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아니 ‘다이의 대모험(ダイの大冒険)’은 용사와 모험을 동경하던 소싯적 소년소녀에게 바이블 같은 만화였다. 그 시절 동네 어귀에 놀이터를 돌아보면 나무 작대기 역수로 꼬나쥐고 “아바아아아아앙~ 스트랏슈!!”라 외치는 꼬맹이를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 역시 ‘드래곤 퀘스트’라는 IP 자체보다 ‘아벨 탐험대’와 ‘다이의 대모험’을 먼저 접했는데, 그때도 없던 게임이 이제와 나온다니 정말로 감회가 새롭다.

앞서 독일서 접한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 게임스컴 빌드는 서브 콘텐츠인 기억의 신전뿐이었으나, 이번에 TGS 2023을 기하여 스퀘어에닉스에 방문했을 땐 드디어 전체 게임을 확인 가능했다. 다만 일정 관계상 크로코다인, 흉켈과의 싸움 등 몇몇 장면만 플레이했기 때문에 인터뷰 기사 서두에 붙여 짧게만 소개하겠다. 게임 정식 발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는 1989년 점프서 연재된 만화와 2020년 리메이크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액션 RPG다. 핵심 콘텐츠는 스토리 모드와 기억의 신전으로, 전자는 원작 내용을 따라가며 감상하기 좋고 후자는 로그라이트 방식이라 반복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스토리 모드의 경우, 원작의 중반 즈음인 귀암성 전투까지만 수록됐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이, 포프, 마암, 흉켈이다.

아무래도 ‘드래곤 퀘스트’ IP를 활용한 RPG라면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가 떠오르는 이들이 적잖을 텐데, 막상 살펴본 본작의 스토리 모드는 그처럼 큰 규모는 아니었다. 아르키드 왕국부터 사바바 항구까지 원작 세계관을 넓게 조망하는 월드맵 위로 원작 내용에 따라 스테이지가 표시된다. 그걸 누르면 파티 세팅 UI로 넘어가고, 장비와 기술을 점검한 다음 스테이지에 진입한다. 스테이지는 대부분 전투 일변도로 짧고 선형적이다.

몇 번인가 전투를 치르고 나면 스토리 감상만 위한 스테이지도 나온다. 흉켈과 결투 같은 중요한 장면은 3D 이벤트신이 존재하나 보통은 정지 화면과 음성 및 자막이다. 보스전은 싸우며 전진하는 여느 스테이지보다 좀 더 좁은 공간만 주어진다. 전투 시스템 자체는 간편하면서도 손맛이 나쁘지 않다. 직관적인 버튼 조작으로 기술 발동은 물론 동료와의 전환이 가능하다. 먼저 보스의 실드 게이지를 부순 다음 몰아치면 된다.

크로코다인, 흉켈 같은 강적을 쓰러트리거나 원작에서 중요한 장면을 감상하고 나면 관련된 인연의 기억을 획득한다. 인연의 기억은 원작 속 명장면을 장비화한 것으로 만화 컷을 그대로 담았다. 이렇게 스토리 모드서 얻기도 하지만 서브 콘텐츠인 기억의 신전을 공략하면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진다. 이 부분은 게임스컴 당시 체험기(링크)를 참고하자. 끝으로 스퀘어에닉스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인피니티 스트랏슈'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스퀘어에닉스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

● 대략 1년 넘게 출시를 연기했다. 그간 어떤 개선 작업을 진행했나

: 역시 그래픽적으로 크게 개선을 이뤘다. 3D 액션 및 컷신도 공들여 제작하였고, 전투 밸런스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는 비로소 기대할 만한 퀄리티가 되었다 자부한다.

● ‘다이의 대모험’은 한국에서도 굉장히 인기를 끈 만화다. 혹시 알고 있는지

: 해외 동향도 살피는 중이라 원작이 한국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익히 전해 들었다. 그런 만큼 한국 게이머 여러분이 다들 ‘인피니티 스트랏슈’를 즐겨준다면 좋겠다.

● 리메이크 TVA도 완결이 난 상황에서 귀암성 전투까지만 다루는 이유가 뭔가

: 마음 같아서야 결말까지 다루고 싶지만 ‘다이의 대모험’이 워낙 방대한 이야기라, 어디서 끊을까 고민하다 귀암성 전투 즈음이 가장 괜찮겠다 싶었다.

● 그렇다면 귀암성부터 결말까지 내용은 DLC나 2편을 통해 다룰 계획인지

: 현재로선 남은 내용을 어떤 식으로 발매할지 계획하고 있지 않다.

● 본가 ‘드래곤 퀘스트’처럼 좀 더 규모감 있는 RPG로 만들어도 좋았을 텐데

: 당초 기획 시점부터 ‘다이의 대모험’은 액션 RPG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굉장히 멋있는 기술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 그것을 내 손으로 직접 싶다는 바람에 적합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대전격투도 고려했으나 거기까진 ‘드래곤 퀘스트’라는 IP의 분위기가 너무 엇나가는 듯하여 지금 같은 형태로 완성됐다.

● 좀 더 큰 필드를 통해 원작의 장소를 직접 가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 물론 오픈월드에 가까운 형태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본작은 어디까지나 ‘다이의 대모험’이란 원작을 재현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려면 여러 왕국에 걸쳐 굉장히 방대한 분량이 되어버리는 터라 그 대신 캐릭터 모션, 필살기 연출 등에 힘을 실기로 결정했다.

● 스토리 모드와 기억의 신전이 주된 콘텐츠인데, 플레이 흐름이 어떻 되나

: 스토리 모드와 서브 퀘스트로도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지만 역시 기억의 시전에서 경험치와 보수를 얻는 게 가장 빠르게 강해지는 방법이다. 그래서 스토리 모드를 즐기다 이따금씩 기억의 신전에 들르며 두 콘텐츠를 오가는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기존에 공개된 아방의 사도 4인이 전부인건가

: 맞다. 다이, 포프, 마암, 흉켈까지 4인 구성이다. 참고로 마암과 흉켈은 폼 체인지 비슷한 요소가 있어 실질적으로는 여섯 명에 가깝다.

● 마탄총/무도가 마암과 갑옷마검/갑옷마창 흉켈은 별개 캐릭터로 치는 건가

: 동일 캐릭터로 취급하여 레벨 등 성장치를 공유한다. 다만 특기와 장비는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의 육성은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 초반부 스토리를 나중에 얻는 무도가 마암으로 다시 즐기는 것도 가능한지

: 스토리 모드는 그 장면에 딱 맞는 캐릭터만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초반부를 무도가 마암으로 돌파하거나 하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스토리 모드 클리어 시 해금되는 챌린지 모드의 경우 어떤 캐릭터든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다. 따라서 무도가 마암이나 갑옷마창 흉켈로 크로코다인을 상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챌린지 모드는 적의 공격력, HP 등 수치만 증가하나. 히든 패턴이나 보스도 있나

: 수치적인 증가도 있고 몇몇 보스는 새로운 패턴이 추가되기도 한다. 스토리 모드와 같은 공략법을 고수했다간 적을 쓰러트리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챌린지 모드를 위한 히든 보스는 없지만 기억의 신전 최심부까지 진행하면 거기에 뭔가 숨겨뒀으니 모쪼록 기대해주기 바란다.

● 애니메이션 장면 일부를 이벤트신에 정지 화면으로 썼다. 영상으로 넣으면 안 되나

: 솔직히 답하자면 권리 문제 때문에 동영상을 그대로 쓰긴 어려웠다. 다만 소스 자체는 넘겨받은지라 이걸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정지 화면으로나마 넣게 됐다. PS뿐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로도 발매하기에 용량 측면을 신경 쓰기도 했고.

● 평범한 장비 시스템 대신 인연의 기억으로 캐릭터를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 ‘다이의 대모험’은 여러모로 무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다이가 상점에서 파는 동검 같은 걸 장비하면 역시 좀 이상하지 않나. 거기다 원작의 여러 명장면을 최대한 수록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라 이걸로 장비를 만들자고 결정한 것이다.

● 인연의 기억을 선정한 기준이 궁금하고, 귀암성 이후 장면도 들어가 있는지

: 나 스스로가 ‘다이의 대모험’ 광팬이라 직접이 선정했다. 팬이라면 ‘이 장면은 반드시 들어가야 해!’라 외칠만한 내용은 거의 다 넣었다. 다만 아무래도 편애가 없을 수 없는지라 그런 부분은 스태프들이 조정해줬다. 귀암성 이후 장면에 대해선 아직은 비밀이다.

● 전투에서 저스트 가드와 회피가 유용한데, 난이도를 어느 정도로 잡았나

: 애니메이션 팬들도 함께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를 낮추고 심플하게 구성했다. 따라서 일부러 어렵게 만들 의도는 없었고, 저스트 가드와 회피의 경우 액션 게임으로서 조작감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 채택한 것이다. 액션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되고, 그게 어렵다면 몸으로 받아내며 싸우더라도 클리어 가능한 난이도다.

● 스테이지 클리어 시 경험치 등 보상을 몰아서 얻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 기본적으로 스토리 모드에선 스테이지 클리어 시 경험치와 보수를 받게 된다. 기억의 신전은 약간 달라서 매 전투마다 경험치와 보수가 주어진다. 이를 채택한 건 본작에 가장 잘 어울리는 보상 입수 방식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 귀암성 전투까지 다룬다면 최종 보스는 누구인가, 역시 미스트 번인지

: 이 자리에서 최종 보스를 밝히긴 어렵다. 누가 마지막 상대인지는 직접 플레이하며 확인하기 바란다.

● ‘다이의 대모험’ 광팬이라 밝혔는데, 좋아하는 캐릭터와 명장면이 궁금하다

: 어려선 포프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다이에게 끌린다. 다이의 굉장히 곧고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 참 멋지지 않나. 그리고 명장면이라면 역시 아버지 바란과의 결투가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

● 끝으로 ‘인피니티 스트랏슈’를 기대하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시게 만들어 죄송하다. 드디어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을 한국의 게이머 여러분에게 전할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 원작 중반까지 스토리만 다루게 되어 아쉽지만 그만큼 3D 액션과 컷신 연출 등에 굉장히 공들였으니 그런 부분에 주목해주기 바란다. 게임이 재미있다면 애니메이션도 함께 봐주시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