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닌텐도 3DS 체험회에 플레이 가능한 버전으로 출품된 타이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체험 타이틀의 대부분 2월 26일 본체와 함께 동시 발매되는 타이틀이거나 앞으로 이런 식으로 제작될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타이틀 정도로, 10개 약간 넘는 수준의 타이틀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체험회 한쪽 벽에 실제 닌텐도 3DS를 넣어놓고 게임 영상을 보여주는 \'입체 영상 전시 코너\'로 만들어서 30여 편이 넘는 타이틀을 입체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회에 모였고 입체 영상 코너에는 줄을 정리해주는 도우미들이 없는 형식이어서 진득이 감상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 발매될 타이틀이 어떤 식의 영상으로 등장할지 대략적인 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체험회에 일찍 가면 사람들이 미처 몰리기 전에 후다닥 입체 영상을 전부 감상할 수 있지요.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흡사 예루살렘 통곡의 벽이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입체 영상 전시 코너 출품 리스트]
[위닝 일레븐 3D 사커 : 2011년 2월 26일 발매 예정]
이번 닌텐도 3DS 체험회에 출품된 \'위닝 일레븐 3D 사커\'는 원래 그런 것인지 인터페이스를 준비하지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 팀의 선수 이름을 제외하면 미니맵을 비롯한 어떤 정보도 화면에 표시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3D 사커\'라는 부제에 걸맞게 기존 \'위닝 일레븐\' 시리즈와는 달리 기본 화면은 게임 상황에 따라 수시로 시점이 바뀌며 최대한 입체적인 화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골대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는 상황은 3D 입체 연출이 꽤 깊이 있게 보이고 그만큼 몰입감도 올라간 느낌입니다. 다만 기존의 평면 시점에 익숙했던 플레이어라면 패스 한 번에 앵글이 현란하게 변해서 조금 어지러울 수도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물론 기존의 평면 시점도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닌텐도 3DS 자체 게임 미디어의 기본 용량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깔끔한 음질의 음성을 활용한 게임이 많았는데, 위닝 일레븐 3D 사커는 특히나 그 수혜를 제대로 받은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합 상황에 따라 존 카비라씨와 키타자와 츠요시씨의 중계 음성을 실시간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게임의 분위기가 훨씬 거치형 콘솔 시리즈에 가까워진 것은 팬들에게 있어 무척 반가운 소식일 듯합니다. 체험회에서 직접 헤드폰으로 플레이했을 때 실황 중계의 음질도 깨끗한 편이었고, 그래픽 역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편이었습니다. 3D 옵션을 끄고 2D 화면으로 플레이하면 약간 날카롭게 느껴지던 그래픽도 부드러운 그래픽으로 바뀌는 등, 휴대용 기기로는 충분히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픽 수준은 제법 훌륭한 편. 움직임도 부드럽다 |
시합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시점이 특징. |
[바이오해저드 리벨레이션즈 : 발매일 미정]
아직 발매일은 미정이지만 닌텐도 3DS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보여준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의 신작입니다. 타이틀이 나올 때마다 점점 얼굴이 달라지는 질이 조금 신경 쓰이긴 하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퀄리티는 기대해볼 만 합니다. 체험 버전에서 플레이어는 질을 조작해서 배 안을 이동하며 크리스를 찾아야 합니다. 닌텐도 3DS가 3D 입체 영상을 내세우면서 메인 스크린은 상단 스크린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화면 사이즈 또한 동일한 크기였던 이전 DS 시리즈와는 달리 화면의 비율이나 크기 자체도 달라지면서 하단 스크린은 보조적인 역할로 정착한 듯한 인상입니다.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3D 모드에서는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고 2D 모드에서는 프레임 향상과 안티얼라이징이 걸린 화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PS3와 XBOX360으로 발매된 바이오해저드 5와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그래픽의 수준도 4편보다는 5편에 더 가까울 정도로 비주얼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공포\'라는 요소를 찾아볼 수 없는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이지만 배 안이라는 제한적인 공간과 칙칙한 분위기는 은근히 반갑게 느껴지는 요소였습니다. 5분 정도 즐길 수 있는 체험 버전에서 입체적으로 들이대는 괴물의 모습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서바이벌 호러 요소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몇몇 작품은 2월 26일 닌텐도 3DS와 동시 발매로 예정되어 있고 큰 틀은 잡혀 있는 타이틀도 있지만 \'바이오해저드 리벨레이션즈\'는 아직 발매일도 잡히지 않고 대충 이런 분위기로 제작될 것이라는 테스트 버전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5편 때 모델링이 좋았는데 어째서!! |
\'공포\'라는 요소가 부활한 듯하지만 속단하기엔 이르겠죵. |
\'바이오해저드 리벨레이션즈\' 외의 \'더 머시너리즈 3D\'란 타이틀도 제작 중. |
[전국무쌍 크로니클 : 2011년 2월 26일 발매 예정]
일단 개인적인 감상을 먼저 적자면, 매우 실망스러운 타이틀이었습니다. 3D 입체 연출도 나쁘지 않고 하단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서 각지에 흩어진 장수를 실시간으로 바꿔가면서 거점을 공략해가는 것은 흥미로운 요소지만, 게임 자체의 타격감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컷인 연출과 음성 지원을 통해 일단 휴대용 기기로도 화려한 느낌의 무쌍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타격감이 빈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모든 장점을 묻어버릴 만큼 마이너스 요소였습니다. 물론 타격감에 관해서는 개인적인 감상이기에 유저에 따라 달리 느껴질 수도 있고, 겨우 5분 정도의 플레이로 게임의 전체적인 인상을 판단하는 것도 위험한 행위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높은 점수는 주기 힘들었습니다.
체험 버전에서는 남/녀 주인공 중에서 한 명을 골라 다른 장수들과 함께 각지에 흩어져 전투를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기존의 무쌍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하단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오다 노부나가를 비롯해서 실시간으로 원하는 장수를 골라 그 지역으로 넘어가 전투를 할 수 있습니다(무쌍 오로치처럼 그 자리에서 캐릭터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각지에 흩어진 캐릭터로 변경되는 시스템입니다). 하단의 스크린은 맵과 각종 정보를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 자체는 매우 쾌적하고 잘만 이용하면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얼핏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면 종이 인형극을 보는 듯한 입체 영상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가끔 창을 든 적군의 입체감은 매우 실감 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체험 버전에서는 이 부분도 입체 효과가 있지요. |
개인적으론 빈약한 타격감이 좀…. |
[레이튼 교수와 기적의 가면 : 2011년 2월 26일 발매 예정]
오늘의 레벨 파이브를 있게 한 요인 중 하나인 단춧구녕 눈의 영국 신사와 조수의 이야기는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수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습니다. 얼핏 인기 시리즈의 그저 그런 관성적인 후속작이라는 인상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퍼즐 파트나 어드벤처 파트 모두 3D 입체 효과를 잘 살려서 게임의 여러 요소에 닌텐도 3DS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듯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시리즈 대대로 음악도 무척 좋은 편이라 오묘한 느낌의 음악은 오묘한 느낌의 퍼즐과 겹쳐 그 효과를 증폭시켜줍니다. 애니메이션 파트 또한 3D 입체 연출이 적용되었기에 시리즈의 팬들은 물론 닌텐도 3DS의 3D 입체 효과를 잘 살린 타이틀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추천할 만한 타이틀입니다.
일러스트로 처리되었던 캐릭터들의 대화창도 폴리곤으로 표현해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여기에 3D 입체 효과까지 더해져서 약간 이질감이 들 정도로 전작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플레이 전에는 \'레이튼 교수\' 시리즈에 3D 입체 연출을 도입한다면 그냥 퍼즐에 입체 효과를 약간 넣은 게 전부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레이튼 교수의 과거와 현재 두 개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흥미로운 스토리, 제작사 스스로 홍보 영상에 \'신차원\'이란 표현으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합니다.
거의 모든 파트에서 입체 화면을 잘 만들어냈다. |
전 아직도 신고 처리하다 1편 내용누설 당한 아픔을 잊지 못해요. |
닌텐도 3DS의 다양한 기능을 게임 시스템에 멋지게 접목한 \'레이튼 교수와 기적의 가면\'. |
[닌텐독스 + 캣츠 : 2011년 2월 26일 발매 예정]
닌텐도 DS의 터치 스크린과 마이크 기능을 잘 활용한 타이틀 중 하나인 \'닌텐독스\'의 3DS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닌텐독스 + 캣츠\'입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입체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는 부분도 있지만 더욱 강하게 체감할 수 있었던 건 입체 영상이 아니라 그래픽 자체의 수준이 좋아져서 동물들의 복슬복슬한 털의 표현 등 더욱 사실감 있게 바뀐 모습이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입체 영상 자체의 표현력도 괜찮지만 더욱 귀엽고 사실적인 모습으로 표현된 개냥이들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선 더욱 강점으로 통하지 않나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닌텐도 3DS의 그래픽적인 성능 자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긴 했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확실히 휴대용 기기로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닌텐도 Wii와 마찬가지로 닌텐도 3DS에는 플레이어의 Mii를 적극적으로 게임 내에 활용하려는 듯한 인상입니다. 닌텐도 3DS 자체에 \'\'Mii 스튜디오\', \'엇갈림 Mii 광장\' 등의 내장 프로그램을 준비해뒀고 닌텐도 3DS의 카메라로 유저의 얼굴 사진을 찍으면 해당 사진을 자동으로 Mii 캐릭터로 변환시켜주는 기능도 있는 등, 닌텐도 DS 시절에는 충분히 살리지 못했던 Mii 캐릭터와 이를 이용한 Mii 월드를 닌텐도 3DS로 구현했습니다. 여담으로, 닌텐도 3DS 체험회 한켠에서 닌텐독스 + 캣츠가 돌아가는 한편 체험회 바로 옆 홀에는 진짜로 애완동물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체험회 주변이 왜 이리 개판인가 했더니 진짜로 바로 옆 홀에서 애완동물 관련 전시회가 열리더라구요).
내 고냥이가 이렇게 입체적일 리가 없어. |
Mii를 게임 내에 적극 활용한 것도 3DS용 타이틀의 특징 중 하나. |
여성 유저들이 유독 좋아하던 닌텐개냥. |
바로 옆 홀은 진짜 애완동물 관련 전시회를 하는 모습도. |
[신 광신화 파르테나의 거울 : 2011년 발매 예정]
슬라이드 패드로 캐릭터를 이동하고 터치 스크린으로 적을 조준한 뒤 L 버튼으로 공격하는 3D 슈팅 게임 \'파르테나의 거울\'입니다. 전형적인 3D 입체 영상을 강조한 화면 구성의 게임으로, 심플하고 직관적인 조작을 통해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인상입니다. 다만 체험 버전은 왼손잡이를 고려하지 않은 조작법으로 통일되어 있었고 닌텐도 3DS 본체의 무게도 그리 무거운 편은 아니었지만 약간 빠듯하게 느껴지는 L/R 버튼(기존 닌텐도 DS 시리즈의 L/R 버튼보다 눌리는 감이 얕고 크기도 작은 편)을 생각하면 오래 플레이했을 때 조금 힘들겠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적과의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원거리 공격/근거리 공격이 전환되며, 플레이 내내 긴장감 넘치는 공방과 박력 넘치는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체험 버전이라 그리 길지 않은 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가능한 게임이 가진 다양한 요소를 한 번에 보여주려는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입체 영상의 느낌도 매우 강하게 느껴지는 편으로, \'스네이크 이터 3D\'와 \'레이튼 교수와 기적의 가면\'과 함께 이번 체험회에 출품된 타이틀 중에서는 무척 강하게 입체 효과를 구현한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직관적인 조작 방법과 입체 영상이 특징인 \'파르테나의 거울\'. |
\'키드 이카루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파르테나의 거울\'. |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 2011년 봄 발매 예정]
타이틀대로 진짜 전설이 된 바로 그 게임입니다. 닌텐도64로 발매된 지 10년도 훨씬 넘었지만 지금에 와서도 충분히 통용될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게임으로, 이번 닌텐도 3DS 체험회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타이틀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체험회가 시작될 때 바로 부스로 가지 않으면 거의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릴 정도였습니다(다른 게임들은 대부분 10~20분 정도 대기). 사실 게임 자체는 닌텐도64 버전을 완전히 리메이크했다기보다는 약간의 디테일을 보강한 정도의 이식작에 가깝지만 휴대용 기기로는 충분히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었습니다.
체험 버전은 그리 긴 편은 아니었지만 닌텐도 3DS의 3D 입체 효과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일종의 데모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주었습니다. 하드웨어 제작사인 닌텐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인 만큼 하드웨어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3D 입체 효과를 어떻게 적용시킬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조작 방식은 어떻게 될까 궁금했지만 슬라이드 패드와 십자 방향키, 그리고 본체에 내장된 자이로 센서를 활용해서 아무런 불편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견 너무 크게 느껴지던 슬라이드 패드의 조작감도 생각 이상으로 부드러운 조작이 가능하며, 시점 조작은 자이로 센서를 사용해서 조작할 수 있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세세한 디테일 업이 이루어졌지만 기본 베이스는 닌텐도64 버전. |
시간의 오카리나 3D를 플레이하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얼굴 안 보이게 처리했더니 은근 무섭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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