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리셨다.
나와 할아버지는 각별한 사이였다.
할아버지는 장난끼가 많으신 분으로 언제나 내게 어린아이처럼 장난을 치시곤 하셨다.
매운고추를 안맵다고 속이거나 하는 장난을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매일매일 하는 분이셨다.
그런 할아버지였지만 고된 암투병을 하시는 동안 할아버지는 성격이 달라지셨다. 내가 장난을 치면 시큰둥하게 받아들이시고 별것도 아닌 일에도 트집을 잡아 화를 내시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 할아버지에게서 나는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졌다. 무슨 말을 해도 화를 내는 할아버지를 대하는게 어려웠고, 대화가 줄어들게 되고, 할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 나는 꿈에서 할아버지를 보았다. 어쩐 일인지 평소처럼 짜증을 부리시지 않고 환하게 웃으시던 할아버지는 내게 복권 한장을 건네주시는게 아닌가
평소에 복권 같은건 전혀 생각해본적도 없고 이런 꿈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것이 할아버지가 내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나는 복권을 잔뜩 샀는데...그 수십장 중에 단 하나도 당첨이 되지 않았다.
할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내게 하는 장난이셨을까? 할아버지 제사를 지낼 때마다 그 복권사건이 떠올라 헛웃음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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