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of us.
뜻을 풀자면 '우리의 마지막' 정도로 해석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제 개인적인 해석 설명 시작해보겠습니다.
애비와의 피말리는 복수전에서 패한 후 다 잊기로 하고 시작한 평화로운 농장 생활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피범벅이 된 조엘이 떠오르는 PTSD에 시달립니다.
PTSD를 유발하는 이 장면은.
엘리가 기억하는 '조엘과 엘리(Us)의 마지막 순간(The last)'입니다.
조엘을 구해내지 못했고 조엘이 숨겨왔던 비밀이 탄로난 후 그동안 조엘에게 쌀쌀맞게 대하기만 하다가 이대로 보내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이 가득한 '우리의 마지막 순간'입니다.
계속 떠오르는 이 한맺힌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해 엘리는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을 조엘의 원수, 애비를 또 한 번 다시 찾아 나섭니다.
조엘과 엘리의 이별을 초래한 애비와 다시 한번 마주하면 어떻게든 해당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그러나 드디어 찾아낸 애비의 상태는 몰골 그 자체였습니다. 상대방이 무장해제되어 있는 뜻밖의 상황 때문에 엘리는 어차피 이 상황에선 복수다운 복수를 할 수도 없고
그러기에 복수를 한다한들 거기서 자신이 찾고 있던 의미, 답을 찾을 수 없다 판단했는지 엘리도 전의를 상실하고 애비가 보트로 향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만 보다 배에 타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피를 보는데.
이 피가 트리거가 되어 또 한번 조엘의 비참했던 '최후'가 떠오릅니다.
조엘의 비참했던 최후를 떠올리게 하며 괴롭혀대는 엘리의 심리 기제가 몰골이 되어버린 원수를 마주했음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음을 자각합니다.
그러기에 여기서 이대로 돌아가봤자 집을 떠나기 전과 변한 것은 없게 되는 셈입니다.
조엘의 비참한 최후의 이미지는 계속 떠오르며 엘리를 괴롭히겠죠.(죄책감, 트라우마, PTSD)
어떻게든 답을 얻어야 했기에,
엘리는 억지로라도 애비에게 싸움을 걸겠다고 결심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처절한 피의 사투
어찌저찌 엘리는 승기를 잡게 되고
그렇게 애비의 최후. 복수를 완료하려는 순간.
처음으로 기타를 든 조엘의 따뜻한 이미지가 머리 속에 스칩니다. 피투성이가 된 조엘의 이미지가 아니구요.
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엘리는 애비를 놔줍니다. 자신을 괴롭혀왔던 트라우마를 해결해 줄 답을 얻게 되었으니 애비의 죽음은 불필요해집니다.
더 이상 계속 하는 의미가 없죠. 이미 자신이 찾고자 했던 답을 얻게 되었기에.
(개인적인 복수심은 초기에 활활 타다가 노라, 오언, 멜의 죽음으로 조금씩 충족, 더 나아가 후회의 단계까지 나아갔고, 결정적으로 애비와의 극장에서의 혈투로 사랑하던 사람들을 잃거나 잃을 뻔한 경험 떄문에 사라진 지 오랩니다.)
저는 여기서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엘리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엘이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그 순간이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조엘과 엘리가 한동안 절교를 했다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다시 관계가 회복될 희망이 보였던 그 파티 날 밤에서의 대화가
조엘과 엘리의 진정한 마지막 순간(The last of us)이었다'라고 엘리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둘 사이의 최후의 순간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었기에 조엘과의 이별은 이제 전처럼 엘리에게 죄책감을 주지 않게 됩니다.
드디어 엘리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1. 게임의 제목에 대한 제 해석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맞다면 아마 이 게임의 전체적인 주제는 '우리의 마지막 순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기억되어야만 할까?' 인 것 같습니다.
2. 작명의 의도가 '사랑하던 사람의 최후의 순간'을 그려내는 게 이 게임의 목적이었다면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출하셨던 조엘의 죽음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그러기에 가장 라오어스러웠지 않나... 감히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걸 연출한 방법이 너무 빠르고 극단적이었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그만큼 최후의 순간을 충격적으로 그리려 했던 걸까요?)
3. 게임 중에서도 여러 인물들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한 담화나 묘사물, 그리고 사건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더라구요. 이 관점에 주안을 두고 게임을 진행해보시는 것도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ex) 게임 초반부에 나오는 뇌졸중으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부럽다는 담화 등.
4. '라스트 오브 어스 1편에서의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은 원래대로라면 엘리가 바라던대로 그 병원에서 이뤄졌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조엘은 우리 사이의 마지막 순간이 도래하는 걸 거부하는 쪽을 택한 케이스인 것 같네요. 그게 또 화근이 되어 이번엔 엘리가 죽는 게 아니라 조엘이 죽게 되는 식으로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이 펼쳐지게 되지만...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재작년 라오어2 완주하고 나서 썼던 글이라 중복이긴 한데 파트1 출시일 공개 기념으로 다시 올려봅니다. 모쪼록 즐거운 글감이 되셨으면 합니다
뜻을 풀자면 '우리의 마지막' 정도로 해석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제 개인적인 해석 설명 시작해보겠습니다.
애비와의 피말리는 복수전에서 패한 후 다 잊기로 하고 시작한 평화로운 농장 생활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피범벅이 된 조엘이 떠오르는 PTSD에 시달립니다.
PTSD를 유발하는 이 장면은.
엘리가 기억하는 '조엘과 엘리(Us)의 마지막 순간(The last)'입니다.
조엘을 구해내지 못했고 조엘이 숨겨왔던 비밀이 탄로난 후 그동안 조엘에게 쌀쌀맞게 대하기만 하다가 이대로 보내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이 가득한 '우리의 마지막 순간'입니다.
계속 떠오르는 이 한맺힌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해 엘리는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을 조엘의 원수, 애비를 또 한 번 다시 찾아 나섭니다.
조엘과 엘리의 이별을 초래한 애비와 다시 한번 마주하면 어떻게든 해당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그러나 드디어 찾아낸 애비의 상태는 몰골 그 자체였습니다. 상대방이 무장해제되어 있는 뜻밖의 상황 때문에 엘리는 어차피 이 상황에선 복수다운 복수를 할 수도 없고
그러기에 복수를 한다한들 거기서 자신이 찾고 있던 의미, 답을 찾을 수 없다 판단했는지 엘리도 전의를 상실하고 애비가 보트로 향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만 보다 배에 타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피를 보는데.
이 피가 트리거가 되어 또 한번 조엘의 비참했던 '최후'가 떠오릅니다.
조엘의 비참했던 최후를 떠올리게 하며 괴롭혀대는 엘리의 심리 기제가 몰골이 되어버린 원수를 마주했음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음을 자각합니다.
그러기에 여기서 이대로 돌아가봤자 집을 떠나기 전과 변한 것은 없게 되는 셈입니다.
조엘의 비참한 최후의 이미지는 계속 떠오르며 엘리를 괴롭히겠죠.(죄책감, 트라우마, PTSD)
어떻게든 답을 얻어야 했기에,
엘리는 억지로라도 애비에게 싸움을 걸겠다고 결심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처절한 피의 사투
어찌저찌 엘리는 승기를 잡게 되고
그렇게 애비의 최후. 복수를 완료하려는 순간.
처음으로 기타를 든 조엘의 따뜻한 이미지가 머리 속에 스칩니다. 피투성이가 된 조엘의 이미지가 아니구요.
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엘리는 애비를 놔줍니다. 자신을 괴롭혀왔던 트라우마를 해결해 줄 답을 얻게 되었으니 애비의 죽음은 불필요해집니다.
더 이상 계속 하는 의미가 없죠. 이미 자신이 찾고자 했던 답을 얻게 되었기에.
(개인적인 복수심은 초기에 활활 타다가 노라, 오언, 멜의 죽음으로 조금씩 충족, 더 나아가 후회의 단계까지 나아갔고, 결정적으로 애비와의 극장에서의 혈투로 사랑하던 사람들을 잃거나 잃을 뻔한 경험 떄문에 사라진 지 오랩니다.)
저는 여기서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엘리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엘이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그 순간이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조엘과 엘리가 한동안 절교를 했다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다시 관계가 회복될 희망이 보였던 그 파티 날 밤에서의 대화가
조엘과 엘리의 진정한 마지막 순간(The last of us)이었다'라고 엘리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둘 사이의 최후의 순간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었기에 조엘과의 이별은 이제 전처럼 엘리에게 죄책감을 주지 않게 됩니다.
드디어 엘리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1. 게임의 제목에 대한 제 해석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맞다면 아마 이 게임의 전체적인 주제는 '우리의 마지막 순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기억되어야만 할까?' 인 것 같습니다.
2. 작명의 의도가 '사랑하던 사람의 최후의 순간'을 그려내는 게 이 게임의 목적이었다면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출하셨던 조엘의 죽음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그러기에 가장 라오어스러웠지 않나... 감히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걸 연출한 방법이 너무 빠르고 극단적이었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그만큼 최후의 순간을 충격적으로 그리려 했던 걸까요?)
3. 게임 중에서도 여러 인물들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한 담화나 묘사물, 그리고 사건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더라구요. 이 관점에 주안을 두고 게임을 진행해보시는 것도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ex) 게임 초반부에 나오는 뇌졸중으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부럽다는 담화 등.
4. '라스트 오브 어스 1편에서의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은 원래대로라면 엘리가 바라던대로 그 병원에서 이뤄졌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조엘은 우리 사이의 마지막 순간이 도래하는 걸 거부하는 쪽을 택한 케이스인 것 같네요. 그게 또 화근이 되어 이번엔 엘리가 죽는 게 아니라 조엘이 죽게 되는 식으로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순간'이 펼쳐지게 되지만...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재작년 라오어2 완주하고 나서 썼던 글이라 중복이긴 한데 파트1 출시일 공개 기념으로 다시 올려봅니다. 모쪼록 즐거운 글감이 되셨으면 합니다
(IP보기클릭)14.7.***.***
좋은글이군요
(IP보기클릭)121.134.***.***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118.91.***.***
저도 엔딩을 굉장히 비슷하게 보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파트2 엔딩은 얼핏보면 비극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해피엔딩이자, 엘리와 조엘의 이야기를 완성시킨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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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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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22.06.11 22: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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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엔딩을 굉장히 비슷하게 보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파트2 엔딩은 얼핏보면 비극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해피엔딩이자, 엘리와 조엘의 이야기를 완성시킨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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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해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맞습니다. 곱씹어볼 깊이가 충분히 있는 스토리였던 것 같습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약간 쓴 맛도 있지만 계속 씹다보면 감칠맛도 나는…? | 22.06.12 09: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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