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딱 잘라 경이로움 그 자체라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단점들 역시 크게 와닿는 부분들이 있더군요.
주로 단점위주로 글을 쓰겠습니다. 다만 단점을 언급함에 있어 스위치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스위치에 대한 얘기도 함께 하겠습니다.
좀 깁니다. 약스포 있습니다.
1. 심리스 오픈월드?
처음 게임을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이걸 심리스라 하기엔 좀...." 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바람의 지휘봉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을 더욱 개선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엔 한계가 있다고나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게임의 로딩을 가장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게임플레이의 호흡을 끊어놓기 때문이죠. 제가 최악으로 꼽는 경험이라면 메기솔3의 카모플라주 변경, 메기솔4의 x랄 맞은 컷신, 그리고 대다수 게임들에서 보이는 로딩 로딩 로딩......;;; 물론 너티독 같은 게임들은 이런 로딩을 잘 가려놓아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너티독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엔딩까지 게임의 호흡이 끊어진다는 인상을 한번도 받은적이 없었죠. 어쨌든 결국 이런건 게임 편의성과 관련이 있는데, 여전히 오픈월드 장르의 게임들은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바람의 지휘봉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물론 망망대해라서 하드웨어적으로 표현력에 이점이 있긴 했지만 플레이어가 어딜 가든 무얼하든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속성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던전은 따로 노는 인상이 있긴 했지만 당시로선 (위유 HD버전 기준입니다) 게임플레이가 그리 즐거울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젤다 시리즈중 가장 좋아하고 탑으로 꼽는 이유가 이런 혁신적인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야숨은 이를 잘 계승했다고 볼수는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곳이든 갈 수 있고, 플레이어와 세계와의 상호작용은 끝이 없죠.
허나 빠른이동의 로딩은 솔직히 열불터집니다. 바람의 지휘봉에서 노래를 배워 빠른 이동을 할수 있는데 로딩없이 매끄러운 애니메이션후에 즉각적으로 이동이 되었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남네요. 결국 하드웨어적인 한계가 있다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외에도 플레이의 호흡을 끊는 부분들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사원을 들어가도 로딩. 나와도 로딩. 신수에 타도 로딩. 나와도 로딩. 심지어 미니게임 할때도 로딩.....-_- 호라이즌 제로던 역시 빠른 이동의 경우 긴 로딩시간을 가지지만 이를 제외하면 게임플레이 전체가 매끄럽게 진행된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야숨 제작진들이 이를 좀 더 정제했으면 최소한의 불편은 해결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2. 아주 나쁜 조작감
E3 2014에서 링크가 멋들어지게 고대화살을 가디언에게 쏘는 모습은 젤다 팬들에겐 엄청 설레는 부분이었을 겁니다. 저역시 그랬죠. 아니나 다를까 이번작에선 활이 아주 중요한 무기로 쓰입니다. 전작들과 비교하면 훨씬 볼륨이 커졌죠. 하지만 조이콘의 개악한 조작감이 이를 망쳤습니다. 활이라는 건 사실 플레이어가 다루기엔 디메리트가 존재하는 물건입니다. 활시위를 당기면서 딜레이가 생기기 때문이죠. 총처럼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아이템이 아닙니다. 과거 게임들은 이를 잘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더 빠르고 정확한 총을 메인무기로 선택했죠. 그래서 활은 이를 감수하면서도 사용하게 만드는 매력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저는 호라이즌 제로던이 매우 잘 디자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활에 대한 바리에이션이 풍부하고 화살은 플레이어가 직접 크래프팅 할 수 있으며, 숙련도와 장비, 기능의 업그레이드에 따라 더욱 강력해지고 화려한 액션을 연출할 수 있죠. 야숨도 이와 비슷한 노선을 걷긴 하지만 사실상 조작감 때문에 사격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활을 쏘는 바리에이션 역시 특별하다고 할만한 부분들이 전혀 없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일본게임들은 tps에 괴랄한 센스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진짜 종특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메기솔이 TPP에서 겨우 해결한 모습..) 조이콘의 아날로그 스틱은 플스나 엑박 패드에 비해 정말 최악이라, 원하는 부위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결국 모션컨트롤을 켜야 하는데 글쎄요....모션 컨트롤을 누가 좋아할까요....야숨은 카메라 워크 디폴트가 느리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속이 답답할 정도라 이를 옵션에서 빠르게 바꿔주고 플레이 했는데, 이 경우 사격으로 들어가면 더욱 개악한 조작감을 자랑합니다. 아날로그 스틱으로 헤드샷을 맞춘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낄 정도였지요. 결국 모션을 켰습니다. 더 나쁜 건 조이콘의 모션센서는 전세대 기종인 위유보다도 못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아주 잠깐 작동하지 않는 딜레이까지 있어요. 몬스터가 다가오는 급박한 순간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면 짜증이 나게 됩니다. 플레이어의 숙련도나 기술에 상관없는 부분이라 공평하게 느껴지지 않죠. 이렇게 게임플레이에 공평함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면 플레이어는 쉽게 지치게 되고 해당 아이템을 기피하게 됩니다.
플레이 타임 100시간이 넘어가면 이런 불편한 조작감에 익숙해지게 되어 여전히 "불편하게" 활을 사용하게 됩니다. 프로컨은 이를 해결해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별매품이죠. 호라이즌 제로던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적의 다리를 맞춰 딜레이 시키고 헤드샷 날리고 거대한 적의 다리사이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활을 쏘다가 야숨을 플레이 하자니 모든 것이 부족하게 보입니다. 필드위에서 노는 재미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게임이라 이런 부분에서 여전히 낡은 방식을 보여준다는 건 크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 용을 봤을 때 그 경이로움은 말로 다 표현이 안되네요. 내가 가진 활로 저 용에게 어디까지 닿을까 하는 막연한 감정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위한 중요한 소재인 활이 엉망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3. 다양한 자원은 장점일까?
저는 설정덕후입니다. 픽션에서 바라는 건 방대한 설정이죠. 처음 매스이펙트를 플레이 했을 때 게임은 뒷전이고 다양한 설정 다이알로그를 읽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떠한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에 크고 작은 디테일들을 심어둔다면 바리에이션이 풍부하고 굉장한 설득력을 갖게됩니다. 플레이어가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를 전달하는 부분은 조심스러워야 하죠. 저는 취향이 이모양이라 저렇게 읽고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다수의 유저들이 그저 글이나 읽으려고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을 겁니다. 데이어스 엑스 인비지블 워의 경우 sf세계관에 맞춰 키패드를 곳곳에 배치했는데 이게 까무러칠정도로 대단합니다. 무심코 주운 키패드에 저(플레이어)의 행동을 감시한 내용이 들어있을 때는 소름까지 돋았죠. 아울러 거대 조직들에 대한 복선까지 교묘하게 숨어있기도 했습니다. 내러티브까지 한번에 아우르는 굉장한 발상이었습니다. 바이오쇼크 역시 이러한 방식을 썼는데 환상적인 스팀펑크 디자인에 기괴한 문장으로 쓰여진 다이알로그는 플레이어가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야숨이나 RPG같은 게임들은 어떨까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공략을 보지 않으면 모두 파악하는것조차 불가능한 자원이 수두룩합니다. 이 자원들은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플레이어를 더욱 강하게 해주거나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기능을 추가해주기도 하죠. 이들은 모두 소모성이라 플레이어의 수집욕구를 더욱 자극하고, 이는 게임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효과적인 기능까지 덤으로 따라오죠. 제작진들은 게임을 오래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원 하나하나를 설정하는 것일테구요. 하지만 대다수의 자원은 쓰레기라는게 문제입니다. 열심히 돌아다녀 모은 자원들은 앞으로 얻게 될 더욱 큰 자원들에 비해 취약하다고 느껴집니다. 플레이어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고 이런게 플레이의 다양성을 가져다 줄 수는 있지만 노가다성이 너무 짙고 억지로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듯한 인상을 받을수밖에 없게 됩니다.
까놓고 얘기해서 이 게임은 방어구는 영웅의 옷, 후드면 땡이고 두리안으로 회복, 바나나로 공격력 버프면 게임상에 등장하는 모든 애들을 후둘겨 패면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외 수많은 자원들은 불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게임 초반에 필요할 수는 있지만 초반부터 열심히 모아서 사용해봐야 그 보상은 너무 미비하게 느껴집니다. 이 게임은 선형적인 플레이방식이 개미 코딱지만큼도 없습니다. 그정도로 자유도가 보장되죠. 100년동안 젤다가 기다리고 있는데, 느긋하게 쓸모도 없는 자원들을 찾으러 다니는 건 왠지 불편한 감정마저 들었습니다. 정작 필요한 자원을 모으기엔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초중반 항상 모자란 화살의 경우는 플레이어가 크래프팅 할수도 없고, 자원으로 모을수도 없습니다. 호라이즌 제로던은 화살을 주위 자원으로 크래프팅 하도록 설계함으로서 활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그에 대한 보상도 크지만 야숨의 경우는 그저 상점에서 몇개 사거나 적이 흘린걸 주워야 합니다. 활 시스템이 괴랄하니 가끔씩만 사용하라는 제작진들의 배려인지....
요리레시피 역시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를 주지 못합니다. 잠깐동안의 효과를 위해서 자원을 모으고 레시피를 발견해야 되는데 이 과정이 쉬운게 아닙니다. 스스로 조합법을 알아낼때까지 시행착오를 겪거나 정보를 얻으러 발품을 팔거나 자원을 여유있게 모아야 하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선 레어한 자원을 수집해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봐야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게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요리의 지속시간을 어찌할수 없을 만큼 이 세계는 너무 거대하기 때문이죠. 스쳐지나가는 몬스터에게 잠깐 쓰기 위해 투자하기엔 플레이어가 느끼는 보상이 너무 작습니다.
물론 앞서 얘기한대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다양성의 측면에선 거의 왕도로 여겨질만한 시스템일지 모르지만 제겐 그저 단순한 플레이타임 늘리기정도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자원을 효과적으로 설계한 게임은 라오어입니다. 종류가 얼마되지 않아서 플레이어는 자원에 대한 정보 습득도 빠르고, 세계관에 맞게 항상 부족해서 희소성이 큽니다. 뭣보다 이 자원들은 하나하나가 굉장히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들이죠. 다만 그 효과를 보기 위해선 조합을 해야하는 크래프팅 시스템이 사용되었고, 이는 플레이어의 탐험을 유도합니다. 기가막힌건 이걸 내러티브와 연결해서 동료가 자원의 필요성을 대사로 전달해주기까지 한다는 점이죠. 자원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이미 앞선 게임에서 경험했던 제겐 이제 야숨과 같은 방식은 그저 낡게만 느껴집니다. 혹은 플레이어가 숙련도를 쌓는 재미를 줄 수 있는 무기나 방어구에 크래프팅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적용했다면 좀 더 수집하는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방어구 업그레이드에 자원이 들어가긴 하지만 대요정에게서만 업그레이드 가능하고 이런 방식도 왠지 얻어걸리는 인상이 강해서 내가 직접 성취했다는 달성감도 느끼기 힘들더군요.
야숨은 모든 자원(무기 방패까지)이 소모성입니다. 때문에 이를 채우기 위해 플레이어가 즐겁게 수집하고 조합할 수 있는 요소들로 설계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쓸모도 없는 요리 레시피 말고요.
4. 코록 씨앗 900개....-_-;;
위 자원과 이어집니다. 저 이거 900개인줄 몰랐습니다. 저는 게임할 때 게시판이나 공략등은 일절 보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1회차 끝내고 게시판 볼 때 깜짝 놀랐습니다. 1회차에 한 100여개 정도 찾았던 것 같네요. 2회차인 지금은 일부러 찾지 않고 있습니다. 플레이 타임 늘리기중 최악의 형태라 생각합니다. 코록의 생태나 가치관, 혹은 역사관에 대해 심도깊은 스토리를 전달해줄수 있는 자원을 소재로 삼았다면 설정덕후로서 컬렉션의 재미가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냥 최악입니다. 개인적으론 야숨 최고의 똥이라 생각되네요.
"헤헤~ 똥 한번 모아보실라우? 900갠데~"
5. 저품질의 하드웨어는 게임플레이에도 영향이.....ㅠㅠ
E3 2014에서 황홀한 트레일러를 선보이고 그게 위유판이었다는 개발자의 말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프로젝트 NX 시절, 아무런 최적화 작업 없이도 위유판 젤다가 60프레임으로 돌아간다는 멍소리는 그야말로 멍소리였습니다. 일단 위유판과 스위치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스위치는 확실히 그나마 30프레임 유지는 잘 됩니다만, 이젠 닌텐도의 아트 디렉팅으로도 해결이 안되는구나라고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원거리 디테일이 아주 형편없습니다. 이방성 필터링 따위는 적용되지도 않았고, 걷기만 해도 코앞에서 풀이 자라는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흔한 안티엘리어싱이나 모션블러 역시 코딱지만큼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휴대모드시에는 조루배터리 때문인지 720p보다도 더 떨어지는 가변해상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플스나 엑박 게임들의 가변해상도는 그나마 후처리효과라도 줘서 잘 속여넘기기라도 하지, 이 게임은 안티조차도 없기 때문에 해상도가 뭉개지는걸 아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억부분의 컷신은 깔끔하게 출력되는데, 컷신은 리얼타임이 아닌 죄다 동영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위유때 후처리 효과같은건 진즉에 포기했었다지만 다음세대도 이런 모습을 보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뭣보다 개발자들의 말을 저는 믿었다고요...
이게 어느정도냐 하면 스위치 야숨을 하다가 위유판 바람의 지휘봉 hd를 구동하면 눈이 개안하는 느낌일정도입니다...;;; 분명 그래픽 품질은 한세대 이상 차이나는데 1080p 네이티브로 출력되는 바람의 지휘봉은 정말 초 깔끔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플스의 언차나 호라이즌 같은 게임들 보면...내가 이거 했었나....할 정도로 비주얼 쇼크를 받습니다.
하드웨어는 절대 손해보고 팔지 않는다는 닌텐도의 철학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하이브리드라고 광고한다면 독에도 추가 프로세서를 달아서 네이티브 해상도로 출력되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풀스펙의 서로 다른 두 기기가 조화되는게 "하이브리드"의 개념 아니었나요? 이게 무슨 하이브리드야. 독 얘기 나와서 말인데, 이건 그냥 단순한 티비 아웃풋 충전독일 뿐입니다. 화면 출력하는데 있어 스위치는 그 어떤 보간적인 스케일링도 거치지 않으며, UI나 텍스트 모두 720p를 그냥 늘려서 화면에 "보이기만" 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모든 인터페이스나 텍스트는 흐리멍텅한 그대로죠. 위유는 그래도 UI는 네이티브 해상도로 출력되었고, 게임패드의 저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오히려 슈퍼샘플링 효과를 얻는듯한 스트리밍을 보여줘서 그나마 괜찮게 보이기라도 했지, 이건 현재 우리모두가 쓰는 그 어떤 디스플레이에 제대로 출력되는 모양새가 아닙니다. 야숨의 개발진들은 그 어떤 게임에서도 보지 못한 거대한 세계를 창조했는데 하드웨어적인 한계로 제가 바랐던 차세다 젤다의 모습을 보지 못해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유튜브에 에뮬레이션으로 구동한 위유판 4k 60프레임 야숨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오네요...-_-
문제는 야숨이 낀세대 물건이라는 거고, 스위치는 이제 막 발매한 새 하드웨어라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스위치에선 여전히 저해상도, 노안티, 후잡한 이방성 필터링으로 만들어지는 게임을 봐야하고, 기기의 한계가 벌써부터 보여진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코어게이머들에겐 특히요.
풀hd 네이티브로 출력되는 바람의 지휘봉은 아티팩트 자글거리는 야숨보다 더욱 깔끔하고 보기가 좋습니다.....ㅜ.ㅜ 게다가 애니메이션도 훨씬 부드럽다는 인상이.....
응? 뭐지? 텅텅 비어 있는데? 이정도 거리에서 저렇게 비어 있다면 저건 빈집이지. 빈집 털자.
ㅋㅋ 확실히 비어 있네. 이것들 단체로 마실 나갔나.
좀 더 가까이 가니 순식간에 소환되는 용사들. 플레이어가 미리 지형과 맵을 살펴보고 전략을 짜기 위해 잠복해서 정보를 모으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형편없는 하드웨어 스펙 때문에 원거리 디테일이 무지막지하게 희생되었기 때문이죠. 최근 나오는 오픈월드 게임들과 비교하면 처참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게임플레이에도 불편함으로 작용하죠. (그나마 사원은 필수라 그런지 저퀄로 꾸역꾸역 집어넣긴 했음....)
6. 아쉬운 액션
또다시 언급하겠습니다. E3 2014의 트레일러는 정말 끝내줬습니다. 닌텐도를 믿고 그정도 퀄리티의 비주얼과 연출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닌텐도 게임은 언제나 퀄리티만은 최고였으니까요. 뭣보다 기대한 건 저 위의 영상처럼 가디언과의 추격전(카체이싱)이었습니다. 원령공주를 오마주 한듯 하지만, 너무나도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카체이싱이야 액션게임들에선 거의 단골이긴 하지만 정말 수준높은 카체이싱을 구현한 게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플레이한 게임들 중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요. 말을 타고 하이랄 평원을 달리며 가디언은 정신없이 빔을 쏘고 주위 나무와 풀은 부서지고 불타며 멋진 시네마틱 피직스가 이리저리 터져 나가고, 플레이어는 말에서 활을 쏘며 견제, 그리고 바로 점프해서 슬로우 샷으로 한방 먹여주는 겁니다. 이거 가능합니다. 근데 저렇게 영상처럼은 안되요. 현실은 "삐삐삐삐~ 피융" 가디언의 빔공격은 시야에 있는한 플레이어를 정확히 노리고 "삐"소리는 카운트다운을 의미합니다. 어딜 어떻게 달려가도 빔은 저를 정확히 겨냥하죠. 그냥 냅다 달리며 은폐할만한 나무나 건물을 찾는게 고작이었습니다. 템빨 갖추면 그냥 다가가서 후드려 패구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그냥 저 영상처럼 가디언전은 카체이싱으로 표현했어도 됐을 겁니다. 빔 공격은 플레이어를 정확히 타격할 수 없게 만들고 일정 데미지 이상 받으면 그땐 카운트 빔공격이 나가는 방식으로 디자인했으면 더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긴박한 카체이싱이 가능하며, 플레이어는 더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계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저 빔공격 하나 때문에 가디언전은 그저 은신전, 템빨전, 도망가기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삐소리 나면 플레이어는 전략이고 뭐고 그냥 피하고 보자라는 생각 뿐이니까요. 가디언들이 쌓여있는 드넓은 하이랄 평원은 이런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카체이싱을 위해 존재하는 맵이 아니었나 의구심이 듭니다. 그런 긴박한 추격전 끝에 가디언들을 격파하고 비로서 하이랄성으로 입성하며 엔딩을 달려 나간다면 그 후에 플레이어가 받는 보상은 더 각별한 게 아니었을까.....
젤다가 원래 전통성이 있는 시리즈이긴 하지만 삐삐삐->공격->피하고 반격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고전적입니다. 이렇게 만들거라면 저런 영상은 보여주지 말았어야지......
호라이즌 제로 던을 먼저 플레이하면서 플레이어가 액션을 연출하는 부분에서 굉장한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플레이 시간이 늘어가고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화끈한 액션신을 연출할 수 있었죠. 전투에 있어 활이라는 디메리트 무기를 가지고 얼마나 재밌게 놀수 있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저역시 젤다에게서 그런부분들을, 아니 그 이상을 기대했었지만 최악의 아날로그 스틱과 심심한 활 시스템으로 점수를 왕창 깎아먹었네요.
7. 챌린지 문제
젤다의 전설은 던전을 탐험하고 퍼즐을 풀고 강력한 보스들을 격파하면서 엔딩에 다가가는 게임입니다. 던전의 레벨디자인은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걸로 유명하죠. 야숨은 던전을 삭제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상 던전의 역할은 신수 네마리를 해방하는 걸로 대체되었고, 이 네가지 퀘스트가 메인 챌린지에 해당합니다. 그 외에는 120개의 사원이 대신하죠. 신수의 던전역시 대폭 축소된듯한 느낌입니다. 웅장하고 거대하지만, 실상 내부로 들어가면 그저 미니게임 수준의 퍼즐을 풀고 중간보스를 격파하는게 다죠. 던전을 깊이있게 탐색하는것 자체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치밀하고 거대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빈약하다고 느껴집니다. 게다가 솔직히 별로 재미도 없습니다...-_-;; 사원은 더욱 심각합니다. 이건 그냥 모바일에서 흔히 봐왔던 싸구려 퍼즐 수준으로밖에는 생각이 안듭니다. 퍼즐의 완성도는 들쑥날쑥이고, 모션컨트롤을 이용한 퍼즐의 경우엔 솔직히 개판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안그래도 떨어지는 조이콘의 자이로에 좀 더 어렵게 해보라고 엉터리로 컨트롤되게 만들어놨는데, 이런 사원이 120개나 된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 코록 씨앗과 함께 플레이어를 지루하고 지치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라 생각되네요. 야외에서 스위치를 이리저리 팔을 꼬아가면서 모션 컨트롤을 하는 제 모습은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요.
호라이즌 제로던에서도 이런 식으로 가마솥이라는 곳을 탐험하게 유도해 놨는데, 야숨의 사원과 비슷한 포지션의 요소라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가마솥을 발견하고 진입했을 때 압도적인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보이는 모든 것이 대단했죠. 그런데 이 멋진 곳을 형편없는 레벨디자인으로 인해 단번에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젤다 야숨역시 그때와 똑같은 인상을 받았네요. 그런데 가마솥은 몇 개 안되기라도 하지 야숨의 사원은 120개입니다....;;; 역시나 하다하다 대층 접고 엔딩 봤는데, 심도깊게 설계된 던전과 완결성을 맛깔나게 뽑아냈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왜 이따위로 늘려놓기만 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수를 줄이고 볼륨을 더 늘렸어야 했다고 봅니다.
8. 엔딩(스포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은 내러티브가 중요한 게임은 아닙니다. 다른 닌텐도 게임들과 마찬가지죠. 그래도 판타지와 모험, 로맨스는 아직도 설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스카이워드소드를 아주 좋아하는 건 두 주인공의 캐미가 터지기 때문이기도 하죠. 닌텐도는 게임플레이에 힘을 쏟고 스토리와 캐릭터를 나중에 적용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야숨의 스토리텔링은 꽤 좋았습니다. 앞으로 방대한 모험을 해야 하는데 공주가 100년이나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 초반부터 산통을 다 깨놓긴 하지만, 곧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잊혀지게 됩니다. 최종결전을 위해 신수를 해방하고 장비를 갖추고 두리안과 바나나를 넉넉하게 요리하면서 하루밤을 보낸다음 애마 "젤다"를 타고 하이랄 평원으로 달려갈 때 오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고, 그동안 쌓고 배운 모든 걸 쏟아서 가논을 (싱겁게) 토벌하고 나면 예전 젤다에서 느꼈던 그 감정이 되살아 나더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진엔딩"이 아닌 "노멀엔딩"을 추천합니다. 거대한 작품의 끝맺음으로 무결한 완결성을 갖는 게 바로 "노멀엔딩"이었습니다. "진엔딩"은 사실 퀘스트 다이알로그만 잘 따라가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어 놔서 1회차에 바로 진엔딩을 봤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사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노멀엔딩에서 젤다가 벅차오르는 표정으로 떨리듯 말하는, 링크에게 마지막으로 건네는 대사는 깊은 여운을 안겨주기에 충분했고 이윽고 흐르는 엔딩 크레딧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100년만에 재회한 젤다가 건네는 마지막 대사는 게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기억"을 찾아 나서는 링크의 대서사를 마무리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죠. 과거에 플레이했던 젤다에 취한 아저씨를 찡하게 만들어주고요~ㅠㅠ
야숨을 플레이하면서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그런 순간들은 환상적인 게임플레이가 아니라 모험을 마치고 잠시 쉴 때 바라보는 하이랄의 모습이었습니다. 게임이 얼마나 잘 디자인되어 있는지 100시간이 넘는 시간을 플레이하면서 저는 단한번도 버그를 본적이 없습니다. 이런 무결한 완성도로 게임을 뽑아낸 제작진들에겐 경외감이 듭니다. 다만 여전한 닌텐도의 정책 때문에 희생되었다고 보여지는 부분들은 팬으로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네요. 그래도 이번 젤다는 올해 코어게이머의 축복과도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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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리뷰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들을 닌텐도 담당자분들이 보셨으면 참 좋겠죠. 전 님이 말씀하셨던 것들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너무너무 재미있게 150시간을 플레이한 유저입니다. 어떤 반박글도, 어떤 옹호글도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유명한 게임이었고 이만큼 까이고 찬양받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생각치 못했던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도 다시 즐기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물론 제가 시간이 없어서 다른 게임과 비교는 힘들겠지요. 오랜만에 댓글 다네요. 그만큼 제게는 대단한 게임이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즐기시고 그만큼 많은 댓글 (좋은 점, 안 좋은 점 모두모두 써서) 달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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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후기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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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사고 싶었는데 뽐뿌가 살짝 가시네요ㅎㅎ 세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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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이야기는 공감이 잘 안되네요... 삼다수랑 PSP랑 듀숔4랑 엑박패드 등 여러 아날로그 스틱을 써봤지만 스위치 조작감이 나쁜지는 모르겠던데요? 헤드샷도 별 문제없이 보자마자 때리고요...기기마다 편차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머지는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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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사고 싶었는데 뽐뿌가 살짝 가시네요ㅎㅎ 세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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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리뷰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들을 닌텐도 담당자분들이 보셨으면 참 좋겠죠. 전 님이 말씀하셨던 것들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너무너무 재미있게 150시간을 플레이한 유저입니다. 어떤 반박글도, 어떤 옹호글도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유명한 게임이었고 이만큼 까이고 찬양받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생각치 못했던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도 다시 즐기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물론 제가 시간이 없어서 다른 게임과 비교는 힘들겠지요. 오랜만에 댓글 다네요. 그만큼 제게는 대단한 게임이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즐기시고 그만큼 많은 댓글 (좋은 점, 안 좋은 점 모두모두 써서) 달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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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이야기는 공감이 잘 안되네요... 삼다수랑 PSP랑 듀숔4랑 엑박패드 등 여러 아날로그 스틱을 써봤지만 스위치 조작감이 나쁜지는 모르겠던데요? 헤드샷도 별 문제없이 보자마자 때리고요...기기마다 편차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머지는 공감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