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잡담글 내용 지우고 작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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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요약
특정 인물의 신뢰도를 논할 때에는 자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자비의 원칙'(LINK)이란?
'비판을 할 때, 상대방의 말이나 글을 상대방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호의적으로 해석해 준 뒤 비판해야 함'을 이르는 말.
자비의 원칙이 왜 필요한가?
- '악마화'와 '피해자 코스프레' 둘 다 막을 수 있음
- 다수가 트러블 메이커를 인식하고 견제 가능
- 건전한 논의를 훼방하는 패턴 구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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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순서
1. 글 작성의 배경
2. 자비의 원칙을 왜 지켜야 하는가?
3.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비의 원칙이 더 중요한 이유
4. 자비의 원칙 없이 말하는 사람은 좀비 PC와 같음
5. 자비의 원칙을 지켜야 정상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6. 집단 지성의 효율적 동작: 인시 최소화 필요
7.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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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 글 작성의 배경
최근 아래와 같은 주제로 불타는 경우가 종종 보여서
- 신당에 합류하는 인물들을 믿을 수 있느냐/없느냐
-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이냐
특정 인물의 신뢰도를 평가할 때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론을 찾고자 함.
물론 여기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나 당직자가 아니므로,
위 문제를 다룰 때에는 일반 시민의 입장임을 잊지 않아야 함.
한편으로,
"나 같은 일반인이 정치인의 생각을 어찌 알겠냐"면서
지나치게 수동적인 태도로 따르는 것 역시 좋지 않음.(LINK)
그보다는
각각의 시민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인의 어깨를 최대한 가볍게 해줄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것임.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이 문제의 답은 '자비의 원칙 준수'에 있음.
2. 자비의 원칙을 왜 지켜야 하는가?
2.1. 자비의 원칙을 지킬 경우, 아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
(1) 비판 대상자가 진실하거나 돌이킬 태도가 있는 사람이라면,
비판 대상자가 억울해질 일이 최소화될 것이고
(2) 비판 대상자가 좋지 않은 의도를 가졌거나 편협한 사람이라면,
비판 대상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음.
(3) 관찰자 입장에서는 다음의 이득이 있음.
(3)-1. 비판 대상자가 (1), (2) 중 어느 유형인지, 아니면 (1), (2)가 혼합된 유형인지,
(3)-2. 잘못을 했다면 어느 정도의 잘못을 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쉬워짐.
(3)-3. 억울함이나 피해자 코스프레로 인한 불필요한 언쟁이 최소화되므로 관찰자가 소화해야 하는 정보의 양도 줄어듦.
2.2. 부가적인 효과
자비의 원칙은 상대방의 의도나, 미처 잘 정리해서 말하지 못한 논리까지도 호의적인 방향으로 유추한 뒤 비판하는 것이므로
이를 준수할 경우,
1차 근거를 확인하지 않고 비판하거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비판하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음.
2.3. 만약 비판 대상 관련 과거 이력 정보가 있다면?
A. 그것이 긍정적인 과거 이력이라면, 억울하게 비판받고 있을 가능성에 가중치를 두고,
B. 그것이 부정적인 과거 이력이라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을 가능성에 가중치를 두어서
판단에 필요한 자원 소모를 줄일 수 있음.
3.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비의 원칙이 더 중요한 이유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아래 2가지를 생각해 볼 때
자비의 원칙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임.
3.1. 현대 사회에서는 왜 중요한가?
사회 복잡도가 올라갈수록 개인이 모든 정보를 알고 판단하기에는 정보량이 너무 많으므로(LINK), 집단 지성의 활성화가 필요함.
집단 지성이 발동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관찰자의 협력이 필요하므로,
이 글 2.1. (3) (LINK) 에서 이야기했듯이 관찰자가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음.
3.2.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왜 중요한가?
민주주의 사회는 다수결에 가까운 방식으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수가 문제 유발자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문제 유발자를 견제할 수가 없음.
따라서 이 경우에도 관찰자가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의 의사 소통이 필요함.
그래야 다수가 문제 유발자를 인식하고 다수결 시스템을 통해 견제할 수 있음.
3.3. 구체적 사례 (글 작성 편의상 본인 작성글이 있는 것을 양해 바람)
(1) 이낙연 전 총리의 사면 건의 발언을 악마화한 스피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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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해당 발언을 통해 박근혜 사면을 장작 이슈로 삼으려는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차단함 (LINK)
그러나 정작 친이재명 성향 스피커들은 이낙연의 '사면 건의 고려 발언'을 자비의 원칙 없이 악의적으로 해석하여 악마화하는 데 힘썼음.
이것이야말로 아군의 등에 칼 꽂는 행위.
(2) 오영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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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방송에서 '김어준 다스뵈이다 출연 전후 선거가 달라졌다. 감사드린다'는 말을 했던 오영환.
물론 김어준 같은 사람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지는 않음. 하지만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 표시를 안 할 수도 없는 일. 낙인찍듯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
이후 오영환의 행보는 진실성 있는 정치인의 모습에 가까움.
4. 자비의 원칙 없이 말하는 사람은 좀비 PC와 같음
자비의 원칙은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의 실시간 검사와 같이
집단 지성 시스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
즉, 자비의 원칙 없이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좀비 PC처럼 집단 지성 시스템에 DDOS 공격을 하는 꼴이 되는 것.
5. 자비의 원칙을 지켜야 정상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자비의 원칙을 지키라 말하면
의심하지 말라는 거냐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음.
오히려 자비의 원칙은 정상적인 의심 절차에 가까움.
자비의 원칙에 따라 비판적 사고(의심)을 하면서,
(1) 해석 가능한 시나리오의 수가 1개로 줄어든다면 확정적 판단을 내릴 수 있고,
(2) 아직 판단의 여지가 남아 있다면, 긍/부정 이력을 계속 수집하되 확정적 판단은 유보하는 식이 되는 것.
글 제목에도 나왔듯이, 비판적 발언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님.
이야기를 할 때에는 (1), (2)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발언 수위를 조절해야 함.
만약 (2)의 상황이라면, 이력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가면 안됨.
+ 다수 집단에 정보가 전파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이력 공유 자체는 평상시에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
그래야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수 집단이 최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됨.
6. 집단 지성의 동작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시 최소화가 필요함
다만 집단 지성을 발동해도 판단에 필요한 정보량이 많을 수 있으므로,
판단에 필요한 인시*** 최소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음.
***인시: 한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일하였을 때의 일의 양.
만약 2명이 10시간 동안 일할 양이라면 20인시.
※ 인시 최소화 예시 (글 작성 편의상 본인 사례 갖고 온 것 양해 바람)
1. 가장 간단하고 쉬운 인시 최소화 방법은 정론을 말하고 단정짓지 않는 것임.
2. 발언 전문을 올리는 것 (ex. LINK)
-> 각자가 발언이 담긴 영상을 일일이 보는 것보다 발언 전문 텍스트를 볼 때 인시 크게 감소 + 발언 인물에 대한 왜곡된 평가 전달 확률 감소.
3. 대선 경선 결과를 스프레드시트 형식으로 공유 (ex. LINK)
-> 뉴스나 보도자료에 소개된 파편화된 경선 결과를 개인이 각자 짜맞추는 것보다 매우 크게 인시 감소.
입력된 데이터나 계산 수식 검증을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시 감소.
4. 근거별로 정보 출처 표시 (LINK)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근거 정보를 찾는 시간을 줄임
5. 이 글 역시 소모적인 논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
※ 인시 최소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예
1. 트위터 플랫폼: 아래의 이유로 트위터 플랫폼은 잘못된 정보 확대재생산에 취약하여, 집단지성 발휘에 불리
- 별 내용 없는 잡담글이어도 트위터 UI 상 있어보이게 포장됨.
- 140자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상세 내용을 담기 힘듦. 이 때문에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정보가 잘못 해석될 수 있음.
- 잘못된 내용에 대해 반론하는 트윗을 달아도,
해당 트윗 타래에서만 노출될 뿐 다른 트윗 타래에서는 보이지 않으므로 집단에 잘못 퍼진 정보 정정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림.
- 유저 차단이 너무 쉬워서(한명 차단할 경우 관련 팔로워까지 함께 차단되는 등) 정보가 넓게 전달이 안됨.
인시 최소화는 언론이나 정당도 잘 해줘야 하는 것.
근데 언론이나 정당이 이를 제대로 신경쓰는 상황이 만들어지려면..
자비의 원칙을 잘 지키고, 집단 지성 발동을 원하는 시민의 비율이 그만큼 높아져야 함.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음.
7. 보완 성격의 참고글
정치인을 너무 따라가는 태도를 취하면 안 됨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7084420
8. 잡설
조금 딴 소리긴 한데, 이 글을 쓰면서...
역사 속에서 수많은 국가들이 사회 안정을 위해 종교나 사상을 도입한 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게 됨.
성경을 생각해 보면, 신적 권위를 지닌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LINK) 한 마디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자비의 원칙을 준수하라는 의무가 쉽게 부여되는데,
거꾸로 사상의 힘이 지나치게 약화되고 물질주의가 팽배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자비의 원칙이 필요한 이유를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고,
신적 권위나 절대 명제*의 권위도 희미해진 상태이므로 준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더 어렵다.
*학문 기반 사상은 신적 권위가 없으므로,
절대 명제를 도출한 뒤 이것의 권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준수 의무를 부여.
안 지키면 못 배운 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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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많이 딱딱한 글이어서, 불타는 상황이 생길 때에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 23.12.10 22:5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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