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닌텐도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거치형 게임기 Wii의 후속 기종에 대해 공식으로 발표했습니다. 2006년 12월 일본에서 출시된 Wii는 2008년 국내에도 정식으로 발매되어 약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비록 Xbox360이나 PS3에 비하면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지만 게이머의 팔 움직임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위모트 컨트롤러를 채택, 이전 게임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조작 체계를 선보이며 타사의 하드웨어에 비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은 물론 북미와 유럽, 한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일대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던 Wii도 어느새 출시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그 후속 기종이 이번 E3 2011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올해 일본과 북미에서 런칭한 3DS는 물론 Wii와 NDS 게임까지 체험해볼 수 있는 E3 닌텐도 부스였지만, 최고의 화제는 단연 Wii U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닌텐도는 평범한 조작 체계나 컨트롤러가 아닌 독특한 물건을 들고 나왔으며, 그 덕분에 보통은 본체 자체의 성능이나 디자인 등에 쏠리던 관심이 컨트롤러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E3 2011에서 공개된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Wii U. |
독특한 조작 체계는 물론, 하드웨어 자체의 디자인과 분위기, 그리고 Wii U라는 이름까지 Wii의 후속 기종은 Wii의 콘셉트를 거의 그대로 따라간 느낌입니다. Wii와 마찬가지로 Wii U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본체의 성능이나 명칭, 디자인보다는 바로 전용 컨트롤러였습니다. Wii U의 전용 컨트롤러는 게이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컨트롤러의 생김새가 아니라 태블릿에 가까운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식 발표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컨트롤러에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채택된다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결국 루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반적인 십자키는 물론 3DS에서 채택된 슬라이드 패드를 두 개 붙이고, 홈버튼과 셀렉트/스타트 버튼에 이어 전통적인 A/B/X/Y 버튼과 L/R/ZL/ZR 숄더 버튼까지 컨트롤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입력부와 더불어 6.2인치의 16:9 와이드 사이즈 터치 스크린을 달았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평범한 컨트롤러가 아니라 덩치 큰 휴대용 게임기라고 판단할만한 인상입니다. 실제로 크기 역시 본체 위에 전용 컨트롤러를 올려두면 본체가 대부분 가려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무게 자체는 심하게 무거운 편이 아니어서 게임 플레이 시에 크게 신경 쓰이진 않는 수준입니다.
닌텐도는 대형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가속도계와 자이로 센서, 진동 기능에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터치펜 슬롯까지 NDS와 3DS를 통해 익숙한 기능을 하나의 컨트롤러에 집어넣고 충전식의 전용 배터리까지 달았습니다. 이쯤 되면 게임기의 컨트롤러가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휴대용 게임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따지고 보면 Wii U 컨트롤러 자체의 생김새나 기능 자체는 여러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익숙하다면 익숙한 모습이라 할 수 있지만, 그 포지션이 게임기의 전용 컨트롤러라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E3 닌텐도 부스에서 볼 수 있었던 Wii U 본체와 전용 컨트롤러. |
어떻게 보면 Wii U의 전용 컨트롤러와 본체는 NDS와 3DS가 상단의 디스플레이를 메인 게임 화면으로 쓰고, 하단의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부가적인 게임 정보 표시나 터치 조작을 하던 것과 거의 동일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Wii U의 본체를 연결한 TV나 모니터가 메인 화면이라면 Wii U 전용 컨트롤러에 붙은 디스플레이는 NDS나 3DS의 하단 터치 스크린인 셈입니다. 오랜 시간 닌텐도가 NDS와 3DS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거치형 기기에도 접목한 형태인데, 그간 신선한 조작 체계에 깊은 관심을 보인 닌텐도다운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플레이 스타일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조작하게 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십자키나 아날로그 패드 등을 이용한 평범한 컨트롤에서부터 감압식 터치 화면을 통한 입력도 가능하며, 자이로 센서 등을 이용해 컨트롤러를 움직여서 시점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Wii U 전용 컨트롤러의 가장 큰 특징인 TV의 화면을 그대로 전용 컨트롤러에 무선으로 불러와 컨트롤러를 보며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NDS나 3DS를 통해 익숙해진, TV 화면을 메인으로 잡고 게임에 대한 전용 컨트롤러의 디스플레이로는 정보를 확인하거나 부가적인 조작 방식도 가능합니다. 아직은 이를 제대로 활용한 서드파티의 타이틀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많은 기대를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전용 컨트롤러의 디스플레이로 게임의 정보를 띄우거나, 혹은 게임 자체의 화면을 띄울 수 있게 되었다. |
전용 컨트롤러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붙어 있고, 게임 화면을 컨트롤러 디스플레이에 직접 띄워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항간에는 Wii U가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니라 기존 Wii의 새로운 컨트롤러라는 이야기로 와전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전용 컨트롤러 단독으로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고, 어디까지나 Wii U 본체를 켜고 게임을 실행한 다음 그 데이터를 받아 컨트롤러에 띄우는 방식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게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을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영상/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하는 만큼 본체와 그리 멀리 떨어지진 못할 듯합니다.
여담이지만, 컨트롤러에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것은 세가가 드림캐스트를 통해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비주얼 메모리라 불리는 주변기기를 컨트롤러에 삽입하면 세이브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차적인 기능 외에도 비주얼 메모리에 붙어 있는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진행 상황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버처 테니스의 경우에는 아예 TV 화면을 보지 않고 비주얼 메모리 디스플레이의 도트로 이루어진 선수와 코트를 보면서 플레이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Wii U는 한층 더 나아가 대형 디스플레이를 컨트롤러에 붙여서 거의 휴대용 게임기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
전용 컨트롤러의 뒷면만 보아도 컨트롤러라기보단 하나의 거대한 휴대용 게임기. 스피커나 이어폰 단자까지 준비되어 있다. |
NDS로는 듀얼 스크린과 터치 방식의 조작 체계를, Wii를 통해서는 동작 인식 조작을, 그리고 3DS로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입체 영상을 구현하면서 게임에 대한 접근을 다각도로 조명해서 그동안 큰 성공을 거두었던 닌텐도는 이번에는 TV 없이, 컨트롤러만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거치형 콘솔 기기를 내놓기에 이릅니다. 6인치라는 큰 터치 인식 디스플레이가 붙은 전용 컨트롤러와 Wii에서 사용되었던 위모트 컨트롤러와 위핏 주변기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Wii U는 이들 모두의 조작 체계를 혼합해서 다양한 방식의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사실 전용 컨트롤러에 채택된 디스플레이 자체의 품질은 NDS나 3DS와 마찬가지로 아주 우수한 편은 아닙니다. 게임을 플레이하기에는 적당한 수준이지만, 어디까지나 강조하는 것은 디스플레이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품질을 내세우진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SCE가 조금 무리한 듯한 품질의 PSP와 PS VITA용 디스플레이를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어디까지나 기존 닌텐도의 휴대용 하드웨어의 수준을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닌텐도가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준선을 조금은 올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기존 Wii용 주변기기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
감압식 터치라 NDS/3DS와 비슷한 느낌으로 조작이 가능.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워낙 전용 컨트롤러의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지 본체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 Wii U 본체의 디자인도 Wii U라는 이름 그대로 Wii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한 조그맣고 납작한 디자인에 디스크 삽입부의 처리나 버튼부의 배치 등 Wii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나간 모습입니다. 말 그대로 Wii HD라는 설명이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내장 플래시 메모리 방식을 채택했으며, 내장 메모리와는 별도로 4개의 USB 슬롯을 통한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지원하는 것 역시 Wii와 같은 방식입니다.
다만 날렵하게 각진 모습을 보여주었던 Wii와는 달리 Wii U의 디자인은 동글동글한 모습이라는 것이 두 하드웨어가 서로 다른 하드웨어라는 것을 알려줄 뿐입니다. 아직은 서드파티를 통한 Wii U용 게임이 대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몇몇 간단한 타이틀을 제외하면 공개된 영상 역시 Wii U로 어떻게 게임이 돌아가는지를 설명해주는 테크니컬 데모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하드웨어에 대한 정확한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면 일단 Xbox360이나 PS3 수준이나 그 이상의 화면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입니다.
부가 기능은 거의 없는 편으로, DVD나 BD 영상 재생을 할 수 없고 게임 큐브의 하위 호환 기능 없이 Wii 전용 게임만 하위 호환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누구나 예상했을 Wii 게임의 720p/1080i/1080p 업스케일링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VD나 BD 영상 재생이야 어차피 대체할 기기가 이미 시중에 저렴하게 풀린 상태이고, 하드웨어 코스트 다운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결정이지만 Wii용 타이틀의 업스케일링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Wii U가 Wii HD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해왔던 부분이기에 무척 아쉽습니다. 물론 아직 발매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이러한 부분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변경을 기대해봅니다.
매우 짧은 분량만 공개되었지만 대략적인 Wii U의 성능이나 조작 체계를 보여주었던 젤다의 전설 테크니컬 데모. |
Wii U의 전용 컨트롤러는 단순히 게임을 조작하는 컨트롤러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게임 화면이 뿌려지는 디스플레이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며, 터치 인식을 통한 다양한 게임 참여도 가능합니다. 제작사가 어떻게 고민하느냐에 따라 전에 없는 다양하고 새로운 게임 조작 시스템이 등장할 베이스를 닌텐도가 만들어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NDS와 Wii, 3DS와 마찬가지로 서드파티가 얼마만큼 고민할지가 관건이긴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SCE 역시 PS3와 PS 무브, 그리고 PS VITA를 활용해서 Wii U의 조작 체계를 비슷하게 가져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독자적인 요소가 흐려지는 만큼 퍼스트파티 게임 외에도 서드파티의 지원도 중요할 것입니다.
터치 조작, 음성 입력, 두 개의 디스플레이와 3D 입체 영상 기능 등 막상 하나하나의 요소를 빼고 보면 대부분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법한 기능이라 할 수 있지만, 닌텐도는 남들이 미처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 그러한 요소들을 집어넣으면서 전에 없었던 새로운 체험을 가능케 했습니다. 일견 업무적으로 접근하면 다른 회사에 비해 경직된 회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닌텐도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많은 제작사에 영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Wii U의 예상 발매 시기는 2012년 4분기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Wii U가 NDS-Wii-3DS의 뒤를 이어 또다시 어떠한 아이디어로 참신한 놀이 방식을 구현해낼지 많은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합니다.
웹서핑 도중 일부분을 따와서 확대하는 기능도 존재. |
E3 프레스룸 앞에서 자신을 찍어달라던 GC U 유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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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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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모트는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AA 건전지 사는데만 돈 꽤 깨졌는데 이것도 그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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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렐라1// wii 휴대용 버전아닙니다~ 너무 컨트롤러만 부각되서 그런데 '본체'도 따로 존재하는 엄연한 후속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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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목이 좋네요 즐거운 시도.. 딱 어울리는 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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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휴대용버전이라고 보면 되는건가요??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넹.. 화면이 커서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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