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 20대 후반: 운동 부족과 과음으로 신체 연령은 40대(흑흑..)
- 일본어 전공자: <다자이 오사무>라는 꿀꿀한 작가의 작품 전반을 소재로 공부 중이었고, 앞으로도 공부할 것임.
- 올드 게이머: 맨날 요즘은 할 게임이 없다며 불평하며, MSX 에뮬, 애플 에뮬, 슈퍼패미콤 에뮬로 게임을 즐긴다(최근엔 환상수호전 1, 2를 다시 클리어 했음)
- 로컬라이즈 원칙…… 기본적으로 번역은 혼자 해야만 한다.
- 신조…… 싫은 건 안한다!
Q: 라퓌셀,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등의 한글화로 호평을 받았는데 그로 인한 부담감은 없었는지요.
A: 호평이라,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직 정말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글화(일본어 번역)는, 전공이 전공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쭉 학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업무적인 차원 이상으로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덕분에 번역 자체에 아마추어적인 컬러가 남는 것도 사실이고. 이 부분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예로 드신 두 작품의 한글화의 경우, 특유의 유머 넘치는 분위기와 언어유희를 잘 살리는 것이 포인트였다고 한다면, <이브>의 경우는,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주인공(특히 <코지로>의 경우) 특유의 거만하고 뻔뻔스러운 독백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과, 방대한 번역량에서 비롯되는 작품 전체의 번역의 일관성 유지가 포인트였습니다.
Q: 그럼 이브에 몇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발매일이 6월 중으로 연기 됐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가요?
A: 먼저 발매일이 연기된 것에 대해 그 동안 이브를 기다려주신 게이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발매 연기 사유는 완벽한 한글화에 따른 작업 스케줄의 연장 때문이며, 그 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예상됐던 스케줄보다 한글화에 들어가는 시간이 좀 오래 걸렸습니다. 이후 일본쪽에서의 개발 스케줄과 소니에서의 QA 시간을 계산해보니 6월 중에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손오공의 실질적으로 첫번째 타이틀인데(물론 쵸로Q 시리즈가 있었다.) 왜 이브인가?(국내 정식 수입 관련)
A: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은, 타이틀 자체의 작품성입니다. <이브>, 특히 <이브: 버스트 에러>는 어드벤처 게임으로서는 실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훌륭한 시나리오와 글맛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꼭 국내 유저 분들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로컬라이즈 양의 방대함으로 인해 어드벤처 게임의 한글화 출시는 상당히 드문 것이 사실로, 국내 유저 분들께 충분한 타이틀이 공급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손오공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회사입니다. 굳이 손오공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출시 가능성이 있는 타이틀보다는, 조금은 대중성이 떨어지더라도 해당 타이틀을 원하는 유저 분들께서 계신다면, 그러한 타이틀도 제공해 드리겠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콘솔 게임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함에 있어 표방하고 싶었습니다.
Q: 이브는 한 마디로 어떤 게임인가요?
A: 제한된 등장인물들을 실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복잡하게 꼬여 있는 사건들을 매우 밀도 있게 풀어나간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Q: 이브 시리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부탁 합니다.
A: 1995년 11월에 가 PC 9801 버전으로 출시된 이래, Windows, 세가 새턴, 플레이스테이션 등 여러 플랫폼으로 , , 로 그 시리즈를 이어져 왔습니다. PC 9801이란 플랫폼에서 알 수 있듯, 처음에는 코어한 시나리오를 갖는 완전 성인용 어드벤처 게임이었으나, 칸노 히로유키 씨의 시나리오가 엄청난 호평을 얻으면서, 성인용 게임으로서보다는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후속작들은 의 시간적으로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을 다루며, 방대한 시리즈의 시나리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Q: 멀티 사이트 게임이라면 엔딩 역시 멀티 엔딩인건가요?
A: 멀티 사이트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음미하기 위해서입니다. 본 게임에도 분명히 소위 엔딩이라 불리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사건이 표면적으로 어떻게 귀결되었는지를 의미할 뿐입니다. 일반적인 추리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이브>에서는 주인공들이 특별히 추리를 하지도, 시나리오 상에서 해답이 제시되지도 않습니다. 각각의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는 유저 분들이 판단할 몫입니다.
Q: 이브의 15세 판정에 대해 삭제 논란이 있습니다.
A: 일본에서 발매된 PS2판 와 비교해서 삭제된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노출도 있는 신도 그대로 나오고, 피 튀기는 신도 그대로 나옵니다. 가 성인용 컨텐츠였던 것은, 맨 처음 발매되었던 PC 9801판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97년 발매된 세가새턴 판에서 대부분의 성적인 표현들은 자연스럽게 삭제되었습니다.
Q: 캐릭터 중 푸딩의 이름에 관한 게이머들의 의견 차이가 있는데요.
A: 해당 캐릭터의 이름의 일본어 표기는 <푸링>으로, <푸링>은 일본어로 디저트의 하나인 <푸딩>이란 의미를 갖습니다. 개발사에 문의한 결과, <푸링>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전적으로 디저트인 <푸딩>에서 나온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기 때문에, 또한 해당 캐릭터의 이름을 먹는 <푸딩>으로 알고 벌어지는 해프닝 등이 게임 진행 중에 다수 존재하는 관계로, 한글판에서는 <푸딩>으로 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Q: 캐릭터 보이스를 담당하는 성우가 호화롭던데요?
A: 호화로운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성우엔 별로 관심이 없고, 지식도 없어서…… 같은 팀 내에 있는 K모양이 <스즈키 겐사부로>의 성우가 <솔리드 스네이크>의 성우라며, 사인 받아 달라고 부탁한 기억은 나는군요.
Q: 로컬라이징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A: 거의 작업량과 관련된 푸념인데, (1)추석 때 일하느라 태풍이 온지도 몰랐습니다. (2)토요일 날 새벽 5시부터 일하기 시작해, 다음 주 목요일 오후 10시까지 한 잠도 못 자고 일한 적이 있습니다. 이상의 두 가지만 들겠습니다.
Q: 과거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국내에서 그리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요?
A: 텍스트 어드벤처가 약간은 낡은 타입의 게임인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은 결국 인정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의 글발과 시나리오는 분명히 여태까지 소개됐던 다른 게임들의 그것과는 격이 다른 그것입니다.
Q: 현재까지 공개된 스크린샷을 보면 거의 야겜인데요.
A: 야겜을 별로 해보지 않으셨나 보네요. 요즘 야겜은 저거보다 훨씬 과격하거나, 훨씬 등장인물이 어려요.
Q: 한정판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가요?
A: 한정판 부분은 손오공 게임사업부 대(大)마케팅 팀의 업무 영역으로, 함부로 말하면 홍보 담당자 저팔계(MPS3월호 참조)에게 삼지창으로 맞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일본판의 특전이 국내에서 어필될 수 없는 것들이고, 박리다매 형식의 특전 역시 게임의 성격이나 장르와는 별로 일치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한정판 형식은 한두 개의 대박 특전이나 한정판 없이 무난한 특전으로 예약판매를 진행했으면 하는데 마케팅 팀의 결정은 아직 미정인 듯 해요.
로컬 담당 홍순혁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