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시프트가 제작하고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코드 베인 II’ 가 지난 29일/30일 출시했다. 출시 전 사전 제공 된 프리뷰 버전, 그리고 출시 버전을 모두 플레이한 뒤 짤막한 체험기를 전하고자 한다.

‘코드 베인 II’ 는 흔히 ‘소울 시리즈’ 로 촉발된 액션 어드벤처 RPG 의 유행을 타고 만들어진, 제 나름의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이다. ‘코드 베인’ 1편은 액션성보다는 특유의 유사 연애적, 또는 모에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와 내러티브에 집중한 게임이었고, ‘코드 베인 II’ 는 그 기조를 이어나가되 새로운 시도를 많이 도입했다.

루 마그멜이 나누어준 심장으로 부활하며 게임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액션 전투의 요소가 여러가지로 늘어났고, 특히 오픈월드의 도입이 눈에 띈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여러가지 필드가 등장하며, 현재 시점에서는 오픈월드를 도입하여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구성을 추구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완성도를 보이기보다는 구색을 맞춘 느낌이 강해서 각 요소들이 전해주는 재미 자체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 과유불급의 전투
전투에 관여하는 요소는 굉장히 많으나, 그 하나 하나의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 무기 2종, 전승 술식, 블러드 코드, 부스트 등등 강화 요소가 많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개별 요소의 조작 디테일이나 다양성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무기의 경우,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각 무기군의 매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각 무기가 가진 액션은 말그대로 기본 그 자체이며, 이를 차별화하는건 무기 기질, 즉 스킬 뿐이다. 거기에 전승 술식은 솔직히 한두개 빼면 왜 있는지 모르겠는 성능을 자랑한다.

처음만나는 보스부터 나중에 만나는 보스들도 패턴 전개가 유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렇다보니 요소는 많지만 전투 자체는 항상 비슷하게, 또 심심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분명 요소요소는 많지만 하술할 여러 요인들로 인해 전투의 양상 자체가 단조롭기 때문이다.
먼저 이 게임의 액션 전투는 이러한 플레이어와 적이 모두 단조로운 패턴을 구사하고, 또 액션의 속도감이나 작동감이 그리 좋지 못한데에서 나쁜 인상을 남긴다. 특히 각각의 동작이 큰 구분동작처럼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약공과 강공의 전환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무기가 별로 없으며, 적의 액션은 너무 긴 패턴이 하나의 덩어리로 묶인게 부지기수이며, 양쪽이 다소 멍청하게 싸운다는 느낌을 준다.

핵심은 적, 보스들의 전투 디자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보스들이 구사하는 패턴의 가짓수도 적은데다, 게임을 재미없게 만드는 패턴을 자주 구사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보스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패턴이 자신을 중심으로 원형 범위에 큰 피해를 주며 밀어내거나 장판을 깔아버리는 접근 거부 패턴인데, 이게 지나칠 만큼 자주 나오기에 정말 재미없는 공방을 하게 된다.

거기다가 최소한 초중반까지는 가드의 성능이 너무 좋은 편이어서, 적의 패턴을 파훼하며 회피와 공격으로 전투를 이끌어나간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패턴이든 일단 가드를 올려 막고, 그러면 거리도 멀고 딜타임도 짧으니 강공격 차지 한대 때리고 마는 패턴으로 전투가 흘러간다. 전투 요소가 그렇게나 많은데, 적의 패턴 디자인이 그걸 제대로 접수해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도 않고 또 플레이어 캐릭터의 답답한 동작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셈이다.


범위형/근접 거부 패턴의 잦은 사용,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어그로 시스템이 재미를 크게 반감시킨다
여기에 보스와 일반형 적은 가리지 않고 어그로와 적의 행동 패턴이 종종 이해할 수 없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자기를 열심히 패고 있는 버디를 냅두고 아무 것도 안하고 방어만 세우고 있는 플레이어만 집요하게 공격해서 말그대로 버디에게 프리딜 타임을 허용하는건 기본이다. 버디 시스템을 기본 전제로 하는 게임임에도 버디와 적 간의 상호작용이 나쁘며, 때문에 버디는 플레이어의 또다른 자동 공격수단 정도에서 머무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수많은 전투 요소는 충분히 잘 구현되었다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겠지만, 그렇지 못한 탓에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남긴다. 제각각의 요소가 같은 흐름을 이루거나 조화롭게 쓰인다는 느낌보다는 그때그때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 요소를 하나의 컨트롤러 안에 담아 내려다보니 아래의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 아쉬운 UI와 조작감
UI의 배치와 단계별 깊이, 조작감 등도 그리 좋지는 않다. 우선 액션 어드벤처에서 이미 국룰처럼 정해져있는 컨트롤러의 버튼배치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방식을 따르는데, 이는 유독 일본 게임사에서 많이 발견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랑블루 리링크’ 의 경우에도 대체 왜 그렇게 기본 버튼배치를 했는지 이해가 안갔으니. 아무튼 ‘코드 베인 II’ 는 공격과 회피를 엄지 4버튼에 모두 몰아넣고, R1에 상호작용 키를 넣어두는 이상한 선택을 했다.

아무래도 R1과 R2, 그리고 L1 과 L2 가 모두 전승 술식 같은 추가된 전투 요소를 감당하기 위해 배치되어 있어서듯 하지만, 결코 편하다고 할 수는 없는 버튼배치다. 물론 이 게임은 버튼 매핑을 지원하지만, 그마저도 다른 액션 게임의 버튼과 1대1로 매칭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R1 과 다른 엄지 키를 바꾸려고 해도 R1에 단순히 상호작용 키만 들어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퀘스트 하나 확인하려면 최소 몇단계의 뎁스를 거쳐야하고 그마저도 설명이...
UI 의 뎁스, 그리고 화면 상 UI 의 배치도 최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퀘스트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맵으로 들어간 후 버튼을 하나 더 눌러 퀘스트 목록을 열람해야 하고, 각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고 취소를 누르면 바로 게임 화면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정작 일반 게임화면에서는 퀘스트의 내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다. 퀘스트의 직접 목표가 아니라 퀘스트의 제목 같은 불필요한 정보를 우선 띄우기 때문이다. 즉,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려면 몇 번의 뎁스를 거쳐서 계속 들어가 보는 수 밖에 없다.
■ 무겁고 좁고 허망한 오픈월드
‘코드 베인 II’ 가 전작과 대비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요소는 바로 필드 구성이다. 오픈월드를 야심차게 도입한 것은 좋으나, 과연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오픈월드의 작법을 분명 사용하였지만, 그게 상당히 구식이라는 느낌이다.


먼저 필드 상 요소들의 밀도 문제가 두드러진다. 필드의 크기 자체는 그리 부족하지 않은데, 그 필드의 구성이 매우 단조롭고 놓여있는 오브젝트가 많지 않다. 아이템들은 허허 벌판에 그냥 반짝이는 빛덩이로 놓여있고, 어떠한 맥락이나 획득 퍼즐 없이 필드 위에 그저 덩그러니 놓여있다. 주요 건물들의 배치도 다소 나이브 한 편. 여기에 필드의 모양이나 형태 자체도 지나치게 단순하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오픈월드라고 부르기 민망하게 도랑과 광장이 이어진 전형적인 구식 MMORPG 의 필드 형태를 답습하고 있다.

전체 지도만 보아도 버려지는 공간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점과 선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지 보인다
(이미지 출처 codevein2.wiki.fextralife.com)
이렇다보니 생동감 있는 필드는 둘째치고 오픈월드가 주는 게임 플레이적인 재미와 장점이 퇴색된다. 여기에, 이렇게 큰 장점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오픈월드가 아래의 또다른 문제와 엮어 이 게임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만든다.
■ 30프레임도 버거워하는듯한 성능 문제
‘코드 베인 II’ 의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첫번째는 단연 퍼포먼스와 최적화가 될 것이다. PS5 로 플레이할 때 옵션을 조정해도 60프레임에 도달하지 못하며, 한눈에 보기에도 프레임이 확 떨어진다. 특히 실내에 들어가도 프레임에서 크게 진전이 없고, 평균적으로 30~40 정도에 머무는 느낌을 준다. 텍스처 팝인 현상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주 발생하며, 특히 컷씬에서도 텍스처 팝인이 빈번하다. 오픈월드로 나가면 이러한 문제는 더 심해진다.

분명 캐릭터 디자인은 좋은 편인데도 다른 성능이 못따라온다
그러나 그러한 프레임을 희생하고 대단한 아트웍을 보인다면 모르겠지만, 이 게임의 그래픽은 특유의 과장된 카툰풍인데다 모델링이나 텍스처의 품질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결국 철저히 기술적인 역량의 부족으로 만들어진 성능 저하라고 밖에 볼 수는 없는데, 액션 게임으로서는 너무 치명적인 문제이다. 특히 프레임 무적 회피가 있는 게임에서 최소한 60프레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게임 플레이 감각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는걸 의미한다.

PS5 에서 액션 중심 옵션을 제공하지만 프레임 상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하고, 반대로 품질 중심으로 맞추더라도 게임 특유의 그래픽 스타일과 품질 때문에 그다지 뛰어난 화면을 제공하지 못한다.
결국 이러한 모든 문제가 겹쳐, ‘코드 베인 II’ 는 액션으로서도 어드벤처로서도 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재미있는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 유사 연애, 모에가 가득한 클리셰적인 스토리
스토리 측면에서도 대단하거나 특별할 것 없는, 장르적 클리셰물에 가깝다. 기자처럼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맞지 않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클리셰적인 전개, 그리고 유사 연애적인 감정 추구는 항상 수요가 있는 시장이고, 이 게임은 전작부터 꾸준히 이를 타겟으로 삼아왔다.


죄다 사연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걸 또 잘 드러내지는 못하고 치트키로 엿보는 방식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버디들과 맺는 특별한 유대가 이 게임의 핵심이고, 이러한 묘사는 꾸준히 이어진다. 그러나 이 게임이 한결같이 보여주는 모에물 또는 하렘물적인 표현은 그런 내성이 없는 사람에게는 정말 고역이 된다. 히로인 루 마그멜이 주인공과 함께 시간이동을 하는 동작이 루가 연인에게 안기듯 포옹하는 모션이라거나, 방금 만난 버디들이 과거의 이야기 몇개를 거치며 플레이어에게 혼약 같은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바로 다른 액션 게임과 ‘코드 베인’ 시리즈를 가르는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스토리 면에서는 전작처럼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추구할 수 있는 방향성이 갈라지고(누구를 구할 것인가?), 이에 따라 과거와 현재 양쪽의 전개에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이 게임의 구조, 그리고 특유의 배경에서만 가능한 내용이다. 여기에 이 게임 특유의 유사 연애 느낌이 더해져서 순수한 액션 어드벤처보다는 미연시 감성이 들어간, 원하는 버디를 살리고 함께 동반하는 감성 구축에 더 무게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이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특정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이 지점이다.

그럼에도 연출이나 전달 면에서는 평이하거나 부족한 면이 많다. 컷씬 연출은 지나치게 정적인 화면의 대사처리 위주로 흘러가는(즉, 컷을 아끼기 위한 일본 애니메이션 연출처럼) 일본 게임 특유의 단점을 보여주며, 대사도 매우 클리셰적이고 진부할 뿐이다.
■ 총평 - 액션 어드벤처 팬이 아닌, 미연시 팬을 위한 액션 어드벤처
‘코드 베인 II’ 에 어떤 기대를 했느냐에 따라 플레이어마다의 만족감은 다르겠지만,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라는 키워드만으로 생각했을 때의 결과물은 요즘의 수준 높은 동 장르 게임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실망스러운 면이 있다. 전투, 탐험, 그리고 UI와 컷씬을 포함한 게임의 전반적인 경험, 게임 최적화 모든 면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내 기준이 높은 편인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그래서 사실 이 게임을 설명할 때에는 액션, 어드벤처, RPG 같은 플레이 요소가 아니라 버디, 그리고 그 버디와 벌이는 애정행각과 유대 같은 면을 더 강조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다른 부분은 겉치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디지털 버전 79,800원의 풀프라이스 게임이라는 점으로, 이 가격대에 으레 기대하게 되는 기준을 전부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인 게임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액션이나 어드벤처의 완성도는 별 상관 없고 이 게임의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그 캐릭터와 벌이는 꽁냥꽁냥에 더 주목하는 플레이어라면 그다지 큰 문제가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액션 어드벤처에서 나름의 기준이 확고한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을 모든 부분에서 재미있게 플레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