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오락실 기판으로 왔는가? - 1편 조이스틱
https://bbs.ruliweb.com/family/249/board/300431/read/30556805
나는 왜 오락실 기판으로 왔는가? - 2편 - 게임기 제작
https://bbs.ruliweb.com/family/249/board/300431/read/30556807
에 이은 3편, 마지막입니다.
이번이 마지막 편이네요. :)
앞서 여러편의 글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선 글들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것입니다.
어릴 적 오락실을 다녔던 기억을 되새기며
처음엔 PC에서 오락실 느낌을 내면서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해보고자
'좋은 조이스틱'을 찾다가 결국 이것저것 비싼 조이스틱들도 사용해보고
국내의 조이스틱 장인(?)들이 만드는 조이스틱 등을 여럿 구입해서 사용해보기도 했고
이렇게 자작 조이스틱 세계에 들어오다보니
자연스레 조이스틱에 화면을 붙이고, 싱글보드 컴퓨터나 게임기미니 류를 집어 넣은
바탑게임기, 나무가방 게임기 등의 자작게임기 제작에 한동안 푹 빠지게 되었다.
자작게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오락 기판을 연결하여 플레이하는 게임기도 만들었다.
조이스틱이나 바탑게임기, 나무가방 게임기들을 다수 소유하게 되다보니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공간의 차지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각종 물품들을 수집하는 분들이 겪게되는 피할 수 없는 숙명같은 문제가 바로 '공간'이죠.
그래서 덕질의 끝은 '부동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죠.
결국 보유한 물품들을 잘 수납하고, 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어떤 취미를 가진 분들이든 맞딱뜨리게 되는 문제인거 같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피규어를 취미로 하시는 분은 컨테이너를 여러개 대여해서 피규어들을 보관하시더라구요. ;;)
공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힘드니까 결국은 보유하고 있는 물건을 적당히 처분해서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공간에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서 채우거나, 구입해서 채워야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저는 조금 현자타임 같은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어야 했습니다.
제가 좋아서 만든거고, 제가 좋아서 구입한 것이지만...
조이스틱이나 자작게임기 류들은 구입했던 가격이나, 제작에 소요된 가격보다 가격을 낮춰서 판매해야 판매가 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작게임기의 경우는 판매만 한다고 끝이 아니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수리등을 요청해오실 경우,
어디서 수리가 되는 물품들이 아니다보니 제작자로서 도의상 수리에 어느정도 도움을 드려야하는 부분도 항상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반복되다보니,
자작 게임기는 판매를 하기보다는 그냥 지인에게 주거나 아주 저렴하게 판매한 이후에는 가급적 더 안만들게 되었고...
조이스틱 류는, 꼭 보관해서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조이스틱 들을 제외하고 처분해도 되겠다 싶은 것들은
금새 팔릴만한 가격에 팔거나 지인들을 주거나 동호회 회원들에게 나눔들을 해버렸습니다.
한편, MAME 등의 에뮬레이터에서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옛날 오락들의 경우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오락 기판으로만 제대로 플레이가 가능한 경우들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게임이 세이부컵 축구 (흔히 김주성 나오는 축구)와 신야구(DATA EAST 스타디움 히어로) 였습니다.
오락 기판을 수집하거나 즐기시는 분들 중 보면
보통은 어릴때 좋아했던 이 게임들이 마메에서 잘 안되니까 방법을 찾다가 오락 기판 세계로 들어오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저도 어쩌면 이 부류일 수도 있는데요.
지금은 마메 신버전에서 신야구를 잘 지원해서 제대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만,
몇년 전만 하더라도 마메에서 신야구를 하면 쳤다하면 홈런이 나올 정도였고... 정상 플레이가 불가능했죠.
세이부컵축구는 아직도 덤프가 안돼서 goal '92라는 해킹 boolteg 이미지 정도만 마메에 있는데, 게임이 정품에 비해 많이 부족하죠.
뭔가 에뮬레이터로 게임을 하면, 내가 어릴때 했던 게임들과 게임성이 완전 다르다 라는 것을 자각하면서부터
이런 에뮬게임기로는 분명히 '실기... 실제 기판과는 다르다'라고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어린시절 제가 너무 좋아했던 스트리트파이터2 대쉬나 에어리어88, 신야구, 미드나잇 레지스탕스, 로스트월드 등의 오락 게임들은
에뮬레이터가 아닌 그 시절 즐겼던 실제 기기... 오락 기판으로 즐겨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죠.
그래서 네이버의 구닥동 이나 추게영 같은 레트로게임 커뮤니티의 장터 게시판에
다른 매니아 분들이 올려주시는 오락 기판 매물들이 올라오면 관심있게 보았었고...
하나 둘씩 구입해서 직접 오락 기판으로 플레이해보면서 조금씩 이 바닥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락 기판이라는게 생산된지 이미 수십년이 넘은 오래된 물건들이고,
여러가지 사유로 고장이 나는 경우들도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고장난 기판들의 수리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 방법을 수소문하던 끝에 세운청계상가 에 가면 옛날 오락기판 들을 수리해주시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세운청계상가를 방문하게 됩니다.
사실 이전에도 조이스틱 자작, 게임기 자작을 위해서 조이스틱 레버나 조이스틱용 버튼을 구입하기 위해
삼덕사(판매처)를 다녔기 때문에 종종 오긴 했었습니다만... 딱 삼덕사만 다녔었는데...
오락기판 수리를 위해서 세운청계상가 / 세운대림상가 안의 다른 업소들을 들르게 되면서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렸죠.
국내 레트로 카페의 중고장터에서 다른 매니아 분들이 판매하시는 오락 기판 몇종류만 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들 오락 기판 판매점 들에서는 제가 어릴때 오락실에서 즐겼었던 여러 오락 기판들을 실제로 보고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오리지널 오락 기판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전 세계에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락 기판을 소유하려는 사용자들이 꾸준히 있고, 오락 기판의 가치... value가 보존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모든 오락 기판의 가치가 보존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특히 지난 2년간... 게임관련 물품들의 가격들이 전체적으로 꽤 많이 올랐는데,
레트로 게임 콘솔용 소프트들 중에서도 가격이 많이 오른 경우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오락 기판들도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구입한 가격보다 손해를 보면서 처분해야했던 혹은 판매하기가 애매해서 그냥 나눔하거나 줘야했던 물건과는 달리
가치보존이 어느정도 된다는 점도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앞서 이런 글도 썼었는데...
오락 기판 수집을 취미로 하면 왜 이것만으로도 바쁜가?
https://bbs.ruliweb.com/family/249/board/300431/read/30556809
-가지고 싶은 기판을 찾아 콜렉팅하기까지의 과정,
-작동하지 않는 기판을 수리해서 작동되게 하는 과정(value up)
-보유한 기판을 다른 게임으로 구동 가능하게끔 변경하는 과정 (conversion)
-실제 오락 기판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
-마이너하지만 같은 취미를 즐기는 분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일련의 과정
등등이 재미있어서...
앞으로도 이 취미는 계속 이어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는 속초에 거주하시면서 오락 기판 수집 / 플레이 취미를 가지신 한 분이
세운청계상가에 기판 수리를 위해 올라오셨는데...
더블드래곤2 기판 수리를 하러 오셨는데, 수리를 의뢰했던 기판 수리점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어서
수리를 완료 못하신 상황이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더블드래곤2 기판의 데이터를 추출해서
세운청계상가 안의 IC판매점에서 이 기판에 맞는 IC를 구입한 후에 데이터를 복제하여 기판을 고친 일도 있었고...
아케이드해커 라는 이름의 해외 사용자가 몇년전에 github에 공개한
CPS 1, CPS 1.5 오락기판 복구 툴을 이용해서
작동하지 않는 킹오브드래곤 CPS 기판과 캐딜락앤 다이너소어 CPS 1.5 기판을 원상복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엔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사용자와 딜을 해서, 어렵지 않게 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판 몇장을 괜찮은 가격에 구입했네요.
:)
오락 기판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고...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취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현재도 푹 빠져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해나가게 될 것 같은데...
종종 이 취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게시글을 통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량진 정인게임장의 마지막까지 가동되었던 스트리트파이터2대쉬 3조의 크라운 캐비넷.
사진은 2020년 6월 폐업 이야기 듣고 방문했을때... 정인게임장의 스트리트파이터2대쉬 기판은 구입하여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게임!
정인게임장 에서 사용되었던 스트리트파이터2대쉬 기판입니다. 먼지가 세월을 말해주죠.
흔히 신야구 라 불리는 스타디움 히어로 DATA EAST 정품 기판 사진입니다.
인생 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미드나잇 레지스탕스 기판과 화면
이 게임은 정상 플레이를 위해서는 로터리레버 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판을 내장한 게임기를 제작하기도 했었어요.
최초의 CPS 게임인 로스트월드(포가튼월드) 기판과 오리지널 롤링스위치.
롤링스위치는 논현동 로터리오락실에서 가동되던 부품을 철권치치 님이 보유하고 계시다가 제게 나눔해주신 것이에요.
현재는 복원하여 게임기에서 구동중.
어릴때 한판에 200원이라서 비싸서 몇판 못해본 assault 기판과 전용 캐비넷. 이제 오락실 주인이 저라서 ^^
눈치 안보고 원없이 겜할 수 있습니다. Namco System 2 기판
에어리어88 기판. 제 인생겜 중 하나 입니다. :) 해외판 U.N Squadro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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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버파기판 모으고 소장하고 있는데 어릴때 추억을 나이들어 돈으로 사서 소장하고 있다는게 좀 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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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로망 "오락실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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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장에서 돌아갔던 꽃비녀 스페셜 기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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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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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한 컬렉션이네요. 로스트월드 명작인데 오리지날 스위치가 저렇게 생겼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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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22.04.10 15: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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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버파기판 모으고 소장하고 있는데 어릴때 추억을 나이들어 돈으로 사서 소장하고 있다는게 좀 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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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버추어파이터 게임은 너무 좋아했어서, 기판으로 꼭 소장하고 있습니다. 버파는 사랑입니다. 반갑습니다. ^^ | 22.04.10 15: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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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ㅅㅅ 왠지 레시티에서 뵌거같기도 ㅎ | 22.04.10 15: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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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반갑습니다. 레시티 콜렉터보단플레이어로 입니다. :) | 22.04.10 15: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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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쪽에서 꾸준히 뵙겠습니당~ 주말 잘 마무리하시길^^ | 22.04.10 15:19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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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하
갈스패닉 기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는 사진 찍어둔게 없네요. https://i.ebayimg.com/images/g/gLIAAOSwT9NedmAs/s-l1600.jpg 하나칸자시 게임은 뭔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22.04.10 15: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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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하
https://www.emurom.net/images/emulation/autres_pcb/pcb/hanakanz.webp 다이낙스 기판이네요. | 22.04.10 15: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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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하
국내 게임장에서 돌아갔던 꽃비녀 스페셜 기판입니다. | 22.04.28 09: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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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한 컬렉션이네요. 로스트월드 명작인데 오리지날 스위치가 저렇게 생겼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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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앞으로 기판들도 하나하나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스트월드 가지고 올해 작업하려는게 있는데, 그 또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22.04.10 15: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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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정말 오락실 주인처럼 원없이 겜하는게 꿈이었었죠. ^^ | 22.04.10 15: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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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저도 40대에 들어서 이렇게 추억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 22.04.10 15: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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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ault!!! 슈터님 레트로 장터는? | 22.05.08 09: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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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컨트롤박스 150달러 넘어가는 물건은 꽤 괜찮더라구요. 저도 집에서 그거 씁니다. | 22.05.08 09: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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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혹시 링크좀 부탁드릴수 있을까요? | 22.05.10 10: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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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aliexpress.com/_mrhSeVk | 22.05.12 0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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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체크해두고 알리 세일할때 사야겠습니다. | 22.05.12 09: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