였다. 이동하는 마그넷 포인트와 랜딩 애니메이션이었다. 몇 개의 마그넷을 써서 이동할지, 그에 따라 랜딩 애니메이션이 총 몇 비트 길이로 재생되어야 하는지 등이 결정됐다. 4분 음표에 맞춰 마그넷 이동 횟수에 따라 랜딩 애니메이션이 짧아야 하면 단 1비트, 길어야 하면 3 비트짜리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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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많은 작업이 들어가고, 현명한 엔지니어링이 필요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하던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되어야 했기에 필요한 작업이었다. 사실 우리에게 가장 큰 전환은 게임 개발 과정 자체였다. ‘이블 위딘’ 같은 게임을 만들다 하이파이 러쉬를 만들어야 했는데 두 게임은 완전히 달랐다. 이블 위딘은 무드와 공포,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하지만 하이파이 러쉬는 게임 메카닉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제작 방법 자체에 새롭게 접근해야 했다. 그동안 공포 게임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는 잠시 치워두고,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새롭게 게임 제작법을 배워가며 만들었다. 다행인건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 자각이 있었고 새로운 제작 기법을 배우고 발전시키면서 개발팀 모두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블 위딘을 만든 방법론 그대로 했다면 이 게임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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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션을 듣는 분들 중에는 게임을 만드는 분들도 많은데 어떤걸 만들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확신이 없다면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따라가길 바란다. 달성하고 싶은 목표에 집중하시길 바란다. 방법은 찾으면 된다. 그리고 덧붙여서 제가 겪은 어려운 과정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는데, 이걸 보고 오히려 좌절하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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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고, 존 요하네스와 따로 짦은 인터뷰 기회를 얻었다. 굉장히 편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인터뷰였고, 존 요하네스가 어떤 개발자인지 좀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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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게임웍스 존 요하네스


● 재미있고 흥미로운 강연이었습니다. 다만 내용을 보면 개발하면서 정말 많은 시행착오와 수많은 수작업, 고생을 겪은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이런 게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일단, 어떤 게임이든 게임을 만드는건 매우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힘든 여정이기는 했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일과 많은 면에서 달라서 그 점에서 어려움이 더했던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호러, 그리고 액션 게임을 만들어왔지만 음악과 게임의 결합은 생각해본 적이 없던 일이었죠. 그래서 모든걸 우리 개발팀의 손으로 알아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다른 레퍼런스나 개발 경험을 활용할 수 없었죠. 그래서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게임을 매우 헌신적으로 대했고, 높은 퀄리티의 게임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런 이유로 수많은 작업들이 뒤따랐죠. 하지만 저는 이런 우리의 작업들이 다른 개발자들에게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어쨌거나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우리가 출시한 게임으로 굉장히 많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걸 위해선 충분히 이런 힘들고 어려운 도전들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만들기 쉬운 게임을 만들 때보다 더 값진 성취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어렵게 들리고, 어렵게만 생각되는 일을 어떤 해결책이 있고 시도해볼만 하다면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번 강연을 통해 제가 전하고자 싶었던 메시지였습니다.

● 지금에서야 '하이파이 러쉬' 가 명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개발 준비단계에서 그간 호러게임을 만들던 스튜디오인 탱고 게임웍스에서 이런 독특한 게임을 만든다는게 쉽게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당시 스스로나 회사 차원에서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말씀하셨듯 우린 그동안 공포 게임만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걸 시도하도록 설득하는게 어려울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동료들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는걸 알고 놀랐습니다.

다만 어려웠던 부분은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음악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악기를 연주할 수는 없겠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함께해왔고, 함께 자랐습니다. 그래서 액션과 음악을 접목한 게임을 꼭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 예를 들어 수석 프로그래머나 수석 애니메이터는 당연히 음악 전문 용어를 이해하지 못했죠. 그래서 첫번째로 제가 해야했던 건 그들에게 비트 같은 음악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이었고 처음에는 그 개념을 좋아하면서도 다소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어떤 게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개발 초기에 만든 프로토타입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로토타입 덕분에 우리 팀은 완성된 게임의 최종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었고 우리가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할지 구상하고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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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파이 러쉬' 의 아이디어는 무척이나 신선했습니다. 최초의 발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또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좋아할 것이란 확신이 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초의 아이디어는 제가 하고 싶었던 작업에서 출발했습니다.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장면들이나 트레일러를 보면 음악과 화면 상의 액션, 동작이 딱 맞아 떨어지게 편집이 되어 있으면 굉장히 멋있고 재미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바로 그런걸 원했습니다. 이전에도 게임플레이와 음악을 결합한 게임도 있었지만 제가 바라는 그런 장면과는 좀 다른 것이었죠.

그리고 게임을 만들어나가면서 좀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넣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 세가 새턴, 드림캐스트, 게임큐브 게임들처럼 말이죠. 좀더 밝고 노스탤지어의 느낌을 주면서 게임 음악을 플레이에 잘 활용하던 그때 게임들의 느낌을 주었스빈다. 요즘의 게임들도 물론 좋지만, 그때 단순하면서도 독특하고 다소 이상하기도 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처음 우리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사내 테스터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었어요. 그때는 뭔가 시각적인 요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상자와 기본 캐릭터만 있었죠. 하지만 그때에도 이미 음악에 따라 플레이하고 음악에 따라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걸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열광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지금 사람들이 충분히 좋아하고 열광할만한 걸 만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고,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비록 아이디어는 다소 독특하고 이상했지만 이걸 끝까지 완성하면 이에 열광하는 게이머들이 있을거라 확신했죠.

● '하이파이 러쉬'의 출시나 게임 공개가 큰 마케팅 캠페인이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사내에서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반응에 대해서 어떤 감상을 가지고 계신지, 그리고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게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게임에 자신이 있었고, 재미있고 플레이하기에 좋은 게임이라는걸 개발팀과 퍼블리셔까지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게 기존 게임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게임을 출시할 때 누군가 우리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길 바랐는데, “이게 재미있나?”, “그동안 호러 게임이나 만들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컬러풀한 게임을 만들었나?” 같은 것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발표부터 출시까지 매우 짦은 시간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베데스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후에 게임 패스로 게임을 낼지,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출시할지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걸 알았죠. 그래서 발표와 동시에 출시하기로 생각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게임을 해보고 판단하길 원했어요. 그리고 이건 우리가 그만큼 우리 게임에 자신이 있다는걸 보여주는 방법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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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여기와서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나서는 어땠나요? 예상대로였나요?


사실 제가 긴장을 좀 잘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좀 긴장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편한 분위기, 개발자와 팬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자유롭게 대화를 하는 분위기여서 좋았습니다. 지금 이 미팅도요. 사실 저는 계속 도쿄에 있고, 한국은 굉장히 가까운데도 생각보다 교류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반응 자체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 강연 후에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와서 말을 걸어주고 반응하는걸 보니 여기에도 우리 게임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가 게임의 대본을 썼기 때문에 얼마나 현지화가 잘 되어서 잘 전달되었는지도 좀 걱정되네요.

● ‘하이파이 러쉬’ 의 현지화에 대해서는 꽤나 평이 좋은 편이에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해외 인터뷰를 할 때마다 현지 반응을 물어보는 편인데 한국에서도 팬들을 찾을 수 있다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 '하이파이 러쉬' 특유의 게임 플레이 뿐만 아니라 아트 스타일, 캐릭터, 세계관 등이 흥미로워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프랜차이즈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차기작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나요?

일단 저희가 정확히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의 게임들은 모두 그 자체로 완전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게임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관해서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캐릭터를 사랑하고, 이들이 여러 사건을 겪고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매체와 관계 없이 더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더 할 수 있는지, 여건과 능력이 충분한지를 살펴봐야 하겠지요.

● 개발 과정을 들어보면 정말로 많은 작업량이 필요했을 것 같고, 또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한땀한땀 이루어진 것 같은데 좀더 단순한 개발 과정, 또는 자동화된 개발 공정을 추구할 생각은 없었나요?

자동화 툴을 만들기는 했었습니다. 비트와 음악을 액션에 동기화시키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메인 시스템을 자동화했죠. 물론 음악은 과학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분명 수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핸드 튜닝을 거쳐야하는 작업들이죠.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이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는 모든 인간적인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시스템 중에서도 이런 독특한 상황에 쓰이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극도로 도전적이었고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보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만큼 이 게임이 특별해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그 모든 과정이 그저 자동화된다면 매우 단순하고 감각적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만든 노래과 플레이는 개인화된 경험처럼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런 독특한 감각을 게임에 꼭 넣고 싶었고, 플레이어가 이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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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또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요? 기존 작품의 연장선인가요, 또다른 새로운 도전인가요?


아, 그냥 지금까지 만들던 게임이나 계속 리메이크 하려구요. HD, 4K 이렇게…(웃음) 물론 농담입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3가지 주요 IP가 있습니다. ‘디 이블 위딘’, ‘고스트 와이어’, ‘하이파이 러쉬’ 까지 말이죠. 이들 게임은 모두 닫힌 책이 아닙니다. 당연히 새로운 걸 하고 싶습니다. 다음 게임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여러 군데에서 영감을 받고 항상 아이디어를 만들어 냅니다. 스튜디오로서 우리가 항상 열정적으로 새로운걸 만들길 바라고, 다음 작업하는 게임이 무엇이 되던 매우 강한 열정으로 멋진 게임을 만들어낼거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소감, 그리고 '하이파이 러쉬' 의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메세지 부탁드립니다.

어제 상당히 날씨가 춥더군요. 비도 오고 하루를 시작하기는 힘든 날이었지만 오늘 여기 와서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일본에 15년간 있었는데도 이번이 첫 한국 방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왜 그동안 안왔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동아시아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도 있지만 여전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뭐, 언어적인 부분도 있고 말이죠. 지금은 좀더 현장을 둘러보고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팬들을 만나고 보내는 시간이 매우 좋습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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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컴에도 잘 돌아가는 저사양 겜이라 한국에서 정말로 이 게임을 하고 싶은 게이머는 사실상 다 해봤을듯... 결정적으로 완성도와는 별개로 유저수 300만 중에 엔딩 비율이 겨우 10% 수준 밖에 안될 정도로 호불호와 진입장벽 자체가 있는 게임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해줄만한 게임은 딱히 아님
23.11.19 23:32

(IP보기클릭)118.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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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즐겼으면 딱 거까지만 얘기하지 뒤에 쓸데 없는 소리를ㅋㅋ
23.11.20 10:18

(IP보기클릭)4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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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게임패스로 해보고 '뷰티풀죠'와 '슬라이쿠퍼'의 향기가 강하게 났던 게임이었는데 플레이감각이 정말 좋았습니다. 취향을 좀 탈 것 같은 작품이고, 20년 전 옛날 게임 느낌이 강해서 나름 좋았습니다. 좋은 강연내용 취재 감사드립니다.
23.11.2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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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용과같이8예구해야지ㅋ
똥컴에도 잘 돌아가는 저사양 겜이라 한국에서 정말로 이 게임을 하고 싶은 게이머는 사실상 다 해봤을듯... 결정적으로 완성도와는 별개로 유저수 300만 중에 엔딩 비율이 겨우 10% 수준 밖에 안될 정도로 호불호와 진입장벽 자체가 있는 게임이라 누구에게나 추천해줄만한 게임은 딱히 아님 | 23.11.19 23:3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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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용과같이8예구해야지ㅋ
그래서 난 스팀에서 샀지! 님 컴없? | 23.11.20 00:58 | | |

(IP보기클릭)112.159.***.***

루리웹-7095299304
어렵고 리듬 맞춰야하는 게 거슬려서 중도포기함 | 23.11.20 05: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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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용과같이8예구해야지ㅋ
재밌게 즐겼으면 딱 거까지만 얘기하지 뒤에 쓸데 없는 소리를ㅋㅋ | 23.11.20 10:18 | | |

(IP보기클릭)210.121.***.***

[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용과같이8예구해야지ㅋ
덧글 쓰신 분이야 그런의도는 아니겠지만 플스 독점 착한 독점 그외는 시장을 좀먹는 무리들 그 드립 생각나서 쪼금 그럼 | 23.11.20 13:06 | | |

(IP보기클릭)118.235.***.***

[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용과같이8예구해야지ㅋ
피시로 재밌게 했답니당 | 23.11.20 14:31 | | |

(IP보기클릭)175.204.***.***

헤으응 코르시카 눈나
23.11.20 00:16

(IP보기클릭)49.170.***.***

BEST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해보고 '뷰티풀죠'와 '슬라이쿠퍼'의 향기가 강하게 났던 게임이었는데 플레이감각이 정말 좋았습니다. 취향을 좀 탈 것 같은 작품이고, 20년 전 옛날 게임 느낌이 강해서 나름 좋았습니다. 좋은 강연내용 취재 감사드립니다.
23.11.20 03:08

(IP보기클릭)220.70.***.***

생각도 없던 엑박을 사게 만든 게임.. 리듬겜을 잘 하진 못하지만 밝은 분위기와 음악이 흥겨워서 하는 내내 즐거웠네요
23.11.20 10:57

(IP보기클릭)121.138.***.***

마케팅 등 일체 없이 갑자기 트레일러 뜨고 트레일러와 동시에 게임 발매. 게임 해보니 갓겜ㅋ 이런 경우가 흔치는 않음
23.11.20 12:08

(IP보기클릭)59.5.***.***

괜찮은 게임이었음~ 재밌었음!
23.11.20 12:20

(IP보기클릭)112.173.***.***

후속작 기대됩니다!
23.11.20 14:11

(IP보기클릭)14.33.***.***

예전에 다이렉트 게임즈 랜덤으로 나왔는데 두개가 순식간에 팔리길래 이거 재밌는건가? 하고 해본게임 올해 게임중 제일 재밌게 한거중 하나임
23.11.20 16:18

(IP보기클릭)211.244.***.***

존 요하네스 지스타 강연+인터뷰 와드
23.11.20 17:11

(IP보기클릭)118.235.***.***

요즘 루리웹 지스타 기사 너무 좋네요
23.11.20 18:45

(IP보기클릭)220.120.***.***

재미하난 죽여줬던 게임 같음. 라챗클처럼
23.11.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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