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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레벨업,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체험
조회수 11579 | 루리웹 |
입력 2024.05.15 (0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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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높은 웹툰이 게임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흔히 있는 일이다. IP 확장은 브랜드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인 법.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 나갔다면 확실하게 성공한 IP라 할 수 있다. 그 중 특히 게임은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와 달리 보는 재미 뿐만 아니라 하는 재미까지 선보여야 하는 영역인 만큼 보다 주목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웹툰의 게임화는 쉽지 않다. 웹툰만의 독특한 문법을 게임에 걸맞은 모습으로 가다듬어야 하고, 그와 동시에 완전 똑같지는 않게, 게임만의 재해석을 거쳐야 한다. 조금만 재해석을 잘못 거쳐도 원작과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 버릴 수 있으며, 그렇다고 원작을 그대로 따르면 게임만의 매력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로 지난 8일 넷마블이 서비스를 시작한 수집형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주목할 만한 게임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에 달하는 글로벌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를 소재로 만든 수집형 액션 RPG다. 그 나 혼자만 레벨업을 그냥 액션 RPG도 아니고 수집형 액션 RPG로 만들었다니, 과연 어떤 재해석이 들어갔을까 궁금해지는 가운데, 게임을 직접 체험해 봤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기본 시스템은 방치+수집형 RPG의 룰을 따른다. 스토리와 연관된 스테이지는 최초 1회 클리어 시에만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대신,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재화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쌓이는 '활동 지원금'을 통해 꾸준히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게이트, 폐쇄 임무, 인스턴스 던전 등 매일 충전되는 입장권을 사용해 입장할 수 있는 던전들, 일명 '숙제' 콘텐츠로 얻는 보상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치+수집형 RPG의 룰을 따른다
가만히 있어도 경험치와 재화가 쌓이는 모습
전투는 공격, 이동, 회피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기본기가 탄탄한 액션을 보여준다. 장착한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액션과 스킬,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게 회피하면 발동되는 저스트 회피(극한 회피)로 절대적인 이득을 취하는 등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는데, 모바일로도 출시된 게임 답게 자동 전투도 지원해서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 없는 구간에서는 풀 오토로 자동 전투를 진행하거나, 세미 오토로 스킬 사용과 회피 타이밍만 수동 조작하는 식 플레이를 통해 조작 피로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본기가 탄탄한 액션을 보여준다
적의 공격을 발판 같은 것으로 미리 알려줘서 타이밍 맞게 회피를 눌러주면 된다
회피에 성공하면 순간 무적이 되고, 그림자 밟기를 통해 적의 뒤로 순간이동, 방어력 저하 디버프를 걸 수 있다
브레이크를 통해 패턴을 파훼할 수도 있다
수집형 RPG인 만큼 주인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뽑기'를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뽑기 요소로는 '무기'와 '헌터'가 있다. 무기는 출시 시점 성진우의 무기 31종과 헌터 무기 25종으로 총 56종이 존재한다. 이 중 성진우가 착용 가능한 무기는 각 무기는 무기마다 고유의 특수 효과와 스킬,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같은 무기를 모아 진화할 수록 더 강력한 능력이 해금된다. 성진우는 무기를 한 번에 2개 착용할 수 있는데, 해당 무기의 스킬을 사용하면 이후 공격이 그 무기로 바뀌는 형태로 싸우게 된다.
핵심 뽑기 중 하나인 무기. 주인공의 경우 2개의 무기를 동시 착용 가능하다
착용한 무기에 따라 액션이 달라지는 점도 재미 포인트다
헌터는 출시 시점 총 24명이다. 등급은 SR과 SSR 밖에 없으며, SR 13명, SSR 11명으로 이뤄져 있다. 헌터는 파티에 편성해 함께 싸울 수도 있는데, 그 쓰임새가 특이하다. 일반적인 수집형 RPG라면 파티에 편성해둔 캐릭터를 적절하게 교체하여 직접 조종하는 식으로 싸우게 되는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캐릭터를 교체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스킬 개념으로 사용하게 된다. 전투 중에 편성해둔 헌터를 선택하면 그 헌터로 캐릭터가 교체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헌터가 등장해 대표 스킬을 사용한 후 사라지고 쿨타임이 돌게 되는 식이다. 주인공 성진우 외에는 사실상 조연 취급인, 실로 나 혼자만 레벨업 세계관 다운 전투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뽑기 가능한 헌터는 24명이 존재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 아무리 주인공 성진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세계관이라지만,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수집형 RPG다. 돈을 쓰는 이유인 '수집물'에 해당하는 헌터들도 어느 정도 조명해줄 필요가 있다. 당연히 각 헌터들을 직접 조작하며 싸워볼 수 있는 콘텐츠도 존재하는데, 바로 '헌터 모드'다.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고 다른 헌터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서브 미션이나, 헌터들끼리 파티를 짜서 보스를 공략하는 '폐쇄 임무' 같은 콘텐츠에서는 헌터를 직접 조작하며 싸워볼 수 있는데, 자유로운 액션과 캐릭터 교체,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 QTE 스킬도 사용해볼 수도 있다.
헌터 모드에서는 주인공 외 헌터들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레벨업 하는 것으로 주인공을 성장시키고, 무기와 헌터를 뽑아 파티 전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재미있는 것은 원작부터가 주인공과 다른 헌터들의 취급 차이가 있었던 만큼, 게임에서도 캐릭터 성장 면에서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주인공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근력, 활력, 민첩, 지능, 감각 등 능력치에 분배가 가능한 추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며, 각 스킬에는 룬을 장착해 더 강력한 스킬로 강화할 수도 있다. 특정 구간마다 전직도 가능하며, 전직할 때마다 능력치 상승과 함께 추가 스킬을 획득하기도 한다. 또 장착한 무기 유형에 따라 액션이 달라지고, 무기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정말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성장시킨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형태다.
주인공인 성진우의 경우 레벨업 시 추가 능력치를 획득한다
반면 헌터는 레벨업 시 분배 가능한 포인트가 존재하지 않고, 대신 주인공의 최대 레벨만큼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다. 무기를 착용해도 능력치만 증가할 뿐 액션은 바뀌지 않고 추가 스킬도 없다. 직접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는 헌터 모드가 아니라면 주인공 캐릭터의 스킬 1, 2, 3 처럼 사용하게 된다. 마치 빌려온 캐릭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헌터들은 레벨업을 해도 추가 능력치가 없고, 무기를 바꿔도 액션이 바뀌지 않는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졌지만, 카툰 렌더링을 적절히 활용하여 웹툰 속의 캐릭터들의 모습을 위화감 없이 잘 구현해냈다. 여기에 주요 장면은 웹툰과 오버랩 되는 식으로 연계해 몰입도를 높였다. 스토리는 원작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생략되어 재빠르게 전개되는 편이다. 생략되어 있는 부분이 꽤 절묘하다.
생략된 스토리는 완전히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아닌 다른 헌터들의 시점으로 다시보며 이야기를 보충하는 서브 미션 스테이지 형태로 별도 제공된다. 물론 원작을 아예 모른다면 서브 미션까지 클리어해도 스토리가 이해가 가지 않을 순 있다. 뭔가 사이사이 비어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건 어떻겠냐는 은연 중의 권유로 느껴졌다.
스토리는 원작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생략되어 진행된다
3D에서 웹툰으로 오버랩되는 장면이 꽤나 볼만하다
카툰 렌더링을 잘 활용해 위화감도 적은 편이다
기자의 경우 이 '일어나라' 보는 게 목표였는데 꽤 오래걸렸다
목표 달성!
액션은 모바일 게임을 기준으로 두고 봤을 땐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모바일로 출시되는 액션 게임의 경우 자동과 수동 사이 밸런스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자동과 수동이 가지는 장단점이 확실하며, 선택적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밸런스가 상당히 잘 잡혀 있다고 느껴졌다. 자동 전투 시 캐릭터보다 낮은 전투력의 던전은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던전은 어느 정도 수동 조작을 섞어 줘야 클리어할 수 있다. 그것도 관성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몬스터의 패턴을 분석하고 적절히 눌러줘야 한다.
특히 수동 조작은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 그리고 각 스테이지 별로 존재하는 '배틀 미션' 조건을 달성해야 할 때 사용하게 된다. 배틀 미션의 경우 올 클리어를 해야 뽑기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 클리어가 필수인데, '보통 체력 30% 이상인 상태로 승리', '극한 회피 2회 이상 사용하고 승리', '20회 미만 피격 당하고 승리' 같은 수동 조작을 하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수동 조작이 불가피하다.
기본적으로 액션 기본기가 탄탄하고, 귀찮은 부분은 자동 전투로, 액션을 즐길만한 부분은 수동 전투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자동 전투라면 클리어하기 어려운 'n회 미만 피격 당하고 승리'
과금 유도는 노골적인 편이다. 모든 콘텐츠에서 '과금하면 진짜 편한데... 진짜 안할거야?' 식의 유도 문구가 끊임 없이 노출된다. 실제로 과금을 할 경우 보다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매일 성장 지원'을 구매하면 한 달 동안 A등급 이상 게이트 특급 소탕 가능, 게이트 특급 소탕 5회 무료 제공, 게이트 미션 보상 30% 추가 획득, 활동 지원금 골드·경험치 30% 추가 획득, 활동 지원금 특급 지원, 인스턴스 던전 및 폐쇄 임무 배수 플레이 추가 지원 등 성장에 필요한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매일 마정석 지원'을 구매하면 0.6% 확률로 SSR 등급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협회 지원 상자 1개와 200 마정석, 5만 골드를 매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헌터 패스는 구매할 경우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추가로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픽업 뽑기에 필요한 픽업 뽑기권까지 준다.
매일 성장 지원, 매일 마정석 지원이 노골적으로 필요성을 어필을 하고 있다
특히 매일 성장 지원의 경우 이 게임의 성장 핵심인 '레벨업'을 보다 빠르게 가능하게 해주므로 엄청난 특혜라고 할 수 있겠다. 피로도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하고 게임 자체는 마음만 먹으면 무한히 즐길 수 있으나,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경험치를 주지 않아 하루에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한정돼 있고, 특정 레벨을 달성하지 않으면 입장 자체가 되지 않는 스테이지가 존재하므로 레벨업이 빠르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남들보다 더 일찍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뽑기의 경우에도 픽업 뽑기권과 일반 뽑기권을 분리해 놓았으며, 픽업 캐릭터의 경우 일반 뽑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게임 출시 후 첫 번째 픽업 뽑기 캐릭터인 '차해인'의 경우 명속성 헌터인데, 많은 이들에게 장벽이 되었을 그림자 군주 스토리 부근 스테이지의 몬스터 약점 속성이 죄다 명속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노골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림자 군주 스토리 부근이 죄다 명속성 약점인데 첫 픽업 헌터인 차해인을 뽑으면 보다 쉽게 넘어갈 수 있다
픽업 캐릭터는 통상 뽑기에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금 유도'만' 심할 뿐 과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임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서 딱히 성장이 뒤쳐진다고 문제되는 부분도 없으며,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는 대부분 '활동 지원금'이 해결해주고, 게이트나 폐쇄 던전을 꾸준히 돌면 성장 재료도 어렵지 않게 챙길 수 있다. 도전과제와 도감작, 스테이지 클리어 시 주어지는 재화와 뽑기권도 꽤 많은 편이기에 무과금으로도 뽑기 천장 한두 번은 빠르게 볼 수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요구 전투력이 크게 늘어나고 약점 속성을 맞춰가지 않으면 클리어가 어려워지는 것이 꽤 열 받지만, 이 또한 충분한 성장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 진행이 막힌다면 그냥 아직 때가 아닌 거다. 활동 지원금과 내일의 숙제를 기다려보도록 하자.
요약하자면 과금 유도가 노골적일 뿐, 과금 의존도 자체는 낮다고 볼 수 있겠다. 과금을 권하는 알림이 자주,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확실히 거슬린다.
랭킹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는데 경쟁 콘텐츠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독특한 세계관을 적절하게 수집형 RPG으로 풀이해냈으며, PC로 즐겨도 모바일로 즐겨도 적절한 자동과 수동 조작의 밸런스, 어느 정도 생략되긴 했지만 게임만의 독창성까지 겸비한 스토리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팬 입장에서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한 게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본적으로 원작 팬이 아니면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는 아쉽다. 전체적으로 플레이어가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져 있다. '게임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을 즐겨보자'가 아닌, '나 혼자만 레벨업을 게임으로도 즐겨보자'에 가깝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면 기본적인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부터 어렵고,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 것도 어려우므로 이 게임을 해야하는 이유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헌터들이 대부분 조연처럼 생긴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