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암살 전문 고블린,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
정보가 없는 상태로 처음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를 접한다면
꽤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멋진 남성 캐릭터나 예쁜 여성 캐릭터가
아닌 말하는 고블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니까요. 그리고 그 고블린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어쌔신 흉내를 제법 잘 내는 것도 눈길을 끕니다.
가끔은 화면 너머 플레이어를 대차게 비난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생긴 분이 사정없이 매도합니다.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는 2014년 발매작
'스틱스 마스터 오브 섀도우'의 후속 타이틀입니다. 고블린이 조역으로
등장한 타이틀 '오브 오크스 앤드 멘'까지 치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문 버전은 지난 3월 발매되었으며, 인트라게임즈를 통해 PS4용
한국어 버전이 오는 9월 5일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글화를
통해 정식 발매될 예정인 PS4 버전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
'앰버의 힘'에 의해 특수한 능력을 얻은 고블린
스틱스는 인간 관리의 꼬드김에 넘어가고, '대사의 왕홀'을 훔치기 위해
다크 엘프의 수도에 잠입하지만 여왕 암살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맙니다. 결국 갑옷을 두른 다크 엘프와 뛰어난 후각을 자랑하는
드워프, 마법을 사용하는 인간 등 다채로운 종족이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스틱스를 괴롭힙니다. 그들은 모두 체력적으로 스틱스보다 우월하고
수 또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체력적인
열세,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다.
주인공 스틱스는 말을 할 줄 아는 고블린이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치
도시전설급의 고블린으로 소문이 퍼져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고블린들은 주인공과 같은 종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야수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
고블린은 도구를 제작해줍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는
잠입 액션 게임 장르이며, 상당히 넓은 맵을 오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 플레이 방식입니다. 어쌔신 크리드나 히트맨 시리즈와도 비슷한 구석을
게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잠입과 암살이
주요 포인트이기 때문에 전작을 플레이해본 유저들은 '고블린 크리드'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플레이를 이어갈수록 유리해지긴 하지만,
무쌍은 찍을 수 없습니다.
목적지의
방향과 남은 거리가 표시되는 익숙한 모습.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을 알려주는 서장
'도둑들의 도시'에서부터 다크 엘프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역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방대한 맵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곧 미션에
접근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적들을 몰래
처치해가며 플레이할 수도 있고 빙 돌아가서 목적지에 접근할 수도 있지요.
초반에는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지만 그리 만만하진 않다.
입체적으로 맵이 구성되어 있어서 위아래로도
많이 움직여야 하기에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밧줄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맵 곳곳에 걸쳐진 밧줄 덕분에 제법 빠른 이동이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게임
초반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특수 능력 '앰버 시야'를 활성화하면
벽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포인트나 매달릴 수 있는 밧줄이 강조되어서
표시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어떤 루트로 이동해야 하는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앰버
시야를 활성화해서 가야 할 길과 각종 아이템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빠른
이동을 도와주는 짚라인.
대부분의 상황에서 스틱스는 정면 대결을 피해야
합니다. 맨손 상대라면 그나마 해볼만 하지만 몸집이 작은데다 공격력도
약하기 때문에 칼 든 병사에게 걸리면 게임 오버 화면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살금살금 조용히 걸어다니면서 문을 열어보기 전에도
꼭 안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있는 등불을 끄고 숨을 장소를 찾는 것이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뒤로 몰래 다가가서 조용히 한 명씩
처치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숨는
게 늦으면 정말 서러운 포즈로 끌려나와 맞게 된다.
늦게
숨어서 들키고, 뻔히 보이는 통에 숨어서 들키고, 결국 신명 나게 두들겨
맞는다.
이렇게 신체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도와줄 시스템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앰버 시야를 활성화해서 적들의 움직임과 시선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며 음식에 독을 타서 조용히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몸집을 이용해 여기저기 숨는 것도 가능하며(만능은 아니라서 지나가는
병사에게 들킬 수도 있지만) 직접 조작할 수 있는 클론 고블린을 생성해서
적들을 유인하고 시선을 분산시키거나 함정을 발동시켜서 적들을
해치울 수 있습니다.
앰버
시야를 활성화하면 적의 위치와 시선을 체크해둘 수 있다.
사고사로
위장하면 상관 없지만 일반적으로 적의 시체는 숨기거나 버려야 한다.
본편과는 달리 게임 오버 상황에서는 스틱스가
플레이어에게 재미있는 말을 걸어옵니다. 이른바 '4차원의 벽'을 넘어서
더럽게 게임을 못한다면서 타박을 하며 패드를 내놓으라거나 난이도
단계를 낮추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등 플레이어를 열심히 비난합니다.
이런 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한국어 버전의 즐거움이지요.
한국 남자들은 아마 대부분
애플 파이를 안 쓰겠지만. ^_^;;
스틱스는 처음에는 그저 연약한 고블린이지만
각종 메인 미션과 서브 미션을 플레이하면서 얻은 스킬 포인트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습니다. 5개의 스킬 트리를 이용해서 클론이나
제작, 앰버 시야, 전투, 투명화 관련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명화 관련 스킬은 적의 시야로부터 숨는 것 외에도 각종
동작의 소음도 줄여주며, 상위 스킬을 올려주면 스틱스는 그야말로 소리 없이 적을
없앨 수 있습니다.
메인
스토리 미션과 서브 미션이 준비되어 있다.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여러 카테고리의 능력을 올려줄 수 있다.
그 외에도 스틱스의 체력을 올려주기도 하고 숨어
있는 상태에서 적을 단숨에 처치하거나 적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전투 상황이나 암살을 할 때의 스킬도 향상시켜줄 수
있습니다. 엠버 시야 관련 스킬을 올려주면 감지 반경이 더 넓어지고
적의 이동 경로까지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클론 관련 스킬을 올려주면
스틱스가 죽었을 때 클론이 있던 위치에서 바로 부활할 수 있으며,
아예 클론을 폭발시켜 적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초반의
클론은 그냥 못생긴 고블린이지만 업그레이드하면 능력 좋은 못생긴
고블린이 된다.
스킬 업그레이드로 인해 플레이 난이도가 다소 낮아지는 것을 감안해도 여전히 액션에
포인트가 있기보다는 잠입 요소에 좀 더 무게중심이 있는 작품입니다.
다소 럴럴한 느낌의 잠입 액션 게임을 생각했다면 적지 않은 게임 오버
화면을 봐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PS4 버전 기준으로 재도전을
위한 로드 타임도 그리 길지 않으며, 게임 오버 이후의 스틱스의 참교육을
피하고 싶다면 옵션에서 끄는 것도 가능다는 것입니다.
잠입과...
그리고
암살. 스텔스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꽤 집중해서 플레이할 작품.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