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 모델이 된 게이머, 심형탁을 만나다
요즘은 주말 드라마에 영화,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하다는 그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다. 여담이지만 인터뷰 직후 화보 촬영 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열정적으로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 정신 없이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근황이 궁금하다.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 출연하고 있고, 천군 모델 겸 플레이어로서 열심히 살고 있다. 차기작으로 좋은 작품의 섭외도 들어온 상태라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쯤 멋진 역할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게임과 인연을 계속 맺게 되는 것 같지만, 모바일 게임 홍보 모델이 된 것은 천군이 처음인 것 같다. 소감이 어떤가?
모바일 게임의 홍보 모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여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정말 ‘영광’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 평소 게임을 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천군에서 연합장(길드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놀랐다. 하루에 평균 몇 시간 정도 플레이 하나?
거의 24시간 쉬지 않고 돌리고 있다. 연기 연습을 할 때나 촬영 중에는 오토로 전환할 수 있으니까. 화면을 끌 때가 없어서 미용실 사람들도 다 알고 있고, 열을 식히기 위해 아침에는 냉동실에 넣어 놓기도 한다. 최근 만랩이 풀려서 70까지 올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플레이 하고 있으며, 어제는 전설 무기도 만들었다. 참고로 현재 61레벨인데, 모바일 게임을 처음 하다 보니 자동 전투라는 것을 몰라서 30레벨까지는 직접 플레이를 통해 올렸다. 물론 내 돈으로 과금 결제도 했다. 게임 홍보 모델이라면, 적어도 자신이 맡은 게임은 플레이 해야 하지 않을까.
● 연합원 중 로열 파이럿츠 밴드의 보컬 문 킴이 있던데, 서로 언제 알게 됐는가?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서야 서로 알게 됐다. 나는 요즘 가수들을 잘 모르고, 그 친구도 사전에 자신이 가수라는 말을 안 해서… 알고 보니 불후의 명곡에도 나왔던 친구라더라.
● 열혈 콘솔 게이머로 유명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콘솔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나?
콘솔 게임의 경우 엔딩을 볼 때의 희열이 큰데, 모바일 게임은 강해진다는 기쁨이 큰 것 같다. 여담이지만 어제는 정산 시간 직전 속성을 계산해서 입장한 덕분에 PvP 모드 전체 5위도 해봤다.
● 지난 15일 업데이트를 통해 연합 랭킹 시스템이 추가됐다. 현재 연합의 순위는?
실시간으로 바뀌니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한 때는 9위에 올랐던 적도 있고, 지금은… (검색 후) 12위이다.
● 천군의 홍보 모델이자 열혈 플레이어로서, 이 게임의 매력에 대해 소개해달라.
천군의 모델 제의를 받고 프리오픈 개시일에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을 접해봤는데, 5명씩 나와서 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클래식 RPG를 떠올리게 하는 친숙한 인상을 받았다. 7월의 노블레스 콜라보레이션처럼 업데이트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에 과금을 해본 느낌은 어떤가?
과금을 안 하고도 플레이 할 수 있으나, 역시 하는 쪽이 진행이 더 수월하더라. 그런데 연합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쓴 돈이 별로 아깝지 않다. 사람들이 치명타라는 내 아이디를 보고 연예인이 아니라 강한 플레이어를 연상하는 모습도 흥미로웠고.
과금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8비트 시절부터 게임을 즐겨온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취미에 돈 쓰는 것을 인정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2년 반 동안 열심히 만든 게임인데, 과금을 해야 만든 이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 게임 내 GPS 기능을 이용한 플레이도 해본 적이 있나?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랜드마크를 찍으려고 봤더니 내 위치가 표시되던데 참 신기하더라. 모바일 게임을 처음 접해서 그런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땅 따먹기를 하는 것이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 천군 외에 요즘 주로 플레이 하는 콘솔 게임은 무엇인가?
하루 일을 마치고 천군을 오토로 돌린 뒤에는 젤다의 전설 무쥬라의 가면을 플레이 하고 있다. 이 외에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 등의 게임도 구입했고. 여담이지만 집에 한정판만 모아 놓은 코너가 있는데, 메탈기어솔리드V 콜렉터스 에디션의 바이오닉 암과 슈퍼 마리오 메이커 피규어도 전시해 놓았다. 아쉽게도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즈 한정판은 스케쥴 때문에 줄을 설 수 없어 구하지 못했다. 정말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 모습이 일본 개발팀에 전달됐다고 하니 내심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치명타' 회원이 직접 촬영한 자택의 한정판 전시 코너]
과거라고 하니 예전 집안 사정이 어려울 때, 메가 드라이브용 아랑전설을 너무 해보고 싶어 열심히 돈을 모아 용산에 갔다가 굴다리에서 불량배를 만나 돈을 뺏긴 기억이 난다. (웃음)
한글화 되어 반가운 게임은 너무나 많지만, 내가 광팬임을 자처할 수 있는 몬스터헌터(크로스는 안 됐지만) 3종 외에도 슈퍼로봇대전, PS2 이후 한 동안 한글화가 되지 못했던 메탈기어솔리드와 파이널 판타지, 한글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콥스파티와 슈타인즈 게이트… 흥행이 잘 될 법한 게임만 한글화 되는 것이 아니라 비주류 게임들도 한글화 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기분 좋다. 여담이지만 파이널 판타지 15는 물론 한정판으로 구입하려 하며, 나뿐만 아니라 젝스키스 리더인 은지원도 벼르고 있다.
●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많은 콘솔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그 중 기대하고 있는 게임과 이유를 알려달라.
하나만 해야 되나? 음… (고민 중) 파이널 판타지 15는 물론이고 VR과 네오, 기대하고 있다. NX에 대해서도 무척 기대가 크고, 슈퍼로봇대전도… 미안하다. 하나만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아, E3에서 화제가 됐던 젤다의 전설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젤다의 전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예전에 아오누마 PD가 방한했을 때 나도 줄을 섰지만, 7명 차이로 사인을 못 받아서 너무나 아쉬웠다.
●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실은 5월에 열린 바이오하자드 엄브렐러 코어 미디어 이벤트에서 서로 마주친 적이 있다. 당시 게임도 플레이 하고, 오카베 미치테루 PD와 이야기도 나누던데, 바쁜 일정을 쪼개서 용산에 간 이유가 궁금하다.
바이오하자드를 너무 좋아해서 갔다. 바이오하자드 개발자가 한국에 온다고 하니 직접 만나보고 싶더라.
● 내 인생의 게임이라고 할 만한 타이틀은?
모바일 게임에서 내 인생의 게임은 처음 접했던 천군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뭔가 한 번 미칠 수 있는 게 하나 더 생겼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니까. 사실 지금 하루 종일 천군을 돌리고 있는 스마트폰(갤럭시 S7 엣지)은 천군 전용으로 구입한 것이다. 그래서 통화는 100분 밖에 안 되지만, 데이터는 무제한 요금제다.
콘솔 게임에서는 역시 가장 오래 플레이 했던 몬스터헌터를 들 수 있겠다. 집에 몬스터헌터 피규어도 엄청나게 많다. 진 오우가, 리오레이아, 리오레우스 등등…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천군 피규어도 나오면 좋겠다. 같은 회사의 갓 오브 하이스쿨 피규어 퀄리티가 상당히 좋던데, 천군 피규어도 집에 진열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천군의 초선 입간판은 이미 받아서 집에 전시해 놓았다.
● PC 온라인 게임은 평소 잘 안 하나?
디아블로 이후 PC 온라인 게임은 일부러 한 번도 안 했다. 디아블로 엔딩을 보면서, 이대로 계속 하다가는 자칫 폐인이 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더라.
● 루리웹에서 응원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간혹 루리웹을 그만 두었다는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 어린 시절 게임 잡지를 보면서 내가 해보지 못하는 게임에 대한 대리 만족을 느끼듯, 지금도 여전히 루리웹에서 게임 정보를 얻고 있고, 최근 핫딜 게시판에 도라에몽이 올라왔길래 댓글도 달았다. 루리웹은 국내 콘솔 게임 정보의 산실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루리웹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루리웹 회원이라면 다들 같은 마음 아닐까?
한 때 콘솔 게임이 하향세를 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으나 PS4의 성공으로 PC나 모바일과는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는데, 국내 역시 콘솔 게임의 지지 기반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아래는 MC 오들희가 사회를 맡고, 심형탁과 천군 개발총괄 김영관 PD가 게임에 대해 논하는 토크쇼 영상이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