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아는 소위 말하는 모에 속성이라는 점에서는 여러모로 작정하고 노리고 만든 부분이 워낙 많다 보니 아무래도 한 두가지 이상은 취향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고, 거기에 성격과 스토리 상으로 겪는 일 등으로 인해 안타까움이 더해지니 캐릭터 자체적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킬들 역시 그간 '시행착오'를 겪은 나딕이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이 들고 위상력 개방이라는 정말로 특색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니 제법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라고 봅니다.
뭐... 여기까지만이라면 애증이라고 표현하지는 않겠죠. 사실 레비아에게 문제가 있기 떄문에 애증의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아닙니다. 문제는 제 주력 캐릭터가 위에서 언급한 시행착오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는 이슬비라는 거겠죠. 레비아를 하면 할수록 슬비를 하면서 느꼈던 불만점이 부각됨을 느끼니까 기분이 썩 좋을수가 없다는 겁니다.
(1) 잉여, 혹은 쓰기 애매한 스킬의 존재.
적어도 현재 레비아의 스킬 중 버려야 할 만한 스킬은 없습니다. 꼬리 휘젓기의 경우 처음에는 시전시간도 길고 홀딩 범위도 애매해서 이게 뭔 스킬인가 싶었지만 공중 사용이 가능해진 이후로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반면 슬비의 경우... 그냥 버려버리거나 찍을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찍는 스킬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 규율의 칼날 : 스킬 자체의 쿨다운이 짧기 때문에 연계용으로 쓰거나 마스터시 방어력을 깎는 디덕션 비트를 생성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려고 찍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스킬 자체의 데미지가 영 부족한데다 디덕션 비트를 기껏 만들어도 원하는 상대에게 정확히 쓰기 힘들기 때문에 취향을 많이 탑니다. 저는 그냥 안 쓰지만요.
- 전하 집속탄 : 홀딩용으로 쓰거나 폭발시켜 마나 회복용으로 쓸 수 있는 스킬인데, 홀딩 범위가 그렇게 넓지도 않고 데미지가 센 것도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기능상으로 봐도 홀딩과 마나회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스킬이 아니라 둘 중 하나를 취사 선택해야만 합니다. 저는 그냥 안 쓰고 평타로 마나회복 합니다.
- 염동결계 : 희대의 쓰레기 스킬입니다. 데미지 및 홀딩을 가하는 범위가 매우 좁은데다 데미지 자체도 높지 않으며, 제공하는 버프가 방어력 상승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없는 스킬입니다. 그나마도 지상에서 쓰면 물방만, 공중에서 쓰면 마방만 올려주는 특성을 띄고 있어 더더욱 손이 안갑니다. 설령 물방과 마방을 함께 제공한다 한들 이걸 쓰지는 않겠지만요.
- 전자 폭풍 : 맨 처음 시전시 양옆으로 퍼져나가는 번개공격은 스킬의 폭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 슬비와 거의 정확하게 일직선 상에 위치한 적이 아니면 맞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추가타 또한 범위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중첩해서 데미지가 다 들어가야 본전을 뽑음에도 불구하고 적의 수가 많으면 그게 힘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이것까지 빼면 쓸 스킬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로 쓰는 스킬입니다.
- 웜홀 생성 : 슬비의 이동기...이긴 한데, 막상 회피기로 쓰기에는 발동 속도가 않아 애매합니다. 그렇다고 이동기로 쓰자니 처음 1회는 몰라도 연속해서 쓰는 웜홀은 이동거리가 절반밖에 안 되어서 차라리 가젤타입 찍고 뛰어가는 게 더 빠릅니다. 그렇다고 딜링이 센 것도 아니고 공격 판정이 있는 범위도 낮아서 낮점 하고 써도 데미지가 안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일단 찍고는 있는데... 솔직히 최근 들어 회의감이 드는 스킬입니다.
(2) 명백한 상위호환 스킬의 존재
레비아의 몇몇 스킬은 이슬비가 쓰는 스킬과 비교했을 때 명백하게 상위호환인 점이 존재합니다.
- 히든 패시브 : 이슬비의 히든 패시브는 마관 5%인데, 레비아는 마관 5%+마치피 20%입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 패시브 : 이슬비의 패시브는 미스틸테인의 패시브 다음가는 클로저스 최악의 패시브로 악명이 높습니다. 그에 반해 레비아의 패시브는 활용도가 매우 높고 딜링에 기여하는 부분도 매우 큽니다.
- 레비아의 제물 지정과 슬비의 웜홀 생성 : 스킬의 성격은 이동기라는 측면에서 비슷한데, 활용도는 비교도 안 됩니다. 둘 다 발동시간이 짧지는 않아 회피기로는 애매하나, 제물 지정은 웜홀 생성과는 달리 딜링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확정 에어리얼&백어택을 적용받는 광역 딜링기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수습 스킬인데 정식 스킬을 씹어먹습니다.
- 레비아의 특이점 지정과 슬비의 전하 집속탄+공간 압축 : 특이점 지정은 저렙떄는 정말 애매한 스킬이지만, 마스터 큐브를 쓰는 순간 전하 집속탄과 공간 압축의 상위호환 스킬이 됩니다. 전하 집속탄은 홀딩과 마나회복 중 양자택을을 해야 하지만 특이점 지정은 둘 다 할 수 있고, 거기에 마스터 큐브를 박으면 공간 압축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물론 데미지 면에서는 당연히 공간 압축이 훨씬 높지만, 공간 압축은 기본 쿨다운이 30초인데 특이점 지정은 10초 짜리 스킬입니다. 홀딩용 스킬에 있어 중요한 건 당연히 몹몰이 능력인데 특이점 지정은 더욱 자주 쓸 수 있기 때문에 몹몰이 능력에서는 이쪽이 더 우위입니다. 그리고 레비아의 스킬은 슬비의 스킬보다 더 활용도가 높은 스킬이 많기 때문에 특이점 지정과 공간 압축의 스킬 자체 데미지 차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 레비아의 독사떼와 슬비의 레일건 : 레일건은 슬비의 일반 공격기 중 가장 강력한 스킬이나, 공중에서 쓸 경우 데미지를 주는 범위가 좁고 잘못 쏠 경우에도 별도의 조작이 불가능한데다 시전 시간이 제법 긴데도 불구하고 데미지 감소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 레비아의 독사떼는 이러한 레일건의 문제점을 거의 다 해결한 스킬인데요, 사용 도중에도 위치를 이동할 수 있으며 시전 중 80%의 데미지 감소가 적용되고 레일건과는 달리 공중에서 사용시 수평하게 발사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맞추기도 편합니다. 거기에 마스터 큐브 효과로 무려 마관 50%가 적용되기 때문에 데미지 또한 강력합니다. 여러모로 레일건의 불편함을 완벽하게 개선하면서도 딜링에 있어 크게 밀리지 않는 스킬입니다.
(3) 성장 포텐셜의 차이.
레비아는 위상력 응집 속도나 쿨감 등이 적용되지 않아도 다른 스킬들로부터 위상력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한 번 위상력 개방을 사용하면 그 판이 끝날 때까지 상시로 위상력 개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위상력 개방은 기본적으로 20%의 데미지 증가효과가 있고 만렙이면 여기에 18%가 더해지며 튜닝 옵션으로도 추가가 가능합니다. 일단은 여기에도 곱연산이 적용되기 때문에 위상력 개방시 데미지 증가 옵션을 별도로 추가하지 않았다면 34.4%의 데미지 상승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슬비는 던전 내에서 상대의 공격을 대놓고 맞아주지 않는 한 위상력 개방을 상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렇다고 해서 별도의 버프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즉, 모든 스펙이 동일하다고 할 경우 레비아는 슬비보다 최소한 1.344배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거죠. 레비아가 위상력 개방시 추가데미지 옵션을 더 올리거나 위상력 개방시 더해지는 치명타 피해량과 에어리얼시 추가 피해 및 사역마 소환의 마관, 그리고 기타 추댐 옵션을 받기 쉬운 스킬의 구조 등등을 고려하면 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결국 슬비는 레비아보다 근본적으로 성장 포텐셜 자체가 뒤떨어지며, 일반 스킬의 딜링 및 편의성까지 고려하면 캐릭터 자체가 레비아의 하위호환으로 취급하더라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거죠.
사실 미스틸테인과 제이의 정식 요원 스킬, 그리고 나타와 레비아는 그 이전의 캐릭터들보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이는 나딕이 이전의 시행착오를 통해 캐릭터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의 역량이 늘어났기 때문이겠죠. 다만 슬비는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유난히 독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레비아를 플레이하고 있으려니 그러한 차이점이 극명하게 보여서 영 마음이 불편하네요.
...뭐, 나딕이 그간 향상된 캐릭터 설계능력으로 슬비를 개편해준다면 다행이겠습니다만, 솔직히 뜯어 고칠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보니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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