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음유시인의 기록문 OP
Eteral Fantasy - 유니의 꿈
"아야야..."
머리가 엄청 지끈 거리네. 기분이 메롱한 상태이고 롤러코스터 인가 뭔가 하는것을 탄뒤의 현기증이 그대로 몰려오는듯한 기분이었다.
아까 전 길가에서 사 먹은 샌드위치 때문인가. 그런거 치고는 엄청나게 머리 아프네. 적어도 배가 쓰린거 보다는 낫나. 배가 쓰리면 화장실이라도 가야 하는데...
이래서 엄마가 길가에 파는 음식 함부로 먹지 말라고 하셨...
"!?"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 보니 왠 독방안에 가둬져 있었다. 처음에는 착각을 한게 아닌가 해서 심호흡을 크게 들이쉈지만..
"심호흡 후욱.....심호흡...후욱.....왜 바꿔지지 않지?"
말그대로 배경이 바꿔지지 않고 있었다. 내가 있는 방의 모양도 바꿔지지 않았고. 바꿔지지 않는 방을 보면서 멍 때리다가 나는 중대한 사실을 알았는데...
"어!?"
내 양손이 빈손이었던것이다.
항상 하프를 들고 다니던 내 손이 빈손이었다. 잘못본게 아닌가 해서 양손을 쥐었다 펴보았는데...
"없어..."
느껴진것은 나의 갸날프고 예쁜 손가락 뿐이었다. 나의 반쪽이나 다름 없는 하프가 사라져 있었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어떻게 된건가 라는 생각에 내 머리속의 기억을 헤집어 보았다.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말이야.
파지직-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현실에서 일어난게 아니라 머리속에서.
그리고 하나둘씩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설마."
길을 걷다가 출출했다. 꼬로로로록 하는 소리가 귀로 들려올 정도로. 그래서 걷던 중간에 테케뇨라 하는 치즈를 넣은 빵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려다가 등에서 엄청난 감전이 느껴진것이다. 전류가 내 머리위까지 올라가자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고.
"빵 하나 때문에 하프를 잃어버리다니."
침울한 분위기가 내 몸에서 나오고 있었다. 하다못해 암흑의 오오라가 안개마냥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음유시인 자격 부족이야..."
끼익-
귀여운 나 자신을 학대하고 비난하면서 검은 안개를 내 뿜는 사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빛이 난 쪽을 바라보니
저벅 저벅-
"회장님 명령대로 여기 생포 했습니다."
"............"
무슨 미이라 마냥 얼굴을 붕대로 감싼 방탄복을 입은 남자와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얼굴을 검은색 베일로 가리신 그부분이 좀 커보이시는 언니가 모습을 들어낸것이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 회장이라 불리우던 남자는....
"찾고 있는 물건이 이건가 혹시?"
라면서 내 앞에 무언가를 건네주었는데, 그 던진 물건을 바라보니 내 얼굴이 환하게 지어졌다. 그도 그럴것이 행방불명된 나의 반쪽이 내 앞에 나타났으니.
"아랫것들이 너무 심하게 대했다면 먼저 사과하지. 네 자네에게 볼일이 있어서 특별히 데려오라고 했지만 명령을 잘못 알아들은 모양이군 ."
"제...제가 뭘 할수...전 그냥 평범한 나그네....음...아!"
머리속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면서 나는 모자속에 숨겨둔 깡통을 꺼내었다. 구☆걸! 이라고 예쁘고 깜찍하게 적혀진 깡통을.
"거지에요! 평범한 거지! 그러니 한푼 주세...요?"
".........헛소리는 잘때나 해두게."
옆에 있던 언니에게서 쥐고 있던 사진을 채가듯 가져온 뒤 그대로 바닥에 던져 놓았다. 1장이 아닌 5장? 6장? 정도?
"....이건?"
"자네에 대한 조사를 이미 끝낸 상태라네. 자네는 평범한 거지가 아니라는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고."
내가 찍혀진 사진들이었다.
오래전 한국이라 불리우던 나라에서 분숫대 앞에서 하프를 키는 모습을 시작해서, 해변가에서 연주하는 모습, 에라토씨랑 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그리고 동네길을 걸어다니는 내 예쁜 뒷 모습등...
"이러고도 모른다고 우길텐가? 음유시인 계집."
"......."
얼굴을 감은 붕대속에 비춰진 그의 눈빛이 나를 잡아먹듯 쳐다보자 나 또한 침묵을 지켰다. 옆에 계시던 비서로 추정되시는 언니는 아무말도 없이 바라보고만 계셨고.
"노래라도 듣고 싶으신것입니까? 그렇게 한다면 직접 와서 부탁하면 될것을 왜 굳이..."
"난 단순히 자네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야. 내가 진짜 원하는것은..."
잠시 말을 끊으시더니 주변을 둘러보시는 회장나으리셨다. 한참동안 둘러 보신 뒤 후우 하고 한숨을 푹 쉬신 뒤 고개를 저으시더니...
"이런 누추한곳에 얼마나 있을것인가. 좀더 밝은곳에서 얘기하지."
.....자기가 데려왔으면서.
쪼르륵
고급스러운 찻잔에 홍차가 따라졌다. 찻잔 처럼 고급 스러운 재료로 만들었다는 듯 내놓자마자 코를 찌르는 홍차의 특유의 향기를 맡을수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찻잔 앞에서는 케이크 및 쿠키등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결코 구경하지 못할 과자들이 놓여져 있었다.
마가렛트, 버터 쿠키, 뉴욕 스타일 치즈케이크, 그리고 마카롱 같은 고급 쿠키까지....
"왜 이런것을..."
"아무리 그래도 더러운 먼지가 낀 과자를 먹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먼지가 낀 과자라니...그 말에 내 눈썹이 조금 올라간 기분이 들었다. 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한 과자당 한땀 흘러서 만든 과자일텐데 여긴 주민들 입장으로서는.
퐁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에 있던 병의 뚜껑을 열으시자 그 안에는 독한 술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얼른 들게. 출출 할테니."
"....그럼 사양 않고."
찜찜한 구석이 있지만 일단 호의를 받았으니 마시는것이 예의 겠지. 저 사람이 술을 물마시듯 마시는 사이 나는 홍차를 한모금 마셔보았다. 그리고 맛은...
"어떤가 맛있지 않나?"
"....."
"이 저택 최고의 쉐프 바이오로이드들이 직접 끓인 홍차일세. PECS 간부들과 그 일가들도 올때마다 극찬할 정도로 말일세."
...맛은 있긴 하다. 아로마나 홍차 특유의 쓴맛이 혀를 젖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하지만 머리속에는...
'별로네...'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맛은 있는데 뭔가 빠진? 구멍난 물을 마시는 듯한 느낌을 지울래야 지울수가 없었고. 카타나 든 마법 소녀 카페테리아 점장 언니가 끓여준 차는 마실때 마다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이건...대체 무슨 맛일까...
"저에게 이런 대접을 해주는 이유를 물어봐도 됩니까?"
홍차를 마시던 중 물어보니 남자도 술 마시는것을 멈추었다. 눈빛만 봐도 알수 있었다. 그 질문을 하기를 기다렸다고.
"저에 대한 정보를 뒤에서 캐내고 납치한것도 충분히 이상한데, 이렇게 고급 과자나 홍차를 주는것을 보면 분명히 나한테 원하는것이 있을텨."
"눈치는 빠르군."
술병을 뒤에 아무렇게나 던지는 회장 나으리 셨다. 저 인간 매너가 꽝이네. 아무리 그래도 손님 앞에서...
뭐 그의 눈빛만 봐도 알수 있었다. 나 엄청 잘나신 나으리이니 말 잘들어. 라고 스스로가 말하고 있따는것을.
"내 부탁은 단 하나..."
잠시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눈 감고 아무말도 없으셨다가 한숨을 푹 쉬시면서 말을 이어 가셨는데...
"내 딸을 다시 만나게 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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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올리는것을 깜빡하고 안올렸네요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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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천천히 읽고 오시길. | 23.12.29 22: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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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마르가 시몬의 소원을 들어줄지 그전에... | 23.12.29 2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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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이 신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신을 너프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허기가 지면 밥을 먹어야하고 피로해지만 자야하고 말이죠. 그들 나름대로의 유희를 즐기는 법이라고 해야할까요. 제한을 걸어 놓았지만 마르처럼 붙잡혀도 그 제한이란것은 풀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오히려 반대로 납치한 사람들을 더 걱정해야 할지도요? (그 있잖음. 신을 해하면 나중에 벌 받는다 이렇게) | 23.12.30 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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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자포자기하게 만들거나, 자신이 망가지는 것조차 유희로 받아들이게 설득(?)해야겠군요. 본편 마왕 퇴치 이후 후속작에는 차기작 보스로 타락한 천사나 신이 소재로 자주 나오니 상상해봤습니다. 필멸자에 의해 타락한 신이 등장하자 신들은 그동안 무시해오던 필멸자들을 두려워해, 유희는 물론이고 필멸자에게 신앙의 대가를 베풀어주는 것을 그만둬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고 마르가 지원해주는 주인공이 필멸자의 희망을 보여주자, 필멸자를 받아들이는 신들과 거부하는 신들로 나뉘어진다는 전개를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이런 설정은 신도 신이지만, 신의 위엄을 생각해 신은 인간 세상에 간섭 안하는 대신 드래곤이나 엘프같은 장수종에게 자주 넣는 설정이긴하지만요. 세계관에서 신이 당하면 드래곤이나 엘프도 필멸자 편으로 넣으면 되는거고, 드래곤이나 엘프 등은 인간을 비롯해 위험한(?) 종족을 감시한다는 설정을 넣으면 되는거니. | 23.12.30 09: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