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과학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도시, 그리폰 시티.
생명 공학, 기계 공학 등 과학 시설의 메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 그리폰 시티에 위치한 SEM 샨데비스타 스타디움 안에선, 대회에 참가한 수많은 듀얼리스트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을 위해, 오늘도 자신과 상대하는 듀얼리스트에게 카드를 전개한다.
"나의 앞을 가로막는 벽도! 산도! 행성도! 로드를 개척하며 뚫고 나아간다! 나와라! [세븐즈로드 매지션]!!!"
"지금, 내 은하에서! 7개의 초신성이 감마선 폭발! 그만두라고 말해도 이미 늦었어! 그만두라고 말해도 이미 늦었어! 두 번 말한 데엔 의미가 있지! 자, 나와라! [연격룡 드라기아스]!!!"
"성스러운 신의 불꽃을 두른 신수(神獸)여! 영원의 힘을 두른 성화(聖火)를 휘날려. 적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라! 엑시즈 소환! 강림하라, 랭크 8! [염왕신 가루도닉스 이터니티]!!!"
듀얼리스트들이 각자 마음 속에 품은 목표를 위해 서로의 덱을 부딪히는 듀얼 대회.
리나 시티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인 SEM 컴퍼니와, 오락의 도시 샨데비스타 시티의 빵빵한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듀얼 대회는, 어떤 듀얼을 하는 지는 상관 없이, 그저 듀얼을 즐겁게 즐기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상관 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이다.
러시 듀얼, 마스터 듀얼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듀얼에서 뛰어난 실력을 드러내는 듀얼리스트들은, 이 듀얼 대회에 참여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비록 상대와 자웅을 겨룬 합에서 자신이 밀려나 패배했다 할 지라도,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서서 다음에 있을 기회를 노린다.
그것이 바로, 이 세계에 살아가는 듀얼리스트가 가진 정신이다.
오늘도 러시 듀얼 대회와 마스터 듀얼 대회로 열기가 뜨겁게 올라오고 있는, 그리폰 시티에 세워진 SEM 샨데비스타 스타디움 한 곳에 설치된 경기장.
이 곳에선 치열한 접전 끝에 정상을 바라보고 있는 두 명의 듀얼리스트가, 불꽃 튀는 듀얼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모든 듀얼 택틱스를 부딪히고 있었다.
관객들의 우렁찬 환호를 한 몸에 받으며 듀얼에 임하고 있는 두 명의 듀얼리스트는, 바로 트와일라잇 시티 출신 꽃미남 듀얼리스트이자, 5년 전 "암흑 날개"에 맞서 승리를 거머쥔 "영웅" 하림과, 로엔그린 시티의 프로 듀얼리스트 구단인 팀 이글스 소속으로, 함정 카드를 중심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라뷰린스] 덱,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되살아나는 불사조처럼, 파괴로 어드밴티지를 취해 상대를 압박하는 [염왕] 덱을 사용하는, "백은성 달인", "불꽃의 콘도르"라는 별명을 가진 프로 듀얼리스트, 채은성이다.
이번 대회에서 은성이 가져온 덱은, 데뷔 때 자신을 지탱해 준 소중한 친구이자, 파괴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덱인 [염왕] 덱.
최근 화염 속성은 듀얼 몬스터즈에서 엄청난 메이저 속성으로 비상하여, 은성이 사용하는 [염왕] 역시 그 수혜를 톡톡히 받아, 정상의 자리에서 상대를 맞이하는 황제의 위엄을 보이고 있다.
은성이 사용하는 [염왕] 덱에 맞서기 위해 하림이 준비한 덱은, 바로 [드라이트론] 덱.
우주에서 반짝이는 별과도 같은 찬란함을 보이며, 에이스 몬스터인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DRA]와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QUA]의 높은 타점을 활용해 상대가 마련한 필드를 돌파하고, 주력으로 사용하는 의식 외에도 싱크로, 엑시즈, 링크를 사용해 전개를 이어 나가는 덱이다.
하림이 다루는 우주의 별처럼 반짝이는 [드라이트론]과, 은성이 다루는 거칠게 휘몰아치는 화염의 폭풍 같은 [염왕] 덱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친다.
우주에서 무수히 반짝이는 수많은 별처럼, 지금 두 사람의 듀얼 필드 위에서 찬란하게 반짝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드라이트론]과, 정상의 자리에서 거세게 휘몰아치며 다가오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듯한 화염의 폭풍을 불어 일으키는 [염왕]의 접전은, 듀얼 스타디움을 찾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무수히 쏟아지는 유성군처럼 찬란하게 반짝이는 별들과, 정상의 자리에서 거칠게 불타 오르는 화염의 격돌.
서로가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이 듀얼에서, 승리를 거머쥔 듀얼리스트는 바로 하림이었다.
은성의 에이스 몬스터, [염왕수 가루도닉스 이터니티]가 휘날리는 거친 화염의 폭풍을 뚫고, 하림의 에이스 몬스터인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DRA]의 유성군처럼 쏟아지는 별빛의 포격이 [염왕수 가루도닉스 이터니티]에게 작렬하며, 자신의 마스터인 하림에게 승리라는 이름의 성배를 손에 쥘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번 대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안타깝게 준우승을 차지하게 된 은성은, 우승을 거머쥔 하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며, 하림과 악수를 나눈 뒤 팔을 들어올려 주는 매너를 선보여 주었다.
하림 역시 은성의 악수에 응하고, 뒤이어 은성의 손을 들어올려 관객들에게 훈훈한 장면을 보여 주었고, 관객들은 치열한 접전을 보여준 두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 주었다.
그리폰 시티에서 있었던 대회가 끝난 뒤, 태양이 하늘 위에서 모습을 감추고, 하얀 달이 세상을 비추는 밤이 찾아왔다.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하림 가족의 집에선, 오늘도 귀여운 두 명의 아기가 침대 위에서 새근새근 잠을 청하고 있다.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잠을 자고 있는 두 귀여운 아기 천사들 뒤에선, 오늘 집에서 있었던 일과 듀얼 대회에서 있었던 일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하림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오늘 도원이가 기어 다니는 게 진짜 귀여웠다? 자기가 그걸 눈으로 직접 봤어야 했는데!"
"정말? 혹시 사진이나 영상 찍어 놓은 거 있어?"
"그럼, 당연히 있지! 내가 우리 귀요미들 사진은 확실히 찍어 놨다구!"
"역시 우리 청월이야! 그럼, 우리 도원이랑 태양이 찍은 것 좀 보여주라!"
"OK! 눈 크게 뜨고 잘 봐야 돼?"
하림이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는 동안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태양과 도원이 노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남편 하림에게 보여주는 청월.
사진과 영상 속에서 귀여운 모습으로 놀고 있는 두 아기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하림과 청월 부부 옆에서, 하윤과 현월 부부는 흔히 보는 일상을 보는 것 같이 덤덤한 투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 오빠랑 청월 언니는 완전 아들 바보가 다 됐네. 누가 보면 태양이가 오빠랑 언니 아들인 줄 알겠어."
"뭐, 저렇게 사는 게 우리 일상이잖아? 우리도 집에서 애기들 보느라 즐거웠던 건 사실이고."
"힘들긴 해도, 그만큼 보람찬 일이지.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인 것 같아."
"자기 말이 맞아. 그래도 자기는 로제 누나처럼 과하게 발전하진 말아줘."
"나도 그럴 예정이야. 로제 언니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그 취향이 너무 과하다 싶은 게 있긴 하지."
"하하하..."
대화 도중 자신들의 지인이자, 독특하다 못해 보는 사람들마저 기겁할 과한 취향을 가진 로제의 이름이 나오자, 로제가 취향의 정도를 조절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땅이 꺼질 것처럼 한숨을 내쉬는 하윤과 현월 부부.
이들이 자신의 흉을 보고 있는 걸 어렴풋이 느꼈는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늘 있었던 듀얼 대회에서 3위라는 기록을 차지한 오리피아를 축하하는 기념 파티를 개최하고 있던 로제는, 코가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자마자 잽싸게 고개를 돌리고, 한 손으로 입을 막고 재채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 엣취!"
"왜 그래, 큰 누나?" (키벨)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요즘 감기가 독하다고 하는데, 겨울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라. 걸리는 순간 몸 고생,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알겠습니다. 하여튼 바르바스 오빠는 별 걱정을 다 한다니까."
"자, 그럼 고기나 더 굽자. 거기 삼겹살 남은 거 있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소고기 안심, 등심도 많이 있단 말씀!" (엘피나)
"OK! 역시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땐 고기가 짱이지! 키벨이랑 에르제도 먹어! 오늘 누나가 쏘는 거니까!" (오리피아)
"와아아아!!!! 꼬기이이이이!!!"
"잘 먹겠습니다!!!"
"이런 게 바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줄여서 "소확행" 이라고 하던가?"
"맞아, 엘피나. 그럼 이 소확행을 마음껏 즐겨보자고!!!"
"야호!!! 저녁은 고기 파뤼다!!!!" (스카일러)
오리피아의 말에 천진난만함과 기쁨이 한 없이 묻어 나오는 에르제의 외침을 신호로 하여, 오리피아가 개최하는 고기 파티를 즐기는 키벨 패밀리.
대회에서 3위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둔 덕에 상금을 많이 수령한 오리피아는, 오늘 같이 기쁜 날 가족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 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기쁜 날 고기 파티를 여는 것만큼 또 신나는 건 얼마 없을 것이라 판단해, 상금 일부로 돼지고기와 소고기, 오리고기 등 각종 고기를 잔뜩 사 가지고 귀가하여, 가족들의 얼굴에 함박미소를 선사해 주었다.
특히 오늘은 오리피아가 이 세상에 태어난 생일이라는 기쁜 날이기도 하기에, 오리피아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저무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선 또 하루의 밤이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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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 12화 연재 완료!!!
11화 올린 지 3일만에 이번 12화를 쓰긴 했는데, 역시 글을 안 쓰다 다시 쓰니 필력이 예전만 못하네요....ㅠㅠ
물론 예전에도 그리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