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래로 모든 것이 변했다. 이제 나에게 더이상아빠는 없다. 나약하고 비겁한 그 남자 대신 나에게는 아버지가 생겼다. 아버지의 이름은 코트 메달리아. 처음 보았을 나를 향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말을 걸듯 인사했던 그 남자다.
어린 시절의 나는 처음 보았던 그 남자에게 완전히 푹 빠졌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척 보기에도 사람이 따를만한 강인함이 보였던가? 언변이 화려했던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게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지금도 정확히는 대답하지 못 하겠다. 그러나 어릴적의 나는 그저 막연히 그를 따랐다.
많은 것을 보았다. 마을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항상 밟고다니던 흙의 색이 어떻게 달라지며 때로는 흙이 아예 없는 곳도 있음을 몰랐다. 키가 큰 꽃들로 뒤덮인 곳도 보았다. 진흙탕처럼 더러운 연못에서 떠다니는 찬연한 분홍빛 연꽃도 보았다. 관심사는 땅에 머무르고 끝이 아니었다. 이윽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하늘빛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하루를 모두 써서 관찰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살아 숨쉬던 세상은 자그마한 골방이었으며, 이제야 비로소 그 밖으로 나온 기분이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신비함이었다.
"미래가 보인다고요?"
"그래."
그는 내게 신기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이야기는 내가 모르는 세상의 모든것이였으며, 동시에 코트 메달리아라는 인간에 대한 것이었다.
그의 눈은 일곱으로, 사람들이 갖고있는 것보다 다섯은 더 많았다. 그 각각의 눈에 지금 눈 앞에 있는 것이 비치는 일은 없다고 했다. 그 눈동자에 맺혀 머릿속에서 해석되는 정보는 모두 머나먼 미래의 일. 아직 그 누구도 알지 못 하며, 무수히 많은 수로 나뉘어진 미래가 그의 눈 아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도 약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과거에 대해서. 자신의 아내와 딸을 잡아먹은 괴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해서. 미래에서 과거로, 고통에서 해방시키려는 다짐을.
"날 도와주지 않으련?"
세상의 파멸과 구원. 별의 숫자만큼 많은 이야기. 내 인식을 압도하는 수많은 것들을 들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남자의 눈동자에 그 때의 어린 내가 비쳤던 것일까, 아니면 미래의 닥터라는 남자가 비쳤던 것일까. 그건 지금의 나도 대답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어릴 적 내 눈동자에 비쳤던 것은 분명 아버지 코트 메달리아의 모습이란 것이다.
나는 그의 아들로서 그리고 닥터로서 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
당신은 나의 태양
나는 당신의 해바라기
……
Selected Ones - 71
코트 메달리아
……
새까만 염라의 상반신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커다란 두 다리 뿐. 잠깐동안 균형을 유지하던 다리는 곧바로 쓰러졌다. 다리가 쓰러지자 땅은 지진이라도 일어나듯 흔들렸고 자욱한 먼지 안개가 피었다.
닥터의 라이프는 0이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듀얼 필드로서 가온과 그를 둘러싸고 있던 건물은 흔적조차 남지 않고 파괴되어 으스러졌다.
"해치웠나."
- 그럼 살았겠어.
제대로 일격을 날린 모르포가 한쪽 팔을 털어냈다. 염라를 향해 내지른 일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염라의 커다란 몸뚱아리는 눈에 보이는 건물이 없어진 지금, 유일하게 땅위로 솟아오른 것이 되었다.
모르포의 실체화를 해제시키고 가온은 앞으로 걸어갔다. 흔들림이 끝난 뒤, 무척이나 고요했다. 닥터는 솔리드 비전을 이용해 자신의 가짜를 만들어냈으나, 지금은 그런 분신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 말했던대로 또 솔리드 비전을 내지않았어.'
가온의 시야에 닥터의 모습이 들어왔다. 모르포의 공격을 받아 몸이 반절이나 날라간 모습이었다. 직선거리는 제법 되지만,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어서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온의 눈에 들어온 닥터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가온은 닥터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와라. 코트 메달리아!"
코트 메달리아는 어디있는가. 주변에 보이는 것은 새까만 검정뿐. 코트 메달리아는 보이지 않았다.
"결착을 낼 때다."
그 순간, 대지가 뒤흔들렸다. 염라의 시체가 갈라져 새까만 피가 분수치듯 솟구쳤다.
"큭!"
새까만 핏물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가온은 그에 반발하듯 카드를 실체화시켜 온몸에 새빨간 불꽃을 둘렀다. 작열하는 화염으로 몸을 지키는 청년의 눈에 회색 먼지 구름이 들어왔다. 그 구름에는 기묘한 인상이 그려져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자, 그것들이 단숨히 구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것들은 사람의 인상을 품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는 표정, 슬퍼하는 표정, 공포를 느끼는 표정 떄로는 얼굴이 온통 일그러졌음에도 기쁨을 느끼는 표정까지 있었다.
"이건 대체……."
염라의 시체가 탕처럼 부글부글 끓더니, 세상이 온통 새까맣게 타올랐다. 하늘높게 솟구치는 화염은 구름을 찢고, 대기를 온통 잿빛으로 물들였다. 안개가 가득 낀 것처럼 뿌옇게 변해버린 세상에서 괴물은 흐릿하게나마 형상을 맺었다. 그 형상은 용에 가까운 악마였다.
악마의 입 안에는 두껍고 커다란 송곳니들이 가득하고 그 옆으로는 곤충의 턱같은 것이 몇 쌍이나 있다. 턱을 올리자, 수십개의 눈이 나타났다. 그 눈들은 모두 악취를 풍기며 검정불꽃에 타들어갔다.
"오랜만이야."
괴물의 중심부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운듯 인사하지만, 말투는 무척이나 저음으로 침착했다.
새까맣게 늘어트린 머리카락. 커다란 키. 등 뒤에 있는 새까만 괴물처럼 까만 옷을 입은 남자는 몸이 절반밖에 남지않은 닥터를 들어올렸다. 그는 닥터를 향해 연민의 표정을 지으며, 그의 몸을 검정색 괴물로 하여금 삼켰다. 그 일련의 과정이 모두 끝나자, 그는 가온에게 눈빛을 보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너에게는 첫만남이겠지."
가온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그가 흩뿌리는 강렬한 느낌을.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소름끼치는 기운을.
‘저녀석이다.’
가온은 모르포를 불러내 주변에 피어오른 화염을 물려보냈다. 그리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다.
"네가 코트냐!"
"그래."
‘바로 저 남자가 모든 일의 원흉이다.’ 가온은 코트를 노려보았다.
“너 때문에 모든 게 이렇게 됐어.”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숱하게 죽었고, 하루아침에 일상이 파괴되었다. 학교며 건물까지 모두 무너져내렸다.
“넌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
가온은 코트를 향해 격렬한 증오를 보였다. 그러나 코트는 그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고, 두 개의 눈동자를 굴릴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코트는 왼팔을 뻗어 듀얼디스크를 전개했다. 그의 머리 위로 다섯 개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상대해주지."
가온은 그것에 응수하듯 덱을 셔플시켰다. 일곱개의 눈동자가 서로를 노려보았다.
"듀얼."
……
두 남자가 동시에 카드를 뽑으려 움직였다. 먼저 패를 갖춘 것은 가온. 그는 자연스레 선공을 선언했다.
- 시작부터 전력으로 가자고.
"당연하지! [크리터]( LV 3 / ATK 1000 ) 소환!"
가온이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눈이 셋 달린 꼬마 악마였다. 악마의 몸에는 밤톨같은 털들이 삐죽삐죽 서있어서 꼭 고슴도치같았다.
"튜너 몬스터 [초중무사 호라가-E]( LV 2 / DEF 600 ) 특수 소환. 패에 있는 [초중무사소울 석궁]을 호라가-E에게 장착하겠다."
차례로 카드를 꺼내는 가온. 크리터의 옆에, 딱 그만한 키의 로봇이 한 대 나타났다. 로봇은 빠르게 지시를 내리는 가온에 맞추기 위해 허둥대며 커다란 장비를 꺼내들었다. 소라고동처럼 생긴 커다란 나팔 그리고 마찬가지로 커다란 석궁 한 대였다.
이렇게 장착한 석궁에 장비로서의 의미는 없다. 그 용도는 싱크로 소환을 해야 비로소 발휘된다.
"싱크로 소환인가."
"레벨3 크리터에게 레벨2 호라가-E를 튜닝!"
호라가-E가 크게 숨을 들이키고 나팔을 불었다. 우렁찬 소리가 듀얼의 전주곡으로 깔렸다.
곡이 깔리자 크리터가 행동에 나섰다. 세 개의 눈을 꿈뻑거리며 가만있던 그는 무릎을 굽혔다가 탁 튀어올랐다. 공이 튀기듯 올라간 크리터의 뒤를 따라 호라가-E가 석궁을 조준했다. 새까만 하늘 위에 점 하나만큼 자그마한 갈색 악마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새하얗게 빛나며, 어둠속에서 찬란히 타올랐다.
"싱크로 소환! [초중검성 무사-C]( LV 5 / DEF 2300 )"
활활 타오르는 빛은 지상으로 툭 떨어졌다. 그의 발바닥이 지면에 닿자, 새까만 괴물의 몸같은 것이 비명을 내지르며 꿈틀거렸다.
어느덧 격렬한 불꽃이 사그라들고, 그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새하얀 김을 내뿜는 한 대의 인간형 로봇. 그의 양손에는 뭉툭하고 위협적인 검이 들려있었으며, 그는 그것을 연신 두드리며 주황빛 불꽃을 튀겼다.
"몬스터 효과를 발동한다!"
무사-C가 나타나자, 가온의 카드들이 일제히 빛났다. 체인1부터 3까지, 순서대로 [크리터]와 [초중무사소울 석궁] 그리고 [초중검성 무사-C]였다.
가장 먼저 처리되는 효과는 묘지에 있는 기계족 몬스터를 하나 패로 되돌리는 [초중검성 무사-C].
"무사-C의 효과로 묘지에서 [초중무사소울 석궁]을 가져온다."
그 다음, 덱에서 몬스터를 가져오는 두 몬스터의 효과를 처리한다.
"석궁의 효과로 [초중무사소울 츄우사이]를, 크리터의 효과로 [초중무사 빅와라-G]를 덱에서 가져오겠다."
무사-C를 위해 소모했던 패 3장이 다른 형태로 회복되었다.
'더 나아간다!'
가온은 곧장 그 카드를 필드에 강타했다.
"[초중무사 빅와라-G]( LV 5 / DEF 1800 ) 특수 소환!"
무사-C의 옆에 커다란 짚신 한 켤레가 떠올랐다. 짚신은 전체가 철제로 이루어진 기계, 나타남과 동시에 등허리를 뒤로 굽혔다. 그리고 신발 밑창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자그마한 머리가 솟아올라 삐빅거리는 신호음을 냈다.
"빅와라-G에게 [초중무사소울 츄우사이]와 [초중무사소울 석궁]을 장착한다."
짚신 로봇의 어깨위로 팔 한 쌍이 돋아났고 그 팔은 커다란 석궁 하나를 집어들었다.
"빅와라-G를 릴리스하고 츄우사이의 효과! 덱에서 [초중무사 텐B-N]( LV 4 / DEF 1800 )을 특수 소환한다!"
석궁은 한 손으로만 쥐고, 다른 한 손은 자유롭게 했다. 그 손은 곧장 땅바닥을 짚었다. 새까만 어둠이 꿈틀대는 바닥아래로 손을 찔러넣어, 무엇인가를 뽑아냈다. 어둠속에 갖혀있는 무수한 금속들을 대기중에 풀어놓았다. 금속들이 반짝이는 빛은 초록빛. 어깨위로 무거운 천칭을 이고있는 로봇 무사가 등장했다.
"묘지로 보내진 석궁의 효과 발동. 그 다음 텐B-N의 효과를 발동한다!"
"다시금 싱크로 소환할 생각인가."
"말했을텐데. 전력으로 가겠다고. 묘지에서 [초중무사소울 석궁]( LV 4 / DEF 0 )을 특수 소환한다!"
코트를 향해, 가온은 오른손을 굳게 주먹쥐며 다시금 말한다. 주인의 각오를 보여주듯 텐B-N은 무거운 천칭으로 바닥을 후려쳤다. 새까만 돌조각들이 물보라치며 튀어올랐다. 그것들은 펄펄 끓는 기름처럼 뜨겁게 달아올라 커다란 소리를 내며 불탔다. 초록 로봇이 땅을 찍은 자리에서 보랏빛이 퍼졌다. 빅와라-G가 쥐고있던 석궁을 다시금 땅 위로 건져냈다.
"석궁의 효과! 덱에서 튜너 몬스터 [초중무사 호라가-E]( LV 2 / DEF 600 )를 가져오고 특수 소환한다!"
새까만 대지 아래에서 끌려나온 것은 석궁만이 아니었다. 주황색 삿갓을 쓰고있는 꼬마 로봇 또한 튀어나왔다. 그는 양팔로 큰 나팔을 끌어안아 어둠속에서 애지중지 보호했다.
"레벨4 석궁과 텐B-N에게 레벨2 호라가-E를 튜닝!"
호라가-E는 나팔에 묻은 검댕이를 스윽 닦아냈다. 그리고는 크게 호흡해 악기를 연주했다. 아까보다도 훨씬 우렁찬 연주가 울려퍼졌다.
텐B-N은 석궁을 들어 하늘을 향해 쏘았다. 화살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대기를 갈랐고, 한계지점에 이르러 지상으로 추락했다. 대지를 향해 떨어지는 화살은 추락하는 별처럼 뜨겁고 화려하게 반짝였다. 별빛이 지상으로 떨어지자, 뜨거운 열풍이 몰아치며 새하얀 안개가 잔뜩 피어올랐다.
"싱크로 소환! [초중황신 스사노-O]( LV 10 / DEF 3800 )"
맹렬하게 타오르는 열원, 화염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존재가 팔을 움직였다. 뜨거운 기운이 물씬 풍기는 안개를 창 한 자루로 베어버렸다. 창을 쥔 것은 짙은 녹색의 거대한 로봇 한 대. 대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허리를 곧게 세우고 창을 들었다. 그 덩치는 태산과도 같아 새까만 몸뚱이가 하늘까지 미치는 코트의 괴물처럼 거대한 존재였다.
"묘지로 보내진 석궁 효과 발동!"
가온은 덱에서 카드 한 장을 뽑아들었다. 카드의 색은 당연하게도 주황색. 이름은 [초중무사 텐B-N]이였다.
"텐B-N을 서치. 턴 엔드다."
--- 가온 ---
몬스터 : □[초중황신 스사노-O] + □[초중검성 무사-C]
마법 / 함정 :
패 □[초중무사 텐B-N] + ■■
--- --- ---
"그게 너의 에이스 몬스터."
깜빡거리는 일곱 개의 눈동자. 코트는 가온의 몬스터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강력한 몬스터야."
단순히 수비력이 높거나 레벨이 높다는 둥, 그런 감상이 아니었다. 태산처럼 거대한 스사노-O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강렬함은 곧 눈 앞의 상대에게서 뿜어져나오는 힘. 숨을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대기중에 짙게 깔린 그의 열기가 느껴졌다.
"나도 그에 상응하는 수를 보여야겠지."
코트가 카드를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그 카드를 뒤집어 가온에게 곧장 보여주었다.
"내가 드로한 카드는 [RUM-더 세븐스 원]."
"!"
SS와 싸우던 그 때, 이미 보았던 카드였다.
"메인 페이즈. 나는 [RUM-더 세븐스 원]을 발동하겠어."
"멍하니 바라볼 줄 알았나. 세븐스 원에 체인해서 [증식의 G]를 발동한다!"
"호오."
가온이 꺼내든 카드를 바라보며 코트가 감탄했다.
'[크리터]의 효과로 날 견제할 카드를 가져오지 않았던 건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나.'
가온이 무턱대고 몬스터를 늘어놓기만 한 건 아니었다. 최소한 코트의 발목을 붙잡을 카드 한 장은 패에 남겨두고 있었다.
"세븐스 원을 발동하면 몬스터를 강제로 두 번 특수 소환해야 하지. 네 부하랑 싸우면서 이미 다 간파했어."
"그렇다면 이것도 보았나?"
코트를 둘러싼 새까만 괴물이 우렁차게 울부짖었다. 귀가 쩌렁쩌렁 울리는 포효 속에 바람이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바람이 맺히는 중심부에 보랏빛 결정이 맺혔다. 화려한 보랏빛 보석이였으나, 그 색은 무척이나 어둡고 불길했다. 보석은 살아 숨쉬는 생물처럼 꿈틀대기 시작했다.
"엑스트라 덱에서 [No.107 갤럭시아이즈 타키온 드래곤]을 특수 소환."
보랏빛 보석은 점점 몸집을 불리더니, 가온 정도는 우습게 웃돌 정도로 거대해졌다. 그 모습은 용이었다. 보석은 기계처럼 차갑고 단단한 보라색 비늘로 뒤덮인 용이되었다.
용이 눈을 뜨자, 은하수가 흐르는 새까만 어둠의 바다처럼 화려하고 영롱한 빛이 흘렀다. 창백하고 공포스러운 눈빛. 용은 탄생과 동시에 세상이 찢어질 것 같은 울음 소리를 냈다.
"흘러가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 시간에 목을 매여 살아가는 별들 위로 쏟아져내리거라."
시간이 되감겼다. 용의 울음 소리가 거꾸로 되돌아갔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뜨겁게 타오르는 화염도 모두 탄생 이전으로 회귀한다. 보라빛이 반짝이던 자리에 황금빛으로 찬란한 불꽃이 타올랐다. 그것을 중심으로 몇 다발의 불길이 치솟아 세상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창백하고 어두운 은하수의 색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그 대신, 세상의 시작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태양은 주황빛을 퍼트렸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은 눈을 뜨고 턱을 내밀었다. 태양의 머리는 셋, 그 모든 것이 아름답고 숭고한 황금빛이었다.
"시간의 신. [CNo.107 네오 갤럭시아이즈 타키온 드래곤]( Rank 9 / ATK 4500 )"
압도적인 존재감이 가온을 짓눌렀다. 닥터가 소환했던 새까만 염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강대한 힘의 급류가 가온을 짓밟았다.
"크윽. 하지만 난 이걸로 카드를 두 장 드로한다!"
단숨에 카드 두 장을 당기는 가온. 코트는 아주 잠깐의 유예를 준 뒤, 손가락을 들어 가온을 가리켰다.
"배틀. 스사노-O를 공격해라."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이 청록빛 태산을 향해 입을 벌리고 불꽃을 쏘았다. 폭발하는 열기가 가온의 몬스터는 물론이고, 가온마저 불태우려 했다.
"데미지……스탭!"
가온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카드 한 장을 뽑아들었다.
"패에서 [초중무사 오타스-K]를 버리고 효과 발동!"
"호오."
"무사-C의 수비력 2300을 [초중황신 스사노-O]( LV 10 / DEF 3800 → 6100 )에게 더한다!"
검을 든 무사가 두 개의 검을 하나로 겹쳤다. 검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오며 열풍이 몰아쳤다. 화염을 두른 폭풍을 하늘을 향해 쏘아보내는 무사-C. 폭풍은 용의 머리를 달고 높게 솟구쳤다.
"속공 마법 발동."
"뭣."
- 장난하냐!
격돌하는 두 마리 용. 우세를 점한 것은 타키온이였다.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타키온은 화염의 폭풍을 찢어발기고는 곧바로 스사노-O의 가슴을 꿰뚫었다. 폭음이 연신 울리며 스사노-O를 구성하던 부품 하나마저 모두 새까맣게 타버렸다.
그 결과 강렬한 태양풍이 몰아쳤다. 데미지를 전혀 입지 않았음에도 살갗이 모두 타버려서 피부가 분홍빛으로, 잿빛으로 짙게 그을렸다. 너무나도 뜨거운 열기에 가온의 몸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갈증을 호소했다.
"수비 표시니까 데미지는 없다."
코트는 가온을 내리보며 말했다.
"하지만 이 공격을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까."
"네놈……."
"네 힘은 보잘 것 없고 초라해. 하지만 너의 그 왕관은 언제라도 나를 찌르려고 날을 세우고 있지."
코트가 오른 주먹을 까득거리며 쥐었다.
"내 목숨을 노린다고 했나?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네 목숨이 탐난다."
"코트!"
"너를 집어삼키는 것으로 내 이상은 완성된다."
코트는 왼손으로 쥔 카드 두 장을 뽑아 디스크에 찔러넣었다.
"카드를 두 장 세트. 턴 엔드."
새까맣게 그을린 가온에게 코트는 차례를 넘겼다.
--- 가온 ---
몬스터 : □[초중검성 무사-C]
마법 / 함정 :
패 □[초중무사 텐B-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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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 메달리아 ---
몬스터 : □[CNo.107 네오 갤럭시아이즈 타키온 드래곤]
마법 / 함정 :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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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에요 여러분!
드디어 시험 기간이 시작됐네요. 역학 하나 시험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시험기간이 3주나 되더라고요. 어쩌면 4주.
대체 왜 이런거지?????
(IP보기클릭)119.201.***.***
(IP보기클릭)59.15.***.***
■ 데미지 스텝 동안이 카드를 발동 할 수 있지만, 데미지 계산시에서 발동 할 수 없습니다. 그렇네요. 타이밍 너무 복잡해... | 17.10.22 17:31 | |