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회사 얘기는 어쩌다가 보니 길어져서 두개로 나누게 됐습니다.
일단 이번에는 그 회사를 퇴사하게 되던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머 본사에서 그리 지옥같은 생활을 보내고, 매장에서는 그나마 대빵 형님이
좋은 분이셔서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괜찮을뻔....했으나
앞글에서 썼던 본사 정년퇴임후 알바로 매장서 일 도와주는 일본 노친네의
이간질 작업이 벌어지고 있었지요.
그 너구리 같은 노인네의 생각으로는....
1) 나 여기서 은퇴하면 돈 없어서 생활 불가.
2) 그러면 이 매장에서 둘중에 하나를 쳐내고 내가 눌러 앉아야함.
3) 그 대빵 형님은 사회생활 경력도 많고 똑똑해서 아무래도 쳐낼수 있을꺼 같지가 않음.
4) 그러면?? 남은 한놈을 공격한다!!
이 방식으로 저랑 둘이 택배 포장할때는 폭풍 갈굼질.
그 대빵 형님 앞에서는 이간질 하다가 그 형님이 저를 감싸자 포기.
1개월에 한번 있는 본사 바베큐(를 가장한 개고기 회식)때 사장한테 저의 폭풍 뒷담화질.
결국 이 방식이 통해서 사장한테 불려가서 일 똑바로 하라는 갈굼까지 쳐먹었죠.
더럽고 치사해도 일단 비자를 받자라는 생각에 버티며 3개월을 보냈습니다.
슬슬 취활 비자도 끝나가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저를 뽑았던 과장한테 가서
비자 신청 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너는 아직 우리 가족이 안된거 같다. 일단 취활 비자 한번 더 연장 가능하니까
한번 더 연장해서 해봐"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이 돌아 왔지요.
저는 일단 그 시점에서 짜증이 팍!! 나서 그 날 집에 와서 그냥 여기저기 취업 정보를
뒤져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게 "일본 게임회사 디버거(테스터) 파견 사원모집"이라는
글이었죠. 뭐 될대로 돼라 싶어서 일단 서류를 찔러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 결과는 안나왔지만 그 다음날 가서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했죠.
머 이런 회사가 거의 그렇지만 일단 그만 두겠다고 하니 사장이랑 과장 부장이
슬슬 저를 피하고 면담 자리를 안가집니다. 그러다가 한 2일 지나서 수요일 경에
과장이 그러더군요. "한번 잘 생각해봐. 담주 월욜에 다시 얘기하자"라더군요.
뭐 블랙기업에서 늘상 있는 시간 끌기 작전이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금요일 낮쯤에 파견 회사에서 면접 함 오라는 전화가 오더군요.
그래서 이거 되겠다 싶어서 월요일에 그만 두겠다고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부장까지 나서서 말리더군요. (아마 제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저놈 나가면 일에 차질 생기니 그랬겠지만...)
그 설득에 맘이 좀 흔들렸는지 일단 담당 과장한테 그날 술을 한잔 사달라 했습니다.
술자리에 가서 그 과장한테 그냥 얘기 했죠.
"과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정말 제가 이 회사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남는 방향으로 고려해보겠습니다."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돌아오는건 과장의 폭풍 욕질이었습니다.
머 요약하자면 "이 ㄱㅅㄲ가 ㅈㄴ 오냐오냐 해줬더니 ㅅㅂ놈이 니가 잘난줄 알어?"라는
대답이었죠. 그러면서 술값을 던지며 먹고 꺼지라고 하고 먼저 나가더군요.
아 ㅅㅂ 이제 모르것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 술집서 혼자 일본주를 퍼먹고 일단 집에 갔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11시더군요. 머 자연스레 퇴직(??)이 되버린 셈이죠.
그러고 오후를 보내고 있으니 과장한테 전화가 옵니다. 하는 말인 즉슨...
"너 이 ㅅㄲ 니 회사 관두는건 좋은데, 이번달 월급 받고 싶으면 사표 들고 회사로 직접와"
제가 우편으로 보내면 안되겠냐니까 "월급 받기 싫음 니 맘대로 해"라고 하고 끊더군요.
정말 속에서 열통이 터지는거 같았습니다.
아마 과장 생각엔 저 놈 어차피 관둘놈이니 회사로 불러서 함 시원하게 갈구고 보내자라는
생각이었겠죠. 이걸 우째야 하나 하면서
야후에서 찾아보니 일본 변호사 무료 상담이 있더군요.
거기다가 그냥 솔직히 다 썼죠.
"나 외국인이고 계약서도 안쓰고 비자는 취활이다. 근데 이놈들이 사표들고 회사로 안오면
월급 안준단다. 나 어떡함 ㅠㅠ"
그 글 올리고 한 1시간 지나서 답변이 옵니다.
"니가 불법노동을 한게 사실이라도 월급은 줘야함. 그리고 사표는 형식적인 거고
법률상 아무 구속력도 없으니 헛소리 하지 말고 월급 내놓으라 해도 됨.
그냥 예의상 우편으로 내용증명 끊어서 보내. 그게 제일 나을거야.
만약 월급 안주면 나한테 무료 상담 받아. ㅇㅇ"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여기서 요시!! 그란도 시즌!! 하고 사직서를 써서 일단 우체국에 갔습니다.
이거 내용증명 끊겠다고 하니 친절하신 우체국 직원이 사표를 잘 보더니
"이런 서류의 경우 받고도 안받았다고 발뺌할 경우가 많으니 수신증명도
같이 보내는게 낫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폭풍 감동 ㅠㅠ
내용증명에 수신증명까지 해서 보내고 월급날...
통장에 찍어보니 군소리 없이 월급 넣었더군요.
머 아무래도 사직서 내용,수신증명까지 온거 보고 이거 떼어먹었다가
이 ㅅㅋ 분명 뭔짓 할지도 몰것다.라는 생각에 넣은게 아닐까 합니다.
머 그 냉면회사와의 연은 거기서 끝입니다.
그 후에 그 게임회사 면접이 잘 통과 되어서 시부야에 있는 c모 기업에
테스터로 입사하게 되었지요. 정말 먼길 돌고 돌아 게임업계에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그 매장 관리하던 형님도 매우 이성적인 분이시라 결국 얼마 후 퇴사.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1년정도 지나 그 형님을 만나 근황을 물었을때 그 회사의 더러운 방식을 알게 됐죠.
그 당시 저 말고도 그런 취활 비자로 일하던 여 사원이 두명 있었습니다.
아마 비자 잘리는 시기는 저랑 비슷했을 거에요.
근데 2012년 가을경부터 한류가 시들해지자 비자도 안내주고 그 여사원 두명
겨울 즈음 해서 바로 잘라 버렸다는군요.
그 여사원들은 비자 하나 보고 있다가 비자 잘리기 2개월전에 졸지에 해고당한 꼴이 된겁니다.
얘기 들어보니 한국으로 돌아갔다 하더군요.
그 회사의 더러운 방식 때문에 일본에서 생활하고자 했던 두명의 꿈이 산산조각 난겁니다.
어찌보면 그 전에 탈출한 제가 정말 올바른 선택을 한거죠.
그 냉면회사 글을 쓰다보니 아직도 치가 떨리는군요.
아마 제 일본 생활중에서 제일 짧지만 어두운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뭐 그 후에 c모 회사에 들가게 되었는데...일단 여기는 담에 쓰겠지만
별로 쓸 내용이 없다는게 문제라 ㅋㅋㅋ (게시판에 그 회사 사람도 있고 ㅋㅋㅋ)
일단 아마 c모 회사의 경우에는 칭찬 위주의 글이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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