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모금 목표로 ‘텀블벅’에 펀딩글 올라와…하루 만에 3700여만원 넘어
“본인이 키우던 반려견 사실상 파양”이라고도…文 비판하려 ‘파양’ 단어 선택한 듯
국민의힘은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반려동물과 문 전 대통령의 삽화를 담은 내년 달력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한다는 소식에 ‘파양’이라는 표현을 끌어와 “또 다시 생명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고 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유기견을 만든 장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보호'라니, 모순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소중한 생명 풍산개 두 마리를 직접 파양해 유기견을 만들었던 장본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돕기’를 위해 반려견과 찍은 사진을 이용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본인이 키우던 반려견을 사실상 파양, 유기해놓고 어떻게 유기견의 상처를 어루만지겠다는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길러오던 풍산개 수컷 송강이와 암컷 곰이를 국가에 반납했지만, 곰이와 문 전 대통령이 애초부터 키우던 마루 사이에서 태어난 다운이는 평산마을에 남았다. 특히 풍산개 반납 직전까지 개 관리비 문제를 포함한 국가기록물 위탁 관련 법규 개정을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었는데, 이 과정에서 ‘파양’, ‘반납’, ‘반환’ 중 어느 것이 적절한 표현인가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비판을 위해 ‘파양’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혜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지난 8일 문 전 대통령과 유기견 삽화가 담긴 달력 판매를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섰으며,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보호단체에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200만원 모금을 목표로 올라온 ‘당신과 함께라면’ 제목의 글은 문 전 대통령을 두고 “일상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며 “동물에게도 진심이기에 슬로건을 ‘동물이 먼저다’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퇴임 후 재임기간 함께 지내던 여섯 마리 반려동물과 이주하였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현재는 네 마리의 반려동물들과 평산에 살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반려동물을 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중에 진심이 호도(糊塗)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와 풍산개 마루 등 반려동물 네 마리가 등장하는 달력 제작을 위한 모금에는 9일 오후 2시30분 기준, 목표금액의 18배를 넘는 총 3700여만원이 모였다. 이 펀딩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텀블벅 펀딩은 창작자가 만들고자 하는 창작물을 소개하고 제작 관련 예산과 기획 등을 설명하면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후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창작자는 모금액을 전달받아 프로젝트를 개시한다.
신 부대변인은 ‘살아있는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 ‘진심이 호도된 것이 안타깝다’던 설명에 관해 지난달 한 매체의 보도를 끌어와 “문 전 대통령이 파양한 풍산개 중 한 마리는 방광염과 외이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두 병은 ‘산책 부족’과 ‘비위생적이고 습한 환경’ 등 반려견에 대한 무관심과 관리 부족으로 발생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길 경우에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질환”이라며 “반려견을 방치하고 버린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보호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유기견 보호의 최우선 과제는 유기견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를 지키지 않은 문 전 대통령은 ‘유기견 보호’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통령기록물을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관련 시행령 개정이 무산됐고, 그 상태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함께 불거진 ‘사룟값 논란’에는 “지금까지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 등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 온 사실을 아는가”라면서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제 그만들 하자”고 더 이상 정쟁이 없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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