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토 아닌 나의 ‘소아온’,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
VRMMO서 벌어지는 데스 게임을 흥미롭게 그려내 공전의 흥행을 거둔 카와하라 레키作 ‘소드 아트 온라인’. 그 인기에 힘입어 진짜 게임화도 이루어졌는데, PSP 시절 ‘인피니티 모멘트’부터 가장 최근에 ‘프랙처드 데이드림’까지 벌써 열 작품 가까이 된다. 다만 IP 기반 게임 특성상 원작 주인공인 키리토가 그대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맡는 경우가 많아, 진정한 의미에서 내가 ‘SAO’를 체험한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에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Echoes of Aincrad)’는 제목처럼 원작 1부 시점으로 돌아가, 키리토나 아스나가 아닌 플레이어 아무개의 모험을 그려낼 예정. 그렇다. 마침내 나 자신이 작중 SAO 사태에 휘말린 당사자가 되어볼 수 있는 거다. 물론 인기 캐릭터가 플레이어블이 아니라 실망한 팬도 없지 않으리라. 과연 본작의 과감한 변화가 성공적일지 아닐지, 짧게나마 게임을 시연한 뒤 소개하는 바다.
[인터뷰]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 원작 1부의 설렘을 다시 한번
'라스트 리콜렉션'으로 한차례 완결을 맞은 '소아온' 콘솔 게임 시리즈
신작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 주인공은 1부 시점의 플레이어 아무개다
플레이어 아무개로서 바라보는 원작 1부 시점
금번 시연은 게임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실치 않으나 Lv.20 캐릭터로 서브 퀘스트 ‘잃어버린 기행문’에 도전 가능했다. 또한 사전 PT를 통해 부족한 정보를 채워줬는데, 가령 최초 캐릭터 생성 시 커스터마이즈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이다. 성별, 피부색, 머리칼은 물론 신체 부위별 수치도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능력치는 VIT부터 INT까지 일곱 항목이며 레벨업 후 직접 분배한다.
무기는 한손검, 양손검, 세검, 단검, 한손둔기, 양손도끼까지 6종. 검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는 필자의 질문에 후타미 요스케P는 “제목이 ‘소드 아트’잖아”라는 우문현답을 남겼다. 특정 무기를 오래 쓸수록 숙련도가 쌓여 새로운 소드 스킬이 해금되며 그걸 미리 등록해(듀얼센스 기준 L2+R1/R2/X) 사용하는 식. 한손검과 둔기는 방패를 들 수 있고 양손검과 도끼는 둔중한 대신 위력이 높은 등 일반적인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연에 포함되진 않았으나 주인공 성별, 외형을 자유롭게 조정 가능하다
한손검부터 양손도끼까지 6종의 무기, 숙련도를 높여 소드 스킬을 얻자
원작을 그대로 옮기자면 샌드박스 오픈월드 MMORPG여야겠으나 아무래도 개발 규모상 축소된 부분은 있다.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의 세계는 크게 타운과 퀘스트를 받아 출격하는 필드로 나뉜다. 먼저 타운은 문자 그대로 마을로서, 주요 스토리 진행과 더불어 모험에 나서기 위한 채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여관방으로 들어가 능력 분배, 장비 및 파트너를 교체하고 상점서 소모품 구매, 대장간서 생산, 강화, 합성을 할 수 있다.
대장간은 본작의 핵심 요소이므로 뒤에서 자세히 다루고, 여기선 마을 풍경을 좀 더 소개하겠다. 이 게임 자체가 상당 부분 ‘소드 아트 온라인’ 팬심에 기대는 만큼 MMORPG 같은 활기가 느껴지도록 거리가 필요 이상이라 할 만치 넓고 행인 NPC가 많은 편이다. 상점과 대장간 등 타운의 주요 기능은 따로 숏컷을 제공하는데, 그건 다행이지만 이왕이면 요리나 낚시처럼 진짜 생활 콘텐츠로 알차게 채웠음 어땠을까 싶다.
타운은 VRMMO의 생활감을 재현하려는 시도로, 상호작용이 많진 않다
퀘스트를 수주해 해당 필드로 출격, 완수 후 귀환하는 게임 플레이 루프
맹공보다 방어 및 회피, 그리고 파트너와의 협력
주로 4인 파티였던 기존 ‘소드 아트 온라인’ 게임들과 달리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동료 한 명만 대동하는 파트너 시스템을 채택했다. 다만 일행이 딱 한 명뿐인 건 또 아니라 필드 출격 시 누굴 파트너로 데려갈지 결정하는 식. 금번 시연의 경우 회복기를 지닌 이오리, 범위 피해 및 상태 이상을 가하는 와이즈맨, 물리 피해 및 벽 너머를 비추는 능력을 지닌 아르고까지 셋이었다. 원작서 생쥐라 불리는 그 아르고 맞다.
파트너는 AI가 움직이지만 스위치, 프리 모드를 전환함으로써 간접 조작이 가능하다. 스위치 모드일 때는 플레이어가 나서기 전까지 비선공 상태로 먼 적부터 공격해 주의를 분산시킨다. 프리 모드일 때는 선공 상태이며 플레이어와 가까운 적부터 공격해 화력을 집중시키기 좋다. 둘이 연계를 펼쳐 화려한 연출과 함께 큰 피해를 입히는 콤비네이션 스킬이란 필살기도 지녔다. 파트너 역시 플레이어처럼 경험치를 얻어 성장한다.
파트너는 한 명만 동행하며, 치료 담당부터 범위 공격까지 역할이 나뉜다
전투 시 스위치, 프리 모드를 전환해 흩어지거나 화력을 집중할 수 있다
필드는 몬스터로 득시글대고 인식, 추적 거리가 상당한지라 달려서 도망칠 게 아니라면 퀘스트 목적지로 향하는 와중에 자주 싸우게 된다. 원작 1부 시점의 플레이어 아무개란 설정답게 공중제비를 넘으며 이도류로 적들을 쓸어버리는 하이퍼 액션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묵직하고 정직한 일진일퇴의 공방이 기존 ‘소드 아트 온라인’ 게임들과 차별화된 재미를 준다. 구체적으로 공격, 방어, 회피의 저스트 액션이 핵심이다.
먼저 정확한 타이밍에 방어 시 패리 판정이 뜨고 일정 시간 내 추가 조작으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바로 패리 슬래시다. 또는 정확히 회피할 시 저스트 닷지 판정이 떠 마찬가지로 추가 조작으로 큰 피해를 주는 게 닷지 슬래시. 끝으로 푸른 원 이펙트가 표시되는 특정 패턴을 튕겨냈을 때 리버설 슬래시가 발동된다. 방어, 회피에 쓰이는 SP(스태미나)가 제한적이라 마구잡이로 싸워선 외려 무방비 상태가 되기 쉽다.
키리토와 달리 패리, 저스트 닷지로 일진일퇴를 오가는 나름 묵직한 액션
특수기나 상태 이상에 주의하며, SP(스태미나) 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타운과 필드를 오가며, EX-MOD 강화를 노려라
필드는 흔히 기대하는 오픈월드가 아니라 진행 중인 메인 시나리오 및 서브 퀘스트에 필요한 부분만 구현된 선형 레벨 디자인이다. 다만 각각의 내부는 꽤 넓은지라 보물상자나 재료 채집, 몬스터 사냥을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다. 곳곳에 맵 밝히기와 빠른 이동 거점이 되어줄 안전 지대가 자리하며 푸른 빛 기둥을 하늘로 뻗어 위치도 알려준다. 분명 매핑 관련 도전 과제도 존재할 테니 부지런히 돌아다니자.
여기서 필드가 겉보기에 개방감을 주면서도 선형 레벨 디자인일 수 있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로 캐릭터가 수영을 못한다. 금번 시연서도 퀘스트 목적지가 강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빙 돌아가야 했다. 둘째는 비석처럼 생긴 아크다. 이걸 활성화한 뒤 나타난 필드 보스까지 쓰러트려야 일부 구간의 봉인 장벽이 해제된다. 그리고 셋째가 덩굴, 바위 같은 실질적인 장애물이다. 이건 알맞은 속성 아이템으로 제거 가능하다.
곳곳에 안전 지대를 들러 매핑하며 퀘스트 목적지로 나아가는 흐름이다
꽤 넓은 편이지만, 여러 장치로 경로를 제한해 실제로는 선형 레벨 디자인
물론 가끔은 당장 수중에 알맞은 속성 아이템이 없을 수 있다. 혹은 열심히 싸우다 챙긴 신규 장비와 레벨업을 통해 얻은 능력치를 캐릭터에 적용하고 싶다든지. 여느 RPG와 달리 본작은 필드서 이런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그럴 때는 가까운 안전 지대서 언제든 자유롭게 타운 귀환이 가능하다. 이렇게 타운과 필드 사이를 계속 오가며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바로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의 게임 플레이 루프다.
이제 다시금 대장간으로 돌아가자. 먼저 강화는 알기 쉽다. 쓸모 없는 것들을 경험치로 녹여 원하는 무기 Lv를 높인다. 합성이 중요한데, 무기마다 붙은 EX-MOD 옵션을 한데 모으거나 향상시키는 게 가능하다. 소체가 달라져도 EX-MOD 옵션은 계승되므로 최강의 무기를 추구하는 과정 자체가 곧 엔드 콘텐츠인 셈. 끝으로 생산은 몬스터에게 완제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재료 아이템으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본지 인터뷰서 후타미P가 언급했듯, 루팅의 재미를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그렇게 무기에 붙은 EX-MOD를 거듭 합성, 강화하며 옵션을 깎아가는 것
원작에 비해 너무 소소한 이야기가 되지 않길
비록 짧은 시연이었으나 별도로 진행된 후타미 요스케P와의 인터뷰까지 종합했을 때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의 큰 윤곽은 드러났다. 타운과 필드를 오가는 게임 플레이 루프, 파트너 시스템을 중심에 둔 2인 파티, 저스트 닷지와 패리로 풀어가는 제법 묵직한 공방, 캐릭터 레벨업과 무기 EX-MOD 강화 및 계승의 투 트랙 성장 구조까지. 확실히 기존 ‘소드 아트 온라인’ 게임 시리즈와 궤를 달리하는 색다른 기획이다.
필자가 받은 첫인상은 좋은 편이지만 원작이 인기 소설이자 애니메이션인 만큼 메인 시나리오의 완성도도 지켜볼 일이다. 주인공이 플레이어 아무개라고 정말 아무런 무게감 없이 소일담 수준에 그친다면 영 실망스러울 테니까. 참고로 1부 핵심 설정인 데스 게임의 경우, 특정 난이도 선택 시 게임 오버 = 세이브 데이터 삭제로 구현했다고.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오는 7월 9일 PC, PS5, XSX로 발매 예정이다.
설마 주인공이 플레이어 아무개라고 시나리오까지 소일담인 건 아니겠지
게임 오버 = 세이브 데이터 삭제인 일명 '데스 게임' 모드도 지원할 예정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