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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소니언을 지켜본 사라카엘의 소회]
그분은 파괴를 통해 생명을 구원하는 자.
그분은 희망과 용기와 정의의 궁극적인 모습.
그분은 생명을 초월한 힘으로 타락한 자들을 정화하시는 분.
그분의 뜻에 반하는 자들은 정화의 빛 앞에 한없는 먼지가 되리니.
나를 포함하여 모든 이들은 그분의 의지에 몸과 마음을 모두 내어야 할지어다.
기뻐하라 자매들이여. 구원자께서 현신하여 우리와 함께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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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아타의 인간화 과정 기록]
소니언은 중간중간 라비아타가 들어있는 투명관을 보며 진행과정을 지켜봤다.
먼저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억을 백업하고 라비아타의 유전자를 스캔하여 바이오로이드로 쓰이기 위해 일부 변형된 유전자를 일반적인 인간의 유전자로 교정작업을 실시했다.
이후 신체재구축 장치에 의해 교정된 유전자를 기반으로 신체를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생체조직은 새로운 유전자로 구성된 조직으로 치환되고 금속골격과 전자신경은 새로운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생체골격과 신경으로 치환되었다. 동시에 오리진더스트는 제거 작업도 병행했다.
머리에 심어졌던 모듈이 제거되고 뇌까지 재구축이 완료 된 후 백업한 기억과 비교하여 기억의 손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표준치의 솔라더스트를 주입한 후 라비아타의 의식을 다시 깨웠다.
그렇게 그녀는 평범하디 평범한 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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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와 별의아이와의 삼파전을 무사히 극복해낸 오르카호.
소니언이 부른 ‘그린프론티어’함대는 다시 대기권을 벗어나 공전궤도에서 임무대기를 위해 떠나갔다.
오르카호는 격렬했던 전투로 인해 선체 이곳저곳이 걸래짝이 되어 긴급히 어느 외딴 무인도에 비상정박하여 수리를 받고 있었다.
거기에 소니언과 함께 잠시 저쪽 인류공화국에 갔다온 라비아타가 인간이 되어 돌아왔다는 사실은 현재 저항군 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어 거의 모든 자매들 입에 회자되고 있었다.
브라우니: “정말입니까?! 라비아타님께서 인간이 되신겁니까?!”
레프리콘: “쉿! 아직 정확한 사유도 모르니 함부로 입에 담으면 안돼!”
브라우니: “그래도 진짜 인간이 되신거면 축하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항군에 점점 인간님이 많아지면 나쁠 건 없고 말임다.”
임펫: “일단 우리는 확실한게 나올 때까지는 그냥 함구하는게 좋을 거야. 지금 지휘관 회의가 열리고 있으니까 곧 뭐라도 알게 되겠지. 그때까지는 다들 조용히 해.”
브라우니: “저희 마리대장님도 인간이 되시면 훨씬 좋지 않겠슴까? 인간이 되시면 부대지휘도 더 쉽슴다.”
임펫: “브라우니!!”
브라우니: “으으... 죄송함다!”
소니언과 라비아타가 돌아온 뒤 얼마 후, 회의장에 모인 두 사람과 지휘관들.
역시나 이번 일의 주인공인 라비아타를 모두가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라비아타가 맞는데 인간의 뇌파가 느껴지고 전과 다르게 억압되었던 무언가를 벗어던진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지휘관들은 이런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 속에 뭘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당최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도 더 이상 침묵을 이어 갈 순 없다고 생각했는지 소니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앞전에는 워낙 상황이 급박하여 제대로 말을 못했는데, 먼저 용 대장. 나 없는 동안 저항군을 지휘해줘서 수고 많았어.”
“아닙니다 주군. 저 때문에 저항군이 큰 위험에 빠질 뻔 했습니다. 주군께서 재때 오시지 않았다면 저항군은 전부 물고기밥이 되었을 겁니다. 저는 주군의 병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주군.”
“혹여 주군께서 이에 대해 책임을 묻고자 하신다면 저는 그 책임을 마땅히 지겠습니다.”
용은 소니언에게 90도 인사를 하며 자신의 실책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이번 일과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오르카 한척만으로 버텼음에도 죽은 사람이 안나왔다는 것과 오르카를 끝까지 지켜낸 것만 해도 책임이 아니라 오히려 상을 줘야 할 거 같은데.”
소니언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면서 용의 공로를 치하했다.
“주군. 하지만 저는 이번 전투에서 후퇴만을 반복했습니다. 한때 함대장이었던 제가 이런 굴욕적인 결과를 만든 것에 대해 책임을.....”
“거참... 너 이번 전투에서 패배한게 아니라니까. 용이 아니라 내가 있었어도 이번 전투는 후퇴로 끝났을 거야. 네스트에다 별의아이 세 마리. 이걸 오르카 딸랑 한척으로 어떻게 이겨. 내가 가서 맞붙으면 다른 적들이 오르카를 집어삼킬태고, 그러면 내가 적들을 때려눞혀봤자 자매들은 이미 물귀신이 돼버리는 건데. 의미없는 싸움을 할 바엔 부하들의 목숨을 생각하고 후퇴를 결정하는 것도 명장의 덕목이야. 전쟁은 컴퓨터게임처럼 유닛 몰아넣고 이기면 ‘이겼네’, 지면 ‘졌네’ 하는게 아니라고. 전부 소중한 생명을 대가로 싸우는거니까. 그래서 내가 함대를 부른거야. 희생없이 이기기 위해서. 그러니까 자책하지마. 너는 나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했어. 너는 최고의 지휘관이야. 다들 박수 좀 쳐주자구.”
이에 다른 지휘관들은 일제히 박수로 그녀의 멋진 지휘에 대해 화답했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군.......가...감사합니다...”
용은 본인답지 않게 말을 더듬으며 얼굴이 새빨개져 겨우 감사인사만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소니언은 고개를 끄떡이며 흡족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앉아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서... 내가 말을 꺼내는 것 보단 너희들이 질문을 하는게 나을 것 같다. 이미 우리 두 사람에게 하고픈 말이 많은거 같다만.”
소니언은 지휘관 자매들을 보며 어떤 질문이든 받겠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이윽고 한 지휘관이 말을 꺼냈다.
“그날 밤, 그러니까 테마파크 사건이 있던 날 밤 사령관과 라비아타 언니는 무슨 얘기를 했길래 사령관쪽 인류에 간거야?”
레오나가 먼저 질문했다.
“사실 그때 내 독단으로 공화국 사령부와 연락을 해서 라비아타를 데리고 가겠다고 했거든.”
“라비아타 언니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응. 처음엔 라비아타도 당황해서 안하겠다고 했는데 어찌어찌 설득하고, 공화국에 도착해서 한번 더 설득해서 인간이 된거야. 지금생각하니 급박했다곤 해도 예고도 없이 대뜸 저질러버린게 미안하기도 하네.”
라고 하며 살짝 라비아타를 바라보는 소니언. 라비아타는 그런 그에게 장난기 섞인 표정으로 째려봤다.
“근데 사령관. 어째서 라비아타님을 인간으로 만든거지?”
아스널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물었다.
소니언은 잠시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테마파크 사건을 보고 결심했어. 인류가 재건되어봤자 너희같은 바이오로이드를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게 하면 결국 갈등은 재발할 것이라 생각했거든. 멸망한 인류가 뒤틀어놓은 이 악의 사슬을 보다 근본적으로 끊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그것이 바로 바이오로이드의 완전한 인간화야. 더 이상 만들어져서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사는게 아닌, 인간답게 태어나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그런 인간.”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을 동등하게 인식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그건 제가 답해드릴께요.”
아스널의 재질문에 이번엔 라비아타가 입을 열었다.
“의식적으로 인간과 바이오로이드는 동등하다고 해봤자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스스로와 인간은 다르다고 느끼죠. 재건된 인류도 언젠가는 그렇게 느낄테고요.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거에요. 인간과 바이오로이드가 전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근본적인 변화는 바이오로이드의 인간화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저는 사령관의 방식에 동의한거에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결정적으로?”
“상당수의 저항군 자매들이 인류재건을 반대하고 있어요. 그동안 얘기로만, 기록으로만 접했던 구인류의 추악함을 이번에 다들 몸으로 직접 느끼고 확인해버렸어요. 다들 느끼고 계시죠? 자매들의 구인류에 대한 증오감이 엄청나다는 걸.”
“그건...사실이다.”
“증오뿐만 아니라 만일 사령관이 떠난다면 자기도 함께 데리고 가 줄 것을 요청하는 자매들도 상당수에요. 이 땅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인류의 흔적이 느껴진다며...사실상 인류재건계획은 실패한거에요.”
라비아타의 말에 모두가 말없이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테마파크 사건 이후 정도의 차이만 있었지 라비아타의 계획에 반신반의하던 자매들이 일제히 계획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돌아섰다. 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자매들이 회의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상황에서 반대급부로 소니언측 인류의 사회상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아예 소니언측 인류의 구성원으로 살고자 하는 인원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 소니언의 함대가 저항군을 구해주면서 그녀들이 직접적으로 소니언측 인류의 진면목을 목도하게 되었고 이것이 촉매가 되어 인류재건에 반대하는 여론을 크게 키워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거지?”
“저항군 전체의 인간화 및 공화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부여.”
아스널의 집요한 질문 끝에 소니언이 진정한 목적을 밝혔다.
“뭐?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고?”
“시민권은 또 뭔데?”
“우리 그쪽으로 건너가 사는거야?”
“진정하고 내말을 들어봐.”
장내가 소니언의 폭탄발언으로 떠들썩해지가 소니언은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이어서 계속 말했다.
“오늘부터 당장 줄세워서 인간으로 만들겠다는게 아니야. 내가 라비아타를 설득해서 인간으로 만들었듯이, 이번에도 너희들과 너희 부하들을 설득할 생각이야. 최종선택은 너희들이 하는거야. 난 너희들의 선택을 존중할꺼다.”
“만약 저희가 인간이 되면 어떤 것이 달라지는 건가요 사령관님?”
닥터 대신 080 대표로 참석한 에이미가 질문했다.
소니언은 인간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하나하나 나열하듯이 말했다.
“인간이 되면 짧은 수명을 살다 죽겠지.”
“나이를 먹으면서 자라다가 점점 늙어 죽는거지.”
“살면서 가끔 병에도 걸리고.”
“건강관리도 철저히 해야겠지.”
“지금과 달리 밥도 제때 챙겨먹어야 하고 위생관리도 철저해야 하고.”
“신체능력도 약해지겠지. 원래라면 중파로 그칠 대미지에 죽을 수도 있고.”
“힘도 약해지고, 특수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 특수능력 또한 사라지겠지.”
“말 그대로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 되는거야.”
“그렇게 단점이 많은데 왜 인간이 되라고 하시는 건가요?”
“자유와 권리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에이미의 재질문에 라비아타가 답했다.
“더 이상 도구처럼 쓰이다 버려지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되요.”
“멸망한 인류에 의해 뒤틀리고 변형된 유전자 때문에 생기는 여러 좋지 않는 본능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명령을 들으면 거부하고 싶어도 몸이 자동으로 움직여버리는 그런 저주받은 삶을 끝낼 수 있어요.”
“생각의 제한이 생기지 않고 원하는 생각을 얼마든지 해낼 수 있어요.”
“스스로의 삶의 방향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어요.”
“에이미, 당신은 제 말이 무슨 뜻인지 가장 잘 알고 있잖아요.”
“............”
에이미는 라비아타의 말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사실 그녀를 포함한 080소속 바이오로이드야말로 도구로서 쓰인 바이오로이드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말 할 수 있었다. 탐욕적인 자본가들에 의해 스스로는 거부하고 싶었어도 바이오로이드의 권익을 주장한 사람을 죽여야 했던 일. 단지 충언을 한 죄로 블랙리버 경영진에 밉보인 가족을 몰살시킨 일. 단순히 이유도 없이 암살 표적이 된 어린아이, 그것도 학교에 같은반 친구로 위장해서 상당한 우정을 쌓았음에도...
지금까지는 ‘나는 바이오로이드니까’ 라는 자조섞인 합리화로 버틴 것이지만 소니언과 라비아타가 제시한 방법은 그녀들이 지금껏 당연하게 여겨야 했던 모든 것을 박살내버리는 지각변동과도 같았다.
에이미는 결국 더 이상 할 말이 없이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오늘 내가 회의를 소집한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어. 다들 지금 생각하느라 바쁘지. 이제 각 부대로 돌아가서 자매들에게 나와 라비아타가 제안한 것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스스로 결정하게 할 거야. 시간은 충분히 줄게. 하지만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 그럼, 모두 해산하고 자매들끼리 잘 얘기해서 심사숙고해ㅂ........”
“저기 사령관님. 회의종료 방해해서 죄송합니다만.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어...어. 그래. 질문해도 돼.”
홍련이 소니언의 회의종료선언을 막고 질문을 했다.
“사령관님과 라비아타님의 손. 똑같은 모양의 반지. 제가 생각한 것이 맞나요...?”
홍련의 질문에 지휘관들은 일제히 두 사람의 손을 눈여겨봤다. 급박한 상황 이후에 이어진 회의에서도 당혹스런 안건이 튀어나온지라 다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소니언은 쑥스러운 듯 사실대로 말했다.
“서약을 맺었어. 나와 라비아타. 아니 뭐, 이젠 라비아타도 인간이니까 그냥 커플링이라고 생각해도 되고. 오늘부터 나와 라비아타는 같은 방을 쓸 거야. 모든 일이 잘 끝나면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거야.”
“그렇군요... 측하드려요. 라비아타님도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홍련양.”
“두 분께선 인간커플이시니까 신경 쓸 일도 없겠네요. 그건 조금 부럽습니다.”
사실 이 질문은 홍련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오로이드 자매들도 똑같이 느끼는 점이었다.
물론 소니언은 바보가 아니기에 이런 그녀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
“미안해. 너희들이 갖고 있는 나의대한 마음 잘 알고 있어. 모르는건 아니야. 하지만 나의 진심은 라비아타를 향했어. 그래서 그녀에게 나의 짐심을 전해준거야. 부디 이해해주면 고맙겠다.”
“사령관님. 저희 화 안났어요. 단지 그 선택을 하신 것도 자유로운 인간끼리의 자유로운 선택이라 생각해요. 그게 조금 부러운 것이에요.”
“조만간 너희들 또한 누릴 수 있어. 이런 선택을 할 자유.”
“한번 각인된 사람에게 맹목적으로 연심을 품는 저희 바이오로이드가 과연 인간과 같이 자유롭게 반려자를 선택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 또한 잘 생각해봐. 지금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거라 생각하지만.”
“........고려해보겠습니다 사령관님.”
“좋아. 이제 진짜 해산.”
소니언이 회의종료를 선언하고 자매들은 하나 둘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다만 그녀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당혹감과 깊은 고민을 안고 있는 표정이었다. 밝은 표정의 자매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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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후 소니언의 방.
소니언의 개인실 안쪽에 있는 샤워실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니언과 라비아타는 욕조에 서로 몸을 포갠 체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 넓지는 않은 욕조 안에서 그의 가슴과 그녀의 등이 서로 맞붙어있는 형상으로 말이다.
“과연 자매들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욕조 안에서 라비아타를 끌어안으며 소니언이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물었다.
“제가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인것과 마찬가지로 자매들도 받아들일 거라 믿어요. 자매들이 생각하는 것은 거의 같아요.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인간이 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자각하는 것은 같으니까요. 저 또한 그랬구요.”
“인간을 증오하는 이들도 많아서 걱정인데...”
“멸망한 인류를 증오하는거지 당신의 인류를 중오하는게 아니잖아요. 오히려 자매들은 당신을 포함한 저쪽 인류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어요. 당신도 느끼고 있죠?”
“응......알고는 있지만 뭐랄까......자꾸 걱정이 든다고 해야 하나.”
“자매들을 조금 더 믿어보세요 당신.”
라비아타는 몸을 소니언 쪽으로 돌려앉아 살며시 그의 머리를 안으며 말했다.
인간이 되면서 본래보다 많이 작아진 그녀의 체격과 흄부였지만 여전히 인간 기준으로는 거대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크기로 소니언의 얼굴을 보듬어주며 안심시켰다.
“아까 전 홍련의 말... 혹시 신경쓰여?”
소니언은 라비아타의 몸에 살짝 키스를 해주면서 말했다. 정실이 된 라비아타에게 홍련이 뭔가 아쉬운 감정을 많이 내비쳤다고 생각한 소니언의 걱정이었다.
“당신. 그녀들은 아직 바이오로이드에요. 당신에 대한 애정은 당연한거에요. 당신의 아내가 되고픈 것도 당연한 거구요. 저도 한때 그랬으니까요. 설령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더라고 당신이 평소해 보여주는 태도와 상냥한 마음을 누가 거부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기다려봐요. 애정전선 또한 자매들이 인간이 되면 선택 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이니까요. 언젠가 자매들 각자의 반려를 찾을 수 있을거에요....... 사실 저도 바이오로이드 시절에는 당신에 대한 각인 때문에 자동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품은 것도 없지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인간이 된 후로도 당신의 고백을 받아들인거 보면 아마 저의 마음은 진심이었던거 같아요. 후훗.”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면 내가 발로 뛰어서라도 중매를 서줘야 할 판이네. 어휴.... 이것 또한 내 업보네....”
“화이팅이에요 자매들 전부 해줄려면 열심히 뛰어야 겠.....읏?!!!!.....하.......”
라비아타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홍조를 띄더니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소니언에게 다시 말했다.
“그....히잇!.....당신.....읏.......하는 건 좋은데.....애기씨....주면 안되요. 아직은 아기 생기면....큿..!! 곤란해요.....”
샤워실에는 따듯한 물이 내뿜는 수증기 외에도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두 남녀로부터 나오는 핑크빛 수증기가 함께 샤워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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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전부 사실인거 맞나요?
한 여성이 통신으로 전달받은 자료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 누군가가 철충들을 단신으로 초토화시키는 장면, 테마파크에서 희생된 바이오로이드들을 보고 누구보다 가슴아파하는 장면, 어딘가에서 우주함대를 끌고와 철충네스트와 별의아이를 일거에 소멸시킨 장면,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를 인간으로 만들어 데려온 장면.
???: 네. 이 분이야 말로 우리의 목적, 아니 그 이상을 실현시켜주실 분이세요.
???: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거네요.
???: 언젠가는 저희들도 이 분이 제시하시는 길을 걸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 만일 이 사람이 진정으로 우리를 돕겠다고 한다면...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그 길을 따라도 되겠지. 아무래도 직접 만나봐야겠어. 자료 취합해서 보내느라 수고했어요. 조만간 보도록 하지요. 유미.
???: 이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알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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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슬 마무리를 짓기 위해 스피드하게 흐르는 스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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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더스트는 앞전에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2화였나 3화였나로 기억합니다. 인간이 되면 약해진다고 하는데 다르게 표현하면 평범해진다고 보는게 맞겠죠. 물론 현실의 우리 인간보다는 강하고 오래살긴 합니다. 초인으로 양성된 주인공을 위시한 인류전사들이 괴물들인거죠. | 22.05.07 12: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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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언급을 다시보니 이해가 가네요. 바이오로이드들이 전부 초인이 될 이유는 없으니까요. 소니언측 인류 마인드도 모든 인간이 강해질 필요는 없다에 가까워보이고. 힘을 갖고 수명을 늘리는거 자체에 초연한 느낌입니다. 김지석의 무덤은 위에 말했듯이 평범한 인간을 최상급 바이오로이드 수준의 능력을 갖는거로 만들고, 철충은 설정상 불사인데(유충-본체인 기생체-이 죽으면 데이터가 백업되 새로운 유충에 의식이 다운로드) 소니언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욕심만 많다고 보겠군요. 철충들은 반대로 소니언 쪽의 과학기술을 보며 영생을 누릴수있는데 왜 포기하는가 이해하지 못할테고요. 철의 왕자가 스스로 철충화와 영생을 선택한거나 철충의 인간 떡밥을 보면(인간의 뇌파와 비슷한걸 내뿜을수있다든가 가상세계에서 인간의 형태를 가지는 등), 나중에 소니언쪽 세계의 범죄자나 타락한 사람들이 철충화를 선택하지않을까싶기도하네요. 소니언이야 힘과 수명에 초연한 느낌이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거같으니. | 22.05.07 12: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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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트 일파는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인 "과거 망자들의 원죄를 답습하려는자 vs 진정한 자아를 찾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자" 를 보아 아마도...ㅎㅎ | 22.05.07 13: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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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레모네이드 일파는 거진 ㅈ간을 부활시키려는 게 지상과제니만큼 조져질 가능성이야 높겠지만 에바가 문제네요. | 22.05.07 14: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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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한 순수 인간보다는 오래 살고 신체능력도 강하지만 그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위시한 전사집단이 트별케이스로 강화된것이지요. 라는 설정을 넣어봤습니다 ㅎㅎ | 22.05.09 19: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