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기기괴괴)호수로 부르는 빛

[uspinme]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듣고 나선 저도 호숫가 캠핑이 싫어진 이야깁니다.

여름 끝자락쯤, 친구 두 명과 셋이서 호숫가 캠핑장에 갔다고 합니다.
차를 타고 무사히 도착해 텐트도 치고, 저녁도 문제없이 먹고, 분위기는 좋았죠.

아직 잠자긴 이른 시간이라 셋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호수는 사실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자살 명소’였는데, 당시엔 셋 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호수 건너편에서 불빛이 보였습니다.
호숫가에는 캠핑장이 여러 군데 있어서, 건너편에서도 누군가 캠핑을 하는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불빛이 점점 커져 보이더니 셋의 시선을 잡아끌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불빛이 커지는 게 아니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던 겁니다.
보트라기엔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였고, 뭐가 뭔지도 모르는 사이, 그 불빛은 순식간에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세 사람 모두 마치 불빛에 삼켜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네요.

친구 말로는, 불빛이 다가오기 직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데, 불빛이 스쳐 지나간 뒤 정신을 차려보니 손가락 사이 담배 불이 손에 닿아 뜨겁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놀라서 담배를 떨어뜨렸는데, 그 순간 깨달은 건… 자기가 어느새 호수 안에, 무릎까지 물에 잠긴 채 서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신이 돌아온 친구는 다른 둘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천천히, 마치 홀린 듯한 발걸음으로 호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벌써 허리까지 물에 잠겨 있었는데, 그래도 멈추지 않고 깊은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급히 뛰어가 그들의 뺨을 때려 정신을 차리게 했습니다.
둘 다 왜 자신들이 물에 들어가 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요.
만약 친구가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았다면, 셋 모두 그대로 호수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가 익사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호수는 일정 깊이까지 들어가면 갑자기 바닥이 꺼지듯 깊어지고, 수초와 나무들이 많아 시신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날 셋은 겁에 질려 급히 텐트를 접고 그 밤 바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영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그 호숫가에서 절대 캠핑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출처: https://kikikaikai.kusuguru.co.jp/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