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랑 괴게를 오가면서 게시글 읽는 편인데....
좀전에 유게에 게시글보다가 몇년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글 올립니다.
...
대학교 다닐적 저는 그다지 눈에 띄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성격이 너무 좋은 선배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나름 공정하려 노력하는 편이었습니다.
가끔은 굉장히 깐깐하지만 평소에는 그저 그냥 평범한...
뭐랄까. 비주류인 사람이었는데
좀 특이하다보니 좀 특이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더군요.
여튼. 후배는 좀 챙기는 편이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때 자주 어울리던 그룹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여자 셋 그룹이었는데 제가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였는지
혼자 자주 다녀서였는지... 같이 점심먹기도하고
바다 구경가기도하고.. 그랬었지요.
졸업하고 취업하고 살다보니 연락하기 어려워져서
싸이 활동하던 것도 잊고
대학동창도 만날 일이 적어진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세명의 여자 후배중에 한명이 연락이 왔더라구요.
저보고 잠시 만나자더군요.
마침 자주가던 bar가 있어서 맥주나 한잔 하자했습니다.
일단 기분은 이상했지만 집나왔다는 말에
놀라기도 하고(굉장히 소심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걱정되기도 하고 선배입장에서 말이라도 해주는게 도리라고
생각되어 만났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후배를 만나 집을 왜 나왔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냐.
그래도 집에는 들어가야지 하면서 달랬습니다
맥주한병 먹이고 집에 보내는데 옷차림도 이상하고
걱정이 되어 택시까지 태워 보냈습니다
그러고
며칠뒤 그 가게 사장님이신 형님이 연락오셨더군요.
그 후배 찾아왔다구요.
근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계속 쉬지않고 혼잣말 중얼거리고
혼자 울다 웃다 주문도 하지않고
저만 기다리다 갔다고 하더군요.
사장님이 저보고 사고쳤나고 웃으시길래
그런일 없다고 그저 웃어 넘겼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냥 힘들어서 이상한거겠지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며칠간격으로 그 후배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와서는 항상 주문도 안하고 저를 찾으며
혼자 울고 웃다가 사장님이 돌려보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무생각없이 가게에 놀러갔다가 마주쳤을때
띄어쓰기없는 장문의 글처럼 숨도 쉬지않고 이야기를 하는
그 후배를 보면서 정말 오싹하더군요.
제발 가라. 이건 가게에도 나에게도 폐끼치는 일이라고
달래봐도 성을 내봐도 웃다가 울다가 혼자 주문처럼 읇조리는
장문의 혼잣말....
무서워서 그 가게에 갈 수 없었습니다
가게 사장님도 위험하니까 오지말라고 하실 정도였습니다
언젠가는 근처 음식점에 제 이름이랑 휴대폰번호를 남기고
여자친구라고 하고 가버리고...
가게에서 쫓아내면 간판뒤에 숨어서 자고
자주가는 동네라 한번 지나칠때엔 쫓아오기도하고...
정말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수소문해봤었는데
국가고시에서 몇번 떨어지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친구들과도 연락이 끊어진 상태고
몇년동안 좀 이상해진 상태였다는 겁니다
어떤 후배는
'저도 몇년동안 만난적 없어요
선배도 피하시는게 좋을꺼예요.'라고 했습니다
어느날
가게에 자꾸 피해줄 수도 없고해서
그 후배 기다리라하고 나가서
집전화번호를 알아보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말씀이
국시 낙방 이후로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좀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집에 가지도 않고 저를 찾아왔었다는 겁니다.
정말 소름끼치더군요.
그 이후로도 몇번이고 어머니를 통해 돌려보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본인이 만들었다고 무언가 만들어왔었는데...
도저히 손대기도 싫었습니다
자주가던 동네라 소문도 돌았습니다
제가 사고쳐서 문제가 생긴거라고...
졸업 이후로 얼굴도 못보던 사람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전화번호도 바꾸고
사람들에겐
후배 어머니와 문자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신변정리를 했습니다.
그게 거의 1년 정도였던거 같네요.
...그 이후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부 해결되어
다시 보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 이후론
진짜 사람이 무서운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낼지 모르지만
다시는 만나고싶지않습니다
...
부족하고 길기만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개인의 정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서
써놓지 않았습니다.
- -
ps. 심리학과를 지망하였으나 지금 방사선학에 대해 배운 것에 대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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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시준비하고 몇번 떨어졌다는게, 이야기 들어보면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일부 사람들은 계속 합격못하고, 반 미쳐서 나온다고 들어서.. 고립된 장소에서 공부하느라 힘들고 외로운데, 기대받는 압박에, 희망은 안보이고 그런데 보통사람같으면 주변 친구들에게 위로받고 어찌어찌해서 정신 차릴텐데 아마도.. 그게 잘 안됐고, 사람들은 계속 피하고.. 나름대로의 정신적 지주였던 님을 찾아온것 같네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내용을 봐서는 그런것 같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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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입장은 그렇지만... 1년정도 그런일 당하면서 신고 안한 것만으로도 제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도 굉장한 심적부담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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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처음에는 저도 동정심이 컸지만 주변의 소문도 갈수록 심해지고 기다리는 수위를 넘어서고부턴 진짜 무서워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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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안이쁘고를 떠나서... 대학교 다닐때와는 다른 뭔가 이질적인 느낌입니다. 직업상 이런저런 사람 많이 보지만 표현하자면 괴기한 사진에 나올법한 모습이었습니다. Psp버젼 하야리가미 1의 표지가 제일 적절한 표현인듯한데.. 아실런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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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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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 14.08.29 0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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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시준비하고 몇번 떨어졌다는게, 이야기 들어보면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일부 사람들은 계속 합격못하고, 반 미쳐서 나온다고 들어서.. 고립된 장소에서 공부하느라 힘들고 외로운데, 기대받는 압박에, 희망은 안보이고 그런데 보통사람같으면 주변 친구들에게 위로받고 어찌어찌해서 정신 차릴텐데 아마도.. 그게 잘 안됐고, 사람들은 계속 피하고.. 나름대로의 정신적 지주였던 님을 찾아온것 같네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내용을 봐서는 그런것 같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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