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의 비하의 의도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저도 종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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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자키 토오루의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것과 똑같이 생긴 파란색 성경책을 들고 사람들을 이끌고 다니는 여성이 피에트로와 토모의 눈에 포착되었다. 혹여나 수상하게 보일까 피에트로와 토모는 총총걸음으로 여성이 이끄는 대열의 후미에 은밀하게 따라붙어 일행인 것처럼 합류하였다. 어느 정도 걷다보니 성경책을 든 여성이 이끄는 대열이 도착한 곳은 돔 형태의 커다란 건물이었다.
누가 사이비 종교 아니랄까봐, 이미 입구에서부터 경비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철옹성마냥 지키고 있었다.
“저것 봐, 토모. 경비들이야.”
“응, 꼭 보디가드들 같아.”
“종교 교단에서 굳이 저런 경비들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을까?”
“뭔가 캥기는 게 있으니깐 그런 거겠지.”
“오, 너 입에서 그런 예리한 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나도 생각이란 건 하고 살거든?!”
“아, 그...”
“미안해, 기분 나빴으면.”
“... 그러면 나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이따가.”
“무슨 부탁?”
“왓슨이 좋아할 만한 게 뭔지 좀 알려줘.”
“왓슨이 좋아하는 거...?”
토모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에 토모가 기분 나빠하자 피에트로는 곧잘 사과하였다. 그러자 토모는 피에트로에게 왓슨이 좋아할 만한 게 뭐냐고 물었다. 피에트로가 토모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사이, 어느새 둘이 합류하였던 대열도 돔 형태의 건물 안으로 진입하였다.
앞서 따라 들어가는 사람들을 따라 돔 안으로 들어가니, 피에트로와 토모는 지붕에 십자가 하나 안 세워져 있던 이 돔 형태의 건물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교회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예배당 의자는커녕 건물 안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으며, 예배당 가운데 끝자락에 위치한 무대 위에서는 목사처럼 보이는 사제복 차림의 남성이 마이크에 대고 뭐라 떠들고 있었다.
사제복에 새겨진 문양은 파란색 성경책에 새겨진 문양과 똑같은 문양이었다. 광배를 상징하는 동그라미에 천사 날개와 역십자를 상징하는 문양. 확실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코헤이 교단의 문양이었다. 사제복 치고는 금장 테두리 장식이 상당히 화려하다고 느껴지는 영대를 몸에 두르고 있는 목사는, 마이크 앞에다 대고 교단의 구절인지 성경 구절인지 뭔지를 열심히 읊고 있는 중이었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출애굽기 20장 4절에서 5절 말씀입니다.”
“우리는 빛은 숭봬하되, 우상을 숭배하여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그래서 이 곳엔 신을 본딴 그 어떠한 조각상도 없죠. 십자가도 물론이구요. 빛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형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법입니다...”
“개소리 하고 있네. 그래서 십자가를 치웠냐?”
“모리아티, 저것 좀 봐봐.”
피에트로는 우상을 숭배하지 말래서 십자가를 치웠다는 목사의 말을 듣고 기가차던 찰나, 토모가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뒤에 앉은 사람들은 성경책 커버가 초록색인데, 앞에 앉은 사람들거는 다 파란색이야.”
“저 목사는 지금 초록색 성경책이랑 파란색 성경책 두 권 다 펼쳐서 보고 있고.”
“정말이네?”
“왜 성경책 색상이 다른 거지...?”
“... 직책이랑 계급 같은 걸로 나눈 걸까?”
“권사나 장로처럼?”
“너도 그렇게 생각해?”
“응.”
“저는 제3차 세계대전의 참전용사 출신입니다. NATO군 소속으로 자유 진영의 승리를 위하여 중국 전선에 투입되었었었죠.”
“그 곳에서 저는 중공군의 포격을 맞고 스러져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함정에 걸려든 것이었죠. 저 뿐만 아니라 수 많은 동지 전우들이 해안가에 채 상륙하기도 전에 중공군의 거센 포격 속에서 죽어나갔습니다.”
“저 또한 제 운명을 직감하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였습니다. 눈 앞에서 빛이 아른거리며 제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너에겐 아직 이뤄야 할 사명이 남아있다.’”
“성령께서, 제게 빛을 전파하라는 사명을 주시면서 저를 구원해주신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믿습니까?! 성령 빛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보살펴주고 계십니다!!!!”
“아멘!!!!”
“할렐루야!!!!”
“...”
목사의 간증에 예배당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아멘과 할렐루야를 외치며 목사가 말하는 성령의 존재를 향해 찬양하였다.
조사 차 어쩔 수 없이 이 곳에 와있지만 피에트로는 예배를 멀리서 지켜보는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피에트로는 저 목사가 말하는 성령님의 존재가 정상적인 하나님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간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건 정상적인 간증의 태도가 아니었다. 코헤이 교단 자체가 기독교 종파에서 파생되어져 나온 사이비 종교였으니, 피에트로의 눈에는 마냥 모든 것이 못마땅스럽게 보일 수 밖에 없었으리라. 애초에 성경에서 빛이란 말도 말 그대로 빛일 뿐, 하나님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역겨워 죽겠네, 정말...”
“저건 정상적인 신앙심이 아니야.”
“모리아티, 여기 사람들 하나같이 눈이 좀 무섭지 않아?”
“그야 당연하지.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언제 뭐 정상인이었는 줄 알아?”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여러분들에게 그 성령 빛의 존재를 보여드리이기 위해 이렇게 자리하였습니다!!!!”
“제가 보았던, 그 성령 빛의 대리인인 천사가 우리를 보살펴 준다는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목사가 크게 외치자, 천장에 있던 커튼이 열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피에트로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다.
“빛은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있습니다.”
“마, 말도 안 돼...!!!”
목사가 두 팔을 활짝 펼치고 고개를 추켜세우고 큰 소리로 외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커튼이 펼쳐지고 그 곳에서 하얀 날개에 커다란 광배를 가진 검은 머리의 천사가 천천히 내려왔다. 반쯤 감긴 눈에 앞 머리로 살짝 가려진 얼굴, 그리고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미모. 거기다가 밑가슴 밑으로는 거의 가리지 않은 노출도 심한 순백의 의상.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의 천사가 내려오자, 사람들은 거의 울부짖으며 열렬히 찬양하였다.
“아아...! 아아... 빛이시여!!!!”
“아멘!!!!”
“할렐루야!!!!!!!!!!”
그 존재는 다름아닌 코헤이 교단의 치품천사인 아자젤이었다. 하지만 오르카의 있는 아자젤 유모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이 시기의 아자젤 유모는 D-엔터 소속의 탤런트이자 야구 구단의 치어리더였다고 했으니. 구단 이름이 롯O랬나? 마찬가지의 이유로 엄마 사라카엘 또한 이 시기에는 코헤이 교단의 이단 심문관이 아니라 배우이자 같은 구단의 응원단장이라고 했었으니, 이 시기의 코헤이 교단과는 하등 일절 관계 없는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 피에트로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아자젤이 자신을 키우고 길러준 아자젤 유모와는 동일인물이 아님에 감사함을 느낄 정도였다. 그 만큼 눈 앞에 보여지고 펼쳐지는 모습이, 너무나 역겨웠다. 봉투가 있다면 당장 거기다 입을 대고 토악질을 하고 싶을 정도로, 사이비 종교 코헤이 교단의 멸망 전 모습은 피에트로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종교학을 배우는 자신에게 있어서 사이비 교단의 본 모습은,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 지경이었다. 본디 종교란 절대적 진리의 추구와,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거나 삶의 궁극적인 의미와 깨달음을 추구하며, 나아가서 순수하게 인간의 삶에 영적인 풍족함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을 목적 그 자체로 하고 있었다. 목사가 입고있는 금빛 영대부터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천사의 형태를 한 피조물까지, 이건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종교가 아니었다.
“모리아티, 괜찮아?”
“어... 괜찮아, 나는.”
“그냥... 좀 못 볼걸 본 것 같아서 그래.”
“빛의 대리인이시다!!!!”
“빛의 대리인이시여!!!!”
“엔젤!!! 엔젤!!!! 아자젤!!!!!”
“엔젤!!!! 엔젤!!!! 아자젤!!!!!!!!!!!!”
“여러분, 성령 빛의 대리인이신 천사 아자젤입니다!”
“와아아아!!!!!!!!!!!!!!!!”
“친애하는 신도 여러분, 곧 이어서 우리 빛의 대리인 아자젤께서 성령님의 말씀을 전달해주시겠습니다.”
“여러분, 빛이란 무엇입니까? 또 성령님은 누구이십니까?? 언제나 가슴에 사무치고, 또 그리운 존재입니다. 나약한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존재입니다. 우리를 간구해주시는 존재이십니다. 진리요, 참되신 분이십니다! 그 분께선 우리의 존재를 알지 못하실 수도 있으나, 우리는 그 분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아멘!!!!”
“성령님은, 바로 창조주이신 빛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와아아아아아!!!!!!!!!!!!!!!!!!!!!”
“오늘 여러분들은 그토록 고대하시던 성령 님의 존재를, 대리인이신 천사 아자젤을 통하여 확실하게 만나고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진짜 보자보자하니 못 봐주겠네, 정말...!!!!”
“모, 모리아티?!?!”
성령의 이름을 저따우로 더럽히는 모습을, 오르카의 종교학도로서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었다.
뒤에서 몰래 예배를 지켜보고 있던 피에트로는 예배당 의자 가운데로 무대까지 나 있는 복도로 나와 큰 소리로 소리쳤다.
“개소리 집어치워!!!!”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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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현실의 제2작전사령부는 대구에 있지만, 소설 속 세계관에서 한국군은 전쟁에서 이기고 중국 북부지역까지 점령하게 된 관계로 지상작전사령부가 평양으로 올라가고, 그 대신 제2작전사령부가 수도권 관할과 함께 경기도 용인으로 사령부를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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