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판타지가 가진 달콤한 유혹
소설로 만화로 친숙한 삼국지의 주인공들은 실제로는 어떠한 활약을 했었을까? 지금은 시리즈 6편이나 등장하고 전국무쌍 시리즈의 형제라고도 할 수 있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무용담은 항상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용담은 글로 전해져 내려오지만 그들이 어떻게 활약했는지, 그들의 용모, 행동, 말투와 같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판타지가 개입할 부분이 생기게 되고 진 삼국무쌍으로 시작된 무쌍 시리즈는 지금은 하나의 장르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역사 판타지 게임의 시초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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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PC 중심으로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개발했던 코에이가 PS1용 대전 격투 게임 삼국무쌍에 이어 내놓은 1 대 다수 액션 게임이 바로 진 삼국무쌍으로, 처음 PS2로 이 작품이 등장하였을 때 후에 시리즈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마 많지 않았을 것이다. 진 삼국무쌍에서 플레이어는 삼국시대의 일기당천 무장이 되어서 벌떼처럼 몰려드는 적 병사들을 쓰러뜨리는 호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었다.
각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낸 액션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재현한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재미는 삼국지의 팬이라면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캐릭터와 시스템, 그리고 시나리오가 추가되고, 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은 요소가 추가된 맹장전이라는 타이틀도 등장하였다. 이러한 시나리오나 각 무장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인기는 역사 게임의 명가인 코에이의 노하우가 유감없이 발휘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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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무쌍 시리즈인 진 삼국무쌍 6. |
그리고 전국무쌍 3Z. |
전국무쌍 3Z는 그러한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일본 역사 판인 전국무쌍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 삼국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진 삼국무쌍과는 달리 전국시대에 실존했던 무장들이 일본을 무대로 활약하는 작품이다. 일본 내에서는 전국시대의 무장들에 대한 인기가 높고 팬이 많으므로 자연스럽게 전국무쌍 시리즈 역시 새로운 팬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역사 속의 유명한 장면을 배경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무장이 되어서 전장에 나간다는 콘셉트의 무쌍 시리즈는 역사를 알면 알수록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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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의 비결은 간단한 접근성
전국무쌍 3Z는 Wii로 발매되었던 전국무쌍 3와 전국무쌍 3 맹장전이 합쳐진 완전판이다. Wii용 전국무쌍 3에서 스토리 모드가 없었던 캐릭터들에게 스토리 모드가 추가되고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 맹장전이다. 맹장전에는 창사연무가 추가되고 세세한 시스템이 추가, 변경되었는데 전국무쌍 3Z에서는 전국무쌍 3를 기반으로 맹장전에서 추가된 캐릭터 스토리와 다양한 새로운 요소를 전부 적용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다. 또한, HD 화질의 PS3에 걸맞게 더욱 퀄리티가 높아진 배경에서 깔끔하게 보정된 캐릭터들이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기존 Wii 버전의 전국무쌍 3과 맹장전은 30프레임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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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모드인 무쌍연무. |
창사연무의 스토리 진행 화면. |
전국무쌍 3Z의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이라는 데 있다. 조작이 비교적 간단하고 스테이지도 미니맵으로 표시되는 루트를 따라가면 클리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액션 게임에 익숙지 않은 유저도 쉽게 게임에 익숙해지고 상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전국무쌍 3Z는 네모 버튼을 사용한 통상 공격과 세모 버튼을 사용한 차지 공격, 그리고 R1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각 무장의 고유 특수기, 동그라미 버튼을 사용하는 무쌍오의 공격이 준비되어 있고, 각 버튼은 정해진 순서로 누르면 다양한 콤비네이션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무쌍 시리즈라면 친숙한 버튼 배치와 액션으로 시리즈를 계속 즐겨온 유저라면 매뉴얼이나 튜토리얼을 보지 않아도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무쌍연무는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테이지를 각각의 캐릭터로 진행하는 모드이다. 캐릭터별로 준비된 스테이지는 총 5스테이지로, 40명의 캐릭터를 사용해서 다양한 전국시대를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각 캐릭터들은 경험치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고 성장하면서 스킬이 늘어나고 능력치가 강력해지게 된다. 무쌍연무 모드는 쉬움 난이도부터 어려움까지 다양한 난이도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액션에 자신이 없는 유저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다. 창사연무는 좋아하는 무장을 골라서 짧은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클리어하는 모드로, 시작할 때 인생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모드이다.
캐릭터 성장은 경험치로 인한 레벨 상승 외에 새로운 무기와 방어구를 획득하여 장비하는 것으로도 이루어지는데, 무기나 방어구에는 레어 아이템도 존재하고 각 무기와 방어구를 강화하고 특수 효과를 붙일 수 있기에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캐릭터의 성장은 무쌍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로, 자신이 좋아하는 무장으로 최강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적지 않은 달성감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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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전에 철저한 준비. |
캐릭터별 콤보나 특수기를 확인할 수도 있다. |
기본이 잘 만들어진 만큼 세심한 조정이 아쉽다
전국무쌍 3Z는 초보자에게 친절한 게임 구성,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난이도가 좋은 작품이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아직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특히 전국무쌍 3Z는 무쌍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1 대 다수로 많은 수의 적병을 썰어버리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인데 전국무쌍 3Z는 혼전이 연출될 때 옆에서 찌르는 적병들 때문에 공격 모션이 중간에 차단되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쾌하게 적을 쓰러뜨리는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다.
격파 효과와 미션은 전투 시에 이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아군의 구원 요청 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취득하기 위해서는 빠듯한 경우가 많고, 위에서도 지적한 대로 적에게 방해당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미션과 격파 효과를 진행하는 것이 까다롭다. 특히 격파 효과는 자신이 직접 쓰러뜨리지 않고 아군이 쓰러뜨릴 땐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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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오의의 연출은 화려하다. |
스테이지 중에 나오는 미션. |
또한 스토리 역시 큰 흐름을 표현하는데 머물러서 각 무장의 디테일 한 부분에 대한 묘사가 많이 부족하고 특히 일본 역사 속의 무장들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플레이어라면 스토리 자체를 이해하기도 어려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 스테이지 간의 시대가 크게 변화하는 무장들도 많아서 일본 역사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한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이해하면서 즐기는 것이 매우 힘들다. 무장이 많은 만큼 이러한 스토리에서 각 무장에 대한 집중적인 묘사가 아쉽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리즈이지만 전국무쌍 3Z는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일부 요소가 사라지거나 변경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수 시리즈의 장점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 틀이 첫 작품에서 이미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이스의 완성도가 높은 시리즈이니만큼 유저 피드백을 잘 활용하여 차기작에서는 더욱 완성도가 높은 전국무쌍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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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캐릭터가 예쁘다는 것은 큰 장점. |
캐릭터는 많아도 깊이가 없다. |
확장되어 가는 무쌍의 세계
진 삼국무쌍, 전국무쌍 외에도 무쌍 시리즈는 건담, 북두의 권, 트로이 같은 다양한 소재와 접목되어 그 세계를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무쌍 시리즈는 그 게임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뛰어난 접근성, 그리고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생기는 안정감이 큰 특징이다. 대한민국에서도 PS2 시대에는 꾸준한 한글화와 유저 지원으로 많은 팬을 끌어모았던 타이틀로서 현재에도 그 인기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무쌍 3Z는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앞서 말했듯이 삼국지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전국시대라는 배경이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비록 기본 시스템은 항상 유지하고 있지만 신 시리즈가 나오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가져오려고 하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기존의 진 삼국무쌍 시리즈나 무쌍 오로치 Z와 같은 PS3로 발매되었던 무쌍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새로운 무쌍 시리즈로 전국무쌍 3Z를 한번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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