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학교 축제 출품물이 학년별로 1학년은 벼룩시장, 2학년은 음식, 3학년은 디저트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벼룩시장에 출품할 상품은 시내 가정들을 돌아다니며 모으는 것이 관례였고, 각 가정에서는 대형 폐기물을 버리는 감각으로 1년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제공해주었습니다.
며칠 만에 많은 상품이 모였고, 팔릴 것과 팔리지 않을 것 같은 것을 분류하여 가격을 매기거나 팝을 만들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반 친구가 "꺄악!"하며 교실에 울려 퍼질 정도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교실 안은 소란스러워졌고 소리를 지른 반 친구는 경련을 일으켜서 곧바로 구급차로 실려갔습니다. 담임 선생님 말씀으로는 "열사병에 의한 경련"이라는 설명이었지만, 비명을 지른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가격 책정이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또다시 교실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소란의 중심에는 케이스에 들어있는 일본 인형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일본 인형은 윤기 나는 피부 질감에 눈도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마치 사람 같았습니다. 반 전체에서 "기분 나쁘다, 징그럽다"고 비난받았지만, 일단 상품으로 팔기로 했습니다.
학교 축제 당일, 예의 그 일본 인형 외에도 많은 재고가 남아서 한꺼번에 1,000원에 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팔리지 않아 곤란해하고 있을 때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 벼룩시장을 보러 와주셨습니다. 저희 동아리 부원들은 "기회다"라고 생각하며 선생님께 간청해서 사달라고 했습니다.
학교 축제가 끝나고 곧바로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동아리 활동은 거의 매일 있었지만, 일주일도 안 되어 담당 선생님이 몸이 안 좋아져서 동아리에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걱정이 되어 저를 포함한 부원 몇 명이 선생님 집에 문병을 갔습니다.
저희는 사모님에게 담당 선생님 방으로 안내받았습니다. 그곳에는 그 일본 인형에게 말을 걸고 있는 담당 선생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놀라는 모습을 본 사모님은 "처음에는 그 인형이 밤마다 움직인다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고 말하더니, 기록을 남긴다며 비디오카메라로 촬영까지 하고 있었어요. 그러더니 금세 저런 상태가 되어버렸어요... 학생들 모습을 보면 정신을 차릴까 했는데..."라며 낙담한 표정으로 말해주었습니다.
저희에게는 담당 선생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알고 있는 것은 그 일본 인형에 문제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일본 인형을 누가 어디서 양도받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실에서 경련을 일으킨 반 친구는 그때 움직이는 일본 인형을 보고 동요하여 이상한 감각에 빠진 상태에서 경련을 일으켜버렸다고 합니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담당 선생님이 요양 퇴직하셨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알 수 없습니다.
출처: https://kikikaikai.kusuguru.co.jp/19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