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쯤이나 됐을까?
12시가 넘은지 꽤 지났을 깊은 밤, 4살된 딸애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기분나쁜 꿈을 꾸거나 목이 말라 깨는 경우가 흔히 있어서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통은 "히잉 히잉" 칭얼거리거나 혹은 "으앙" 하는 터지는 소리를 내기 마련인데
오늘은 먼가 다르다. 슬픔에 흐흑거리는 소리. 낯선 소리다.
"지은아? 왜 울어 무서운 꿈 꿨어?"
"아니..."
"괜찮아 울지마 괜찮아"
조금 어르자 울음이 조금 사들어들고, 무서운 꿈이 아니라는 말에
혹시 않좋은 일을 있었나 불안한 마음에 다시 물어보았다.
"어제 누가 우리 지은이 힘들게 했어? 누가 괴롭혔어?
"아니 그런거 아니야..."
말투에서 별일이 없었던 것은 사실일거 같아 조금의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무서운 꿈도 아니고, 아픈 일도 아니라면
처음 들어보는 슬프고 서러운 울음은 무엇일까?
"그럼 왜 울었어?"
"그냥 사람이 된게 슬퍼..."
완전 뜬금없기도 하고 4살짜리 아이에게서 나온 대답에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사람말고 동물로 태어난게 더 좋았을까?"
"아니, 내가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으면 좋겠어."
...
대체 무슨 꿈을 꾸었기래,
아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일상의 어휘가 많이 부족하여, 평범한 일상 대화도 나누기 힘든 어린 딸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난 말문이 막혔다.
다음날, 새벽에 깬 일 조차 기억 못하는 딸에게 슬프고 서러운 울음의 이유를 물어보는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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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의 일이네요. 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